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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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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가슴속에 웅크린 코끼리를 만나러
2011년 01월 27일 08시 21분  조회:3149  추천:38  작성자: 김혁


. 2005 연변문학"윤동주 문학상" 수상작품
"불의 제전" 창작 후기 .


 

내 가슴속에 웅크린 코끼리를 만나러 

김 혁 
 


   

(1)
     
판타지 작품 한편을 습작해보았다. 

우리 작가와 독자들에게는 어딘가 낯설은, 이른바 판타지란 영상, 상상을 뜻하는 그리스어로서 우리의 경험 현실과는 다른 시공간에서 초자연적 존재들에 의해 펼쳐지는 초자연적사건을 다루는 일종의 가상소설(假想小說)과 같은 쟝르문학을 가리켜 말한다. 


19세기말, 네즈비트라는 작가가 환상적인 아동문학작품을 발표하면서 마술적이야기라는 뜻에서 처음으로 판타지라는 이름을 붙였다. 영국에서는 썩 오래전에 판타지의 독자적인 뜻이 인정되여 문학의 최고형식이라 불리는 동화와 함께 문학적으로 성숙되여왔다. 20세기후반에는 특히 아동용 환상이야기를 전승문학으로부터 구별하는 쟝르로서 쓰이고있다. 그러니 어찌 보면 성인을 위한 동화인셈이다.


지금 세계는 판타지작품에 열광하고있다. 그 정상에 오른 작품은《해리 포터》와《반지의 제왕》이다. 
《해리 포터》는 영국에서 출간된 이래 전 세계 46개 언어로 번역돼 1억 2천만권의 판매기록을 세웠다. 세계 각종 상을 휩쓸었고, 영국 최고문학상인 웨트브레드상에서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셔머스 히니와 각축을 벌린끝에 한표차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 작가인 30대의 아기엄마 조앤 K. 롤링은 명가의 덤에 올라 권위지가 선정한 세계저명인사 100명중 25위를 기록했고, 녀왕으로부터 대영제국훈장을 수여받았다. 《해리 포터》의 열풍이 얼마나 대단했던지 어른용까지 출간됐을 정도다. 


남아프리카의 작가 톨킨이 창작한《반지의 제왕》도 출간된후부터 《기독교인이 성서를 읽지 않는것은 용서될수 있지만, 소설의 독자들이 <반지의 제왕>을 읽지 않는것은 용서될수 없는 일》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있다. 20세기를 마감하면서 각종 영미문학 걸작 25위, 20세기 최고의 소설 4위, 100권의 책 4위 등의 위치를 차지하기도 했다. 이미 전 세계 10억명 이상의 독자가 《반지의 제왕》을 읽었다. 딱히 영미권에 살고있는 사람이 아니라도, 판타지애호가가 아니라도 누구나 한번쯤은 접할만한 시대를 초월한 명저이다. 


《해리 포터》와 《반지의 제왕》은 여러가지로 다른 지점에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이 두 작품 모두가 판타지작품이라는 점에서 판타지라는 쟝르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환기시키고있다. 
이러한 세계를 강타하는 붐에도 무감각한 우리 문단에 얼굴 붉히며 늦깎이로나마 한편 만들어보았다. 
기실 판타지는 서방의 전용물만이 아닌것 같다. 중국의 고전들인 《서유기》, 《봉신연의》, 《료재지의》등은 그 지칭(指稱)이 다를뿐이지 같은 범주의 작품이라 본다. 
첫 판타지를 만들면서 박래품에 대한 모방으로 그치지 않으려 애썼다. 북유럽권의 판타지 베스트와  중국고전의 장점을 두루두루 따서 그리고 풍부한 유산인 우리의 민속풍토를 많이 차용해서 이 쟝르의 첫 습작에서 보이는 모자람의 틈새를 메우고 우리 특색의 판타지를 만들려 시도해보았다. 
  
(2)    
    
한비자(韓非子)에서 나오는 얘기인데… 옛날 중국에는 코끼리가 없었다고 한다. 그럴수록 사람들은 코끼리를 보고싶은 소망이 간절했지만 그게 어려워서 어디선가 죽은 코끼리의 뼈를 구해다 보면서 코끼리의 모습을 마음속으로 그렸다고 한다.


이로서 사람들이 마음으로 상상하는 근거가 되는것은 모두 상(象)이라고 했고 상상(想象)이란 말은 이렇게 되여나오게 되였다고 한다. 
때로는 환상이 실제보다 현실을 더 잘 드러낸다. 대개 상상이란 길잡이를 통해 전개되는 환상이야기는 세태를 과장하거나 현실에서는 있을법하지 않은 가상세계를 보여준다. 그러나 그 세계는 우리의 직접적인 현실의 한 측면을 적라라하게 드러내보이고있는것이다.


창작이라는것이 그런것이 아닐는지. 결국은 내가 공상하고 상상하고 추상하는 이미지의 구현인것이다. 이러 저런 현답들이 많을테지만 결국은 이 상(象)이란 글자안에 담겨져있는게 아닐가싶다. 

(3)

 
어느 한번, 문학도 몇몇이 나보고 선생님은 여러가지 쟝르를 다루고있는데 그중 한가지만 선택이 주어졌다면 무얼 택하겠는가고 물었을 때 나는 두말없이 동화를 쓰겠다고 대답한적 있다. 그리고 나의 문학을 정리해야 할 그때가 오면 모든 쟝르를 접고 동화창작에만 몰두할것이라고 했다. 
뛰여난 상상으로 독자들에게 크나큰 즐거움과 황홀한 미감을 주는것이 바로 동화의 문예적특성과 우수성이다. 공상적이면서도 가능성을 지닌 미적표현을 통하여 인간 일반의 보편적진실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는, 시에 가까운 산문문학이라는 점에서 이 훌륭한 쟝르에 대한 애착이 점점 깊어진다. 

문학의 원형이라 말하는 체험을 토대로 작가는 작품세계를 형성해간다. 그러나 상상의 활동을 통해서 작가의 그 체험이 비로소 보편적인 확대와 효력의 힘을 얻을수 있다고 볼 때, 이러한 표현방식이야말로 과학적인 개념과 대응되는 이른바 문학의 궁극적인 단위가 아닐가. 

오늘도 내 무거운 머리통에 날개를 달아본다. 그리고 떠난다. 저 멀리서 귀를 흔들며 상아를  빛내이며 뚜벅뚜벅 거닐고있을, 내가 찾는 궁극의 령물― 《코끼리》를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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