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월 2025 >>
   1234
567891011
12131415161718
19202122232425
262728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대만 녀성시인 - 수샤오리엔
2016년 12월 26일 00시 29분  조회:2627  추천:0  작성자: 죽림
일곱 자의 천 /수샤오리엔(타이완) 




어머니는 천 일곱 자만 사가지고 돌아오셨다. 나는 몹시 화가 
났다. 왜 내가 직접 사러가지 않았을까. 내가 말했다. "엄마 일곱 
자로는 부족해요, 여덟 자는 있어야 만들 수 있어요." 어머님이 말 
씀하셨다. "전에 만들 때는 일곱 자로도 충분했는데, 네가 그렇게 
컸단 말이니?"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어머니만 스스로 왜 
소해져가셨다. 
어머니는 옛 치수대로 천 위에 나를 하나 그리셨다. 그런 다음 
가위로 천천히 오려나가셨다. 나는 천천히 울었다. 아! 나를 오려 
나가셨다. 나를 오리신 다음, 다시 침선으로 나를 꿰매셨다. 그러 
곤 나를 기워...사람이 되게 하셨다. 

*김태성 옮김 

ㅡ계간<<시평>>(2003. 겨울) 아시아 교과서 명시 중에서 

---------------------------------- 

타이완에서 산문시에 관해 언급하자면 수샤오리엔이란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산문시는 비교적 늦게 등장한 시가 유형으로 글쓰기의 체제가 산문과 현대시를 넘나들기 때문에 '기술적인 위치 설정'에 있어서 항상 질의의 대상이 되곤 했다. 이와 관련하여 말이 막힐 때마다 산문시 시인들은 수샤오리엔의 산문시를 들어 상대방에게 시가의 체제와 시정신의 본질을 이해시키곤 했다. 이런 평가를 반증하듯 그녀의 시 <일곱 자의 천>은 타이완의 고등학교 국어 교과서에 실린 최초의 산문시로 기록되었다. 

이 시에서 '어머니'는 일종의 전통을 대표하는 개념으로서 현실의 윤리적 권위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나'로 하여금 일곱 자의 천의 범위 안에서 살아감으로써 어머니의 품을 벗어나지 않기를 희망한다. 결국에는 '나'를 오려 사람이 되게 하긴 했지만 사실 이는 현실 속에서 이미 성장해버린 '내'가 아니라 여전히 어머니의 마음속에 자라고 있는 아이인 것이다. 

150자도 채 안 되는 시문에서 독자들이 가장 먼저 해독해야 할 것은 '나'의 독립적이고 자주적인 삶에 대한 희망과 어머니의 따스함과 강경한 보호 사이에서의 선택으로서, 이는 부모 곁을 떠나려는 욕망과 계속 남고자 하는 미련 사이의 갈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어머니의 크고 강한 모성애의 제약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어머니가 "옛 치수대로 천 위에 나를 하나 그리는" 것을 받아들여야 하고, 그런 다음 어머니가 고집스럽게 "가위로 천천히 오린" 다음 "침선으로 꿰매는" 것을 참아내야 한다. 마침내 어머니가 옷을 만드신 후에는 여전히 천이 모자라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결국 "그러곤 나를 기워...사람이 되게 하신 것"은 쌍방이 직면하지 않으면 안되는 일종의 어색함이 되고 마는 것이다. 

강렬한 정서의 전환을 이처럼 짧은 편폭에 담아내는 것이 수샤오리엔의 필력이 갖는 오묘함이라 할 수 있다. 그녀는 '허구적' 정감의 변화를 '실제적' 동작묘사와 결합시켜 산문시가 갖는 산문적 서술특성을 이용하면서 그 안에서 시적 이미지의 도약을 주입함으로써 마치 높은 산봉우리를 빙빙 돌아서 올라가듯이 긴장으로 충만하면서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시의 새로운 경지를 빚어내는 것이다. ㅡ'옌아이린'의 시평 중에서 요약함. 

서구의 문예사조에 편승한 우리의 현대시는 그동안 중국이나 일본, 베트남, 타이완 등 아시아의 현대시에는 무관심했거나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것은 우리의 근대화 과정에 빚어진 서구화의 부정적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시와 다소 장황하고 지루한 시의 평문을 소개하는 것은 그들의 정서와 (시의 밑그림이 되는) 시인의 원체험이 우리의 그것들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할 수 있을 것 같아서이다. 

*수샤오리엔 : 타이완 여성 시인. 중국시보(中國時報) 문학상 시 부문, 연합보(聯合報) 시 부문 당선. 주요시집으로 <<망양집>>, <<강의 슬픔>>, <<동화유행>>, <<경심산문시>>, <<타이완의 시골아이들>> 등이 있다. 

*옌아이린 : 타이완 여성 시인. 주요시집으로 <<피육골>>, <<흑암온천>> 등이 있다. 

------------------------------------------------------------------------------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어릴 때부터 바른 글씨체를... 2017-01-22 0 2864
129 [시문학소사전] - "오마주"란?... 2017-01-22 0 4841
128 현대시는 외형률보다 내재률을 통해 음악성을 강조해야... 2017-01-21 0 3291
127 시인은 "버려진 집"에서 살며 시작해야... 2017-01-20 0 2655
126 시는 목적없이 그 무엇을 "찾는" 행동이다... 2017-01-20 0 2713
12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외래어도 알고 쓰자... 2017-01-20 0 2687
124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한글과 일본어 대조표 2017-01-20 0 3018
123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순수 우리말로 하면 촌스러운가... 2017-01-20 0 3909
12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순수 우리말 있을 땐 외래어 쓰지 말기... 2017-01-20 0 3870
121 시작에 공부 좀 하이쏘.. 2017-01-18 0 5348
120 시작의 길잡이는 오로지 "나도 시를 쓸수 있다" 이다... 2017-01-18 0 3046
119 시는 시시한 물건짝이 옳다?... 아니다!... 2017-01-18 0 2718
118 [시문학소사전] - "벽화"와 "그래피티" 차이점?... 2017-01-16 0 3927
117 시작(詩作)의 비법 = 다독(多讀), 다사(多思), 다작(多作)... 2017-01-16 0 3017
116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딸님"과 "따님" 2017-01-15 0 2841
11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부딪히다"와 "부딪치다" 2017-01-15 0 3198
114 [쉼터] - 사랑의 노래는 학습되지 않는 막무가내의 모든 것... 2017-01-15 0 3212
113 [쉼터] - 그림자 이끌고 떠나가야겠네... 2017-01-15 0 2609
112 살맛나는 세상과 무서운 세상, 그리고 "거짓 글" 2017-01-14 0 3545
11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글쓰기, 토론식 례찬 2017-01-14 0 2957
110 문학은 "퇴고, 다시 퇴고"의 련마작업을 거치는 고된 작업... 2017-01-14 0 2836
109 詩作에서의 퇴고, 퇴고, 퇴고 끝에 탈고와 등고의 희렬!~~~ 2017-01-14 0 3058
108 시작할 때 늘 시어(詩語)의 생사존망(生死存亡)문제를 따져야... 2017-01-13 0 2644
107 섬은 늘 거기에 있지만 사람들은 그 섬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 2017-01-11 0 2626
106 시적언어가 탄생과정을 거치지 않은 언어는 독자의 마음을 파고들수 없다... 2017-01-11 0 3042
105 시조라는 정형틀을 지키면서 동시에 시적 심상의 확장과 응축 등으로 새로운 시조의 미학을 창조해야... 2017-01-11 0 2724
104 "선생님은 퇴고를 하십니까, 안 하십니까?..." 2017-01-08 0 2595
103 시는 희, 로, 애, 락, 욕, 지, 의, 정 등의 복합적 예술품이다... 2017-01-08 0 2720
102 문학예술가와 病, 그리고 창작 2017-01-07 0 2644
101 2017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 2017-01-06 0 2753
10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위하여" 건배!... 2017-01-06 0 2830
99 금서, 70, 베스트셀러 그리고 독재자... 2017-01-06 0 2683
98 시는 늘 육화(肉化)된 언어를 찾아 써야... 2017-01-05 0 2759
97 무지하고 께제제한 눔들 하곤 할 말이 있다?... 없다!... 2017-01-04 0 3888
96 시는 불필요한 관념성, 난해성, 상투성, 피상적, 추상적인식에서 머물지 말아야... 2017-01-04 0 3066
95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의 상자"란?... 2017-01-03 0 3762
94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란?... 2017-01-03 0 3893
93 시문학이 이땅에서의 생존의 길, 그것은 곧 "사랑"과 "고뇌". 2017-01-02 0 3150
92 5천권의 책을 읽고 만장의 글을 써라... 2017-01-02 0 3141
91 글쓰기 비법 아닌 비법 12 2017-01-02 0 3607
‹처음  이전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