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0월 2024 >>
  12345
6789101112
13141516171819
20212223242526
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두 시인의 애틋한 사랑이야기
2016년 05월 25일 00시 17분  조회:4253  추천:0  작성자: 죽림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 ㅡ 그 애틋한 사랑이야기

그리움/유치환

                                                                             부산 용두산공원 산책길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까딱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유치환

통영 앞바다에서 바위를 때리고 있는 청마의 시 "그리움"은
"뭍같이 까딱않는" 정운에게 바친 사랑의 절규였다.

 

  오면 민망하고 아니 오면 서글프고

  행여나 그 음성 귀 기우려 기다리며

  때로는 종일을 두고 바라기도 하니라

 

  정작 마주 앉으면 말은 도로 없어지고

  서로 야윈 가슴 먼 窓만 바라다가

  그대로 일어서 가면 하염없이 보내니라

                              -이영도-

 


청마가 정운에게 보낸 편지들은 모두 그대로 시였다.

 

 

"내가 언제 그대를 사랑한다던?
그러나 얼굴을 부벼들고만싶은 알뜰함이
아아 병인양 오슬오슬드는지고".

~

"나의 구원인 정향!
절망인 정향!
나의 영혼의 전부가 당신에게만 있는 나의 정향!
오늘 이 날이 나의 낙명(落命)의 날이 된달지라도
아깝지 않을 정향 "

                - 52년 6월2일 당신의 마(馬)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 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이렇게 고운 보배를 나는 가지고 사는 것이다
마지막 내가 죽는 날은 이 보배를 밝혀 남기리라

-유치환-


끝이 보이지 않던 유치환의 사랑은 갑작스런 죽음으로 끝이 났다. 1967년 2월 13일 저녁, 부산에서 교통사고로 붓을 영영

놓게 된 것이다.

 

 

 

유치환 (柳致環 1908∼1967) 시인. 호는 청마(靑馬).

경상남도 통영(統營) 출신. 유치진(柳致眞)의 동생이다 8·15 뒤 청년문학가협회장 등을 지내면서

족문학운동을 전개했으며, 6·25 때에는 종군문인으로 참가하기도 했다

 

 

유치환 장년의 사랑 ㅡ그를 말할 때면 사람들은 항상 이영도라는 사람을 항상 말하고는 한다

황폐하지 않은, 불모의 사랑이 아닌, 소중하고도 행복한 사랑,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방울 연련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

 


사랑하는 정향!
바람은 그칠 생각 없이 나의 밖에서 울고만 있습니다.
나의 방 창문들을 와서 흔들곤 합니다.
어쩌면 어두운 저 나무가, 바람이, 나의 마음 같기도 하고
유리창을 와서 흔드는 이가 정향, 당신인가도 싶습니다.
당신의 마음이리다.

ㅡ생략

내가 미련합니까?
미련하다 우십니까?
지척 같으면서도 만리 길입니까?
끝내 만리 길의 세상입니까?

-유치환으로부터 이영도 여사에게- 


 

여기 청마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던 정운 이영도님의 시조를 적어 본다. 사랑했음으로 행복했고
그 추억만으로도 구슬같은 시조를 읊을 수 있었으니 두 시인은 이미 천하를 얻은 자이다.



황혼에 서서 - 이영도


산(山)이여, 목메인 듯
지긋이 숨죽이고

바다를 굽어보는
먼 침묵(沈默)은

어쩌지 못할 너 목숨의
아픈 견딤이랴

너는 가고
애모(愛慕)는 바다처럼 저무는데

그 달래입 같은
물결 같은 내 소리

세월(歲月)은 덧이 없어도
한결 같은 나의 정(情)

 

ㅡ이영도 님& 유치환님 서간집

 

 

< 바람 센 오늘은 더욱 더 그리워
진종일 헛되이 나의 마음은
공중의 깃발처럼 울고만 있나니
오오, 너는 어드메 꽃같이 숨었느냐>
- 청마 유치환



<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서 있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 정운 이영도

 


< 진정 마음 외로운 날은
여기나 와서 기다리자

너 아닌 숱한 얼굴들이 드나는 유리문 밖으로
연보랏빛 갯바람이 할 일 없이 지나가고
노상 파아란 하늘만이 열려 있는데>

                                    - 우편국에서(청마 유치환)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883 미국 시인 - 빌리 콜린스 2016-11-28 0 4306
1882 詩는 언어로 남과 더불어 사는 정서를 절규하는것... 2016-11-28 0 3722
1881 시인, 시, 그리고 미술... 2016-11-27 0 3839
1880 시인, 시, 그리고 경제... 2016-11-27 0 3258
1879 시인의 미국 시인 - 에즈라 파운드 2016-11-27 1 4990
1878 현대시를 이끈 시대의 대변인 영국시인 - T.S. 엘리엇 2016-11-27 0 4894
1877 "부부 시인"의 비극과 또 하나의 그림자 2016-11-26 1 5309
1876 미국 시인 - 실비아 플라스 2016-11-26 0 4809
1875 독일 시인 - 롤프 디터 브링크만 2016-11-26 0 3782
1874 권총으로 자살한 구쏘련 시인 - 마야꼬프스끼 2016-11-26 0 4113
1873 20세기 러시아 최대 서정시인 - 안나 아흐마또바 2016-11-26 0 3289
1872 20세기 러시아 최대의 시인 - 오시쁘 만젤쉬땀 2016-11-26 1 3574
1871 상상하라, 당신의 심원한 일부와 함께 비상하라... 2016-11-26 0 2971
1870 세계문학상에서 가장 짧은 형태의 시 - "하이쿠" 2016-11-26 0 3758
1869 詩의 탄생 = 人의 출생 2016-11-26 0 3261
1868 실험적 詩는 아직도 어둠의 아방궁전에서 자라고 있다... 2016-11-26 0 3540
1867 詩가 무엇이길래 예전에도 지금도 실험에 또 실험이냐... 2016-11-26 0 4215
1866 詩는 독자들에게 읽는 즐거움을 주어야... 2016-11-26 0 3039
1865 詩를 더불어 사는 삶쪽에 력점을 두고 써라... 2016-11-26 0 3164
1864 詩人은 명확하고 힘있게 말하는 사람... 2016-11-26 0 3245
1863 詩를 발랄한 유머와 역설의 언어로 재미있게 읽히는 시로 써라... 2016-11-26 0 3535
1862 캐나다계 미국 시인 - 마크 스트랜드 2016-11-22 0 4758
1861 미국 시인 - 시어도어 로스케 2016-11-22 1 5749
1860 러시아계 미국 시인 - 조지프 브로드스키 2016-11-22 0 4224
1859 詩란 마음 비우기로 언어 세우기이다... 2016-11-22 0 3514
1858 자연속의 삶을 노래한 미국 시인 - 로버트 프로스트 2016-11-21 0 5944
1857 풍자시란 삶의 그라프를 조각하여 통쾌함을 나타내는 시... 2016-11-21 0 3427
1856 미국 재즈 시의 초기 혁신자 中 시인 - 랭스턴 휴스 2016-11-20 0 4713
1855 락서는 詩作의 始初에도 못미치는 망동... 2016-11-19 0 3201
1854 인기나 명성에 연연해하지 않고 자신의 색갈을 고집한 예술가 2016-11-18 0 4816
1853 카나다 음유시인 - 레너드 노먼 코언 2016-11-18 0 4782
1852 령혼 + 동료 = ...삶의 그라프 2016-11-18 0 3152
1851 김영건 / 박춘월 2016-11-18 0 3012
1850 詩作의 첫번째 비결은 껄끄러움을 느끼지 않게 쓰는것... 2016-11-18 0 3616
1849 詩作할때 "수사법" 자알 잘 리용할줄 알아야... 2016-11-16 1 4347
1848 詩人은 "꽃말"의 상징성을 발견할줄 알아야... 2016-11-15 0 3210
1847 진정한 "시혁명"은 거대한 사조의 동력이 안받침되여야... 2016-11-15 0 3180
1846 고 김정호 / 허동식 2016-11-15 0 3259
1845 윤청남 / 허동식 2016-11-15 0 3247
1844 詩를 제발 오독(誤讀)하지 말자... 2016-11-15 0 3407
‹처음  이전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