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창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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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께 (외2수)
2016년 02월 06일 14시 33분  조회:2026  추천:1  작성자: 허창렬
그랑께 (외2수)

그랑께
먼 말인가 하문
말이여
새해 첫날인디
머락꼬
지랄같이 혼자 자꾸
씨벌여 대지를
말랑께

우메ㅡ
기똥차게
눈이 푸욱 내려버린
저기 저 퍼런
잔디밭에 점잖게
내려앉은
참새떼 한무리

저들끼리
쎄라 쎄쎄
뭐락꼬 알아듣지도
못할 말들을
씨불ㅡ씨불ㅡ
씨벌여 대고 있당께!

풀들의
공화국에서 내가 이제
뭇지게
총리를 해부리게
당께ㅡ
북간도라 땅끝
백년부락에
살그머시
내려가문

토끼덜의
뜀질은 아니다라도
억새풀에
쑥대라도 다문다문
썪어 꽃다발로 
기예
안겨주소잉ㅡ
눈깔에서
왈칵 눈물이
날가 말가 해부리면
공연히 돌아서서
늑장 부리는
귀가길 ㅡㅡ

그랑께
싸게 싸게
꽹과리며
새장구를
미운 자슥 잔등
짱짱 두드려 가덧이
울끼리
한마당 놀아
부리장께ㅡ

어메, 무슨 마르
그라케
본때없이 해
부린당께?
그랑께 뭔가 하문
설날인디
바들바들 앓지두
떨지두 말구
싸게 싸게
제꺽 제꺽 행복
하시랑께잉ㅡ

페타이어

헤여져야 할때쯤이 되면
헤여지자
오스랍게 손발이
오그라드는 이 감각은
페타이어의 한숨뿐이다
검은 머리
검은 탄식 ㅡㅡ
지장왕보살님이
십팔층 지옥에서 뚜벅뚜벅
걸어 나오신다
영광의 사리탑엔
부처님의 우둘투둘한
법글이 념불로
줄레줄레 줄 서있다
어데로 정확히
오갈데 없이 제 멋에
목이 메여 타령이
되여버린 아리랑
썪은 살이
손발을 허우적이며
땡볕속에서 일어서려고
몸부림친다
여보세요ㅡㅡ
뽄뽄 다리아
잘 익은 고독은 쓴맛인가요? 단맛인가요?
덜 익은 감 하나
툭 하고 페타이어속에
떨어진다
세상은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부처님 념불을
열심히 중얼중얼
따라 외운다





분명 말라 비틀어진
뭔가 있다.
분명 아주 아주 
비참하게 말라 비틀어진
그 뭔가가
억새밭에 한참 웅크리고
앉은 한마리
새끼노루처럼
그 말랑말랑한 두눈을
어슴프레 뜨고 있다
왜긍에서 杏树에로
가는 펄길위엔
오랑캐꽃이 아닌
샛노란 씀바귀꽃들이
아슴아슴 피여 있을거다
목 마른 장님이
정지방을 지나 부엌으로
물 찾아가듯이
살색이 짙은 그 虚空속에서는
아그날 그 뭔가를
또 발견이라도 하려는듯이
허름한 옷장안을
두리번거리며
태양이 하루종일 광장에서
탱고며 왈쯔를
췄을게다 탱고며 왈쯔도
이제는 왕따라네욧
싱싱한 거품을 물고
눈굽이 곰탱이처럼 퉁퉁 부어오른
화물차들이 손에 손잡고
남북으로 분주하게 달려간다
매각된 시선을 따라
거세된 축복은
어느 집 석탄무지며 두엄무지에서
아물아물 눈물로
피여오르고
쓸개며 간을 다 떼여놓고
마우재령을 지나
먼곳으로 돈벌이 떠났던
아지랑이 털썩털썩
마을로 되돌아 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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