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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참회록
2018년 07월 06일 00시 17분  조회:5754  추천:0  작성자: 죽림

참회록 /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어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가.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주리자.

---- 만 이십 사 년(滿二十四年) 일 개월(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든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든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어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

거울 속에 나타나 온다.

1942.1.24)

 

■ 핵심정리

▶ 감상의 초점

 윤동주는 암흑기인 일제 말기에 시대의 고통을 자기의 고통으로 껴안아 자신의 삶이 욕되다고 생각하고 이를 부끄러워했다. 그래서 자신을 참회하고 성찰하면서 살아야 했다. 이것이 이 시의 시작 동기이다. 이 시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물이 상징하는 뜻을 파악해야 한다.

* 구리거울 : 패망한 조선 왕조의 유물로 자신의 정신을 비춰 주는 매개체이다.

* 밤 : 즐거운 날과 대립되는 시어로 암담한 현실을 상징한다.

▶ 성격 : 성찰적, 고백적, 참여적

▶ 특징 : ① 역사 의식의 표출  ② 상징에 의한 심상

▶ 시상 전개 : 시간의 흐름에 따른 전개

▶ 구성 : ① 역사 속의 욕된 자아(제1연)  ② 과거와 현재 생활의 참회(제2-3연)

           ③ 끊임없는 자아 성찰(제4연)  ④ 숙명적인 고난의 길(제6연)

▶ 제재 : 녹이 낀 구리거울.(부끄러운 삶)

▶ 주제 : 역사 속에서의 자아 성찰과 고난 극복 의지

 

 

■ 연구 문제

1. (1)이 시의 모티프가 된 소재를 찾아 쓰고, (2)그 말이 어떤 기능을 하고 있는지 10자 내외로 쓰라.

☞ (1) 구리거울

(2) 자아 성찰의 매개물

 

2. 이 시에서 화자가 갈등을 일으키는 요인은 무엇 때문인가? 제1,2연의 내용을 근거로 설명하라.

☞ 나라를 잃은 백성으로 희망도 없이 무의미하게(무기력하게) 살아온 자신이 부끄럽기 때문이다.

 

3. 제3연의 참회의 내용이 어떤 것인지 한 문장으로 쓰라.

☞ 서러운 넋두리를 담아 부끄러운 고백을 했던 것에 대한 참회이다.(지난날의 좌절감을 힐책하는 참회이다.)

 

4. 화자는 미래에 대한 어떤 신념을 지니고 있는지 ㉠과 관련하여 설명하라.

☞ 조국 광복을 향해 희생(고난)의 십자가를 걸머지고 나아가리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다.

 

■ 감상의 길잡이 1

 이 시는 일제 치하에서 자신의 비참하고도 값 없는 삶을 부끄러워하고,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며 쓴 작품이다.

 제1연은 암울한 일제 치하에서 망국민(亡國民)으로 무의미하게 생존해 있는 자신이 수치스럽고 욕되다는 것이다. ‘파란 녹이 낀 거울’ 속의 나는 식민지 백성으로 욕된 삶을 살아가는 화자 자신이기도 하다.

 제2연은 망국민으로 살아온 자기의 삶을 참회하고 있다. 너무나 부끄러운 삶이었기에 길게 참회할 것도 없다고 한다. ‘만 이십 사 년 일 개월’은 지금까지 희망도 없이 무의미하게 살아온 생애를 뜻한다. 제1연과는 인과(因果) 관계에 있다.

 제3연은 앞으로 반드시 오고야 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참회를 하게 될 것이다. 즉, 젊었을 때 왜 암담한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자기 고백이나 하고 있었느냐고. ‘즐거운 날’은 우리 민족의 광복의 날을 뜻한다.

 제4연은 아픈 자기 성찰을 하자는 것이다. 무기력하게 실의에 빠져 있는 자신을 채찍질하고 지향점을 찾자는 것이다.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는 온몸으로 가능한 한 열심히 성찰하자는 것을 제유법(提喩法)을 써서 표현한 것이다. 자아 반성을 통한 결의를 보여 준다.

 제5연은 앞으로 자신이 살아갈 모습을 형상화한 연이다. 어두운 밤 하늘에 사라지는 별을 보면서 외롭게 걸어가는 자신의 모습이 거울 속에 보인다는 것이다. ‘운석(隕石)’의 원뜻은 별똥별이다. 이 말은 별이 하나 지면 누군가가 죽는다는 죽음의 의미로 읽을 수 있다.

 이 시는 윤동주가 일본에 건너가기 직전에 쓴 것인데, 이 시를 쓸 당시에 이미 스스로 앞날의 운명을 예견했다는 점에서 퍽 감동적이다. 특히,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은 윤동주의 생애와도 직결된다. 이 시인은 일본에서 독립 운동가로 체포되어 2년 형을 선고받고 감옥에서 외로이 복역하다가 해방을 6개월 앞두고 옥사했다.

 

■ 감상의 길잡이 2

 이 시는 암울한 시대에 욕된 삶을 사는 자신을 성찰하고 참회하는 작품으로 자문(自問)하는 형식 속에 지식인의 양심적 자세를 담고 있다. 24세의 청년 시절(1942. 1.24)에 쓴 작품으로 이와 같이 냉철하고 객관적인 입장에서 자기 자신을 동양적 윤리관에 입각하여 철저히 분석, 해체한 점에서 그의 깊은 정신을 엿볼 수 있게 해 준다.

 시적 화자는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이라는 매체를 통하여 그 속에서 ‘왕조의 유물’과 ‘내 얼굴’을 발견한다. 이 ‘거울’은 그 자체가 ‘나’이면서 나를 비춰 주는 거울로, 그는 거울을 통해 과거의 삶을 성찰하고 참회할 뿐 아니라, ‘그 어느 즐거운 날’인 미래에 비추어 현재의 부끄러움을 깨닫고 있다. 그러므로 이 시에서의 거울은 단순히 내면적 자아 성찰의 도구가 아니라, 역사 인식의 매개물이요 미래 전망의 창구(窓口)가 되는 것이다.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 보던 화자는 조국의 잘못된 역사를 발견하고 자신에 대해 욕됨을 느낀다. 그리하여 그는 아무런 기쁨 없이 살아가고 있는 자신의 삶에 대해 참회의 글을 쓰는 한편, 조국 광복이 된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또다시 써야 할 참회록을 생각한다. 미래에 쓸 참회록이란 식민지라는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자기 노력도 없이 현실의 고통만을 토로한 앞의 참회록을 쓴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의 글이다. 그러므로 이 시의 주제는 투철한 역사 의식을 동반한 끊임없는 자아 성찰이다.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는 구절은 바로 이러한 자아 성찰의 자세가 극명히 나타난 것으로, 온몸을 바쳐 자신을 꾸준히 되돌아보겠다는 의지가 내포되어 있다. 그렇게 하여 절망과 암흑의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 슬픈 사람’인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 화자는 마침내 욕된 역사에 대한 책임 의식과 철저한 자기 참회의 실존적 자아 성찰을 통해 조국과 민족을 위한 삶의 좌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운석’은 별똥별을 일컫는 것으로 흔히 죽음을 연상하게 된다는 점에서 이 구절에 담겨 있는 화자의 자기 인식은 매우 우울하고 비극적이라 할 수 있는 한편, 이 시가 일본으로 건너가기 직전에 쓴 작품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자신의 운명을 예견하고 있다는 점에서 대단히 감동적이다. 그는 일본에서 독립 운동을 하다 체포되어 2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조국 독립을 6개월 앞두고 옥사했기 때문이다.

 

 

 



=================

참회록(윤동주)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王朝)의 유물(遺物)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는 나의 참회(懺悔)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滿二十四年) 일 개월(一個月)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懺悔錄)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告白)을 했던가.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을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그러면 어느 운석(隕石)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해설

→ 이 시의 제1연에서는 치욕에 직면한 자학과 역사 의식의 분노, 선조(先祖)에 대한 저항이 나타나 있다.

'구리 거울'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이다지도 욕될까'로 인식하고,

제2연에서는 식민지에 태어나서 '식민지 삶'만을 굴욕적으로 살아온 지금까지의 자기의

전 생애(1917. 12. 30 ∼ 1942. 1. 24), 그것은 마땅히 참회해야 할 치욕의 과거로 보는 것이다.

 

지난 삶에 대한 뼈저린 회한(悔恨)이 '만 이십 사년 일 개월'이란 전 생애의 노출로 충격적인 이미지를 환기시킨다.

'기쁨 없는 삶'은 곧 죄악이라는 강력한 주장을 뒷받침해서 '후회'라고도 해도 될 것을 '참회'라고 말하고 있다.

 '한 줄에 줄이자'는 무의미한 삶이었으므로 중언 부언이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이 연은 이 시에서 가장 감상적(感傷的) 갈등을 드러내고 있다.

 

제3연은 밝은 날에의 의지 확신으로 '부끄런 고백'은 그의 시 본질이 되는 '부끄러움'이다.

제4연에서는 아픈 자아 성찰, '나'를 찾기 위한 부단한 정진이 나타나 있다.

제5연은 슬픈 자화상, 십자가를 지려는 의지 즉 속죄양 의식이 잘 부각된 연으로 비장한 최후가 운명적으로

예언되고 있다 하겠다.

'슬픈 사람'은 시인 자신이면서 욕된 삶을 사는 식민지하의 민족의 모습이며, '거울 속에 나타나는 것'은

미래지향적인 의지라고 할 것이다. 주제는 '조국 광복에의 염원과 삶의 참회'




===========================
이 작품은 거울을 매체로 망국민의 삶을 부끄러워하고 치열한 자아 성찰의 의지를 나타낸 시이다. 치욕스러운 역사와 암울한 시대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항하지 못하고 소극적이며 무기력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느끼는 부끄러움과 고뇌를 형상화하고 있다. 성찰의 매개체는 거울로, 특히 ‘녹슨 구리 거울’은 역사적 맥락 속에서 성찰이 이루어진다는 것을 함축하고 있다.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화자는 망국민으로서 살아온 자신에 대해 욕됨을 느끼고, 욕된 삶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확인 없이 무기력하게 살아가고 있는 현재 자신의 삶에 대해 참회의 글을 쓰는 한편, 조국 광복이 된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또 써야 할 참회록을 생각한다.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부끄러움‘은 삶과 시를 지탱해 주는 근원적인 힘이라 할 수 있다.

======================


 

     (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라)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

                                          ㉠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

 

     (마)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윤동주. 참회록-

 

 

1.이 시의 심상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기여하는 요소는?

 (1)묘사  (2)서술  (3)비유  (4)역설  (5)상징 

 

2.주요 어휘에 대한 감상이 잘못된 것은?

 (1)구리 거울-자아 성찰의 보조물

 (2)유물-자아의 민족적, 역사적 인식을 상징

 (3)즐거운 날-죽음의 시간에 대한 역설적 표현

 (4)밤-암담한 현실

 (5)운석-절망과 암흑의 상황

 

3.모든 시는 나름대로의 효과적 심상 방법이 있다. 이 시를 감상하는 방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시인이 처한 역사적 상황의 연구

 (2)시어의 상징의미 연구

 (3)시적자아의 체험과 나의 체험의 동질성 찾음

 (4)내면 묘사 방식을 살핌

 (5)운율과 음악성 관계를 살핌

 

4.시상의 흐름으로 보아 (나)(다)에 담겨 있는 화자의 생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현재의 참회록은 결국 부끄러운 고백에 불과하다.

 (2)현재의 참회록으로 나의 인생은 바뀌게 될 것이다.

 (3)현재와 미래의 참회록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4)현재의 참회록은 미래의 참회록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5)현재 내가 참회록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이 시를 단순한 개인적인 참회가 아니라 역사와 민족에 대한 참회로 이해할 수 있는 직접적인 단서가 되는 시구는? 

 (1)구리 거울  (2)어느 왕조의 유물  (3)즐거운 날  (4)어느 운석 밑  (5)슬픈 사람의 뒷모양

 

6.이 시에서 말하는 참회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시인의 생애를 통해서 지속되어야 할 근본적인 삶의 원리임을 암시하는 것은? 

 (1)(가)   (2)(나)   (3)(다)   (4)(라)   (5)(마)

 

7.(다)의 ‘부끄러운’이라는 시어는 윤동주의 다른 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시어이다. 이 ‘부끄러움’에 대한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1)윤동주의 순결한 양심을 표상하는 시어이다.

 (2)무력한 지식인으로서 느끼는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3)절대적 윤리의 표상인 ‘하늘’에 비추어 본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4)수줍음과 같은 뜻으로, 윤동주의 천성적인 기질이다.

 (5)이상과 실천의 괴리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부끄러움이다.

 

8.줄친 ㉠과 가장 유사한 기능을 하는 시어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을 /걸어가야 겠다.//

      오늘 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1)하늘   (2)바람   (3)별   (4)길   (5)밤

 

9.㉡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1)화자의 완벽을 추구하는 삶을 나타낸다.

 (2)화자의 투철한 내적 성찰의 자세를 나타낸다.

 (3)화자의 일제에 대한 치열한 저항 정신을 보여준다.

 (4)화자의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식을 나타낸다.

 (5)화자가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할 것을 암시한다.

 

10.줄친 ㉢에 대한 설명으로 타당한 것은?

 (1)윤동주의 시에 흔히 등장하는 ‘별’과 동일한 의미이다.

 (2)‘별’이 타고난 잔해로 절망과 암흑의 상태를 암시한다.

 (3)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신비한 계시를 상징한다.

 (4)별똥과 동일한 의미로 낭만적인 동경과 꿈을 상징한다.

 (5)‘나’의 삶을 인도하는 지표로서의 ‘별’과 동일한 의미이다.

 

11.(라)연의 ‘밤’은 어떤 시간으로 볼 수 있는가?

 (1)성찰의 시간   (2)휴식의 시간   (3)죽음의 시간

 (4)고독의 시간   (5)사랑의 시간

 

12.다음 보기를 위의 시로 바꿔 썼다고 할 때, 작가가 고려했을 사항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그는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을 들여다 보고 감당할 수 없는 치욕감을 느낀다. 그는 서재로 돌아와 차분히 앉아서

     일기를 쓴다.지금까지 살아온 지난 삶에 대해 뼈저린 회한(悔恨)을 적는다. 그러면서 그는 이 일기가 미래의 어느

     시간에서는 또 하나의 부끄러운 고백으로 남을 것을 생각하니 역시 부끄러울 뿐이다.그는 밤마다 일기를 쓴다. 그럴

     수록 그는 고난의 길이 더욱 또렷하게 비춰옴을 알고 내면적 의지를 다진다.

     (1)역설적인 표현으로  삶의 모순을 드러내야겠어.

     (2)독백체를 활용하여 시적 긴장감을 높여야겠어.

     (3)시어의 반복과 변형을 통해 주제를 부각시켜야겠어.

     (4)역사적 인물의 목소리를 빌려 화자의 입장을 분명히 해야겠어.

     (5)과거와 현재를 교차시켜 자기 반성적인 삶의 모습을 강조해야겠어. 

 

 정답1.(5) 2.(3) 3.(5) 4.(1) 5.(2) 6.(3) 7.(4) 8.(1) 9.(2) 10.(2) 11.(1)   12.(2)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가) 파란 녹이 낀 구리 거울 속에

         내 얼굴이 남아 있는 것은

         어느 왕조의 유물이기에

         이다지도 욕될까.

 

     (나) 나는 나의 참회의 글을 한 줄에 줄이자.

         -만 이십사 년 일 개월을

         무슨 기쁨을 바라 살아 왔던가.

 

     (다) 내일이나 모레나 그 어느 즐거운 날에

         나는 또 한 줄의 참회록을 써야 한다.

         -그 때 그 젊은 나이에

         왜 그런 부끄런 고백을 했던가.

 

     (라) 밤이면 밤마다 나의 거울

                             ㉠

         손바닥으로 발바닥으로 닦아 보자.

                        ㉡

 

     (마) 그러면 어느 운석 밑으로 홀로 걸어가는

                       ㉢

         슬픈 사람의 뒷모양이

         거울 속에 나타나온다.              -윤동주. 참회록-

 

 

1.이 시의 심상을 형성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기여하는 요소는?

 (1)묘사  (2)서술  (3)비유  (4)역설  (5)상징 

 

2.주요 어휘에 대한 감상이 잘못된 것은?

 (1)구리 거울-자아 성찰의 보조물

 (2)유물-자아의 민족적, 역사적 인식을 상징

 (3)즐거운 날-죽음의 시간에 대한 역설적 표현

 (4)밤-암담한 현실

 (5)운석-절망과 암흑의 상황

 

3.모든 시는 나름대로의 효과적 심상 방법이 있다. 이 시를 감상하는 방법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시인이 처한 역사적 상황의 연구

 (2)시어의 상징의미 연구

 (3)시적자아의 체험과 나의 체험의 동질성 찾음

 (4)내면 묘사 방식을 살핌

 (5)운율과 음악성 관계를 살핌

 

4.시상의 흐름으로 보아 (나)(다)에 담겨 있는 화자의 생각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1)현재의 참회록은 결국 부끄러운 고백에 불과하다.

 (2)현재의 참회록으로 나의 인생은 바뀌게 될 것이다.

 (3)현재와 미래의 참회록에는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4)현재의 참회록은 미래의 참회록을 위한 준비과정이다.

 (5)현재 내가 참회록을 쓰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이 시를 단순한 개인적인 참회가 아니라 역사와 민족에 대한 참회로 이해할 수 있는 직접적인 단서가 되는 시구는? 

 (1)구리 거울  (2)어느 왕조의 유물  (3)즐거운 날  (4)어느 운석 밑  (5)슬픈 사람의 뒷모양

 

6.이 시에서 말하는 참회가 일회적인 것이 아니라 시인의 생애를 통해서 지속되어야 할 근본적인 삶의 원리임을 암시하는 것은? 

 (가)   (나)   (다)   (라)   (마)

 

7.(다)의 ‘부끄러운’이라는 시어는 윤동주의 다른 시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시어이다. 이 ‘부끄러움’에 대한 설명으로 잘못된 것은?

    (1)윤동주의 순결한 양심을 표상하는 시어이다.

 (2)무력한 지식인으로서 느끼는 역사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3)절대적 윤리의 표상인 ‘하늘’에 비추어 본 자신의 모습에 대한 부끄러움이다.

 (4)수줍음과 같은 뜻으로, 윤동주의 천성적인 기질이다.

 (5)이상과 실천의 괴리에 대한 자각에서 비롯된 부끄러움이다.

 

8.줄친 ㉠과 가장 유사한 기능을 하는 시어는?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나는 괴로워했다.

      을 노래하는 마음으로/모든 죽어가는 것을 사랑해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을 /걸어가야 겠다.//

      오늘 도 별이 바람에 스치운다.     -윤동주. 서시-

 

 (1)하늘   (2)바람   (3)별   (4)길   (5)밤

 

9.㉡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알맞은 것은?

 (1)화자의 완벽을 추구하는 삶을 나타낸다.

 (2)화자의 투철한 내적 성찰의 자세를 나타낸다.

 (3)화자의 일제에 대한 치열한 저항 정신을 보여준다.

 (4)화자의 미래를 향한 끊임없는 도전의식을 나타낸다.

 (5)화자가 적극적으로 독립운동에 참여할 것을 암시한다.

 

10.줄친 ㉢에 대한 설명으로 타당한 것은?

 (1)윤동주의 시에 흔히 등장하는 ‘별’과 동일한 의미이다.

 (2)‘별’이 타고난 잔해로 절망과 암흑의 상태를 암시한다.

 (3)하늘로부터 주어지는 신비한 계시를 상징한다.

 (4)별똥과 동일한 의미로 낭만적인 동경과 꿈을 상징한다.

 (5)‘나’의 삶을 인도하는 지표로서의 ‘별’과 동일한 의미이다.

 

11.(라)연의 ‘밤’은 어떤 시간으로 볼 수 있는가?

 (1)성찰의 시간   (2)휴식의 시간   (3)죽음의 시간

 (4)고독의 시간   (5)사랑의 시간

 

 정답1. 2. 3. 4. 5. 6. 7. 8. 9. 10. 11.

 




===============

핵심 정리

[이 작품은] 치욕스러운 역사를 경험한 화자가 암울한 시대에 무기력하게 살아온 자신의 삶을 성찰하며 느끼는 부끄러움과 고뇌를 고백하고 있다.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성격 : 자기 성찰적, 고백적, 상징적
*제재 : 구리거울, 부끄러운 자기 삶의 참회
*주제 : 자기 성찰을 통한 순결성 추구, 현실 극복 의지
*특징
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시상을 전개함.
② 구리거울을 매개로 치열한 자기 성찰의 모습을 보여 줌.
*출전 :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1948)

시어 풀이

*구리거울 : 패망한 조선 왕조의 유물.
*왕조(王朝) : 같은 왕가에 속하는 통치자의 계열, 또는 그 왕가가 다스리는 시대.
*참회(懺悔) : 잘못에 대하여 깨닫고 깊이 뉘우침.
*운석(隕石) : 지구에 떨어진 별똥별의 잔해.

작품의 구성

[1연] 과거 역사에 대한 참회
[2연] 지나온 삶에 대한 현재의 참회
[3연] 현재의 참회에 대한 미래의 참회
[4연] 어두운 현실과 자기 성찰
[5연] 미래의 삶에 대한 전망

이해와 감상

이 시에는 어려운 시대를 살았던 시인의 삶에 대한 자세가 잘 드러나 있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개되는 이 시의 1∼3연은 화자가 ‘과거(1연) → 현재(2연) → 미래(3연)’로 이어지는 자신의 삶을 차례로 참회하는 과정을 보여 준다.
1연에서는 망국민으로서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과거 역사 속의 삶을 ‘욕되다’고 느끼고, 2연에서는 현재 시점에서 과거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망국민으로서 아무런 기쁨도 없이 무기력하고 괴롭게 살아온 자신의 삶 전체를 참회하고 있다. 3연에서는 미래의 시점에서 현재의 참회를 다시 참회한다. 미래의 ‘즐거운 날’을 생각해 볼 때, 화자는 치욕스러운 역사적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소극적 참회에만 그쳤던 현재의 참회를 부끄러운 것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어 4연에서는 화자가 앞서 행한 참회의 과정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바탕으로, 치열한 자기 성찰의 의지를 보여 준다. 5연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성찰의 자세로 잘못된 현실과 맞서는 삶을 선택한 사람이 필연적으로 맞게 될 미래의 비극적 모습을 전망하고 있다. 화자가 보여 주는 자기 성찰의 자세가 치열하지만 잘못된 현실에 맞서기에 개인은 너무나 작고 힘없는 존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전망은 결코 비관적 체념이 아닌, 시대적 양심의 실천을 바탕으로 한 보다 철저한 자기 성찰의 자세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품 연구실

이 시에서 ‘밤’이 지니는 의미는?

이 시에서 거울을 닦는 시간적 배경인 ‘밤’은 화자가 부끄러운 자아를 인식하고 반성하는 시간이면서, 한편으로는 어두운 현실, 즉 암담한 시대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기도 하다. 즉, ‘밤’은 화자의 자기 성찰의 시간이면서 우리 민족이 처한 암울한 시기로 의미가 확장된다. 이 시간은 자아의 참모습이 나타나는 때로, ‘그 어느 즐거운 날’과 대립된다. 또한 화자가 온몸을 다하여 ‘밤’에 거울을 닦는 모습은 현재의 암담한 상황을 극복하고 맞이하게 될 미래를 위한 준비로 볼 수 있다.

시어의 상징적 의미

*구리거울 : 자아 성찰의 매개체
*즐거운 날 : 밝은 미래, 조국 광복이 이루어지는 날
* : 암울한 시대 현실, 자기 성찰의 시간

‘구리거울’의 역할

일반적으로 ‘거울’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주는 것으로, ‘자기 성찰’의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여기서 ‘구리거울’은 오랜 세월 동안 이어져 내려온 역사적 유물로서의 거울로, 화자는 거울에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봄으로써 스스로의 삶을 성찰하고 있다. ‘구리거울’이 역사적 유물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면, 자아의 성찰에서 범위를 확장하여 역사와 민족에 대한 성찰로까지 나아간다고 볼 수 있다.
녹이 낀 구리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들여다보던 화자는 망국민으로서 살아온 자신에 대해 욕됨을 느낀다. 그리고 과거에서 현재까지 치욕적인 역사적 현실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하고 무기력하게 살아온 삶을 반성하게 된다. 그리하여 화자는 밤마다 거울을 닦으면서 끊임없이, 적극적으로 자기 자신을 성찰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 시에 나타난 참회의 내용과 의미
 
‘부끄러움’의 미학

윤동주는 식민지 지식인의 정신적 고통을 섬세한 서정과 투명한 시심(詩心)으로 노래하였다. 그의 시에는 절박한 시대 상황에서 순교자적 신앙의 길을 선택한 한 청년의 끝없는 자기 성찰의 자세가 반영되어 있다. 이와 같은 자기 성찰은 항상 ‘부끄러움’을 수반한다. 이 ‘부끄러움’의 감정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행동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렇게만 이해하는 것은 그의 시를 단순화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그의 ‘부끄러움’은 좀 더 근원적인 것, 말하자면 절대적 윤리의 표상인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소망하면서 부단히 자신의 삶을 채찍질하도록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윤동주 시에 나타난 ‘부끄러움’은 시인의 삶과 시를 지탱해 주는 근원적인 동력이라고 할 수 있다.

작가 소개 - 윤동주(尹東柱, 1917 ~ 1945)

시인. 북간도 출생. 일본 도시샤 대학 영문과에 재학 중 사상범으로 체포되어, 이듬해 후쿠오카 형무소에서 옥사했다. 1941년 연희전문을 졸업하고 19편의 시를 묶은 자선 시집(自選詩集)을 발간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가 자필로 3부를 남긴 것이 사후에 햇빛을 보게 되어, 1948년에 유고 30편이 실린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로 간행되었다. 주로 1938~1941년에 쓰인 그의 시에는 불안과 고독과 절망을 극복하고 희망과 용기로 현실을 돌파하려는 강인한 정신이 표출되어 있다. 작품으로 ‘자화상’(1939), ‘또 다른 고향’(1948) 등이 있다.

함께 읽어보기

‘자화상’, 윤동주/‘자아 성찰’을 주제로 한 작품

‘자화상’은 우물을 자아 성찰의 매개체로 하여 둘로 양분된 자아가 부정과 긍정을 거듭하다가 화합에 이르는 내용을 그린 작품이다. ‘참회록’과 ‘자화상’은 자아를 비춰 볼 수 있는 대상인 ‘구리거울’과 ‘우물’을 매개로 하여 ‘자아 성찰’이라는 주제 의식을 드러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하지만 ‘참회록’의 화자가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삶을 반성하고 암울한 현실에 맞서는 미래의 자신의 모습을 전망하고 있는 반면에, ‘자화상’의 화자는 우물을 매개로 순수했던 과거의 모습을 발견하고 자신과의 화해를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교과 연계]
(문학) 두산, 비상(우한용), 비상(한철우), 지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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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이 시의 시상 전개 원리로 적절한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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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4. 시선의 이동
  5. 5. 공간의 이동
02.1~5연 중에서 '미래에 대한 예상을 통한 현재의 삶의 반성'이 형상화된 부분은?
  1. 1. 1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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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3. 3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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