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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作을 할때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하라...
2016년 08월 11일 20시 09분  조회:4466  추천:0  작성자: 죽림

[ 2016년 08월 08일 09시 13분 ]

 

 

[인민망 한국어판 8월 8일] 복건(福建)성 천주(泉州)시 천강(泉港)구 하루(下爐)촌의 한 폐공장에는 10m가 훌쩍 넘는 굴뚝 두 개가 솟아 있다. 신기한 것은 그 굴뚝 위에 용수나무가 자란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들은 현지 공장의 굴뚝은 50년 전에 지어졌고 용수나무는 30년 전부터 자라났다고 소개했다. 나무 모자를 쓴 두 개의 굴뚝은 언론 보도가 나간 후 점차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고 많은 사람들이 기념사진을 찍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31강] 시와 비유(比喩).2 

강사/김영천 


2.죽은 비유와 살아 있는 비유 

여러분들도 아마 좋은 시를 읽으시면 인지(認知)의 충격과 
경이감을 맛보게 될 것입니다. 여기에서 좋은 시란 감상적 
인 시로 감동을 주는 시 말고요, 비유와 상징, 그런 적절한 
시의 장치가 많이 되어 있는 시를 말합니다. 
이런 좋은 시들은 우리의 삶과 체험을 활성화시켜주고 풍요 
롭게하여주지요. 

전에도 "낯설게하기"란 러시아 형식주의자들이 만들어낸 
이론에 대해 잠깐 말씀드렸는데요. 그 이론도 깊이 들어가 
면 어려우니까 우리와 관계 있는 것만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우리들의 일상은 대부분 고정되고 관습화되고 자동화된 인 
식에 길들여져 있지요.말하자면 모두다 너무 익숙해져 버렸 
다 이 겁니다. 사물의 피상적인 모습을 보고 마치 우리는 
그 것을 다 아는 것처럼 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주위의 모든 사물들은 더 이상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하며 새로움을 주지 못하는 대상으로 보는 것입니다. 
무덤덤하고 낯익고 진부할 따름입니다. 
서울에 산 사람들이 남산 타워나 6.3빌딩이라고 해보아야 
무덤덤하고 낯익고 진부할 따름이지만. 그러나 섬마을 소년 
들을 거기에 풀어놓으면, 온갖 생경함과 호기심 뿐일 것 
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그 낯 익은 것들 안에서 또 새로운 것을 
발견할 수 있듯이, 예를 들면 남산을 가지 않아서 그렇지 
그 안에 수 만, 식물과 동물들이 있습니다. 서울 시민 대 
부분이 무심하게 지나는 동안 그 안에서 날마다 그 생명을 
확산시켜나가고 있는 것입니다. 
또 가을에 가보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나무들이 있지요. 

시인의 눈은 이렇게 관습적인 태도와 자세에서 벗어나 사 
물이 숨기고 있는 미지의 부분을 찾아내고 독자들 앞에 처음 
으로 제시하는 것입니다. 이 때 타성에 젖은 관습적 인식은 
깨어지고 사물의 새로은 모습과 의미 앞에서 독자들은 경이 
감과 충격을 받을 것입니다. 
남산 안에서 새끼를 친 산토끼나 꿩의 둥지를 보여준다면 
아마 서울 사람들은 많이 놀랄 것입니다. 
천연기념물 식물이 몇 그루 있는 것을 처음 발견한다면 
온통 신문에서 또 대서 특필할 것입니다. 
그렇겠지요? 

그래서 낯설기를 하는데 물론, 그 형식에 변화를 주어 
부호를 없앤다거나 띄어쓰기를 하지 않는다거나, 행갈이를 
마음껏 하는 등,여러 가지 방법이 있겠으나 
이런 것들은 또 요즘 너무 많이 시도 되어 그들 자체가 
자동화되어버리는 감이 있지요. 

그래서 그 내용에서 많은 비유적 장치를 하라는 것입니다. 
앞에서도 말했거니와 비유는 시인이 자신만의 독특한 인식 
과 상상력에 의해 미지의 사물을 우리 앞에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시적 원리이며 표현 방법인 것입니다. 이 비유를 통 
하여 사물의 새로운 모습과 새로운 발견, 새로운 의미, 새로 
운 인식에 도달하는 것입니다. 

아주 쉽게 예를 들어볼까요? 우리 모두가 결혼을 했지요. 
그러나 시간이 갈수롤 부부간의 신비감이 없어집니다.더 이 
상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해요. 무덤덤하고 낯익고 진부할 
따름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우리가 그렇게 지낼 수는 없 
지요. 
남편이 회사에서 돌아오기 전에 방 안의 가구를 바꾸어 
놓는다는지, 맛있는 음식과 술 한 잔이라도 준비해놓는다 
든지 이런 것도 참 좋은 방법입니다, 머리를 예쁘게 하고 
멋진 옷을 입고 기다리는 것, 무드 있는 음악을 틀어놓 
는 것, 이런 것이 다 낯설게 함으로 남편에게 새로운 기분 
을 느끼게 할 것입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나에게 
나의 내면에, 전혀 남편이 모르던 것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멋진 시를 한 편 써서, 도시락에나 손수건 안에 수첩 안에 
노트북 안에 사알짝 너어놓고, 
당신의 칭찬만이 나의 가슴을 살찌게 하네요. 
이런 글 하나 써놓으면 그날은 아마, 남편이 감격할 것입 
니다. 그러다가 여기 저기 응모해서 합격하고 또 그러다가 
등단하면, 
아 내 아내가 시인이었구나, 그 마음 안이 온통 꽃밭이었구나 
감격할 것입니다. 

이 것이 시 안에서라면 아주 훌륭한 낯설게 하기입니다. 
그 낯설게 하기의 제일 좋은 방법이 비유와 상징들을 적절히 
활용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남편에게 써먹던 것도 한 번 써먹은 것은 잘 안통 
하듯이(여기에 주로 주부들이시라 이런 예를 드는 것을 이해 
하십시오. 남편들도 아내를 위해서 물론 이런 방법을 써야 
하거든요) 
비유도 마찬가지 입니다. 비유를 이루는 원관념과 보조관념의 
결합이 상상력을 필요치 않는 상식 수준이거나, 습관화된 인 
식 속에서 나온 것이거나, 너무 낯익어서 진부한 것들은 
더 이상 우리에게 세계와 사물에 대하여 그 어떠한 경이감과 
충격을 안겨주지 못할 것입니다. 


잠깐 쉬었다 가지요. 

모래성 사랑 


한 아이가 하얀 백사장에서 
모래를 가지고 놀고 있었습니다. 

아이가 따스하고 하이얀 모래를 
가득히 움켜 잡았습니다... 

이것이 사랑이랍니다... 

손을 들어올리자 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내리고 말았습니다... 

이것이 이별이랍니다... 

아이는 흘러 내리는 
모래를 막아 보려하지만 
그래도 모래는 멈추지 않습니다. 

이것이 미련이랍니다. 

다행히도 손안에는 흘러 내리지 않고 
남아있는 모래가 있었습니다. 

이것이 그리움이랍니다. 

아이는 집에 가기 위해 모래를 
탁탁 털어 버렸습니다. 
그랬더니 손바닥에 남아있던 모래가 
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것이 추억이랍니다. 


우리의 사랑이 정말 이렇지 않은가요? 

우린 이런걸 사랑이라 부릅니다.. 


다시 강의에 들어갑니다. 

위에서 말한 죽은 비유에 대해서 알아보지요. 
우리는 이 죽은 비유를 일상생활에서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안개와 같은 인생", "세월은 유수와 같다" 
"인생은 아침 이슬과 같네", " 쏜살 같은 세월"," 샛별 같은 
눈동자". "앵두 같은 입술", "백옥 같은 살결". "목석 같은 
사내", "여자는 여우",남자는 늑대", "여자는 갈대""쟁반 같은 달", "사랑은 불꽃" "토끼 같은 아이들", 등은 이미 죽은 비유입니다. 이러한 비유들은 이미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 습관화되고 상투화되었기 때문에 
사물과 세계의 의미를 새롭게 보여주지 못합니다. 
시에서는 이런 자동화된 비유, 죽은 비유를 멀리하고 배척 
하는 것이 좋습니다. 

박두진의 <꽃> 전문을 읽어보겠습니다. 

이는 먼 
해와 달의 속삭임 
비밀한 울음 

한 번만의 어느날의 
아픈 피흘림 

먼 별에서 별에로의 
길섶 위에 떨궈진 

다시는 못 돌이킬 
엇갈림의 핏방울 

꺼질 듯 
보드라운 

황홀한 한 떨기의 
아름다운 靜寂(정적) 

펼치면 일렁이는 
사랑의 
湖心(호심)아 

조태일님의 설명을 들어볼까요? 

"위 시에 나타나 있는 '꽃'의 모습을 보자. 우리의 일상생활 
속에서 아름다움, 정열, 사랑, 황홀 등 자동적, 관습적으로 
받아들였던 꽃의 모습이 아니다. 시인의 눈에 의하여 발견된 
'속삭임', '울음', '핏방울', '정적', '호심' 등의 비유는 
우리가 예전에 체험하지 못했던 꽃의 새로운 모습을 드러내며 
새로운 의미들을 탄생시키고 있다. 그리하여 이 때 솟아나느 
정서적 충격과 황홀한 경이감이 우리들의 삶의 지평을 확대 
시키고 타성에 빠진 우리들의 시각을 깨뜨리게 한다." 

그러면 이런 결과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요? 
그 것은 당연히 시인이 관습적이고 자동화된 죽은 비유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시인이 독창적으로 만들어 낸 살아 
있는 비유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것입니다. 



박인환님의 <얼굴>을 싣습니다.

좋은 시 올리는 것들은 모두 
전문(全文)입니다.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길을 걷고 살면 무엇하랴 
꽃이 내가 아니듯 
내가 꽃이 될 수 없는 지금 
물빛 눈매를 닮은 
한마리의 외로운 학으로 산들 무엇하나 
사랑하기 이전부터 
기다림을 배워버린 습성으로 인해 
온 밤에 비가 내리고 이젠 내 얼굴에도 
강물이 흐른다 
가슴에 돌담 쌓고 
손 흔들던 기억보다 간절한 것은 
보고 싶다는 단 한마디 
먼지 나는 골목을 돌아서다가 
언뜻 만나서 스쳐간 바람처럼 
쉽게 잊혀져버린 얼굴이 아닌 다음에야 
신기루의 이야기도 아니고 
하늘을 돌아 떨어진 별의 이야기도 아니고 
우리 모두 잊혀진 얼굴들처럼 
모르고 살아가는 남이 되기 싫은 까닭이다 


홍윤숙님의 <눈 내리는 길로 오라>를 읽겠습니다. 

눈 내리는 길로 오라 
눈을 맞으며 오라 
눈 속에서 눈처럼 하얗게 일어서 오라 
얼어서 오는 너를 먼 길에 맞으면 
어쩔까 나는 향기로이 타오르는 눈 속의 청솔가지 
스무 살 적 미열로 물드는 귀를 

한 자쯤 눈 쌓이고, 쌓인 눈 밭에 
아름드리 해 뜨는 진솔길로 오라 
눈 위에 눈같이 쌓인 해를 밟고 오라 
해 속에 박힌 까만 꽃씨처럼 
오는 너를 맞으면 
어쩔까 나는 아질아질 붉어지는 눈밭의 진달래 
석달 열흘 숨겨운 말도 울컥 터지고 

오다가다 어디선가 만날 것 같은 
설레는 눈길 위에 늙어온 꿈 
삼십 년 그 거리에 
바람은 청청히 젊기만 하고 
눈밭은 따뜻이 쌓이기만 하고 


이미경님의 < 바람 속에 보낸 노래> 

유달산 외곽도로 따라 갔더니 
잎 지는 나무들 서 있었네 
아침 안개 속에 서 있었네 
나 상수리 나무 옆에 섰네 

딸이여 안녕 
당신도 안녕 
깃털처럼 드디어 무게도 버리고 
상수리 나무 한 잎으로 
바스러지고 싶었네 

유달산 외곽도로 
외길 따라 갔더니 
바다 있었네 
비단 치마폭 바람에 살랑이듯 
그렇게 있었네 
나 목선 옆에 누웠네 

효부도 
현모양처도 
그리고 매력을 꿈꾸던 
내 여성도 
신발 옆에 나란히 나란히 
벗어놓고 가라앉고 싶었네 
머리도 가지런히 눕고 싶었네 
=======================================================

 

 
 
시상식 모드 
―박상수 (1974∼)

처음 만났지만 차라리 고백을 해버린다면 어떨까? 블랙 미니 드레스에, 펄 립글로스를 바르고는

예전부터 당신을 존경해왔어요

샹들리에 불빛 속에서, 당신은 짓밟혀왔고 평생 자신과 싸워왔군요, 그래요, 알아요, 당신이 내게 오신다면 척추가 무너진 것처럼 인사할 거예요

하지만 상이라는 것은 이제 너에겐 내리막길만 남았다는 저주일 텐데


 
내내 눈감았던 사람들이 박수를 치네요, 무례하군 참으로 마이너한 에너지다, 오늘 이 자리는 묘하게 많은 사람들이 어울려 있어서, 모아놓으면 병이 돌 것 같은데, 나무들은 비틀립니다 새들은 낮게 날아요 비바람 속 미친 노파가 욕을 해대지만 여기는 스카이 그랜드볼룸

나에 대해 좀더 얘기해주겠어요?


 
사람들과 손키스를 나누며 당신, 드디어 당신! 녹음한 내 목소리를 억지로 들은 것처럼 벌써 오줌이 마려워, 나는 힙을 조금 들면서, 무슨 일이 있어도 대만족해주겠다는 표정으로.

이 시가 실린 시집 ‘숙녀의 기분’은 현재 대한민국 ‘청소녀(靑少女)’들이 사는 모습을 르포처럼 보여준다. 시들의 화자들은 전부 청소녀인데, 연배도 다르고 성별도 다른 시인이 어찌 그리 그들의 일상과 심리를 면밀히 알고 목소리도 생생하게 모사하는지, ‘희한하네!’ 싶을 정도다. 시인은 그저 취향과 호기심으로 그들 세계를 기웃거린 게 아니다. 학교, 학원, 독서실, 아르바이트하는 곳 등의 무대에서 청소녀들이 자신의 실태를 방백(傍白)으로 펼쳐 보이는 시편들은, 주위에 엄연히 존재함에도 눈에 띄지 않았던 평범한 청소녀들과 그들 삶의 심각한 열패감에 주목하게 한다. ‘‘(상품성을 갖춘) 숙녀’라는 기표를 획득하기 위한 우리 시대 소녀들의 계급투쟁 실패기’(시집 해설에서), 하지만 ‘숙녀의 기분’으로 ‘샤라랑, 샤라랑’ 씌어져, 칙칙하지 않다.

도태되지 않으려 각고의 노력을 해서 어른 세계에 진입한 화자, 잘 알지도 못하는 사람의 시상식장에 한껏 매력적으로 차려입고 참석한다. 주눅이 들기도 하고 부럽기도 한 마음으로 화려하고 의례적이고 지루한 주위를 둘러보며, 화자는 그날의 주인공인 수상자를 ‘확 꼬셔버릴까’ 하는 당돌한 생각을 비롯해서 이런저런 ‘삐딱한’ 생각을 한다. 화자가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아마도 유명한 선배일 수상자에 대해 화자는 존경심이 일기는커녕 왠지 심사가 꼬인다. 그래도 정작 그를 만나면 ‘척추가 무너진 것처럼 인사할 거’라고 화자는 자신을 조롱한다. 젊은 여자의 꿈과 절망과 질투의 버무림! 이러면서 자라리. 그래서 혹시라도 운이 닿으면, ‘기득권녀’가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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