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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난 당나귀
2022년 03월 28일 08시 39분  조회:626  추천:0  작성자: 현용수

옛날에 한 선비가

당나귀를 끌고 길을 가다가

당나귀가 폐기우물에 빠졌습니다.
*

 

선비는 마을사람들을 불러와서

당나귀를 우물에서 구해 내려고

무진 애를 썼지만

끝내 성공하지 못하였습니다.
*

 

결국 당나귀 구원행동을 멈추고

우물은 위험하니 흙으로 메우고

당나귀는 그대로 묻어 버리기로

민주적 결의가 내려졌습니다.
*

 

모두들 우물 옆의 언덕을 파서

우물을 메우기 시작하였습니다.

 

당나귀는 우물바닥에서

우박처럼 쏟아지는 흙을 맞으며

사람들의 의도를 알아 차리고

꺼억꺼억 슬피 울었습니다.
*

 

하지만 당나귀는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는 본능적으로 살기 위하여

우물 안에서 맴돌았습니다.

슬퍼만 하고 맥을 버린다면

잠깐 사이에 생매장 당하고 말죠.

 

당나귀는 살겠다는 본능 하나로

우물 안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노력

맴돌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

 

흙속에는 크고 작은 돌멩이가

함께 섞여 많이 떨어졌지만

당나귀는 혹독한 아픔을 참으며

맴돌기를 멈추지 않았습니다.
*

 

시간이 이슥히 지나서

우물 안에는 많은 흙이 채워졌지만

당나귀는 매장되지 않았습니다.

흙이 위에서 떨어지는 족족

모두 발밑에 밟고 다졌습니다.
*

우물 안 흙이 점점 많이 쌓이면서

당나귀도 점점 입구와 가까워 졌죠.

 

흙과 돌은 워낙 당나귀를 생매장하여

흔적도 없이 죽여 버릴 수 있었지만

당나귀는 그것들을 한층한층 밟으며

점점 삶의 희망에 가까워 졌습니다.
*

 

그리하여 우물이 거의 메워질 무렵

당나귀는 드디어 성공적으로

우물 안에서 껑충 뛰어 나왔습니다.
*

 

동포여러분!

우리도 사노라면 때때로

예상 못한 액운이 찾아옵니다.

이런 때 절 때 당황해 하지 말고

조급해 하지 말며,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고

과감히 액운에 도전해야 합니다.
*

 

내 몸에 사정없이 떨어지는

뜻밖의 타격에 넘어지지 말고,

넘어졌다면 다시 기여 일어나며

하나하나의 아픔을 발밑에 밟으면

천천히 액운에서 솟아날 수 있습니다.
*

 

오늘도 평안무사 기원합니다.
*

 

재한동포애심총회 현용수

2021년 11월 5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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