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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의 중편소설 “박쥐...” 를 읽고
2009년 11월 27일 08시 31분  조회:2209  추천:35  작성자: 김혁



김혁의 중편소설 "박쥐..."를 읽고

 

오상순

 

 

 

1990년대 소설의 흐름가운데서 가장 큰 흐름의 하나가 우리 민족 농민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과 그들의 운명 및 출로문제를 취급한 작품들이다.

 

조선족인구의 80프로를 차지하는 농민들, 자고로 농사를 삶의 유일한 방식으로 생각하고 땅에 모든 인생을 걸고 살아가는 그들은 개혁개방이 시작되고 시장경제로 진입하자 땅에 의해서만 살아갈수 없게 되고 또 땅을 떠나서는 아무일도 해내지 못하는 운명에 처하게 되였다.

 

그들은 급속히 발전하는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여 방황하고 출로를 찾지못하여 갈팡질팡하고 좌절당하고 타락하기도 한다. 우리 작가들은 바로 이런 생존상황에 눈길을 돌려 개혁개방을 밎아하여 농민들이 겪는 갈등과 고민과 출로와 운명을 다각적으로 그리였다.

그 가운데서 가장 뚜렷한것은 부지런한 로동으로 참된 삶을 꾸리고 부요해질 대신 술과 놀음으로 허송세월하면서 무지와 몽매에서 깨여나지 못한 일부 농민들의 우매성과 렬근성에 대한 폭로와 비판이다.

 

김혁의 중편소설 박쥐는 한낮이면 날지 못한다” (“도라지” 1998 1월호)는 도시에 진출한 농민의 타락상을 보여주고있다.

 

성실한 농촌 젊은이 박무는 도시에 나가 삼륜차부가 되는데 우연한 기회에 당구치러 갔다가 그곳의 경영자이며 고리대금업자인 채홍이를 알게 된다. 얼마안되여 그는 채홍의 치마폭에 감겨들게 되며 그녀를 위해 변리돈 밪이에 나서게 된다. 주먹으로 바꿔와야하는 변리돈, 의리를 저버리고 바꿔오는 쾌락, 온몸을 다 내놓아 인격으로 바꿔온 부유함이렇게 박무는 채홍이가 달아준 날개를 가지고 한낮에 날게 된다. 그러나 대신 진정한 사랑, 친구와의 우정 인간의 정의를 잃게 된다.

 

나중에 박무는 사랑하는 녀인 오월이를 찾아갔다가 술에 취한채로 삭도에서 떨어져 한밤중에 날아가고만다.

 

미망하는 도시에 찾아와 날아보겠다고 무진 애를 쓰다가 결국 허무하게 인생을 마치는 박무의 형상은 중국의 산업화 과정에 필연적으로 나타나는 농촌의 피페화”, “도시의 란잡화속에서 밑바닥 인생을 살아가는 인간들의 참모습의 보기로 되는것이다.

소설은 풍유와 상징의 수법으로 밤에는 자유롭게 날아예는 박쥐가 낮에는 날지못한다는 이 자연현상으로 주제에 각을 세워주고있다.

 

 

오상순

(중앙민족대학 조문학부 교수, 중국소수민족문학연구소 부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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