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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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책
2009년 02월 11일 15시 22분  조회:476  추천:9  작성자: 허무궁

    책벌레란 말이 있으니 책 중독이란 말도 있어야 할듯하다. 인터넷이 제아무리 발전을 해도 책에 대한 나의 집착은 중독자와도 같은것. 출장이 잦은 나로서는 어디에 도착하면 그곳의 서점에 발길 돌리고 매번 비행기가 뜨기전의 시간을 공항 책가게에서 서서읽기セ로 보내군 한다. 중국 어느 공항이나 거의 같은 얼굴을 하고있는 서적들인데도 말이다. 대개 경제관리서적들이 많고 다음으로는 력사 등에 관한것들이다.
    서울인천공항의 책가게에는 베스트셀러도 나와 있고 인기작가들의 소설도 방긋 웃고있다.리상문학수상작품집セ도 거기에서 샀고 문학을_ 거닐며도_ 거기에서 샀다. 모던수필セ과 서른_, 잔치는 끝났다(최영미시집)는_ 마포의 홀리데인호텔 뒤골목에서 샀다. 비좁은 책가게가 있었는데 가게주인아저씨는 문학도 잘 아시는지 좋은 문학서적 찾는다고 하니 인츰 이런 책들을 골라주셨다. 두번 갔었는데 다 이렇게 좋은 만남을 할수 있었다. 모두 세번씩 읽어본 책들이다. 고맙기로 한이 없다.
    여름에 딸을 데리고 서울에 갔을 때 또 좋은 책 한권이라도 사리라 마음먹고 그곳으로 갔는데 문이 꽁꽁 닫겨져있었다. 사흘동안 매일 한번씩 가보았는데도 서점문은 꾹 다문 입처럼 도무지 열리지 않아서 얼마나 섭섭했는지 모른다. 련인한테 무시당한것과 같은 느낌이였다.
    우리집 근처엔, 더 정확히 말씀 올리면 매일 출근하는 길가에 일본 제일의 고서점본부가 있다. 내가 지금 사는 고장-고부치(古淵)를 좋아하는 리유의 하나로도 된다. 유명한 칸다의 고서점이라면 진짜 옛날의 서적들이 많지만 일반적으로 고서라 해도 일본에선 옛날 서적보다도 그저 낡은 서적이라 리해하면 된다. 일본사람들은 장서를 그렇게 많이 하지 않고  읽은 책은 버리는 습관이 있다. 그걸 사들여서 다시 판매하는 장사가 잘되여 이렇게 전 일본각지에 가게를 널직하게 가질수 있은것이다.
    주말에는 거기서 한시간가량 빈둥대다가 나올 땐 손에 한두권 사들고 코노래가 흥얼흥얼 절로 나오는 즐거움을 맞본다. 무라카미하루키도 거기서 시물거리고 요시모도 바나나도 거기서 해쭉 웃는다. 나쯔메 소세끼도 코수염을 자랑하고 가와바다 야스나리도 손가락사이에 담배를 끼워쥐고있다. 책들을 곱게 다루어서 모두 깨끗한 얼굴들이다.
    키노구니야(紀伊國屋)서점이나   야에스(八重洲)북센터 같은 대형서점도 흥분되는 곳이다. 붐비는 인파속에서 보배를 찾는 기분이다.

    여름에 심양에서 서점을 몇곳 돌아보았는데 서점마다 아예 열람실로 되여버려있었다. 책꽂이 사이사이에 기대여 책 읽는 사람, 층계에 앉아 책을 읽는 사람들때문에 책꽂이의 책을 볼수가 없었고 2층, 3층을 가자면 요리조리 발길에 조심해야 했을 정도였다. 책을 좋아하는 그 마음이야 갸륵하다만 서점에서 물앉아서 읽는것은 사양함이 좋을듯하다. 읽고싶은 책이 있으면 사서 간직했다가 나무 그늘 아래서라든지, 풀밭에 앉아 읽거나 아니면 집구석 쪽걸상도 좋고 베개에 턱 고이고 읽어도 좋다. 책을 읽는것은 자기 마당에서 읽어야 제격이다. 서점은 책을 파는 곳이지 맛보는 곳이 아니다. 파는 곳에서 맛보기는 시장의 순대만으로 충분하다. 책이란 고르는 재미, 사서 들고 나올 때의 흥분, 길을 다니며 손에 잡혀오는 책의 무게와 또 그 손을 통해 전달되여 오는 책의 촉감, 이 모든것이 다 독서의 쾌감에 내포되여야 충실한 독서중독자로 될수 있는것이다. 무엇을 사고나면 인차 가방속에 밀어넣는것이 상례지만 나는 어쩐지 책만은 가방에 넣지 않고 그냥 손에 들고다니고싶어진다.
    그런데 중국책들은 너무 두텁고 무겁고 평면면적이 너무 크다. 휴대하기 불편하여 지정된 곳에서밖에 읽지를 못하게 만드는 출판사의 행실이 괘씸하다. 외지로 떠나거나 어느 커피점에서 잠간 들여다 볼수 있는 책을 고를 때는 어차피 일본의 분꼬본(文庫本) 이나 서울서 산 책들이 선택이 된다. 집에서나 심양회사 숙소에서 읽던 책들에겐 미안해_, 다음 와서 그때 다시 읽을게.하고_ 사과를 해야 하는 마음, 가장 고조를 이루는 곳에서 그 책과 리별해야 하는 아쉬움, 그 책을 놔두고 떠나는 아픔을 출판사 분들은 알기나 하고있는지?
    그저께는 요미우리신붕セ에  나온 작가 시마다 마사히꼬(島田雅彦)와 신인 인기작가 카네하라 히토미(金原ひとみ)의 대담을 읽었다.독서의_ 매력을 전하는 시리즈ㅡ 제8회의_ 기록이였다. 두분의 고금서적에 대한 인식과 주인공의 말까지 기억하고있는 기억력에 여러번 감탄을 하면서 읽었다. 활자문화추진회의의 주최로 미나도구에서 열린것인데 시선을 한곳에 모은 청중들의 사진까지 게재되였다. 매주마다 이렇게 각 신문들에서는 독서활동이나 추천서적을 소개하고있고 TV에서도 주말엔 베스터셀러서적들을 소개하고있는 실정을 매번 감사하게 받아들이며 나는 올해 추석 이튿날 연길서점에 갔을 때 컴컴한 우리말 도서진렬대앞에 선 독자는 모두 세명밖에 없었던것을 다시 되새기게 된다. 진렬된 우리말 도서들이 한결 같이 점심 못 먹은 얼굴 하고있는듯…
    때는 기원 2006년 10월 7일 오전 10시반부터 11시 10분까지였다.


                                             2006년 10월 17일
   은행나무를 사이두고 메이지자(明治座)가  만져질듯 보이는 오피스에서 사장님이 없는 틈을 타서 제꺽 쓴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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