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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역동적이면서 우스꽝스러운 사람들의 모습이 있다. 너무도 간단해서 ‘작품인가’는 생각도 든다. 한 획으로 그은 듯 굵은 면 표현으로 왠지 에너지 있어 보이고 율동적인 형상에 쉽게 매료된다. 낙서인 듯 낙서 같지않은 작품, 바로 키스해링(Keith Haring)의 그림이다.
‘낙서와 예술의 경계에 서있다’기 보다는 서로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작가 키스해링(Keith Haring). 예술을 사랑한 그의 표현은 대중들이 쉽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뚜렷한 색감으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하는 그의 작품은 마치 초원을 뛰어다니는 말 같다. 그만큼 자유분방하고 자연스럽다. 그러나 놀라운 사실은 자유분방하기 그지 없는 그의 작품은 실이 어렵고 심오한 주제를 담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품 속에는 심오한 사실을 부정도 외면도, 오버도 하지 않은 그의 사상과 신념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키스 해링은 그래픽 디자인과 시각디자인 접하면서 행위예술과 비디오아트, 설치미술, 콜라주, 데생 등 다양한 예술을 시도한다. 특히,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작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문제를 예술로 표현하는 대안예술을 시도했다. 그는 뉴욕 곳곳에 하얀 분필로 메시지를 전달하면서 예술을 대중의 곁에 둔다. 이러한 시도가 키스 해링의 가치관을 내보이는 것이 아닐까.
그는 자신만의 예술철학에 대해 지속적으로 질문하고 고뇌하면서 언제, 어디서든 그림을 그려나갔다. 그리고 시대 변화 흐름에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사회 문제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작품에 녹아냈다. 반(反)핵, 인종차별, 에이즈 등,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문제를 담아내지만 자신만의 표현력으로 밝게 무겁지 않게 표현했다.
나는 예술가로 타고났고, 따라서 예술가답게 살아야 할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그 책임 무엇인지 알아내려고 무척 애를 썼다.
다른 예술가들의 삶을 연구하고, 세상을 연구하면서 배웠다.
내가 세상을 위해 할 수 있는 역할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다.
나는 가능한 한 오랫동안 살면서 가능한 한 많은 사람을 위해 그림을 그릴 생각이다.
그림은 사람과 세상을 하나로 묶어준다.
그림은 마법처럼 존재한다.
- 키스해링 (Keith Haring)
<Andy Mouse> 1986
해링은 대중의 곁에 있기 때문에 무거움보다는 가벼움을 택했고 어두움보다 밝음을 택함으로써 항상 사람들과 소통하는 작가로 인식됐다. 때문에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이 키스 해링의 세계를 잊지 못하고 많은 곳에 담아내고, 간직하고 있는 것이다.
해링의 작업 방식은 간단한 그림만큼 굉장히 간결했다. 스케치나 습작조차 하지 않지만 그는 실수도, 그래서 수정도 없었을 만큼 확실한 작업을 이어나갔다. 한 획에 시작과 끝만 있듯 키스해링은 깔끔한 작품을 완성해나갔다. 아마 이런 작업방식은 작업환경의 제약이 없으므로 대중들과 항상 소통할 수 있는 원천이 됐다.
31년이라는 짧은 생애 동안 거침없는 표현들로 자신이 하고 싶은 예술을 짧고 굵게 보여준 키스해링. 극과 극의 경계에서 어떤 것을 택하기 보다 서로의 ‘융화’를 택한 그는 사회적으로 이단아로 낙인되며 작품마다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어떠한 가식도 없이 많은 의미를 내포한 그의 작품은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기에 여전히 팝 아트의 대작으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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