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그림은 쿠르베의 ‘세계의 기원’이다.
Courbet, Gustave / The Origin of the World / L'Origine du monde 1866
Oil on canvas 18 1/8 x 21 5/8 in. (46 x 55 cm) / Musee d'Orsay, Paris
아래는 파리 오르세 미술관에 걸린 그림과 관객들.
구스타브 쿠르베(Gustave Courbet, 1819-1877)는
어떤 미술사 책이던 사실주의 이야기 할 때면 반드시 나오며,
근/현대 서양미술을 이해하자면 그를 거쳐야만 한다.
쿠르베의 말 중 다음이 유명한 데,
"나는 천사를 그리지 않는다.
천사를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주의가 무언인가를 잘 나타낸 말이라고 하겠다.
또 “회화는 반드시 그 시대의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 는
사실주의의 대상이 무엇인가를 잘 요약한 말도 남겼으니,
쿠르베를 오늘 날 운동권 화가에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의 기원(The Origin of the World)
운동권 환쟁이 쿠르베를 졸졸 쫓아다니던 무리에
제임스 휘슬러라고 있었고, 그 휘슬러에게 조안나 란 애인(愛人)이 있었다.
휘슬러가 이탈리아로 잠시 간 사이 쿠르베는 ‘세계의 기원’을 그렸다.
여행에서 돌아온 휘슬러에게 쿠르베가 그림을 보여 주자
애인 조안나가 모델이라는 것을 즉시 알아채고 불같이 화를 냈다고 한다.
쿠르베가 휘슬러에게 조안나를 모델로 그려 보겠다는 이야기를 하긴 했으나,
그게 설마 음부만 클로즈 업 한 그림이 나올 줄은 몰랐던 것이다.
모델 서는 것도 모델 나름이지 저런 걸 그리면서,
화가 쿠르베와 모델-음부(陰部)의 주인 조안나 사이가
범상했을 리는 없고, 휘슬러는 두 사람을 두고 떠나 버린다.
춘화(春畵)-포르노와 예술 작품의 경계는 대단히 애매한 것이다.
그림은 55x46cm 로 별로 크지 않다.
당대 대부호 이자 오입장이의 부탁을 받고 그린 그림이었다.
우리 모두 저기서 태어났으니 세계의 기원이 맞기는 맞다.
맞기는 맞으나…..
뭐 어떻게 논설을 까고, 철학적 설명을 붙이던,
또 아무리 예술의 고장 프랑스 파리 라고 하더라도
19세기 당시 미술관에 저런 그림을 버젓이 걸어 놀 수는 없었다.
몇몇끼리 은밀히 돌려 가며 보던 그림이었다.
1866년 이래 그림 주인이 이리저리 바뀌다가, 마지막 소장자(所藏者)가
프로이드의 제자로 그 유명한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 (1901-1891) 이었다.
정신분석학의 핵심 대상이 성(性)이니, 그림의 소장자로 딱 어울린다.
라캉이 죽고, 상속세 조로 납부하여, 프랑스 정부 재산이 되었다.
1995년 드디어 파리 오르세 미술관 (Musee d'Orsay)에 걸리니
작품이 나온 지 꼭 129년 만에 대중에게 공개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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