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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독서漫笔 (4)
"굶주린 여자"
"饥饿的女儿"
홍영(虹影)의 장편소설 ‘굶주린 여자’를 읽다.
‘굶주린 여자’는 열여덟살 소녀가 문화대혁명을 거치면서 겪은 일상사를 그려낸 소설이다.
여기서 ‘굶주림’은 배고픔은 물론 제목에서 보여지듯 여자로서의 굶주림, 또한 정에 대한 굶주림을 포괄하는 복합적인 굶주림이다. 책 속에 묘사된 가난에 대한 사실주의적 시각은 다른 어떤 작품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홍영은 문화대혁명의 경험들을 드러내놓고 비난하거나 또는 미화하지 않고 자신의 성장과정으로 덤덤하게 바라본다. 소설 속에서 자신의 치부를 아름답게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낸다. 시종 담담한 사실적 묘사와 소박한 필치가 돋보인다.
그의 소설을 읽은 독자들이 그에게 던지는 질문은 흔히 “굶주린 여자”의 스토리 중 어디까지가 픽션이고, 또 어디까지가 실제 이야기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그는 “굶주린 여자”는 가난한 세월을 거쳐왔던 내 지난날의 일기장과도 같은 작품”이라며 ‘100% 자전적 소설”이라고 했다.
“굶주린 여자”는 여느 소설처럼 재미로 읽기가 힘들다. 엄격히 말하면 아주 완미한 이야기 결구조차 이루지 못하고 있다. 소설은 그저 나와 나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의 시각 테두리속에 집합해 놇았을뿐이다. 허나 이러한 서사방식과 서사책략이 외려 소설의 내함을 넓혀주고있다.
소설은 시종 작은 이야기속에 담담한 서술방식을 취하고 있지만 그속에서 중국인들의 그 동란의 세월에 겪은 천재(天災), 인화(人祸),라는 큰 이야기를 극명하게 그려 보이고있다.
홍영(본명• 陳虹影)은 중국 사천성 중경(重慶) 출신으로 18살 나던 해부터 창작활동을 시작, 시와 산문, 소설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중국의 10대 녀성작가로 꼽히는 그녀의 소설은 유럽과 미국, 카나다, 호주, 이스라엘, 일본 등 25개 언어로 번역돼 나왔다.
2000년 중국 “북경석간”의 10대 인기작가에, 2001년 '중국도서상보(中國圖書商報)'가 정한 최고의 녀성작가에, 뉴욕에서 발행되는 전위문학잡지 '트라피카'의 '중국 최우수 단편문학상'을 받는 등 중국 페미니즘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떠오르고있다.
홍영의 또 다른 대표작 [영국 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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