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창작강의 및 감상평(4)
☞ 시의 길이는 20행 정도를 목표로 하는 게 좋습니다.
초보자 시절에 시의 퇴고와 관련하여 자주 고민하는 것이 연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 시의 길이는 어느 정도로 할 것인가 입니다. 여기에는 내용에 따라 전개하는 형식에 따라 각각 다르겠지만 행갈이를 정상적으로 한다고 할 때 시의 길이는 대체적으로 20행정도를 목표로 하고, 시의 연은 의미가 달라지는 부분에서 연을 구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 싶습니다.
우리가 시를 읽을 때 통상적으로 20행이 넘어 시가 길어지면 우선 시각적으로도 질리게 되고,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시를 읽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게 됩니다. 시가 길어질 땐 길어지는 특별한 사유가 있어야 합니다. 우선 그 시가 아주 재미있다든지, 아니면 호흡이 길어도 독자들이 지루함을 못 느끼도록 하는 특별한 기교와 내용이 있든지 해야 합니다. 이젠 독자들도 영악해서 별로 의미 없고 특별한 내용도 없으면서 작자만의 생각으로 길게 쓴 시는 두 번 다시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아야 합니다.
시가 문학의 어느 분야보다도 언어의 함축성과 경제성을 추구하는 예술이라는 걸 생각하면 금세 이해가 가리라 여깁니다. 그러나 요즘 시 잡지에 발표되는 시들을 보면 필자가 말하는 내용과 너무나 다르다는 걸 느낄 겁니다. 좋은 시란 적당한 길이에 음악성과 함축성을 겸비하고 이미지가 선명한 시가 좋은 시입니다. 하여, 초보자 시절에는 상상은 끝없이 해놓고 나중에 작품을 다듬어 퇴고할 때 이 정도의 길이로 지향하는 게 바람직할 겁니다.
연을 나눌 때에는 대체적으로 의미가 달라질 때 나누게 됩니다. 그러니까 상상의 내용이 건너 뛸 때. 변칙도 있습니다만 초보자 시절에는 여하튼 기본에 충실하는 게 발전이 빠릅니다. 그리고 1, 2, 3 등으로 구분하는 것은 내용이 거의 연작시 수준이거나, 연을 구분하기에는 보폭이 너무 클 때 통상 사용하는 것으로 초보자 시절에는 가능한 한 사용하지 않는 게 바람직합니다.
*******************************************************************************
게시판에 올라온 공기욱 님의 시를 감상하겠습니다.
<비>를 쓴 공기욱은 제게 한 번 지적을 받고 시가 이렇게 달라졌구나 하는 걸 이 게시판 독자들은 금세 확인할 수 있을 겁니다. 시란 바로 이렇게 쓰는 겁니다. 시 쓰는 방법을 제대로 알면 시 쓰는 게 이렇게 쉽습니다. 벌써 한 편의 시를 쉽게 건진 공기욱 님! 축하합니다.
좀 수정할 부분을 지적하겠습니다. 우선 연을 <.....나의 집을 수월히 찾아오도록>에서 연을 나누고 쉼표를 없애기 바랍니다. 그리고 시 속에 <...마음의...>란 단어를 모두 빼기 바랍니다. 비 오는 걸 편지 오는 걸로 상상하는 것은 이미 마음속을 이야기 하고 있는 거니깐 <마음의>란 단어가 들어가면 안 되겠지요?
두 번째 구절의 <...문을 열어 둔다>에서 <문을>을 <문도>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첫째 연 마지막 <잠이 들 것 같다>를 <잠이 든다>로 바꾸기 바랍니다. 마지막 연의 <나의 안부>를 <드리지 못한 안부,>로 바꾸어 문장 속으로 집어넣기 바라고, <...부치지 못한 편지...>에서 누구의 편지인지 불분명하죠? 그래서 <편지> 앞에 <내>란 말과 편지 다음에 <도>란 말도 집어넣기 바랍니다. 그러면 <...내 편지 한 통도..>이렇게 되겠죠? 그리고 맨 앞에 <이렇게 편지가 오는 날은> 집어넣어 시 서두의 의미를 리플레이 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에 서두의 구절을 한번 리플레이 해 주면 상상의 초점이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독자가 시의 처음을 다시 되새기면서 감상을 마치게 됩니다. 이상을 정리하면 마지막 연이 이렇게 되겠죠? <이렇게 편지가 오는 날은 어머니 생전에 드리지 못한 안부, 내 편지 한 통도 하늘로 급히 부쳐야 하리>
그리고 제목을 <가을비>로 바꾸기 바랍니다. 이 시의 내용에 가을비가 가장 잘 어울리지 않나 싶습니다. 이상의 지적을 반영해 시를 고치면 다음과 같이 되겠습니다.
********************************************************************************
가을비
이렇게 편지가 오는 날은 방안에 불을 켜둔다 이렇게 편지가 오는 날은 문도 열어둔다 먼데서 오는 그 편지 나의 집을 수월히 찾아오도록
밤새 멎지 않는 무수한 발자국자국소리에 잠 못 이룬 나는 길눈 밤눈 다 어둔 내어머니, 혹 딴 번지를 헤매시나 한참을 문 밖에서 서성이다가 귓속으로 한 발짝 두 발짝 파고드는, 어머니의 동여맨 사랑을 풀다보니 풀다보니 그 사랑 금세 문지방을 넘어 바닥 깊숙이 흘러가서 금세 빛바랜 편지함마저 흥건하게 잠긴다 어머니, 나를 매만지는 손길에 잠이 든다.
이렇게 편지가 오는 날은 어머니 생전에 드리지 못한 안부, 내 편지 한 통도 하늘로 급히 부쳐야 하리.
================================================================
64. 그리움도 화석이 된다 / 이외수
이외수 연보
|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자유시에도 운이 있다. ========================================================================
86.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 김영랑
이 시는 '동백잎에 빛나는 마음'으로 발표하였다가,
<영랑시선>에서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로 수정함. 현재 발표된 자료에는 대부분 2행의 '아침˘ 날˘ 빛이' 라고 표기되어 있어나, '아침˘ 날빛이'이 바르게 적은 것이다. ※ 날빛 : ‘햇빛을 받아서 나는, 또는 온 세상의 빛'이라는 뜻이다.
끝없는 강물이 흐르네 원문
87. 오-매 단풍 들것네 / 김영랑
이 시는 '누이의마음아 나를보아라'로 발표하였다가, <영랑시선>에서는 '오-매 단풍 들것네'로 수정함.
오-매 단풍 들것네 원문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