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시와 련관성이 없는 "무의미시"의 낱말로 제목화할수도 있어...
2017년 03월 22일 19시 10분  조회:2472  추천:0  작성자: 죽림
 

 

 

="세계 수면의 날" 맞이하여...




5.중심 이미지의 제목화 

시의 내용이 제시하는 중심 이미지를 제목으로 삼는 
경우를 먼저 오규원님의 <들찔레와 향기>라는 제목 
을 예시로 읽어보며 연구하겠습니다. 시를 읽기 전 
에 제목을 먼저 아셨으니 시를 읽으시면서 과연 
이 제목이 이 시의 주제를 떠받치고 있는지 확인 
하여보시기 바랍니다. 

사내애와 계집애가 둘이 마주보고 
쪼그리고 앉아 오줌을 누고 있다 
오줌 줄기가 발을 적시는 줄도 모르고 
서로 오줌이 나오는 구멍을 보며 
눈을 껌벅거린다 그래도 바람은 사내애와 
계집애 사이 강물 소리를 내려놓고 간다 
하늘 한켠에는 낮달이 버려지고 있고 
들찔레 덩굴이 강아지처럼 
땅바닥을 헤집고 있는 강변 
플라스틱 트럭으로 흙을 나르며 놀던 


여기에서 우리가 알 수 있듯이 제목 "들찔레와 
향기"는 이 시의 주제를 떠받치고 있습니다. 왜냐 
하면 그것은 기억 속에 있는 유년의 한 풍경, 즉 
오줌을 누면서 서로 다른 성기의 모습을 신기하게 
여기며,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빤히 쳐다보고 있는 
천진한 어린 날의 모습을 "들찔레의 향기"라는 이 
미지로 집약시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6.주제를 내포한 구절의 제목화 

시의 내용 중 주제를 내포하고 있으면서도 시적 분 
위기를 가장 잘 살려내는 한 구절을 선택하여 그 
시의 제목으로 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설명 없이 
도종환님의 시 <당신과 가는 길>이란 예시로서 
여러분들이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별빛이 쓸고 가는 먼길을 걸어 당신께 갑니다. 
모든 것을 다 거두어간 들판이 되어 
길의 끝에서 몇 번이고 빈 몸으로 넘어질 때 
풀뿌리 하나로 내 안을 뚫고 오는 
당신께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이 땅의 일로 가슴을 아파할 때 
별빛으로 또렷이 내 위에 떠서 눈을 깜빡이는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나까 
동짓달 개울물 소리가 또랑또랑 살얼음 녹이며 들려오고 
구름 사이로 당신은 보입니다. 
바람도 없고 구름은 흐르고 
떠나간 것들 다시 오지 않아도 
내 가는 길 앞에 이렇게 당신은 있지 않습니까 
당신과 가는 길은 얼마나 좋습니까 

7.시의 연관성이 없는 낱말의 제목화 

우리들이 시의 제목을 붙일 땐 보통 시의 주제나 
의미, 내용, 정서, 분위기 등과 관련이 있는 것으 
로 붙이는 것이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그래서 우린 
다른 사람들의 시의 제목을 보고도 그 내용을 대충 
짐작할 수도 있는 것이구요. 
그런데 어떤 제목들은 시의 내용이나 소재, 주제 
등과 하등의 연관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김춘수님의 <리듬.2>라는 시가 있는데 한 번 읽어드 
릴 터이니 이 제목과 시의 내용과 어떤 관계가 있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모과는 없고 
모과나무만 서 있다. 
마지막 한 잎 
강아지풀도 시들고 
하늘 끝가지 저녁 노을이 깔리고 있다 
하느님이 한 분 
하느님이 또 한 분 
이번에는 동쪽 언덕을 가고 있다. 

시의 내용을 이루는 것들과 제목과 쉽게 연관성을 
찾을 수가 없지요? 그렇습니다. <리듬.2>라는 제목 
이 왜 붙었는지 알 길이 없습니다. 이에 대한 조태 
일님의 해설을 읽어보겠습니다. 

"이 시의 <리듬.2>라는 제목은 시의 내용과 관련지 
어 볼 때 어디에서 이 제목을 가져왔는 지 알 길이 
없다. 그렇다고 이 제목이 시의 리듬에 관한 어떤 
암시를 던진 것도, 의미들을 풍부하게 만들거나 새 
로운 의미를 형성해주는 것도 아니다. 또한 시 속의 
풍경들조차도 그것이 실재이든 상상이든간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이런 경우 
는 시에서 어떤 의미도 갖지 않은 채 절대적인 이미 
지만이 존재하는 '무의미시'에서 볼 수 있는데, 제 
목 역시 아무런 의미를 지니지 않고 '제목의 자리' 
에 놓여 있을 뿐이다." 

아마 김춘수님을 아시는 분들은 잘 아시는 내용이 
겠지만, 그는 젊어서 <꽃>을 쓰던 때와는 달리 
무의미시를 쓰면서 시의 무의미화를 주장하고 있 
습니다. 
=================================================================

 

 

검색 
―오성일 (1967∼)

벌들도 가끔 부부 싸움 하는지
꽃들에게 물어보렴
어떤 감자는 왜 자주꽃을 피우는지
농부에게 물어보렴
바람도 잘 때 잠꼬대를 하는지
떡갈나무 잎들에게 물어보렴
예쁜 아가씨를 지나칠 땐 새들도 날갯짓을 늦추는지
구름에게 물어보렴
해가 바다에 잠길 때 신을 벗는지 안 벗는지
노을에게 물어보렴
비 오는 날 그림자들은 어디 선술집에라도 몰려가는지
빗방울에게 물어보렴
겨울밤 지하철 계단 할머니의
다 못 판 채소는 누가 사주는지
별들에게 물어보렴

궁금한 것 죄다 인터넷에 묻지 말고


인터넷에 세상의 모든 정보가 담긴 것처럼 보인다. 사람들은 별별 질문을 다하고, 거기 대답해 주는 사람이 꼭 있다. 아무리 사소하고 은밀하고 사적인 의문도 웬 귀인이 나타나 풀어준다. 심지어 급한 숙제를 대신해 주기도 한다. 살뜰히 검색해 정리까지 해주는 이가 있다. 인터넷이 백과사전이고 만물박사다. 나도 몸 어디가 불편하다 싶으면, 병원이나 약국을 찾기 전에 먼저 인터넷에 들어간다. 

대패나 낫이나 가위처럼 컴퓨터는 도구다. 이 도구를 사용해 정보를 얻을 출처가 무수해진 마당에 그걸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하지만 삶에 필요한 모든 정보를 거저 얻는다는 건 생각을 그 정보 제공자에게 맡긴다는 뜻이다. 그는 남의 생각에 따라 살게 되고, 그의 생각은 남에게 지배된다. 생각을 자기 안에서 숙성시켜 제 나름의 앎과 지혜를 얻는 대신 남의 생각과 판단의 결과물인 정보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건 남의 삶을 사는 것! 
 

 

다행히도 젊은이들이 요즘 균형을 맞추려 애쓰는 것 같다. 그래서 사이클링에도 캠핑에도 여행에도 열심인 것 같다. 시인은, 개념화된 이론적 지식만 받아들이지 말고 삶을 몸으로 겪어 보자고 제안한다. 하늘도 보고 꽃도 보고, 흙도 밟아 보고 비도 맞아 보자고 한다. 산으로 강으로 바다로 가자고 한다. 노을이 돼 보고 별이 돼 보고, 겨울밤 지하철 노점상 할머니가 돼 보자 한다. 예쁜 시다. 삶의 이해와 실감을 향한 시!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어릴 때부터 바른 글씨체를... 2017-01-22 0 2806
129 [시문학소사전] - "오마주"란?... 2017-01-22 0 4617
128 현대시는 외형률보다 내재률을 통해 음악성을 강조해야... 2017-01-21 0 3180
127 시인은 "버려진 집"에서 살며 시작해야... 2017-01-20 0 2496
126 시는 목적없이 그 무엇을 "찾는" 행동이다... 2017-01-20 0 2586
12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외래어도 알고 쓰자... 2017-01-20 0 2471
124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한글과 일본어 대조표 2017-01-20 0 2888
123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순수 우리말로 하면 촌스러운가... 2017-01-20 0 3825
122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순수 우리말 있을 땐 외래어 쓰지 말기... 2017-01-20 0 3770
121 시작에 공부 좀 하이쏘.. 2017-01-18 0 5207
120 시작의 길잡이는 오로지 "나도 시를 쓸수 있다" 이다... 2017-01-18 0 2908
119 시는 시시한 물건짝이 옳다?... 아니다!... 2017-01-18 0 2640
118 [시문학소사전] - "벽화"와 "그래피티" 차이점?... 2017-01-16 0 3837
117 시작(詩作)의 비법 = 다독(多讀), 다사(多思), 다작(多作)... 2017-01-16 0 2925
116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딸님"과 "따님" 2017-01-15 0 2758
115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부딪히다"와 "부딪치다" 2017-01-15 0 3104
114 [쉼터] - 사랑의 노래는 학습되지 않는 막무가내의 모든 것... 2017-01-15 0 3131
113 [쉼터] - 그림자 이끌고 떠나가야겠네... 2017-01-15 0 2482
112 살맛나는 세상과 무서운 세상, 그리고 "거짓 글" 2017-01-14 0 3384
111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글쓰기, 토론식 례찬 2017-01-14 0 2815
110 문학은 "퇴고, 다시 퇴고"의 련마작업을 거치는 고된 작업... 2017-01-14 0 2792
109 詩作에서의 퇴고, 퇴고, 퇴고 끝에 탈고와 등고의 희렬!~~~ 2017-01-14 0 2950
108 시작할 때 늘 시어(詩語)의 생사존망(生死存亡)문제를 따져야... 2017-01-13 0 2566
107 섬은 늘 거기에 있지만 사람들은 그 섬을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 2017-01-11 0 2495
106 시적언어가 탄생과정을 거치지 않은 언어는 독자의 마음을 파고들수 없다... 2017-01-11 0 2900
105 시조라는 정형틀을 지키면서 동시에 시적 심상의 확장과 응축 등으로 새로운 시조의 미학을 창조해야... 2017-01-11 0 2626
104 "선생님은 퇴고를 하십니까, 안 하십니까?..." 2017-01-08 0 2472
103 시는 희, 로, 애, 락, 욕, 지, 의, 정 등의 복합적 예술품이다... 2017-01-08 0 2638
102 문학예술가와 病, 그리고 창작 2017-01-07 0 2499
101 2017년 <<신춘문예>> 시조 당선작 모음 2017-01-06 0 2632
100 작문선생님들께 보내는 편지; ㅡ"~ 위하여" 건배!... 2017-01-06 0 2677
99 금서, 70, 베스트셀러 그리고 독재자... 2017-01-06 0 2564
98 시는 늘 육화(肉化)된 언어를 찾아 써야... 2017-01-05 0 2642
97 무지하고 께제제한 눔들 하곤 할 말이 있다?... 없다!... 2017-01-04 0 3754
96 시는 불필요한 관념성, 난해성, 상투성, 피상적, 추상적인식에서 머물지 말아야... 2017-01-04 0 2935
95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의 상자"란?... 2017-01-03 0 3608
94 [시문학소사전] - "판도라"란?... 2017-01-03 0 3726
93 시문학이 이땅에서의 생존의 길, 그것은 곧 "사랑"과 "고뇌". 2017-01-02 0 3007
92 5천권의 책을 읽고 만장의 글을 써라... 2017-01-02 0 2966
91 글쓰기 비법 아닌 비법 12 2017-01-02 0 3440
‹처음  이전 32 33 34 35 36 37 38 39 40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