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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벽 돌에 키스를 하면 달변가가 된다?... 글쎄ㅠ!...
2017년 01월 31일 19시 58분  조회:5209  추천:0  작성자: 죽림
 
 블라니성의 모습
▲  블라니성의 모습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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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여행자들에게 가장 인상적인 코크의 여행지는 잉글리쉬 마켓도세인트 앤 성당도 아니다. 바로 유네스코세계 문화 유산 중 하나인 블라니성(Blarney Castle)이란 곳이다. 이곳은 코크의 중심지에서 서북쪽에 위치한 곳으로 승용차로 약 15분 가량을 달리면 만날 수 있다.

처음 설립될 당시인 10세기에는 나무로 지어졌으나 12세기 무렵에 다시 돌로 재건이되었다. 현존하는 탑은 아일랜드의 권위있는 가문 중 하나였던 먼스터(Munster)의 맥카시왕(DermotMcCathy King)이 세운 것으로 1446년 무렵에 세워졌다. 이 성이 오늘날까지 유명해질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성 꼭대기에 있는 블라니 스톤(Blarney Stone) 때문일 것이다.

태초의 자연이 그대로 숨쉬고있는 정원 옆에는육안으로 봐도 오래되어보이는 다소 허름한블라니성이 보인다. 백 개가 넘는 가파른계단을 올라가면 얼마나많은 사람의 입술이다였을지 가늠하기도 힘든, 눈으로 봐도 닳고 닳아 보이는 흉벽을만날 수 있다. 육안으로 봐서는 그다지특별히 보이지 않는 저 흉벽에 아슬아슬하게거꾸로 매달려 입을 맞추기 위해 기다리는사람들이 줄지어 있다.

돌에 키스해 달변가가 되고 싶은 모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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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여행지 중 하나로 뽑혔다는 블라니 스톤에 왜 그토록 입을 맞추려고할까? 바로 오래 전부터 이 돌에 키스를 하면 달변가가 된다는 전설이 있었기 때문이다.

블라니 스톤(BlarneyStone)에 키스를 하면 달변가가 된다는 전설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블라니성을 지은 맥카시왕은 원래 법조인으로 한 재판에서 승소를 하기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린다. 기도의 응답으로 받은 내용은 재판장으로 가는 날 아침에 이 돌에 키스를 하는 것이었단다. 아무리 요상한 기도의 응답이라도 일단 재판에 이기는 것이 중요했던 맥카시왕은 이 돌에 키스를 했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그의 유창한 달변으로 재판에서 이길 수 있었단다.

또 다른 이야기는 스코틀랜드의 로버트 왕(Robertthe Bruce)이 백너번(Bannockburn)전투를 할 때 맥카시왕은 4천명이나 되는 군사를 지원해주었다. 그 보답으로 로버트왕은 자신이 즉위했을 때 앉았던 돌을 선물로 주어 블라니성을 지을 때 그 돌을 썼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 이후에 영국의 유명한 정치가인 윈스터 처칠(Winston Churchill)도 저 돌에 입을 맞추면서 이곳은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잡게 되었다.

 눈으로 보기에도 닳아보이는 블라니스톤의 모습
▲  눈으로 보기에도 닳아보이는 블라니스톤의 모습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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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니스톤에 혼자서는 키스를 할 수 없다. 상시 대기중이신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야 저 돌에 입을 맞출 수 있다.
▲  블라니스톤에 혼자서는 키스를 할 수 없다. 상시 대기중이신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야 저 돌에 입을 맞출 수 있다.
ⓒ 김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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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저 돌에 키스를 하는 것은 생각보다 무섭다. 우선 키스를 하려면 바닥에 누워야하고, 누운 채로 두 개의 봉을 잡으면 상체는 허공에 떠 있는 상태가 된다. 그리곤 고개를 한껏 젖혀야 입술이 돌에 닿을 수 있다. 혼자서는 하기 힘든 자세라 상시 대기중인 아저씨가 있고 옆에서 사진을 찍어 주는 아저씨도 있다.

요상한 자세로 키스를 해보는 것이 여행지에서나 가질 수 있는 추억이긴 하지만 너무 기계적으로 여행자들을 대하는 도우미 아저씨들의 태도 때문일까? 키스 한 번 하는 데도 돈을 내야 한다는 인심이 야박해서일까? 지나치게 유명한 관광지가 되어버린 블라니캐슬은 주변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구경거리를 제공해 주지만 한편으로는 아일랜드 특유의 푸근한 인심이 사라져 버린곳인 것 같아 왠지 모를 씁쓸함이 밀려왔다. 

아이리쉬 전통음악과 춤을 볼 수 있는 공연 '전통의 리듬'

 Pulses of Tradition의 대표사진
▲  Pulses of Tradition의 대표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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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코크에 대한 기억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면 단연코 아이리쉬 전통 음악과 탭 댄스 공연인 Pulses of Tradition 때문일 것이다. 우리말로 번역하면 전통의 리듬, 맥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 이 공연은 해마다 여름(6월~9월)이면 코크시티에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의 구성은 아이리쉬 전통북인 보드란(Bodhran), 아이리쉬 전통 피리인 틴 휘슬(tinwhistle), 키보드, 바이올린, 기타 등의 악기를 6~7명의 뮤지션이 연주하고 그 연주에 맞추어 6~7명의 무용수들이 음악에 따라 탭 댄스를 추는 형식이다.

일반적으로 처음 코크를 여행하면 코크 시내를 구경하고 유명한 성이나 성당을 찍은 후 코브(Cobh)항으로 가는 코스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명동이나 인사동이 서울 사람들에게는 이색적인 장소가 아닌 것처럼 비교적 코크를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우리에게도 그런 관광지는 그다지 매력적인 여행 코스가 아니었다.

코크 주변의 나름 유명한 곳을 다 둘러본 우리 가족은 남은 시간을 그냥 숙소에서 쉬다 갈것인가, 아니면 시티센터를 한 번 더 갈 것인가를 두고 고민하기 시작했다. 이 멋진 도시에서 더 멋진 무언가를 경험하고 싶었으나 우리가 의존할 수 있는 것은 일반적인 관광지도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한 찰나에 남편은 우연치 않게 유명 여행 리뷰사이트에서 코크에 관한 정보를 검색하기 시작했고 그 사이트에서 당당히1위를 차지하고 있던 여행상품은 우리가 보았던 잉글리쉬 마켓도, 세인트 앤 성당도, 블라니 성당도 아니었다. 바로 '전통의 리듬(Pulsesof Tradition)'이란 2시간짜리 공연이었다.

아일랜드로 이사올 때부터 남편은 아이리쉬 음악(특히 아일랜드 전통 바이올린 연주)과 탭 댄스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아일랜드에 왔으면 아이리쉬들의 삶과 애환이 담긴 음악과 춤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 남편의 주장이었고 그런 갈증을 단번에 해소시켜 줄만한 공연이 바로 Pulses of Tradition이었던 것이다. 단순히 먹고 놀기만 하는 소비성 강한 여행에서 아이리쉬들의 실제 음악을 이해하는 교감적 여행을 한껏 충족시킬 수 있는 공연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우리에겐 어디로 튈지 모르는 4살짜리 아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다른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아이를 데려가는 것은 민폐일 것 같아 어쩔 수 없이 나는 오후 공연을, 남편은 저녁 공연을 선택했다. 함께 공연의 열기를 느끼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지만 또 한편으로는 오랜만에 여유있게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엄마의 신분을 잠깐 내려놓기로 하였다.

공연은 코크 중심가에 있는 작은 문화센터에서 이루어졌는데 사용하지 않는 교회를 개조해서 만든 곳이었는지 공연장 내부는 열악한 편이었다. 의자는 교회의 긴 의자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고 관중석은 경사가 지지않아 뒷자석에 앉으면 공연을 제대로 볼 수 없는 구조였다. 뭔가 2% 부족한 마음을 가진 채 공연장 앞부분에 자리를 맡았고 어떤 공연을 보게 될지 내심 기대를 하며 공연이 시작되기만을 기다렸다. 

여행지에서의 깊이 있는 교감

공연이 시작되자 어두웠던 무대의 조명은 하나씩 켜지기 시작했고 긴치마를 입은 아름다운 여성공연수가 나와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일반 공연장도 아닌, 음향이 제대로 갖추어지지 않은 공연장이었지만 그녀의 목소리는마치 신화 속에 나오는 천사처럼 신비로웠고 오묘했다. 이윽고 연주자들이 있는 곳에 조명이 비춰지기 시작했고 공연의 열기는 점차 뜨거워져 갔다. 

새로운 음악세계를 경험해서일까? 한국으로 따지자면 아일랜드 국악공연을 보는 것이나 다름 없었는데 나는 어느새 아이리쉬 음악과 춤에 푹 빠져있었다. 평범해 보이는 보드란북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키보드, 기타 등의 악기가 이렇게 아름다운 조화를 이룰 수 있다니! 공연이 끝나는 것이 아쉬워 앙코르를 수차례 외쳐대던 것도 내 인생에서 처음 있는 일이었다.

코크란 여행지에서 이렇게 깊이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사실이 실로 감격스러웠다. 어쩌면 눈에 보여지고 사진기의 화면 속에 들어있는 코크의 아름다움보다 보이지 않지만 내 귓가에 맴도는 음악소리와 내 머릿속에서 상상할 수 있는 무궁무진한 세계가 나를 이 도시의 매력에 빠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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