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7월 2024 >>
 123456
78910111213
14151617181920
21222324252627
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시인 지구촌

두 시인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2016년 05월 25일 00시 17분  조회:3907  추천:0  작성자: 죽림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 ㅡ 그 애틋한 사랑이야기

그리움/유치환

                                                                             부산 용두산공원 산책길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통영 앞바다에서 바위를 때리고 있는 청마의 시 "그리움"은
"뭍같이 까딱않는" 정운에게 바친 사랑의 절규였다.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窓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이영도-

 


청마가 정운에게 보낸 편지들은 모두 그대로 시였다.

 

 

"내가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던?
그러나 얼굴을 부벼들고만싶은 알뜰함이
아아 병인양 오슬오슬드는지고".

~

"나의 구원인 정향!
절망인 정향!
나의 영혼의 전부가 당신에게만 있는 나의 정향!
오늘 이 날이 나의 낙명(落命)의 날이 된달지라도
아깝지 않을 정향 "

                - 52년 6월2일 당신의 마(馬)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이렇게 고운 보배를 나는 가지고 사는 것이다
마지막 내가 죽는 날은 이 보배를 밝혀 남기리라

-유치환-


끝이 보이지 않던 유치환의 사랑은 갑작스런 죽음으로 끝이 났다. 1967년 2월 13일 저녁,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붓을 영영

놓게 된 것이다.

 

 

 

유치환 (柳致環 1908∼1967) 시인. 호는 청마(靑馬).

경상남도 통영(統營) 출신. 유치진(柳致眞)의 동생이다 8·15 뒤 청년문학가협회장 등을 지내면서

족문학운동을 전개했으며, 6·25 때에는 종군문인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유치환 장년의 사랑 ㅡ그를 말할 때면 사람들은 항상 이영도라는 사람을 항상 말하고는 한다

황폐하지 않은, 불모의 사랑이 아닌, 소중하고도 행복한 사랑,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사랑하는 정향!
바람은 그칠 생각 없이 나의 밖에서 울고만 있습니다.
나의 방 창문들을 와서 흔들곤 합니다.
어쩌면 어두운 저 나무가, 바람이, 나의 마음 같기도 하고
유리창을 와서 흔드는 이가 정향, 당신인가도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이리다.

ㅡ생략

내가 미련합니까?
미련하다 우십니까?
지척 같으면서도 만리 길입니까?
끝내 만리 길의 세상입니까?

-유치환으로부터 이영도 여사에게- 


 

여기 청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정운 이영도님의 시조를 적어 본다. 사랑했음으로 행복했고
그 추억만으로도 구슬같은 시조를 읊을 수 있었으니 두 시인은 이미 천하를 얻은 자이다.



황혼에 서서 - 이영도


산(山)이여, 목메인 듯
지긋이 숨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
먼 침묵(沈默)은

어쩌지 못할 너 목숨의
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
애모(愛慕)는 바다처럼 저무는데

그 달래입 같은
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歲月)은 덧이 없어도
한결 같은 나의 정(情)

 

ㅡ이영도 님& 유치환님 서간집

 

 

<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 청마 유치환



<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서 있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 정운 이영도

 


<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은
여기나 와서 기다리자

너 아닌 숱한 얼굴들이 드나는 유리문 밖으로
연보랏빛 갯바람이 할 일 없이 지나가고
노상 파아란 하늘만이 열려 있는데>

                                    - 우편국에서(청마 유치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162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722 대만 현대시 흐름 알아보기 2016-10-30 0 3711
1721 구름도 가고 순경도 가고 남은건 나와 나의 그림자와... 2016-10-30 0 2923
1720 대만 모더니즘 선도자 - 예웨이롄 2016-10-30 0 3024
1719 대만 녀성시인 - 옌아이린(옌艾琳) 2016-10-30 0 3109
1718 대만 시인 - 余光中 2016-10-30 0 3287
1717 나를 오리신고는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2016-10-30 0 2779
1716 "동주" - 그는 가깝고 그리운 한 사람이다... 2016-10-29 0 3549
1715 5 + 7 + 5 = 17 2016-10-28 0 3684
1714 깨여나보니 유명해져 있었다... 2016-10-28 0 3436
1713 ...바로 탐욕이다... 2016-10-28 0 3260
1712 새들은 왜 록색별을 떠나야만 하는가... 2016-10-28 0 3196
1711 우리가 언젠가는 "사막의 꽃뱀"이 될지도 모른다... 2016-10-28 0 3352
1710 어느 날 페허 잔해속에서 원자로 화석을 발굴하라... 2016-10-28 0 3587
1709 詩人은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저항하라... 2016-10-28 0 3471
1708 詩는 희곡을 "언어예술의 집"으로 건축하는 벽돌이다... 2016-10-28 0 2872
1707 詩와 비평은 쌍두마차이다... 2016-10-28 0 3212
1706 비평가의 詩, 詩人의 비평,- 립장을 바꿔보다... 2016-10-28 0 3141
1705 詩란 "내가 나의 감옥"에서 뛰쳐나가기이다... 2016-10-28 0 3725
1704 詩란 유일무이한 그릇에 유일무이하게 헌것을 새롭게 담는것... 2016-10-28 0 3109
1703 "시를 읽지 않는 사람들"도 사랑하는 시인 -니자르 카바니 2016-10-28 0 3407
1702 아랍의 詩는 손가락에서 흘러나오는 눈물... 2016-10-28 0 4177
1701 詩적 상상력을 중첩, 확대하는것은 실체(체험)를 바탕하기... 2016-10-27 0 3429
1700 현대시의 난해한 벽을 허물어보기 2016-10-26 0 3581
1699 불온한 상상력들이 광란의 춤사위에 나으다 2016-10-26 0 3566
1698 눈뿌리가 아플 정도의 포스터모더니즘의 한계 2016-10-26 0 3403
1697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는 언어가 무엇인지를 리해하는 문제와 련관된다... 2016-10-26 0 4090
1696 즐거움의 순간과 죽음의 망령은 삶의 련속이다... 2016-10-25 0 3787
1695 詩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2016-10-25 0 3437
1694 詩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시를 쓰라... 2016-10-25 1 3360
1693 詩란 태음신과 같은 현무(玄武)로서 시첩(詩帖)속에 잘 가두기를... 2016-10-23 0 3504
1692 詩어는 꽃잎에 닿자 나비, 꿀벌이 되다... 2016-10-21 0 3313
1691 詩리론은 하나의 울타리로서 늘 시인을 괴곱게 한다... 2016-10-21 0 4277
1690 詩여, 독침이 되라... 2016-10-21 0 3312
1689 詩의 첫행은 시인과 독자가 만나는 최초의 순간이다... 2016-10-21 0 3639
1688 한국 현대시사 최초의 선시리론자 - 김종한 2016-10-21 0 3660
1687 냄새가 나는 "조감도"(鳥瞰圖)냐, "오감도(烏瞰圖)냐... 2016-10-21 0 3814
1686 다시 떠올리는 정지용 시모음 2016-10-21 0 3199
1685 훌륭한 詩란 뼈를 저미는 고통의 작업에서 빚어진다... 2016-10-21 0 3497
1684 詩作에서 "창조적 변용"아냐, "몰상식적 표절"이냐가 문제면 문제 2016-10-20 0 4550
1683 詩의 세계속에는 지상과 천상이 한 울타리에 있다... 2016-10-20 0 3433
‹처음  이전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