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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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에 감자 심고
2015년 07월 02일 15시 42분  조회:2374  추천:3  작성자: 허창렬
내 땅에 감자 심고

내 땅에 감자 심고
네 땅에 구름 심고

해 뜨는 아침이면
새들이 우짖는 소리 

밥상우에
올려 놓으리

네 땅에 수수 심고
내 땅에 그리움 심어

해 지는 저녁이면
아버지의 밝은 미소

오두막 귀틀벽에
꽃노을로 살풋이 걸어 놓으리

한일평생 땀 배인 
어머님의 흰 고무신과

삼베적삼에서는
인지상정

희노애락이 
나풀거리고

서러워 더는 못 가리 나는
인생길 수레바퀴자국에

못 견디게 그리워
홀로 핀 애기 진달래

내 땅에 너를 심고
네 땅에 나를 심어

나 너와 더불어 철 없는 이 세상
바람같이 살다 가리


네 밭에 내가 서서

네 밭에 내가 서서
세월과 키 돋음하는
저 푸른 옥수수와 눈높이
다시 맞춘다
흰 구름은 검은 걸레로
너의 하늘 말끔히 딲고
나의 코 낮은 민둥산에서는
밤 뻐꾸기 울음소리
메아리로 줄 지어서서
빨간 심장 돌돌 굴리며
급행군을 계속 한다
발밑에 지렁이
눈 뜬 소경이 아님을
네 땅 한자 깊이만 파보아도
알수 있으리
누가 좀이 먹은 창백한 얼굴에
한가닥 미소
깃발처럼 펄럭이고 있는가?
아련히 일어서는
봄풀같은 기억속에
알알히 굳은 장알로 열리는
아득한 추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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