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칼럼
호랑이 해에 호랑이의 생존을 말한다
박문희
경인년 첫날 아침 호랑이 얘기를 한다.
우리의 조상들과 후세 사람들은 내내 호랑이를 수호신으로 모시면서 호랑이의 보호를 받으려 했는가 하면 호랑이 정신을 배워서 만방에 위용을 떨치려고 기를 써왔다.
하지만 자고이래 생물사슬에서 최정상급 패자로만 계셨던 신격존재의 호랑이가 오늘처럼 애절한 동정의 대상이 돼버린 적은 일찌기 없었다. 우리가 애정을 갖는 동북호랑이 총 수량은 현재 500마리에도 못 미치는 정도, 우리 나라 경내에는 고작 20마리밖에 없다고 한다. 그중 훈춘지역에 다행히 5~6마리 있어서 재작년 국내로서는 유일하게 《동북호랑이의 고향》으로 명명되기도 했다. 소시적 기억에는 산골 어디를 가나 호랑이가 없다는 마을이 없었는데 지금은 어쩌다 중국 《동북호랑이의 고향》 훈춘에서 호랑이가 배가 너무 고파서 마을에 내려와 소를 잡아먹었다는 소식을 가끔 신문의 요란스런 보도를 통해서 즐겁게 접할뿐이다.
농민의 소를 잡아먹었는데도 즐거워지는것은 수년전 제정된《길림성중점보호륙생야생동물로 인한 인신재산피해 손해보상방법》에 의해 피해자가 성, 시(현) 급재정에서 각각 50%씩 보상을 받을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야생생물보호학회(WCS)등 국제조직의 지원도 이루어진다고 한다.
호랑이를 잡으면 옛날에는 영웅호걸로 떠받들렸으나 오늘은 큰 경을 치른다. 작년에 운남의 농민 몇몇이 호랑이 한마리를 잡아먹고 옥살이는 물론 48만원 배상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포살도 포살이지만 문제는 호랑이의 생존기반과 먹이래원이 대책없이 줄어드는것이다. 호랑이 한마리가 자그만치 100평방킬로메터의 령지를 독차지하고 그 안에 득실거리는 메돼지, 사슴, 노루와 같은 짐승을 생각만 나면 골라먹을수 있어야 제격일텐데 그게 안되니 말이다.
길림성에서 야생동물 포획금지조치를 취한 10여년래 토끼, 메돼지, 꽃사슴도 조금씩 늘고있고 동북호랑이도 몇마리 늘었다고는 하나 그래도 대책이 모자라 보인다. 현행 《손해보상방법》에서 한술 더 떠 보상외에 묵직한 상금을 내여 먹음직한 소를 호랑이에게 기꺼이 바칠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도 만들어졌으면 좀 좋을가?
호랑이의 씩씩한 기상이 인간과 자연에 차넘치기를 기원해본다.
[길림신문] 2010-02-14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