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作大要不過二端體格聲調興象風神而已시작대요불과이단체격성조흥상풍신이이: 시를 짓는 큰 요소는 두 가지에 지나지 않는데, 체격體格과 성조聲調(각 음절의 높이高低), 흥상興象(이미지)과 풍신風神(풍채風采)일 따름이니라.
體格聲調有則可循체격성조유칙가순: 체격과 성조에는 쫓을 수 있는 규칙이 있으나
興象風神無方可集흥상풍신무방가집: 흥상과 풍신에는 잡아 놓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故作者但求體正格高聲雄調鬯고작자단구체정격고성웅조창: 그러므로 작자는 다만 체격이 바르고 격조는 높고, 소리는 웅장하고 가락은 매끄럽기만을 구하였다.
積習之久矜持盡化形迹俱融적습지구긍지진화형적구융): 연습의 쌓임이 오래되면 세심한 주의력이 녹아들고 외형의 흔적이 두루 융합될 것이다.
興象風神自爾超邁흥상풍신자이초매: 흥상과 시의 정신은 이렇게 하는 데서 높아질 것이다.
譬諸鏡花水月비저경화수월: 이를 거울에 비친 꽃과 물에 비친 달에 비유하면
體格聲調水與鏡也체격성조수여경야: 체격과 성조는 물과 거울이요
興象風神月與花也흥상풍신월여화야: 흥상과 풍신은 달과 꽃이다.
必水澄鏡朗然後花月宛然필수징경랑연후화월완연: 반드시 물이 맑고 거울이 밝은 뒤에야 꽃과 달이 완연히 드러난다.
詎容昏鑑濁流求覩二者거용혼감탁류구도이자: 어찌 어두운 거울과 탁한 물의 흐름에서 두 가지를 구할 수 있겠는가?
故法所當先而悟不容强也고법소당선이오불용강야: 그러므로 법이란 마땅히 앞세워야 할 요소이나 깨달음은 억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시인이자 문예비평가인 호응린胡應麟(1551~1602)은 명나라 금화부金華府 난계蘭溪 사람으로 자는 원서元瑞 또는 명서明瑞이고, 호는 소실산인少室山人 또는 석양생石羊生, 부용봉객芙蓉峰客 등이다.
15살 때 여러 작가들의 소설을 모아『백가이원百家異苑』을 편찬했다.
만력萬曆 4년(1576) 향리에서 천거되고, 거인擧人이 되었지만, 진사시에서 세 번 낙방했다.
산중에 집을 짓고 수만 권의 장서를 구매하여 두루 암기하면서 박학을 과시했다.
유불도儒彿道에 모두 능통했다.
일찍이 시를 지어 왕세정王世貞을 찾았다가 그의 칭송을 들었다.
저서로『소실산방필총少室山房筆叢』과『시수詩藪』,『유고類稿』,『갑을잉언甲乙剩言』,『단연신록丹鉛新錄』,『예림학산藝林學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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