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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조선족발전포럼-"연변의 의미와 가치 좌담회" 발표문
동북아의 개발과 연변조선족의 미래
박문희
1.연변조선족, 변혁과 진통
“연변의 의미와 가치”에 대한 토론이 벌어지고있다.
중국조선족에 있어서 연변조선족자치주는 무엇일가? 이 문제를 오늘날 새삼스레 묻게 됨은 개혁개방전 상대적으로 휘황찬란하고 자랑스러웠던 연변의 과거를 뇌리에 떠올림으로 해서 오는 모종의 상실감에 따른, 과거의 영광을 회복하고자 하는 막연한 몸부림에 다름 아니다. 다시 말하면 연변과 연변사람들의 자신심에 문제가 생긴 결과라는것이다.
현재 동북삼성에서 국외와 국내 여러 도시에 진출한 조선족의 규모는 약 90만명으로 추산하고 있는데 그중 연변조선족의 국내외진출인구는 적어도 30만명 이상일것으로 본다. 그중에서도 농촌인구가 반수를 훨씬 넘긴다. 85만 연변인구의 1/3을 웃도는 수치이다.
그중 연변을 떠난 인재들도 많다. 연변인재의 이동은 대체로 각 현, 시에서 연변의 수부 연길로의 이동, 혹은 연변 각지에서 대도시와 국외에로의 이동이다. 그들은 청도, 북경, 상해, 심천, 광주, 주해 등 수십개 발달도시에 대거 진출해 있을뿐만 아니라 한국, 미국, 일본, 영국, 카나다 등 많은 나라에 진출해있다.
연변 농촌의 변화와 진통은 중국 농촌 전역에서 발생하는 변화와 대동소이하면서도 더 급격하고 아울러 보다 큰 진통을 동반하여왔다. 원인이라면 중국의 타 지역 농촌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출국붐이 거세차게 일었기 때문이다.
변화에 뒤따르는 새로운 문제점들은 확실히 많고 심각하다. 연변인구의 외국진출과 도시진출은 농촌학교의 소실과 농가마을의 황페화로 이어졌으며 인재 결핍, 리혼률 증가, 자녀교양 부재 등 문제를 량산했다.
인구 대이동으로 조성된 새로운 문제의 량산은 연변사람들의 각종 우려를 낳고 있다.
그중의 하나는 인구의 급감으로 인한 장래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존속여부에 대한 걱정과 그에 따르는 불안감이고 다른 하나는 이와 관련하여 발생한 허다한 사회문제에 대한 우려이며 그 외 하나는 과거 휘황찬란했던 연변이 중국의 조선족사회(심지어 고향 연변을 떠나가는 사람들도 망라)로부터 소외를 당하는것이나 아닌지 하는 피해의식이다.
이 몇가지 문제는 우리 연변 사람들에게 있어서 체질적으로 아주 절실한 사안이기 때문에 상당히 민감한 문제로 자리잡아가고있다. 때문에 외부에서 연변이나 연변 사람들을 비평하면 본능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며 쉽사리 포용적인 자세를 보이지 못한다. 인구의 류실(당연히 인재류실 포함)에 대해서도 외지 진출의 추세를 가로막을수 없음은 인정하면서도 나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연변인들에 대한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모순적인 심리정서를 가지고있다. 이것은 실상 상대적으로 휘황했던 과거와 역시 상대적으로 걱정스러운 오늘의 사이에서 방황하는 지성인들의 현실적 심리상태를 말해주는것이다.
문제는 급격한 변혁의 행정에 필시 동반하게 되는 이른 바의 “진통”을 어떤 시각으로 진단하고 민족의 진로를 어떻게 짚어내는가 하는데 있다. “진통”에 대한 진단은 고립적으로가 아니라 반드시 “진통”의 발생원인 즉 획기적 변화와 련계시켜 동시에 진행해야 한다. 그것은 “진통”자체가 발전의 부산물이고 관계로 말하면 주류와 지류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발전”의 부산물인 “진통”을 무슨 방법으로 치유할것인가? 발전에 제동을 거는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 아니면 발전을 가속화하는 개혁의 방법으로 해결할 것인가? 이를 분명히 하는것이 당면 우리의 급선무이다.
문제의 “진통”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없이는 우리 민족의 발전현황에 대한 옳바른 판단도 이끌어내기 힘들것이며 따라서 우리는 연변조선족자치주의 전망에 대해 드높은 자신심을 확보할수도 없게 될것이다. 연변조선족이 자치주의 미래에 대한 자신감을 상실한다면 그날부터 “연변조선족자치주”는 아무런 실질적의미도 가지지 못하게 될것이다.
산재지구 사람들뿐 아니라 연변사람 자체도 한국이나 대처에 나간 뒤 고향에 돌아오지 않는 사례가 많으며 한국에서 돈을 벌어가지고 돌아와도 연변이 아닌 대도시에 거처를 잡고 사업을 벌리는 경우가 허다하다. 따져보면 다음과 같은 것이 원인으로 작용했을수 있다. 한국에로의 진출로 연변사람들이 연변의 바깥세상에서 보다 크고 발달한 우리 민족의 발전상을 본것이 그중 하나다. 그 외 국내 발달지역으로 대거 진출, 새로운 조선족 집거지를 형성하면서 연변에 대한 애정과 동경심이 적지 않게 분산돼버린 것일수도 있다.
중국조선족은 변강지대의 고로한 농경민족에서 발달한 대도시의 현대민족으로 거듭나는 세기적 변화를 겪고있으며 그 앞장에 한국, 세계와 국내 대도시에로 진출한 중청년들이 서있다. 그들의 후대들 상당수는 대도시의 새로운 조선족집거구에서 태여나 진정한 도시현대인으로 자리를 굳할것이다.
따지고보면 기실 그들은 모두가 우리 민족의 새로운 삶의 터전을 개척하는 일등 공신들이라고도 볼수 있다. 그들은 모두 자기의 태를 묻은 고향에 깊은 애정을 가지고있다. 그들이 고향으로 돌아오지 않는것은 결코 고향이 미워서거나 고향을 잊어서가 아니라 필경 개개인의 삶으로 말할 때에는 성공과 발전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연변사람들이 외국에 나가 해마다 고향에 부쳐오는 외화가 해마다 10억 딸라를 넘기고 있는 사실이 단적으로 그것을 증명한다. 그들은 거의 모두가 고향 연변과 끈끈한 련계를 유지하고있으며 이런 련계는 앞으로도 끊어지지 않을것이다.
동북삼성의 조선족이 중국에 진출하는 세계 조선민족과 더불어 북경, 청도, 상해 등 대도시들에 조선족의 새로운 삶터를 확고히 마련했다 해도 그들은 중국조선족의 수부 연변과 떨어질수 없는 관계를 유지하게 될것이다.
온가보총리는 중국의 화교를 중국 개혁개방의 개척자, 공신이자 참여자라고 평가했다. 개혁개방 30년간 그들이 국내에 일떠세운 기업수는 해외투자기업 총수의 70%를 점하며 투자액은 60% 가량 차지한다. 국내 타지역과 국외에 진출한 연변조선족도 장차 연변의 건설을 각종 방식으로 지원하는 중요한 인적재부로 될것이다.
때문에 인재를 포함한 연변사람들이 나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다고 불안해 할 리유가 없는것이다.
2.동북아의 개발전망, 자신감구축의 중요한 근거
앞으로 얼마 못가 연변이 조선족자치주로서의 의미를 상실하게 될것인가?
나는 연변조선족자치주가 앞으로 상당히 긴 력사단계에 소실될 가능성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불원한 장래에 과거 반세기 동안 주요 의미로 불려졌던 “조국변강”이란 협소개념에서 탈피하여 “동북아의 아침” 혹은 “동북아의 중심”이란 현실화된 “신개념지역”으로 거듭날것으로 본다. 나라의 민족정책과 동북개발정책으로 봐도 그렇고 지정학적 함수관계로 봐도 그렇고 동북아 각국의 최근 10여년간의 목표 뚜렷한 움직으로 봐도 그렇다.
우선 한국붐에 대해 진일보의 분석을 해보면 현재 한국붐은 거의 마지막 단계에 와있으며 이제 과거 20년간 지속돼온 엄청난 규모의 한국붐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것이라는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원인은 다음과 같은데 있다. 즉 한국은 현재 여전히 비교적 발달한 국가이긴 하지만 중국의 지속적인 고속발전으로 량국 국민생활수준의 거리는 급속히 줄어들고있다. 조선족의 한국진출이 앞으로도 장기간 이어질것이지만 한편 현실을 감안할 때 한국인의 중국진출은 오히려 더욱 활발한 편이며 국외에 나간 조선족인수가 약 45만명인데 반해 중국에 들어온 한국인이 75만명을 넘긴 것만으로 봐도 중국에서 우리 민족인구의 절대치는 줄어든것이 아니라 반대로 늘어났음을 알수 있다.
혹자는 중국에 진출하는 한국인들은 모두 연해지구의 발달지역을 선망하지 연변을 선망하지 않으며 현실로 봐도 연변으로 밀려들 조짐은 전혀 보이지 않거니와 그럴 가능성도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결론이 조금은 경솔해보인다.
중국 조선족은 국내 대다수 소수민족과 다른 특수성을 가지고있다. 중국과 특수한 관계를 가지고있는 조선반도가 있기때문이다. 중앙정부 정책의 안정성으로 봐도 연변의 조선족인구가 자치주존속의 상대적 허용비례 이하로 줄어들었다 해도 연변조선족자치주를 경솔히 지워버리는 일은 없을것이다. 그러나 더욱 중요한 것은 목전 연변 조선족인구의 격감은 장원한 안목으로 볼때 잠시적 현상에 불과하다는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조선반도가 존재하는 한 연변조선족의 소실가능성과 타민족에의 완전동화의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서 우리는 조선반도와 그 주변의 변화를 념두에 두지 않으면 안된다.
두만강구역국제합작개발항목은 주변 국가와 국제사회의 공동참여하에 10수년의 건설을 거쳐 초보적인 성과를 거두었다. 지난 세기 말 어느 학자인가 “동북아는 21세기의 기관차로서 서구와 북미주와 함께 ‘3자정립(三足鼎立)’의 구도를 형성하게 될것이며 세계경제의 발전을 좌우지하게 될것”이라고 단언한 바 있다. 최근 미국 랜더회사의 한 연구보고는 “미래 10년 내지 20년 내 동북아구역은 세계 최대 경제실체로 발돋움할 확률히 극히 높다”고 내다 봤다.
우리는 흔히 중국이 한국, 조선, 일본, 로씨야, 몽골과 함께 두만강지역 국제자유무역구 건설에 꾸준히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있다. 이는 분명 우리 나라 및 동북아 각국 그리고 유엔 주도의 다국적 개발프로젝트에 따른 진행중의 사실이고 앞으로의 전면적 개발을 위해 중국, 로씨야와 조선이 협력하여 도로, 항만 등 기반시설건설에서 이미 상당한 성과를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있는 까닭은 무엇일가? 그것은 우리가 당면 봉착한 일부 문제를 과대포장하여 류포한 결과일수밖에 없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동북아개발의 큰 흐름을 반드시 주의 깊게 관찰하여야 할것이다.
중로 량국은 훈춘과 로씨야 하산의 도로와 항만을 일체화시키고 관세를 없앤 봉쇄형 관리구역 조성이 한창 진행중이며 주변 각국도 두만강지역 국제자유무역구 건설에 적극 호응하고 있다.
올 들어서는 우리 성 관할구역내에서의 한국공업단지와 일본공업단지 건설도 허용됐다. 길림성은 우선 자동차와 환경분야에 종사하고있는 일본 대기업과 한국 중소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유치하게 된다.
중국과 조선도 변경구역의 도로와 항구를 일체화시키고 수출가공 및 보세물류단지 건설을 본격화하고있다.
조선은 1984년에 “합영법”을 제정한 이래 줄곧 조선국정에 맞는 새로운 경제개발전략을 탐구해왔으며 선후로 일련의 상관조치를 내왔다. 조선은 시장경제요소를 부분적으로 도입해야 할 필요성을 이미 인식했다. 평양보통강수입물자교류시장의 지배인 김응연선생은 “지금 우리 나라 대외경제의 기본대상은 자본주의국가이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는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범위내에서 시장의 기능을 정확하게, 유기적으로 결합시켜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였다”고 말했다.
조선에서 현재 주변정세가 복잡하고 자칫 소홀히 했다간 국가정권이 위태로워질수 있는 상황에서 급진적개혁은 물론 하기가 어렵겠지만 점진적인 개방은 조심스레 추진할것이며 일단 조미관계가 정상화를 실현하여 국가안전이 확보되기만 하면 필시 개방성경제개발의 속도를 다그치게 될것이다. 조선은 동북아개발의 처녀지로서 주변국들에 대해 말할 때 상당히 큰 경제합작의 예비를 갖고있는 지역이다. 실지로 현재 중국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조선의 개발에 큰 기대를 걸고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부분적 변화(부분적 시장경제의 도입과 기반시설 건설 포함)는 이미 시작되였고 중등 규모의 변화도 조만간에 일어나게 될것이다. 따라서 중등 규모 이상의 변혁이 생기면 조선반도 전역에 류례없는 변혁의 선풍이 일게 될것이며 이런 변화와 거의 동시에 로씨야 극동지구의 전면적개발도 시작될것이다.
이를 발단으로 동북아의 “노란자위”이자 "황금의 삼각지대"인 연변과 조선의 라선, 극동의 하산지역은 중국의 동북, 로씨야의 극동지역과 조선, 나아가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는 변혁의 중심이 될것임이 틀림없다.
동북아개발붐의 도래를 앞에 두고 연변의 움직임도 상당히 절주 있고 유력하다. 연길을 “핵”으로 한 “연룡도”중심도시건설전략과 실행프로젝트의 제정이 그중의 하나다. 연변 내외 각계 인사들의 깊은 관심속에 며칠전 “연룡도도시공간발전계획요강”이 편성되여 이제 연변조선족자치주 인대회의에서 심의, 채택하면 곧바로 실시에 들어가게 된다. 이는 연길중심도시 육성으로 연변경제를 궐기시킴으로써 두만강지역개발의 국제경쟁에서 감제고지(瞰制高地)를 차지하고 주도권을 장악하여 동북아경제일체화행정을 다그치기 위한 작업이 보다 구체적으로 실시되고있음을 보여준다.
이제 “노란자위”를 핵으로 확산적인 전면개발이 본격 가동되면 국내외 투자자들이 돈주머니를 메고 대거 연변에 몰려들것이며 또한 연변을 떠나 대처나 외국에 가서 돈을 번 사람들도 분분히 고향에 돌아와 가공업과 물류업에 투자하게 될것임이 분명하다. 이에 따라 중국 조선족, 한국인, 조선인과 세계 각지의 동포를 망라한 연변의 우리 민족 인구는 폭발적인 장성기를 맞게 될것이며 연변의 가치는 크게 증폭되여 동북아경제발전에서 발동기와 같은 존재로 될것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충분한 신심을 가져야 하며 비관론은 근거가 없는것이다.
3.관념전환, 10년 준비의 기본고리
그러나 연변사람들은 10년 좌우 혹은 더 먼 장래에 있게 될 이런 변화를 아무런 준비도 없이 맞아서는 안된다.
하다면 무슨 준비가 필요할가? 준비해야 할 일이야 수 없이 많겠지만 몇가지만 말한다면 다음과 같은 내용도 포함되지 않을가 싶다.
1. 여러 가지 포럼이나 세미나를 통해 연변의 전망과 관련된 문제를 보다 높이 서서 깊이 있게 토론함으로써 학술상, 리론상으로 연변의 의미와 가치문제를 명확히 하고 이로써 연변인의 자신심을 확고히 세워야 할것이다. 밝은 전망을 리론적으로 철저히 구명해야 비로소 장래에 대한 자신감을 확보할수 있다. 때문에 학술 문화 분야에서 관념전환을 주 목적으로 한 이 작업을 선행시키는것은 연변의 사상해방과 련계되는 것으로서 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본다. 이는 결코 학술리론분야에서만 해야 할 일이 아니다. 교육, 신문, 출판 부문과 기타 문화, 예술 분야에서도 다 함께 참여해야 할 일이다.
2. 로씨야진출을 지금부터 중시할 필요가 있다. 이를 감안하여 로씨야의 극동지구에 대한 정보수집, 개발연구 작업을 잘해야 하며 투자환경과 발전전망에 대한 소개작업도 적극 벌려야 한다. 과거 우리가 로씨야에 대거 진출했던 시기와 지금의 상황은 많이 달라졌을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변화된 로씨야 전역과 적어도 극동지역의 현황에 대해 아는것이 많지 못하다. 장래의 경제교류와 협력에 대비하여 정부는 물론이지만 대대적인 여론 작업을 통해 민간차원의 교류도 크게 확대해야 할것이다.
3. 중국 조선족은 한어와 한국어를 천성적으로 구사할수 있기에 한국, 조선과 중국과의 관계 발전에 기여함에 있어서 누구도 대체할수 없는 독자적인 우세를 갖고있다는 견해가 상당히 보편화되여있는데 이 점에 대해서 우리는 반드시 시각전환을 가져와야 한다. 현재 중국에 진출하여 거주하고있는 한국인은 약 75만이며 앞으로 10년 내 그 수는 200만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있다. 중국 대도시들에 진출, 정착한 한국인들이 중국어를 열심히 배우고있을뿐만 아니라 그들의 자녀들도 중국의 학교에서 정규적인 중국교육을 받고있다. 앞으로의 조선족은 언어면에서 독자적인 우세를 갖고있는 군체가 아니다. 급변하는 동북아의 정세와 결부하여 이 면에서 시각전환을 가져와야 하며 대응책을 미리 강구해야 할것이다.
4. 대응책의 일환으로 우리는 학교에서 영어, 일어만 가르칠게 아니라 로어과목도 설치하여 5~10년 내에 로어인재를 대량 키워내야 한다. 소학교와 중학교에서 로어과를 설치해야 할뿐만 아니라 대학교에도 설치해야 하며 사회력량도 동원해서 로어학교를 꾸려야 한다. 그러자면 우선 로어교원을 양성해야 한다. 한어, 한국어에 능통한 기초우에서 일어나 로어까지 구사하는 능력을 갖추면 동북아개발사업의 중심에서 남다른 특수역할을 발휘할수 있게 될것이다.
5. 장원한 관점에 립각하여 목적성 있게 조선과의 각종 교류를 추진, 활성화하고 지정학적 견지에서 조선의 발전전망에 대한 구체적연구를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조선에 대한 중소형투자(연변과 국내 조선족의 능력에 걸맞는) 전략을 연구하고 조선의 인문지리, 자연부원, 개발여건 등에 대한 연구와 소개작업을 진일보 진행해야 할것이다.
6. 현재 홀시되고있는 몽골공화국에 대한 연구교류와 료해증진 작업도 시작해야 하며 정부 및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와 합작도 시도하고 활성화하여 장차 이 지역개발(주로 투자개발)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준비도 해야 한다.
7. 연변의 기업인들도 동북아개발이란 큰 구도에서 기업의 앞날을 설계해야 할것이다. 그 외 앞에서 언급했지만 연변조선족이 외국에서 벌어오는 외화는 해마다 10여억 딸라에 달하는데, 이런 방대한 자금의 축적과 리용도 이한 거창한 개발사업에 투여되여야 최대의 가치를 창출할수 있을것이므로 이런 자금의 투자방향에 대해서도 참다운 연구와 지도를 따라세워야 할것이다. 조선족이 벌어온 외화중 상당부분은 농민들이 벌어온것인데 현재 분산된 형태로 있는 이런 자금은 합당한 투자항목을 찾지 못하여 잠자고있거나 지어 소비에 탕진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연변농촌에서 농민합작기금을 세우는 방안도 연구돼야 할것이다.
8. 동북아 6개국의 현실적 준비상황과 기타 모든 여건으로 보아 앞으로 동북아개발에서 중국이 주도적역할을 담당하게 되리라는것은 거의 의심할 나위없다. 한편 여러 나라 여러 민족이 공동 참여하는 동북아 전역의 거창한 개발사업행정에 각종 민족정서가 필시 불거져나오게 될것이며 지어는 국가간, 민족간에 엄중히 대립하는 현상도 피면하기 어려울것이다. 례컨대 일본기술의 “무차별침략”에 대한 민족적 불안감, 중국 이민의 “극동점거”에 대한 로씨야 민족의 거부감, 조선에 끼치는 중국경제의 강대한 영향에 대한 반발심리, “중국경제에 의한 동북아통일의 가능성”으로 인한 한국 국민의 대립정서 등등이 그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상황의 발생가능성에 대해서도 예견해야 하며 대응준비가 있어야 할것이다.
9. 여러 나라지간의 일부 민족적 대립정서는 심지어 우리 중국의 여러 민족 사이에도 파급되여 예기치 못한 후과를 유발할 수도 있다. 만약 이런 사태들이 발생한다면 개발의 중심지역에 위치해 있는 연변의 조선족들이 그 영향을 받지 않을수 없다. 발생해서는 안될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는 국내에서 열리는 관련 포럼이나 동북아 6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적 세미나에 이런 문제를 미리 제시하여 공동히 예방책을 토의, 마련할 필요가 있다.
10. 현재 주의를 일으키지 않으면 안될 문제는 조선족문화계의 “자페상태”이다. 례컨대 중국 조선족문화계가 민족내부의 교류협력(한, 미, 일 등 국의 동포문화계 망라)은 비교적 빈번한데 반해 국내 주류문화계와는 거의 담을 쌓고 지내는 현상이 오랜 시일 지속돼왔는데, 이를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자페상태에서 하루속히 벗어나 국내 주류문화계와의 활발한 교류협력관계를 수립하며 와중에 주류문화를 배우고 그것을 자기의 것으로 소화시켜 우리 민족의 문화수준을 질적으로 향상시키고 문화보급률을 극대화하는것은 장차 동북아 각국 문화가 충돌할 경우 중국조선족이 건설적인 역할을 발휘하는데 대해 보다 중요한 의의를 가지게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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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컨대 변하지 않는 세상은 없으며 변혁기의 세상은 반드시 진통을 수반하기 마련이다. 일정한 력사단계에 있어서 진통은 모종의 희생이며 누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불가피한 현상이다. 그러나 변화에 뒤따르는 진통은 치유가 가능하지만(수많은 개체로 말할 때 치유가 가능하지 않을수도 있다) 만약 진통이 두려워 변화를 안한다면 문제가 심각성을 넘어 치유불능의 중독증에 걸리게 될것임이 자명하다. 온 세계가 다 변하는 판국에 우리만 변하지 않으면 결국 망하는 길 밖에 없을것이기 때문이다.
하다면 “진통”을 무슨 방법으로 치유할것인가? 발전에 제동을 거는 방법으로서가 아니라 발전을 가속화하는 개혁의 방법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른바 사상해방이나 관념혁신도 늘 빈말에만 그쳐서는 안된다.
요즘들어 특히 고무적인 사안은 래일(9일)부터 나흘동안 북경에서 열리는 중앙 1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하게 될 중대한 농촌개혁안이다. 농민들의 근본적리익 보장에 립각점을 둔 농촌토지류전(流轉)개혁을 비롯한 이번 개혁안이 채택된 후 고향을 떠나 외국과 외지에 나가있는 연변농민들이 어떠한 반응을 보일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연변조선족자치주는 과거에도 중국 조선족의 수부이자 마음의 고향이였을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이 점은 변함이 없을것이다. 일부 외지에 진출한 연변인과 산재지역에 살고있는 조선족들의 연변에 대한 애정의 분산은 잠시적인것이며 연변과 연변인에 대한 일부 불만의 목소리도 기실 미운 감정의 발산이 아니라 애정표현의 색다른 방식에 다름 아니다. 연변조선족의 생존발전에 어떤 도전적인 상황이 빚어지는 경우나 혹은 외계에서 들려오는 일부 비판적 목소리에 직면하여 우리는 부적절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보다는 마음을 비우고 허심하게 수용하는 자세와 자기를 변화시키는 용기, 지혜를 갖추는 노력이 우선 필요할것이다.
우리 연변조선족에게 있어서 자치주의 미래 나아가 전반 중국 조선족의 미래에 충분한 자신감을 가지는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신감이 결여된 민족에게는 희망과 활력, 그리고 개혁적이며 발전적인 사고방식이 있을수 없다. 동북아 경제 일체화란 대세의 흐름앞에서 연변 조선족들이 주동적인 자세로 거창한 변혁의 중심에서 과거와는 또 다른 새로운 력사를 창조할 것임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2008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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