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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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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재의 상사성이 묵인되는 리유
2009년 11월 12일 08시 19분  조회:2168  추천:43  작성자: 김혁

 

. 평론 .


소재의 상사성이 묵인되는 리유


김 운 일


 

우리 소설문학의 실황을 알아보고싶은 심산으로 2004년 《연변문학》(1월∼9월호)에 실린 소설들을 두루 읽어보았다. 장편소설련재와 짧은소설을 제외하고 도합 17편이였는데 중편소설 4편, 단편소설 13편이였다. 이만하면 2004년에 《연변문학》에서 지은 소설농사가 괜찮을것으로 짐작된다. 그리고 질적으로도 발전과 제고를 보여주고있을뿐더러 14명 작가 모두 중청년들이였으므로 우리 소설문학의 뒤심이 그리 비관할바가 아니여서 시름놓이기도 하다.

이런 소설작품을 열독하고 이러저러한 생각에 잠겼으나 필자의 주의력이 제일 쏠린것은 소재의 상사성으로부터 사색되는 몇가지 문제였다. 그러면 소재의 상사성에 대한 상항을 밝히겠다. 내가 본 17편의 소설작품가운데 한국나들이와 한국로무송출에 련관되는 소재의 작품이 7편이나 되였다. 그러니 비슷한 소재를 다룬 작품이 무려 41%를 웃도는 셈이라는 얘기가 된다.
무엇때문에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되였고 또 이런 현상이 묵인될 정도로 지당하게 되는 리유는 어디에 있는가?


무엇보다 먼저 창조자 주체의 측면에서 보면 작가마다 미학리상과 주장이 서로 다르기때문에 같거나 비슷한 소재를 다루었더라도 매개 작가가 창조한 예술형상이 과시하는 주제사상의미가 서로 다를수 있는 동시에 그 예술기법도 서로 다르게 나타날수 있다.

소재의 상사성과 주제사상적의미의 차이성이 표현된 작품들은 동서고금의 문학사에서 비일비재한 현상이였다. 우리 중국문학사에서만 보아도 다같은 북송말 송강농민봉기를 소재로 하였으나 시내암의 《수호전》과 유만춘의 《탕구지》는 질적으로 다른 작품이였으며 다같은 매화를 소재로 하였으나 모택동의 복산자 《매화를 읊노라》와 륙유의 복산자 《매화를 읊노라》에서 표현한 주제사상적의미의 차이로 하여 부동한 작품가치로 돋보이지 않았던가.


다음 문예창작심리학의 측면에서도 이런 현상이 산생되는 원인과 그 존재적리유의 타당성을 설명할수 있다. 한마디로 이런 현상은 작가의 창조적사상에 의한 독창성의 표현인것이다. 서로 다른 작가의 머리속에는 같거나 비슷한 표상이 있을수 있다. 상상은 이런 표상을 분해하고 종합하며 또 다른 표상과의 련관속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상상과정에서 나타난 새로운 련상내용은 작가마다 서로 다를수 있다. 바로 이런 창조적상상에 의해 작가의 독창성이 생기며 그것이 작품의 가치로 과시된다. 따라서 비슷한 소재였더라도 서로 다른 작품이 될수 있는 원인과 리치를 깨닫게 된다.

그리고 현실적으로도 이런 소재들은 우리 조선족의 생사존망과 련관되는 많은 문제들을 파생시키고있는 시회적 중대한 소재범위에 속해있다. 원래 사회문제에 민감하고 자각성이 높은 우리 작가들이 이런 소재에 이목이 집중되고 필묵을 쏟게 되는것은 당연한 일이라 하지 않을수 없다. 아래에 내가 본 작품중에서 비교적 훌륭한 단편소설 세편을 골라 비교분석하면서 소재의 상사성이 묵인될수 있는 타당성을 사실적으로 립증하겠다.

내가 골라잡은 작품은 박초란의 《꺽저기》(《연변문학》2004년 1월호), 허련순의 《하수구에 돌을 던져라》(《연변문학》 2004년 5월호), 김혁의 《장백산, 사라지다》(《연변문학》 2004년 7월호) 등이다. 이 세 작품은 모두 안해가 한국으로 돈벌러 간 이야기를 썼으니 얼핏 보면 그 소재가 어슷비슷하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분석해보면 이야기의 세부내용과 이야기방식이 다를뿐만아니라 작품마다에서 표현된 주제사상적의미가 다르고 예술기법 또한 작가마다의 독창성을 표현하고있으므로 서로 다른 작품임이 분명한것이다.


김혁의 《장백산, 사라지다》는 또 다른 모습의 작품이다.

작품의 주인공 《나》의 안해가 《조선족어린이》, 《한국방문공연의 일원》으로 한국에 갔다가 《귀향하는》 공항에서 《사라지고》 없어진후 《나》의 생활에 대한 이야기를 일인칭시점에서 썼다.

이 작품의 뚜렷한 특점은 이야기중심을 《사라지다》에 집중시킨것이다. 안해가 한국에서 사라진것을 비롯하여 그의 처제도 련인을 버리고 사라지려고 하며 《나》의 집 보모아줌마도 로임이 많은 《청도》의 한국회사에로 사라져간다. 그런가 하면 《나》의 몽경속에 나타났던 라체녀인모델도 사라려버리고 족발안마원 《신선각》과 함께 《입술…두터운 녀자》도 사라졌으며 인터넷 챗팅친구도 사라져버린다. 이런 《사라짐》의 크라이막스가 바로 마술사의 요술로 《장백산대형구조물》과 함께 무대에 올랐던 《나》의 처제가 사라져없어지는것이다.

작가가 노린 작품주제가 바로 여기서 드러난다. 동화 《어부의 집》에서의 욕심쟁이 로파처럼 끝없는 물욕의 현혹과 유혹에 매료되여 계속 사라져버린다면 마술사의 요술에 민족의 상징인 장백산구조물이 사라지듯이 《도시화의 물결, 출국바람에 의해》 《우리 조선족공동체가 급속히 무너지리라》는 주제사상적의미를 표현한것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특징의 하나로 에피소드 삽입으로 플롯을 구성한것이다. 그외 회고적서술, 서두와 결말의 조응, 의미심장한 결말의 여운 등 예술기법들은 아주 매력적이였다. 이를테면 서두에서 라체모델이 깜쪽같이 사라져 없어진 몽경의 묘사는 무대우에 있던 장백산대형구조물과 처제가 깜쪽같이 사라져 없어지는 결말과 서로 조응되여서 《사라지다》의 의미적상징성을 더하게 하였다.

그리고 이런 사라져없어진것을 목격한 어린 딸애가 《이모, 이모!》하고 《질린 목소리로》 부르짖다 《황소울음을 터뜨렸다》로 작품의 매듭을 지은것은 마치 조선족미래에 대한 후대들의 애절한 갈구의 웨침소리가 귀전에 메아리치는것 같아 작품에 대한 음미의 여운을 남기게 하였다.

상술한바와 같이 이런 작품들은 취급된 소재가 상사하였더라도 자체의 독창성에 의한 부동한 작품가치를 과시해보인것으로 하여 우리 소설문학에서 어엿하게 제자리를 차지한것이다.

 

김운일/연변대학 조문학부 교수


 문학블로그: http://blog.naver.com/khk6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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