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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결혼식용 감자와 장례식용 감자가 따로 없다?...있다!...
2017년 03월 02일 19시 12분  조회:4489  추천:0  작성자: 죽림

[글로벌 문화 현장] 우루밤바 감자공원

- 2300개 품종 키우는 '감자의 고향'
쿠스코서 1시간 거리 우루밤바, 다국적 종자기업 수탈 막기 위해
비영리단체와 보호구역으로 설정
잉카 세운 케추아族 문화도 보존… 꾸준히 방문객 늘고있는 관광지로
 

트리니다드·프란시스코 부부가 밭 한편에 쌓은 돌무더기에서 다 익은 감자를 꺼냈다. 감자는 노랑, 보라, 검정, 갈색 등 색깔뿐 아니라 모양도 길쭉한 것부터 동그란 것, 올록볼록한 것 등 천차만별로 섞여 있었다. 잉카제국을 세운 케추아(Quechua)족인 이 부부는 '와티아(watia)'를 시연 중이었다. 달궈진 돌로 감자를 익히는, 잉카 때부터 전해오는 전통 요리법이다. 남편 프란시스코는 "케추아족은 매해 첫 수확한 감자를 와티아 방식으로 구워 '파차마마(Pacha Mama·어머니 대지)'에게 감사의 표시로 바친다"고 설명했다.

페루는 전 세계 감자의 고향이다. 감자는 안데스산맥 알티플라노(Altiplano) 고원에서 8000년 전 처음 재배됐다고 역사학자들은 추정한다. 페루 수도 리마에 있는 국제감자센터(CIP)에 따르면, 페루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4000여 개 감자 품종을 보유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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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니다드(왼쪽)·프란시스코 부부가 잉카 때부터 전해오는 요리법‘와티아’를 보여주고 있다. 돌을 돔 모양으로 쌓고 그 안에 불을 지핀다. 돌이 달궈지면 불을 빼고 감자·옥수수·콩 등을 넣는다. 그 위로 돌을 허물어뜨리고 흙으로 덮는다. 한 시간쯤 두면 돌이 뿜어내는 열에 의해 완벽하게 익는다. /김성윤 기자
잉카제국 수도 쿠스코에서 북동쪽으로 자동차 1시간 거리에 있는 우루밤바(Urubamba) 계곡은 페루 감자의 중심. 이곳 주민들은 2300여 품종의 감자를 재배한다. 트리니다드는 "감자마다 먹는 방법이나 때가 다르다"고 했다. "구워 먹는 감자가 있고, 쪄 먹는 감자가 있어요. 얼려서 가루를 내거나, 술을 담가 먹는 품종도 있죠. 결혼식에 내는 감자, 장례식용 감자도 구분해서 사용하죠."

다국적 종자기업들은 우루밤바를 수시로 찾는다. 자신들이 특허 내 독점 판매할 감자 품종을 '사냥'하기 위해서다.

'감자공원(Parque de la Papa)'은 이러한 다국적 종자기업들의 생물자원수탈(biopiracy)을 막기 위해 케추아족 주민들이 비영리단체 안데스(ANDES)와 함께 설정한 보호구역. 우루밤바 계곡 일대 12000헥타르(120㎢)가 지난 2000년 감자공원으로 설정됐다. 이 지역 6개 케추아족 마을이 공동 설립한 자치기구는 감자공원 내에서 감자를 포함 어떤 종류의 유전 정보 특허도 반대한다. 하지만 환경 변화를 이겨낼 새로운 감자 품종 개발을 위해서는 200가지 이상 토착 감자 품종을 과학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사라질 위기에 처한 품종을 수천년 동안 이어온 전통 농업 방식으로 재배함으로써 감자 품종 다양성은 물론 케추아족 문화와 삶의 방식도 보존하고 있다. 감자공원이 알려지면서 꾸준히 늘고 있는 방문·관광객을 위한 농생태관광(agroecotourism)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토종 약초와 허브를 활용해 만든 천연 의약품과 비누를 판매한다.
 
페루는 세계 감자의 원산지로 지금도 4000여 가지 감자가 존재한다
페루는 세계 감자의 원산지로 지금도 4000여 가지 감자가 존재한다. /김성윤 기자
감자공원은 정부가 인정한 공공기관은 아니지만, 종자와 환경, 전통 문화를 동시에 지켜내는 중심지로 주목받고 있다. 유엔대학(UNU)이 발간하는 인터넷 잡지 '아워 월드(Our World)'는 '감자공원은 대안적 개발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페루 최고 레스토랑으로 꼽히는 '센트럴(Central)' 오너셰프이자 페루 식문화를 알리기 위해 이번 와티아 시연을 준비한 비르힐리오 마르티네스(Martinez)는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페루 요리의 경쟁력은 식재료의 다양성에서 비롯된다"며 "이를 지키기 위해 페루 요리사들은 감자공원과 감자공원을 운영하는 주민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고 했다.

/ⓒ 조선일보 김성윤 음식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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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해발 4,100미터 페루의 쿠스코지역과 피삭 지역 주변에 위치한 안데스감자공원입니다(안데스감자보존공원).

아기를 업은 안데스인디오 여인이 매일 500미터 산길을 오르내리며 특별히 관리하고 있는 감자밭입니다.

종자를 보존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선진국이나 후진국이나 제1세계나 제3세계나 어디나 똑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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