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2월 2025 >>
      1
2345678
9101112131415
16171819202122
232425262728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윤동주와 마지막으로 남은 석장 사진
2018년 08월 10일 00시 39분  조회:3806  추천:0  작성자: 죽림
 

[20170217] 윤동주와 마지막 세 장의 사진

 
프로파일 스파이더 ・ 2017. 2. 17. 5:02
URL 복사   
 
 
 
 
 

1945년 2월 16일. 6개월만 지나면 자신이 부끄러워했던 식민지 지식인의 아픔을 훌훌 털어내고 광복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민족을 삼켜 버린 나라의 음침한 형무소에서 스물 일곱살 청년 시인 윤동주는 차디찬 마루바닥에 누운 채 파리한 얼굴로 눈을 감았다.
오늘, 그를 다시 알아보자... 
 

1. 1942년 8월 4일, 고향의 친지들과 함께

위 사진은 일본 도쿄 릿쿄대에 다니던 윤동주(뒷줄 오른쪽)가 1942년 여름방학 때 귀향해서 고종사촌 송몽규(앞줄 가운데) 등 친지들과 찍은 사진이다. 누가 표시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사진 속  윤동주의 얼굴 옆에는 ◯를, 송몽규의 얼굴 옆에는 △를 그려놓고 사진 오른쪽에 "◯2월 16일 △3월 10일 1945년 후쿠오카에서 영면"이라고 적어놓은 것이 보인다. 사진 아래쪽에는 42년 8월 4일(aug. 4th. 42.)이라는 서명이 있다. 윤동주와 송몽규. 둘은 석 달 차이로 태어났고, 한 달 차이로 죽었고, 나란히 묻혀 있다. 눈매가 또렷했던 송몽규, 윤동주의 또 다른 꿈이자 영혼의 친구라 할 그도 시를 썼다.

밤 -송몽규

   고요히 침전된 어둠
   만지울듯 무거웁고
   밤은 바다보다 깊구나

   홀로 헤아리는 이 맘은
   험한 산길을 걷고
   나의 꿈은 밤보다 깊어
   호수군한 물소리를 뒤로
   멀-리 별을 쳐다 쉬파람 분다
 

2. 1943년 6월 어느 날, 이국 땅 친구들과 함께

위 사진은 윤동주의 생전의 모습이 담긴 마지막 사진으로 1943년 초여름, 윤동주의 귀국을 앞두고 열린 송별회에서 찍은 것이다. 교토(京都) 우지(宇治)강의 아마가세(天ケ瀨) 구름다리 위에서 카메라를 바라보는 도우시샤(同志社)대학의 남학생 일곱 명과 여학생 두 명. 태평양전쟁 중이었지만 학생들의 표정은 평화롭기만 하다. 앞줄 왼쪽에서 두 번째, 여학생 옆에서 조금은 불편해 보이는 표정으로 서 있는 남학생이 바로 윤동주다. 귀국하기로 결정한 윤동주를 위해 평소에 교류가 별로 없던 여학생들을 포함, 영문학 전공 일학년 전원이 모여 송별회를 열었다고 하는데, 윤동주가 주인공이라 가운데 선 모양이다. 이 사진은 윤동주 옆에서 사진을 찍은 여학생 키타지마 마리코(北島萬里子)의 자택에 보관되어 있던 것으로, 해방 50주년을 앞둔 지난 1994년 발견되었다. 현재까지 남아 있는 윤동주의 최후의 모습이다. 그 때 그는 아리랑을 불렀다.

《강변에서 밥을 지어 먹고 우리가 바위에 걸터앉아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미쓰이케이지(三津井慶二)군이 제안했죠. 
“히라누마(平沼)군, 노래 한곡 불러주지 않겠어?”라고. "너와 헤어지는 게 섭섭해서 그래"라고 그가 덧붙였을 때 그는 거절하지 않고 곧 바로, 그 노래를 불렀죠. 조금은 부드러우면서도 허스키한 목소리로……. 애수를 띤 조용한 그의 목소리가 강물 따라 흘렀습니다. 모두들 조용히 듣고 있다가 노래가 끝나자 박수를 쳤죠. 좀 의외였어요. 평소에 조용하고 온화했던 그가 그렇게 용감하게 노래를 부를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거든요.》 - 키타지마 마리코(北島萬里子)의 증언

윤동주는 이 기념사진을 찍은 후 약 한 달 뒤인 7월 14일, 치안유지법 위반혐의로 일본 특고경찰에 체포되었다.
 

3. 1945년 3월 6일, 다시 가족의 품 안에서

위 사진은 윤동주의 고향 만주 용정에서 거행된 장례식 사진이다. 영정 속 학사모를 쓴 윤동주가 가족들에 둘러싸여 있다. 사진 위쪽 메모를 보면 왼편에 두 줄로, 윤동주군 장례식(尹東柱君 葬禮式) 강덕 12년 3월 6일(康德十二年三月六日), 그리고 오른편에 두 줄로, "강덕 12년 2월 16일 오전 2시 36분(康德十二年二月十六日午前二時三十六分) 후쿠오카시에서 별세, 이 때 나이 29세(在福岡市別世時年二十九歲)" 라고 적혀있다. '강덕(康德)'은, 청나라 마지막 황제로서 당시 만주국 황제였던 푸이가 썼던 연호로 '강덕 12년'은 1945년이다.

1941년 12월 태평양전쟁 발발과 함께 유학길에 오른 윤동주. 2년 만에 일본 경찰에 체포된 그는 징역 2년 형을 선고받고 후쿠오카 형무소로 이감되었고, 1년 뒤인 1945년 원인 불명의 사인으로 생을 마감하였다. 한 달이 채 가기 전 송몽규도 같은 곳에서 친구의 뒤를 따랐다. 

현재까지 남아있는 윤동주의 마지막 시는 1942년 6월 3일에 완성된 것으로 알려진 「쉽게 쓰여진 詩」이다.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詩人)이란 슬픈 천명(天命)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詩)를 적어 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 주신 학비 봉투(學費封套)를 받어

      대학(大學)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敎授)의 강의(講義) 들으러 간다.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나는 다만, 홀로 침전(沈澱)하는 것일까?

      인생(人生)은 살기 어렵다는데
      시(詩)가 이렇게 쉽게 씌여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六疊房)은 남의 나라
      창(窓) 밖에 밤비가 속살거리는데,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時代)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는 최후(最後)의 나.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慰安)으로 잡는 최초(最初)의 악수(握手).

등불을 밝혀 어둠을 조금 내몰고 시대처럼 올 아침을 기다리고 있는 또다른 나는, 오늘, 윤동주의 마음을, 그리워한다.

- 2017.2.16. 황검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133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창구멍 2018-12-20 0 2807
132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병아리 2018-12-19 0 2781
1328 윤동주와 꿈 2018-12-19 1 2703
1327 ... 2018-12-19 0 3178
1326 ... 2018-12-19 0 2483
1325 ... 2018-12-18 0 2922
1324 ... 2018-12-18 0 2530
1323 ... 2018-12-18 0 2615
1322 ... 2018-12-18 0 2797
1321 ... 2018-12-18 0 2528
1320 ... 2018-12-18 0 2783
1319 시 한수에 그림책 한부 나오다니... 2018-12-18 0 2897
1318 ... 2018-12-18 0 2553
1317 ... 2018-12-18 0 3296
1316 {자료} - 해방전 조선인 시선 2018-12-17 0 3212
1315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꿈은 깨여지고 2018-12-17 0 3042
131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봄(2) 2018-11-30 0 6652
1313 윤동주와 "이상한 주사" 2018-11-30 0 3126
1312 [작문써클선생님께] - 시를 어떻게 쓸가ㅠ.. 2018-11-27 0 3607
1311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산울림 2018-11-27 0 3534
1310 윤동주와 "원산 송도원" 2018-11-26 0 3969
1309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바다 2018-11-26 0 3460
1308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비로봉 2018-11-25 0 3378
1307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산협의 오후 2018-11-25 0 3607
1306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서시" 분석 2018-11-25 0 4356
1305 윤동주, 그 뒷이야기???... 2018-11-24 0 3213
130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개(2) 2018-11-24 0 3075
130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나무 2018-11-23 0 2636
1302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황혼이 바다가 되여 2018-11-20 0 3503
1301 백두산 / 조기천 2018-11-18 0 3257
1300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둘 다 2018-11-17 0 3258
1299 "한국의 안데르센" - 강소천 2018-11-17 0 2733
1298 윤동주와 강소천 2018-11-17 0 4679
1297 {자료} - 남영전시인이 보는 중국조선족문학 2018-11-17 0 2623
1296 윤동주가 좋아했던 아동문학가 - 윤석중 2018-11-16 0 2730
1295 윤동주와 윤석중 2018-11-15 0 3234
1294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아침 2018-11-15 0 3315
1293 [매일 윤동주 시 한수 공부하기] - 겨울 2018-11-15 0 3240
1292 한춘&김혁 2018-11-15 0 2661
1291 리상(이상)이 동시를 썼다???!!! 2018-11-14 0 2649
‹처음  이전 2 3 4 5 6 7 8 9 10 11 12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