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3 /윤동주
불 꺼진 화독을
안고 도는 겨울밤은 깊었다.
재만 남은 가슴이
문풍지 소리에 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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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니 ・ 2018. 7. 26. 0:29
햇빛은 따갑고 온도는 매일 최고치를 갱신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시간을 집에서만 보낼 수가 없어서 윤동주문학관을 찾았습니다.
부암동 언덕길에 올라 네비게이션을 켜고 부암동 산등성이를 몇 번을 돌았지만 원래 주차를 하기로 했던 지인의 집을 찾지 못해 결국 문학관옆에 잠시...
주차금지장소임에도 차들이 쭉 일렬주차를 하고 있어서 그 틈에 주차했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길게 문학관에 머무를 수가 없었어요.
다행인지- 주차시간때문에- 불행인지 - 좀 더 윤동주시인에 대해 알고싶은 마음이라면-문학관 규모가 작아서 긴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주위에 합법적으로 주차할 장소가 전혀 없어서 아쉬웠어요.
보통 차를 세워놓은 갓길에 방문객에 한해 30분이라도 단기주차가 가능하게 하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남더라고요.
전시실은 크지않은 방크기의 3개의 전시실로 나뉘는데
1실은 윤동주시인의 시를 볼 수 있었는데
1실에서는 사진 및 비디오 촬영이 안된다고 해서 아예 사진을 찍을 생각을 못했는데 나중에 홈페이지를 보니 스마트폰으로 찍는 건 괜찮다고 되어있네요.
아무튼 저는 사진을 찍진 못했지만 원고지에 쓴 시인의 친필 시들을 비롯 시인의 시들이 전시되어 있었어요.
한자와 고어가 섞여있다보니 외국에서 자란 아이들에게는 이해하기가 어려웠고 오랫동안 한자를 접하지 못하고 사는 저도 가물가물한 한자들이 있어서 옆에 한글이나 영어로 설명이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었어요.
2실은 아래 사진과 같이 그냥... 하늘이 뚫려있는 3실로 가는 통로정도였어요.
3실에선 윤동주 시인에 관한 비디오가 상영되었어요.
아무도 아무런 설명을 하지 않아 몰랐는데
나중에 홈페이지에 보니 비디오영상은 사진찍으면 안된다고 해서
분위기만 알 수 있는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옛날에는 물탱크였던 공간이라 위로 올라가는 벽면의 발디딤대를 따라 위로보면 하늘에서 비추는 빛이 보이는데
암흑같은 시대에 살 때는 저 빛이 바로 희망이요 고난을 견디게 해주는 빛이 아니었을까 싶네요.
윤동주시인도 분명히 감옥안에서 저런 빛 줄기를 희망삼아 바라 보았을테지요...
그러나 생체실험을 당해 20대의 나이에 요절한 너무도 가슴 아픈 이야기였어요.
비디오를 보고 나오는데 시인의 삶과 죽음을
지난 슬픈이야기로 끝낼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무언가 해야 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을 갖게해주었어요.
문학관을 나와 건물왼쪽으로 난 돌계단을 오르면 카페가 있다는데
문학관에서 파는 윤동주시집은 문학관이 아니라 저 위의 카페에만 있다고해서 잠시 올라가서 책만 사가지고 내려왔어요.
여기서 산 시집은 시가 현대어로 실려있어서 잘 읽을 수는 있으나 고어와 한자가 섞인 원본 본연의 맛은 또 빠진 것 같아요.
한 면은 원본 시로 다른 한 면은 현대어로 실어줬으면 읽고 감동받기가 훨씬 수월하지 않았을까 싶네요.
그래서 비교해서 보기 위해 교보문고에 가서 윤동주시집을 또 샀습니다.
어찌된 영문인지- 일일이 하나하나 비교해보지는 않았지만, 실려있는 시가 같은 것같은 시집 3권을 묶음으로 팔아서 사가지고 왔습니다.
그 중 한권은
1948년 1월 시인의 유고시 31편을 모아 발간되었던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같은 시집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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