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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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    성에꽃 댓글:  조회:578  추천:1  2013-08-30
성에꽃 지난밤 꿈결에 우리 할매 찾아 오셨습니다 하얀 머리 길게 풀고 하늘 가신 우리 할매 지난밤 나의 창가에 찾아 오시여 숱한 꽃을 피우셨습니다 간밤에 피여난 할매의 숨결 아침 창문에 가득 웃어줍니다
111    가을 단풍 댓글:  조회:549  추천:1  2013-08-30
가을 단풍 노오란 애들이 나무에 바라올라 불장난 해요 빠알간 애들이 비탈에 노오란 편지를 가득 뿌려요 기슭에선 아직도 파아란 애들이 물장난을 그치지 않고 해님은 따가운 볕을 쏟아 개구쟁이들 엉뎅일 ?-
110    알나라 댓글:  조회:608  추천:1  2013-08-30
알나라 크나큰 붉은 해님이 굴러 다니면서 숱한 알을 씁니다 포도알이 굴러 다닙니다. 머루알이 굴러 다닙니다 사과알이 굴러 다닙니다 깸알이 굴러 다닙니다. 콩알이 굴러 다닙니다 원두알이 굴러 다닙니다 벼알이 굴러 다닙니다 … … 가을은 해님의 새끼들이 굴러 다니는 알나라입니다
109    내가 좋아하는 일 댓글:  조회:1051  추천:1  2013-06-28
내가 좋아하는 일 한국의 유명한 수필가 피천득선생의 수필을 좋아했다. 그의 수필집 《수필》에는 “내가 좋아하는 일”이란 수필이 있는데 나는 한때 그 수필에 반해 그 수필을 거의 외우다싶이하기도 했다. 아마도 그래서인지 오늘 여기에 수필을 써 올리자고보니 그 수필 제목이 생각나 나도 한번 “내가 좋아하는 일”이란 제목으로 감히 글을 써보고파 이렇게 제목을 달아보았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 일은 참으로 많았다. 스케트 타기를 즐겨서 젊은 시절 한때는 현겨울철운동회에까지 선수로 참가한적 있다. 그것도 속도스케트선수가 아니라 호케이선수로 말이다. 물론 후보로 참가하긴 했지만… 또 등산도 좋아하는 나는 산악회에 참가하여 련속 3년간 산을 실컷 오른적도 있다. 연길 도심에서부터 걸어서 모아산 정상(그때는 모아산으로 오르는 길도 없었다)까지 오르기도 했고 연길 도심에서 출발하여 마반산 정상까지 올라가기도 했다. 뻐스타고 석문에 가서 오봉산이란 산에 올라 다섯 봉우리를 모두 점령한적도 있고 유수천에서 걸어서 차굴로 빠져나와 보원의 절벽에 오른적도 있고 룡정의 대포산, 소화룡의 산들, 천보산 중계탑이 있는 산, 도문의 일광산 그리고 뾰족산 등에 자주 올랐었다. 나는 또 음식을 무지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토산물을 특별히 좋아했다. 나는 곰취쌈, 고사리채, 고사리찌개, 김치, 절인 오리알, 돼지간볶음, 찰떡 등을 좋아하는데 그것도 산에서 직접 뜯은 곰취랑 고사리랑, 직접 캐낸 산더덕이랑 민들레랑, 직접 뜯은 참치랑 우정금이랑 닥지싹이랑을 특별히 좋아한다. 모두부를 너무 좋아하고 콩장, 콩죽, 콩물, 초두부 등 콩으로 만드것이면 다 좋아한다. 그것도 자기 손으로 만든걸 특별히 좋아한다. 된장, 고추장도 직접 만들어 먹는다. 지난 일요일, 25선을 타고 태암까지 가서 고사리랑 있음직한 산기슭을 3시간 정도 돌면서 고사리, 기름고비, 우정금, 함박꽃대, 고추나물, 참취 등을 거의 다섯근 정도 뜯어왔다.그걸 데쳐서는 매일 무쳐먹었는데 한주일째 이어졌다. 지난해 나는 서시장에 가서 전문 조선물건을 파는 곳에서 140원을 주고 손매돌을 사다가 자주 콩장이랑 초두부랑 모두부랑 해먹는다. 지난 달에만도 벌써 네번이나 초두부를 해먹었다. 조선족으로 태여나 순 우리 음식의 고유한 맛을 좋아한다. 우리 음식은 담백하고 정갈하고 맵싸하고 톡 쏘는 맛이 있기도 해 감칠맛이 더 난다. 그리고 우리 음식은 자연의 원맛을 그대로 살려서 좋다. 김치도 그렇고 여러가지 야채무침도 그렇고…돼지고기도 수육으로 만들어 마늘간장에 찍어 먹으면 제일 고소하고 원맛 그대로여서 좋아한다. 더덕무침, 고사리무침, 콩나물무침, 달래무침, 도라지무침, 파전, 야채전, 감자전 등등 대부분 경우 원맛을 살리면서 얼큰하고 거뿐한 그 맛이다… 나는 또 뭐나 흰걸 좋아한다. 더덕이나 도라지나 흰술이나 하얀 쌀밥이나 찰떡이나 송편, 만두기나 설기떡이나 두부나 다가 흰색갈이 많다. 이불안도 하얗고 빨래도 하얗게 말쑥하고 앞치마도 하얀 색을 쓰기 좋아하고 집도 하얀 회칠을 한 벽을 좋아한다. 그래서 아마도 나는 흰것으로 상징되는 우리 백의민족을 사랑하는지 모르겠다. 언젠가 어느 시인이 자기는 순 조선토종이라고 하더니만 아마 나도 토종이여서 그런지 모르겠다. 나는 이렇게 좋아하는게 많다. 헌데 따지고보니 많이는 우리 민족의것을 좋아하는것 같다. 고로 나는 이 위대한 민족을 좋아한다…
108    상하이 눈물 댓글:  조회:703  추천:0  2013-05-08
상하이 눈물 림금산 솟아오르는 빌딩숲속에 눈물은 떨어져 반짝이고 반짝이는 방울속에 색바랜 력사는 오늘도 운다 현대시와 절주 빠른 사색이 하늘에 날아오르는데 전설의 어두운 그림자는 발밑에 누워있다 추파를 던지는 아가씨의 혼을 앗아가는 숨결이 내 가슴에와 터지는데 샹하이는 오늘도 진한 눈물을 또 만들어 간다...
107    시와 입쌀과 눈물과 댓글:  조회:670  추천:0  2013-05-08
시와 입쌀과 눈물과 림금산   1 이는 바람에 날려온 눈물 한알 눈물이 싹터올라 수천의 물보라를 휘날려 젖빛 안개로 강변 가득 휘감기는가 지친 숨결과 해여진 치마폭은 오늘도 장대끝에 높이 걸려 기발로 나붓기는데 하얀 이야기는 하늘나라서부터 땅나라까지 백두폭포의 비말로 줄줄이 흩뿌려진다 개구리의 긴-울음끝에 천지는 깨여나고 북관땅 천리에 눈가루 아득히 날린다 2 검푸른 색갈에 손바닥이 갈라터졌다 발가락이 닳았다 너무나 푸르러 눈이 아팠다 너무나 진하여 마음이 아렸다 할아버지의 허리는 구부러 고동색 천지꽃뿌리로 비탈에 박혔다 땡볕에 뼈를 말리워 가루를 냈구나 하얀 폭포가 머리우에 쏟아진다 저 하늘 솜구름을 태양이 톱으로 켜서 가루를 냈구나 구름가루가 들판 가득 빛난다 3 목구멍으로 넘기기엔 너무나도 희다 색갈이 아프다 눈이 아리다
106    삼월은 가슴을 헤친(외2수) 댓글:  조회:550  추천:0  2012-03-05
        푸름푸름 밝아온다   뿌리에서부터 기여오르는 그리움이   차츰 아지끝오리에까지 감긴다     녹아지는 기슭은 푸들져   3월은 살진 앞가슴을 살며시 헤친다   태초의 얼음산에 곬을 만들어   흘리는 노래는 살지고 있다     거리에는 하나 둘씩   향수뿌리는 미녀들이   잰 걸음으로 골푸리치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나비들의 꽃치정이 준비되는 때   내 맘에선 쿵-쿵 한때의 잔치 례포소리   료량하다     도망치듯 물러가는   두만강의 성에떼우으로   햇3월은 서서히 허리를 편다   ... ...       봄오는 때 상처도 온다     지난 봄에 찔린 상처에서   고름이 나온다.   방울방울 고름을 달고   돋아오르는,   부식토를 뚫고 기어이   나오는 피딱지야,   상처나무의 아지에   자꾸만 꽃을 달아매지 말라!   너무 아리다   아픈 추억을 윤두로 지지지 말라!   방울방울 눈물이 너무나 짜구나.   가슴찌르는 눈을 자꾸 틔워서   도대체 어쩌자는거니?   싹 옆에 신음의 향기를 심어다오,   그리고 바람아,   아픈 설음을 업고가지 말거라.   꽃은 피여서 뼈가 패인다…       와- 봄이다!     겨울이 녹아버린 자리에서   파란 손을 들고 꼼지락이는 애들 땜에   해볕은 빈틈없이 골고루 펴지더니     얼굴도 파랗고 몸도 파랗고 맘도 파란 애들이   어데서 그렇게 많이도 쓸어나오는지   비탈이며 들판엔 온통으로 그애들이   흘린 파란 웃음이 질펀하구나     그래서일가 둥-둥- 북치며   둥근 꿈은 싱싱히 걸어오고   산은 저만치 키가 자라는데   나무들은 쭈욱-쭈욱- 기지개 켜며   저저마다 푸른 소리 뽑는다   -어어, 뻐근하구나! 
105    (수필) 살구꽃 복사꽃 피는 계절에... 댓글:  조회:1924  추천:25  2011-04-25
        아침 출근길에 올라 연길시아동도서관을 지나 소년궁쪽으로 걸음을 재우치는데 소년궁과 아동도서관청사 사이의 수림속에는 어저께까지만도 안보이던 살구꽃 복사꽃이 만발하게 피여났었다. 너무도 반가웁고 신비로와 취재가방에  넣어두었던 카메라를 꺼내 그 뭉클한 꽃향기 의 아릿다운 모습을 단숨에 여러장 찍었다. 소나무, 비수나무 숲속 사이사이에 언제 옮겨심었는지 살구꽃과 복사꽃이 해사한 얼굴을 하고 보란듯이 렌즈속에 들어왔다. 면적은 그리 크지않지만 사면이 높은 층집으로 꼭 막힌 그 사이에 펼쳐진 요 자그마한 공간엔 별의별 문화가 꼴똑 넘쳐나게 담겨져있다. 엄마공룡, 아기공룡이며 한시랑 새긴 정원석이며 소나무, 뽀뿌라, 살구나무, 복사나무. 그외에도 갖가지 이름모를 나무와 숲이 자못 문화적 휴식의 향기를 물씬 풍겨주고 있는게 장하다… 참 언젠가 연길시정부에서 이 땅을 남방에서 온 어느 부동산회사에 팔아 이곳에다 고층빌딩을 짓자는걸 소년보사 령도와 직원들이 일떠나서 막았고 또 그 일이 순순히 풀리지 않게 되자 자치주정협위원들까지 수십명 동원되여 련명으로 싸인해 주정부에 반영한 결과로 이땅은 지금까지 꽃과 나무와 정자와 아름다운 정원석속에 싱싱히 살아서 연길시민들과 아이들에게 좋은 휴식터와 공원으로 숨쉬고 있다. 참으로 기쁜 일이 아닐수가 없다. 가뜩이나 광장문화와 호수문화가 아직도 많이 역부족한 연길시로 말하면 이같이 별로 크지는 않지만 시민과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꽃숲과 소나무숲과 새들의 지저귐소리를 마련해주는 곳이 살아있다는건  진짜 고맙기까지 한 일이다. 요즘 연변인민방송국 AM 문학살롱프로에 근 1년간 작가초대석 케스트로 명시인소개생방송을 맡아 하느라 한국 명시인 이육사의 작품들을 정리하면서 보니 이육사시인은 꽃에 대해서 좋은 시를 남겼었다.         이른 매화 만발하고         늦은 매화 꽃잎을 여니         진달래도 보란듯 활짝활짝         고운 꽃일수록 열흘 못넘긴다         누가 말했더냐         아마도 또 하나 더 큰 꽃봄을 만드는게지   그래서 이육사의 생가로 문학탐방을 떠났던 신경림시인이 이육사의 고향 경북 안동 도산면에 갔었단다. 헌데 이육사생가주변을 지나다니는 여러 택시기사들과 물어서도 이육사에 대해 너무나 모르니 아연해 졌단다. 나중에 이육사의 꽃에 대한 시를 생각하고 여러가지 꽃이 만발한 그 언덕에서 시인의 생가를 찾아냈다는 말이 인상에 퍽 깊다.         언젠가 동양일보사의 초청으로 한국전국명사시낭송회에 참가차로 가던길에 인천공항에 빠져나가게 되였다. 한창 공항출구로 나가는데 우리 일행 7명가운데 몇이 걸렸다. 어디로 가느냐? 뭐하러 가느냐? 대답은 동일하다. 포석 조명희문학제로 명사시낭송회의 참가차 한국에 왔다고 대답올리자 포석이란 눈구인가? 조명희한테 전화를 넣으란다. 진짜 조명희가 우리들을 아는가 확인해보자는 심사다. 어처구니 없었다. 문화로 세계에 이름떨치고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포석 조명희를 공항에서부터 의심을 가득 물고 물어오다니? 할수없이 포석 조명희는 여차여차한 한국의 명시인이고 우리 중국에 사는 하많은 조선족학생들도 조선어문 교과서에서 수년간 그의 소설 “락동강”을 배운다는 등등 해석을 올리는 우리 심정은 어딘가 쓸쓸하고 비참하기까지 했다. 나도 10여년전 처음으로 윤동주생가로 찾아갈때 룡정시에 가서 윤동주생가로 가는 차길을 여러 시민들에게 물었으나 역시 뭔 쌩뚱같은 물음이냐는 반문을 많이 받은바 있다. 나는 그때 하는수없이 김재권선생이 꾸리는 룡정시독서사에 찾아가 물어서야 길을 알수가 있었다. 기가 막혔지만 더 말이 나가지 않았다. 윤동주라 하면 우리 연변에서는 1호시인이자 명동의 윤동주생가는 1호문화브랜드로 꼽을만도 한 곳인데 더구나 그의 고향이고 그가 학창시절을 보냈던 룡정의 시민들이 그에 대해 너무나 모르는건 비극이 아닐수가 없었다. 세월이 산업화시대에로 밀착해갈수록 시인이나 기타 문인들의 이름을 아는 시민과 사회성원들이 많이 줄어든 시점이라해도 일본이나 프랑스에 다녀왔던 문학친구들한테 들었지만 웬만큼 알려진 자국의 시인이나 소설가에 대해 물으면 소학생을 잡고 물어도 그 생가나 문학비, 문학관쯤에 대해서는 다 알더라는 것이였다. 참으로 확연한 대조가 아닐수 없다. 지금 중국에 살고있는 우리 민족은 역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올리막길을 힘겹게 톱아오르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누구나가 자기민족문화에 대한 일을 자기자신의 가장 중요한 일중의 하나로 생각한다면 우리 민족과 우리 문화는 기필코 이 나라와 세인의 진두에서 힘차게 펄펄 휘날것이 아닐가? 나는 이 찬란한 봄날에 연길공원같은데 자주 발길을 돌리게 된다. 하나는 봄을 맞아 아침 조깅을 하는데도 그 원인이 있겠지만 연길공원 그 아늑하고 조용한 동쪽언덕에 가면 우리 민족의 걸출한 아동문학인들의 동시동네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제일 안쪽으로부터 우리 민족 아동문학의 정초자의 한사람인 채택룡동시비가 세워져있고 다음으로 남쪽으로 오면서 김례삼동시비, 윤정석동시비, 윤동주동시비 등이 줄느런히 세워져있어 우리 고장 문화인들의 알뜰한 문화공간을 착실하게 세상에 자랑하고 있다. 채택룡동시비에는 유명동요 “병아리”가 새겨져있고 김례삼동시비에는 역시 유명동요 “고개길”이, 윤정식동시비에도 유명동요 “앵콩타령”이, 아까운 청춘을 다바쳐 일대기를 주름긋고 간 윤동주의 동시비에는 명동시 “참새”가 새가져 있다. 연변청소년문화진흥회에서 이 몇년간 꾸준하고 활발한 활동을 펼치여 이같이 눈부신 동시동네를 알뜰히 가꾸었고 거기에 이같은 이쁜 동시비들을 심어서 이젠 어지간한 규모를 이룩하여 새들의 싱싱한 봄노래를 불러오고 있는것이다. 뽀송뽀송 봄날이 한창 물오르는 요즘 연길공원의 이런 문화공간은 이쁜 향기를 우리 생활에 펼쳐주어 우리 삶을 더욱 윤택하게 만들어주고 있지만 이는 어느 한두 사람의 노력으로만은 아직 많이 부족한것이다. 자그만한 가두의 어느 공간이나 도심의 어느 광장이나 일반공원일지라도 우리는 애써 가꿔야 한다. 우리 함께 손잡고 거기에다 우리 문화의 숨결 한오리라도 꾸준히 심어준다면 이 봄날 이쁘게 피여나는 살구꽃, 복사꽃처럼 우리의 주위환경도 한결 높은 차원으로 발걸음을 옮길것이며 우리의 생활도 단순한 경제적인 차원을 초월한 보다 문화적인 차원으로 톺아오를것이다. 소박한 나의 생각이 살구꽃 복사꽃 숲속에서 가져보는 단순한 일개 나혼자만의 욕심이 아니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2011년 4월 14일.
104    (수필) 산은 지금 한창이다 댓글:  조회:860  추천:13  2011-04-09
  산은 언제나 그처럼 싱싱하게 거짓없이 계절따라 우리앞에 찾아와 숨결을 나눈다. 산은 푸른 색, 푸른 바람을 좋아하는 젊은이들의 하아얀 웃음속에서 숨쉬고 4월, 5월의 화려한 시기보다 봄의 시작인 삼월앞에 기막히게 웃어준다 20여년전, 유석이 쓴 영화 \"이른봄 2월\"을 보고 깊은 감동을 받은적이 있다. 영화의 내용을 간추려본다면 이렇다 한 대도시의 대학생 지식인청년이 교육구국을 하겠다고 부용진이라는 시골진에 내려가 교편을 잡는다. 그는 적극적으로 앞뒤로 뛰여다니며 홀로 애 둘씩이나 키우는 과부네집도 도와주고 또 신식청년의 풍도도 나타내느라 한 학교에서 교원으로 있는 교장의  녀동생과 시체연애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의 환상과 랑만적인 구국행위는 이 시골진의 굳어진 의식현실에 맞지가 않았다. 벌써 온 진내에 과부와 좋아하면서 또 교장의 녀동생과도 여차여차하다느니 하고 소문이 파다하게 퍼진다…그는 또 애들이 불쌍하다고 호주머니에서 돈이랑 여러차 꺼내주었었는데 차츰 불쌍한 애들이 너무 많아져 자기 혼자의 호주머니 돈으로는 도저히 문제해결이 안되는 상황이였다…나중에 청년지식인은 절망에 빠지고 몸져누웠다가 끝내는 이 자그만한 시골진에 배기지 못하고  떠나고 만다…마침 그때는 꽃이 망울을 짓기시작하는 “이른 봄 2월”이였다. 이제 3월이나 4월이 오면 영화의 주인공같은 젊은 지식인들도 구국의 길을 제대로 찾아낼수도 있을쯤하다. 하지만 나는 그래도 영화는 요렇게 여운을 길게 남기면서 그냥 “이른 봄 2월”에서 끝나는 영화가 더욱 예술적 매력이 있다고 나름대로 생각한다. 영화에서는 햇내기 지식청년과 구국의 방도를 제대로 못찾은걸 념두에 두고 상징적으로 “이른봄 2월”이란 영화이름을 단것이다. 지금와서 돌이켜 보면 이 영화의 내용은 오늘 현실과는 별관계지만(어디까지나 력사영화이니깐) 나는 이 영화의 제목 “이른봄 2월”이 우리 북방으로 말하면 아직 활-펴지지 않은 이른 봄3월과 계절적으로 맞먹는다고 생각한다.아직도 찬기운이 그냥 숲속을 기여다니지만 우리 북국의 삼월, 산은 언녕 봄을 잉태하고 있는것이다. 혹간씩 가둑나무 사이에 나타나는 버드나무는 벌써 꺾을래야 꺾을수 없게 물이 올라 팔팔하다. 비탈의 진달래는 은근히 춤출 예비동작으로 고개를 갸웃하고 몽오리를 물고있다. 아직도 채 녹지않은 잔설을 헤쳐보면 그 밑엔 벌써 송곳같은 생명이 눈을 따끔 찔러놓는다. 그 추운 계절, 집안에서만 놀아대던 아이들은 나무꼬챙이를 들고 비탈에 바장이며 무엇인가 찾아헤맨다. 부식토는 점점 가슴부풀기 시작하고 그우로 더운 바람이 한줌씩 두줌씩 스쳐지나간다. 산은 이런 의미깊은 철학속에서 숱한 소박한 이야기를 그들먹이 쏟아낸다. 다람이의 이야기, 토끼들의 이야기, 꿩이나 메새의 이야기로 굉장한 합창을 준비한다. 작디작은 깸알부터 여리디 여린 산나물부터 푸르디 푸른 하늘 한 쪼각까지 모두다 봄의 천사를 종교처럼 우러른다. 꼼지락대는 아기손같은 햇풀이며 그냥 떨어지지 않고 아지에 붙어서 한들거리는 솔방울이며 녹을랑 말랑 하는 골짜구니의 건물진 산속시내며 실로 봄앞의 다정한 숨결들이다. 지금 저 산은 그냥 짙푸르게 웃어버릴 준비다. 내맘속에 창창히 열려지는 산의 가슴, 좀더 시간이 흘러 흐드러지는 산보다 아직 청순하고 싱싱한 삼월의 산은 그래도 신성해서 더 좋다. 나는 이맘때면 벌써 봄냄새에 취해서 안되는 시지만 긁적여 보기가 일쑤다… 푸름푸름 밝아온다 뿌리에서부터 기여오르는 그리움이 차츰 아지끝오리에까지 감긴다   녹아지는 기슭은 푸들져 3월은 살진 앞가슴을 살며시 헤친다 태초의 얼음산에 곬을 만들어 흘리는 노래는 살지고 있다   거리에는 하나 둘씩 향수뿌리는 미녀들이 잰걸음으로 골푸리치기 시작한다   어디선가 나비들의 꽃치정이 준비되는때 내 맘에선 쿵-쿵 한때의 잔치 례포소리 료량하다   도망치듯 물러가는 두만강의 성에떼우으로 햇3월은 서서히 허리를 편다 ... ...   며칠전 한 나이 지긋한 유명소설가님을 만나 얘기를 나누던중 여인에 대해서 말하게 되였다.소설가님은 여자가 넘 깎듯하고 너무 조심성스럽고 넘 세련된 여자면 매너가 적다고 했다즉 말씀인즉 너무나 익어서 사랑스러운데가 적다는 뜻이겠다.나도 동감을 표했다. 여자가 넘 다듬어지면 사랑스러운데가 없어보인다.좀 잔실수같은것도 하고 좀 거칠기도 한맛이 있어야 더구나 사랑스럽고 귀염성 있어보인다. 취한척하고 남자들의 걸쭉한 롱담이나 육담에 얼굴을 발그레 붉히면서도 잠자코 들어주는것처럼 한다든가, 늘찬 산행길에 슬그머니 남자들한테 자기짐을 빼앗기는것 처럼도 한다든가 깍쟁이 남자들을 살짝꿍 놀려주기도 한다든가...때론 맥주에 조금씩 취할가 한다든가 하여간 이러루한 진실다운 여자가 산앞에서는 또 풀이나 새나 구름앞에선 더 매너가 있지 않을가?좀 성숙되고 숙련된 4-5월의 자세보다 나는 그냥 한오리의 더운 바람으로 좋아하는 산언덕이 더욱 매너가 있어보인다. 세련된 기법이나 쓰찔보다 무기교가 더욱 사랑스럽다. 이제 점차 펼쳐지기 시작하는 저 크나큰 봄보다 나는 그래도 삼월의 산이 더 매너가 넘치는걸로 안다.산은 삼월앞에 진짜 싱싱한 처녀이다.
103    (수필) 산은 3월앞에 싱싱한 소년이다... 댓글:  조회:894  추천:29  2011-02-18
산은 지금 한창 좋다...  언젠가 20여년전 \"이른 봄 이월\"(早春2月)이란 영화를 본 기억이 난다. 작가 유석(柔石)이 쓴 작품인데 참 예술화가 잘된 영화였다고 생각된다.그 제목 \"이른봄 2월\"이 퍽 마음에 들었다.강남은 \"이른 봄 2월\"이겠지만 나는 그래도 우리 북국엔 \"이른 봄 3월\"이라고 부르는게 더구나 합당하다고 생각된다.3월의 산은 언제나 그처럼 생생하게 싱싱하게 거짓없이 파랗게 푸르다. 3월의 산은 푸른 색을 좋아하는 아이들의 하아얀 웃음속에서 숨쉬고 오월, 사월, 더우기는 봄의 시작인 삼월앞에 기막히게 웃어준다 아직도 찬기운이 그냥 숲속을 기여다니지만 삼월의 산은 언녕 봄을 잉태하고 있는것이다. 혹간씩 가둑나무 사이에 나타나는 버드나무는 벌써 꺾을래야 꺾을수 없게 물이 올라 팔팔하다. 비탈의 진달래는 은근히 춤출 예비동작으로 고개를 갸웃하고 있다. 아직도 채 녹지않은 잔설을 헤쳐보면 그 밑엔 벌써 송곳같은 생명이 눈을 따끔 찔러놓는다. 그 추운 계절, 집안에서만 놀아대던 아이들은 나무꼬챙이를 들고 비탈에 바장이며 무엇인가 찾아헤맨다. 부식토는 점점 가슴부풀기 시작하고 그우로 더운 바람이 한줌씩 두줌씩 스쳐지나간다. 산은 이런 의미깊은 철학속에서 숱한 소박한 이야기를 그들먹이 쏟아낸다. 다람이의 이야기, 토끼들의 이야기, 꿩이나 메새의 이야기로 굉장한 합창을 준비한다. 작디작은 깸알부터 여리디 여린 산나물부터 푸르디 푸른 하늘 한 쪼각까지 모두다 봄의 천사를 종교처럼 우러른다. 꼼지락대는 아기손같은 햇풀이며 그냥 떨어지지 않고 아지에 붙어서 한들거리는 솔방울이며 녹을랑 말랑 하는 골짜구니의 건물진 산속시내며 실로 봄앞의 다정한 숨결들이다. 지금 저 산은 그냥 짙푸르게 웃어버릴 준비다. 내맘속에 창창히 열려지는 산의 가슴, 좀더 시간이 흘러 흐드러지는 산보다 아직 청순하고 싱싱한 삼월의 산은 그래도 신성해서 더 좋다. 이제 사월이 돌아누우면 벌써 땅이 익어가면서 그 신비로움이 많이 줄어들고 신령한 기운이 좀 눅적해지는게 어딘가 조금은 아쉽다...언젠가 년세가 지긋한 한 소설가님을 만나 어느 여자를 두고 한담하다가 그녀가 너무나 사랑스러운데가 없다던 말이 기억난다. 원인인즉 너무나 세련되고 깔끔하다는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동감이 갔다. 나도 사실은 너무나 다음어진 녀인은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귀엽고 사랑스러운데가 없기때문이다. 조금은 단순하면서도 야하고 조금씩 실수같은것이 있으면서도 부끄러워할줄 아는 그런 타입이 더 좋을상싶다...좀 성숙되고 숙련된 자세보다 나는 그냥 한오리의 더운 바람으로 좋아하는 삼월의 산이 더욱 매너가 있어보인다. 세련된 기법이나 쓰찔보다 무기교가 더욱 사랑스럽다. 산은 삼월앞에 진짜 싱싱한 소년이다.
102    (수필) 송화강기슭에서 서리꽃향에 취하며... 댓글:  조회:926  추천:27  2011-02-16
송화강기슭에서 서리꽃향기에 취하며...                      북국에 사는 재미중에 하나는 겨울이 너무나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 아닐가?지난 1월 12일, 중국조선족소년보사 꼬마촬영기자단 일행 36명과 함께 유서깊은 송화강기슭으로 서리꽃촬영을 다녀온후부터 나는 북국의 겨울재미에 대하여 다시한번 감수를 더듬어보게 되였다.그날 아침 7시 30분에 연길시신문청사앞에서 호화관광뻐스에 몸을 실은 꼬마촬영기자들은 장춘-도문 고속도로에 올라 1박2일의 뜻깊은 려행을 시작하였다. 겨울철 캠프팀은 안도—돈화경내에서 차창으로 백설속에 총총히 발을 묻은 봇나무숲을 흥분속에 구경했으며 교하—길림구간에서는 차창밖의 옥야천리와 북국의 천리설원을 한눈에 안았다… 12시좌우에 길림시에 들어선 일행은 우선 송화호반에 자리잡은 주최스키장리조트(朱雀滑雪山庄)에 깊숙히 들어갔다. 1시가 퍽 넘어 비록 늦은 오찬이였지만 송화호에서 갓잡아올린 큼직한 생선료리들이 입맛을 부쩍 돋구어주어 우리 연변에서는 맛볼수없는 신선한 오찬을 만포식하였다. 스키장에 들어서니 입구에는 개파리(狗爬犁)랑 개와 양을 한데 메운 개양파리(狗羊爬犁)랑 참 신기했다.  소학교 꼬맹이들이라 아직 스키탈줄은 잘 모르고있었으나 누구라 없이 스키를 신고 일어설수는 있었으며 걸을수도 있어서 참 다행이였다. 여자애들은 많이는 썰매를 타고 산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내리 흐르는데 첨엔 너무 무서워 막 소리질렀다. 연길시중앙소학교 리연친구는 너무 무서워 막 울음보까지 터뜨렸다. 금방까지 교실에서 교과서를 읽으면서 년말고시땜에 골머리를 앓던 애들이 이 신비한 북국의 빙설대자연속에 마구 쏟아져 딩구니 심신이 다 녹아나듯 기뻐날뛰였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짧디짧은 길림의 겨울밤은 벌써 서서히 내려앉았다. 애들은 조금 피곤해하는 모습들이였지만 우리는 길림의 야경을 하나라도 더 보이고 싶어 관광차가 계속 송화강기슭을 누비도록 했다. 송화강량켠에는 숱한 호화로운 야명주들이 반짝였다. 특별히 가로수마다에 달아놓은 수천만의 류성우등(流星雨灯)은 줄줄히 흰눈송이같은 빛을 자꾸만 휘뿌려주어 유난히 돋보였다. 가이드말에 의하면 이런 등불은 길림시에만 있는 독특한 야경이란다. 낮에는 서리꽃이 일경인데 밤에는 서리꽃을 볼수가 없으니깐 이런 등불로 서리꽃이 내림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길림시는 낮에도 밤에도 서리꽃축제가 계속하여 열리는 셈이다. 또 기슭의 모든 황홀한 가지각색 불빛들이 그대로 송화강강면에 쏟아져내려 강과 도시가 혼연일체를 이루면서 너무나 찬란했다. 참, 강이 한복판을 가로 흐르는 그런 도시, 그런 도시의 시민들은 진짜로 복받은 시민들이다. 내가 알기로는 천진시(天津市), 무한시에도 도시사이로 강이 흐르고 , 한국의 서울시엔 한강이, 조선의 평양시엔 대동강이 흐르면서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쏟아준다.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변강도시 연길시도 부르하통하가 시중심에 흘러흘러 연길시민들도 복받은 시민으로 거듭나고 있다…   저녁은 강북에 있는 호화로운 항공호텔(3성급)에 행장을 풀어놓고 특색있는 중국료리를 기껏 배부르게 자시고 누구라없이 한결 푸근한 마음으로 일기도 쓰고 텔레비도 보고 촬영작품도 다시 점검하면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길림의 밤을 보냈다. 이튿날은 유난히 맑고 투명한 날씨였다. 아침식사를 치르고난 일행은 곧추 송화강기슭으로 다그쳐 나갔다. 헌데 이게 웬일인가? 아니 글쎄 어제까지도 보이지 않던 송화강서리꽃(雾松) 이 아지가 휘여지도록 만발하게 피여난것이다. 송화강서리꽃은 겨울에만 길림송화강기슭에 피는 자연현상이란다. 송화호발전소에서 내보내는 더운 물과 차가운 송화강이 합쳐지면서 생기는 기류가 서로 부딪치면서 하얀 눈송이를 만들어서 기슭의 나무숲에 하얗게 매여달린단다. 허나 겨울이라도 아무날에다 다 피거나 송화강의 어느구간에나 다 피는것이 아니라 전문 잘 피여나는 구간과 피여나는 시간대가 있단다. 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이 신비한 서리꽃을 못구경하고 그저 돌아갈때도 있단다. 강설량이 크고 날씨가 특별히 추운 해에는 서리꽃이 만발하는 날수가 많단다. 한것은 서리꽃은 일정한 기후조건하에서만 형성되기때문이란다. 례하면 송화강안개의 습도가 높고 기온이 령하 20도좌우의 저온상태와 바람이 없고 눈이 안올때가 가장 좋은 날씨조건이란다. 그리고 촬영가들이 하루중 제일 좋은 촬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10시반사이란다. 그리고 밤중의 서리곷과 점심나절의 서리꽃도 버금으로 되는 괜찮은 촬영감이란다. 헌데 우리는 신이 내린 복을 받았는지…아님 고사리손에 사진기를 받쳐들고 달려온 애숭이 꼬마기자들의 티없는 순진한 마음이 하늘을 감복시켰는지 무너지게 피여난 서리꽃향기속에 쉽게 포근히 안길수가 있어 무등 기뻤다…   실로 만무과원의 흐드러지게 피여난 배꽃이라 할가? 아님 화단에 수없이 날아드는 흰꽃나비라 할가? 강량안에 이렇듯 매혹적인 은색세계를 펼쳐준 조화옹의 재간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무아지를 살짝 건드려보면 하르르 내리꼰지는 숱한 눈송이…거기다가 또 강가에 고즈넉히 정박해있는 눈을 들쓴 작은 쪽배들이 배경으로 되여주고 저 멀리 강건너 강남쪽을 눈주어 바라보면 서리서리 타래쳐 움직이는 자욱한 안개속에 수십층씩 되는 고층빌딩들이 먼 배경으로 그 모습을 나타냈다 숨겼다하는품이 마치도 선경에 들어선듯한 느낌을 한껏 던져주었다. 꼬맹이들은 누구라 없이 미리 준비해간 사진기를 꺼내들고 이 은빛으로 아름다운 대자연의 극치를 렌즈에 담고 담았다. 길손들도 모두 달려내려와 이 아름다운 서리꽃을 구경했다. 참 길림성에서도 첫손 꼽힌다는 겨울풍경이 그야말로 우리 일행의 마음을 다 녹여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출발의 호각소리가 울리자 일행은 아쉬운 발걸음을 겨우겨우 옮기면서 이 아름다운 서리꽃경치를 다시다시 되돌아보았다. 뻐스를 타고 조금 움직이자 앞에 보이는 그리 높지않은 건물이 눈확에 안겨들었는데 가이드의 소개에 의하면 당년에 조선로동당총비서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김일성동지가 청소년시절에 다니던 육문중학교란다.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를 한 육문중학교는 주위에 소나무숲이 우거졌고 바로 남쪽에 역시 그림같이 아름다운 송화강을 마주하고 있었다. 안으로 썩 교정울안에 깊이 들어가보자고 수발경비실에 련계하니 성외사판공청의 비준이 있어야한다기에 그냥 다시 돌아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일행은 유구한 불교,도교, 유교 3교력사가 교차적으로 짙게 깔렸다는 길림시 북산공원에 들어섰다. 1924년에 건설되였다는 북산공원은 산과 사원과 묘군, 산아래의 련꽃늪 등으로 이름 높단다. 신비스런 기운이 내비치는 북산공원안은 추운 겨울이여선지 더구나 깨끗하고 조용하고 신령하였다. 관광객들도 그리 많지않았고 개파리에 메운 싱싱한 개들이 혀를 한발씩이나 내두루고 은빛으로 쭉-깔린 눈길을 자주자주 핥고있었다. 아늑한 기운이 떠도는 약왕묘, 3황묘, 관제묘 등 붉은 색, 청색의 고풍스런 사원들이 겨울해빛에 눈부신 빛을 발사하면서 북국의 고색적이고 웅숭깊은 이미지를 더욱 짙게 활-활- 풍겨주고 있었다… 애들은 저마다 사진기를 휘둘러댔다. 거의 30분정도 여기저기로 뛰여다니며 찰칵대더니 나중엔 추워서 모두다 뻐스쪽으로 이동하였다. 그애들은 너무나 많은 겨울설경들을 구경하였고 너무나 많은 북국의 진솔한 겨울모습을 렌즈에 담았으며 너무나 진한 옛스런 력사와 새틋한 문명사를 마음에 담은 것이다…오후에 연길로 향발한 뻐스안은 쥐죽은듯한 고요속에 빠져버렸다. 이틀동안 흥분속에 분주히 돌아치던 꼬맹이들이 모두 아름다운 피곤에 골아떨어진게 분명하다. 애들의 고운 꿈을 실은 뻐스는 설원만리를 요리조리 지나 익은 저녁이 포근히 물든 연길시로 서서히 들어섰다…
101    해돋이와 아침에 대한 시 댓글:  조회:2851  추천:29  2010-12-31
해돋이와 아침에 대한 시   신—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문학살롱 신금철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연변시가학회 부회장 림금산선생님을 모시고 저명한 시인 조룡남선생과 그의 시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네, 벌써 2010년이 다 갑니다. 풍성한 결실과 하많은 아름다운 추억을 남긴 한해를 보내면서 회포가 많으시죠? 지난해를 보내기는 퍽 아쉽지만요 새롭게 다가오는 희망찬 새해 아침을 맞는 기분 또한 가슴벅차죠 이번 시간에는 역시 림금산선생을 모시고 아침 해돋이를 쓴 시들과 새아침을 쓴 시들을 몇수 살펴보면서 새해를 맞는 즐거운 기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네, 안녕하십니까?   림—네 안녕하십니까.           해돋이               김해인     김해인 | 1990년 《세계의 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까마귀》 《헤밍웨이》 《내 마음의 적소, 동암》 등이 있다. 《별들의 사원》에는 〈해〉 등 59편의 시를 수록했다.   누구나 쉬운 길인 제왕절개 마다하고 자연분만 고집하는 저 바다를 한 번 봐 기어이혼자 힘으로 튼튼한 해 낳는 것을 하늘의 제왕인 해 낳는 일 쉽지 않지 안간힘 쓴 저 바다 순산인 적 거의 없어 하지만 해를 낳고도힘이 남은 저 바다 림—해설—해는 하늘의 제왕이다. 응당 호탕하게 용용하게 이 세상에 받들리우면서 올수있는 제왕이다. 헌데 바다는 기어이 자기손으로 자연분만한다. 그 아픔을 다 하여 몸부림치면서 안깐 힘 다 쓴다. 바다는 해를 순산한적 한번도 없다. 언제나 크나큰 아픔을 마시며 해를 해산한다. 또 그렇기때문이 해는 더욱 위대하게 보인다. 더욱 값지게 보인다. 하지만 하나의 불덩이 위대한 태양을 몸부림치면서 낳은 바다이지만 아직도 힘이 남은 저 바다…저 바다는 힘이 남아 그냥 구불거린다. 여기서 해를 낳은 바다는 해보다도 더욱 위대함을 표현했다. 그렇다. 누가 감히 대통령을 낳은 어머니가 위대하지 않다고 할손가!!   신---그럼 아래에 “동해에서 뜨는 해”를 함께 감상해 보시죠..   동해에 뜨는 해                설창수   태초에 계셨다는 말씀의 뜻이란 곧 혼돈 그것이였을가 합니다.   그 뜻에서 생겨난 첫소리가 빛이 되였다고 생각됩니다   빛은 분명 소립니다. 찢어지는듯 아픈 탄생의 목소리 그것일가 합니다   바위틈에서 돋아나는 진달래꽃 떨기의 마음으로 오묘한 언저리는 부시며 뿌듯 내미는 소리의 얼굴을 보십시오.   첫 어미의 갓 낳은 살 언저린듯 바다의 살결은 사뭇 검붉은 피물에 젖었습니다   하늘과 땅은 물론 어느 누구도 놀란 정색을 하고있는것은 그 누구로서도 남의 일처럼 외면할수 없기 까닭입니다   소리로 찢어진 혼돈의 창 밖에서 흙이 될수없는 내 얼굴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림-해설—해가 상징하고있는것은 인류의 탄생.          주제는 탄생에 뒤따르는 진통.          빛은 소리를 동반한다.          진달래꽃마음—약동하는 마음.          흙이 될수없는—생존의 괴로움을 감내하는, 또 그래야 흙이 아니라 얼굴이 될수있는. 즉 자아수양과 자아욕구. 오직 생명의 탄생만이 즉 거듭남만이 참다운 삶을 당겨올수있다는 것.   다음은 또 시조로 쓰인 해돋이를 감상하겠습니다.   시조          의상대 해돋이                        조종현   천지 개벽이야 눈이 번쩍 뜨인다 불덩이가 솟는구나 가슴이 용솟음친다 여보게, 저것 좀 보게 후끈하지 않은가.   림—해설—전형적인 평시조이다. 웅장하고 장엄한       느낌을 진실하게 쏟았다. 주제는 의상대의 해돋이    를 바라보는 벅찬 감격.   신--다음은 아침을 읊은 시를 함께 감상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침 이미지             박남수   어둠은 새를 낳고 돌을 낳고 꽃을 낳는다. 아침이면 어둠은 온갖 물상(物象)을 돌려주지만 스스로는 땅위에 굴복한다 무거운 어깨를 털고 물상들은 몸을 움직이여 로동의 시간을 즐기고 있다.   즐거운 지상의 잔치에 금(金)으로 타는 태양의 즐거운 울림. 아침이면 세상은 개벽(开劈)한다.   림—해설—그대로 아침을 썼습니다. 즉 아침이미지를 그대로 썼습니다. 어둠이 아무리 칠흑같아도 결국 밝아오는 아침앞에 새나 돌 꽃을 토해놓고 자기는 땅우에 무릎굵고 굴복합니다. 즉 돋아오르는 새날, 달려오는 새희망은 그 무엇으로도 막을수없다는 새날에 대한 동경과 찬미. 새것은 곧 낡은것을 대체함을 말합니다. 여기서 금은 황금, 물상은 각종 물건의 상태, 개벽은 열린다는 뜻. 새날이 열린다는 뜻 즉 새세상이 열린다는 뜻. 한마디로 새아침에 대한 찬미.   설날 아침에         김종길   매양 추위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잔 술과 한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짐하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하고 각박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속에 한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림—해설—인생의 길은 차갑고 험난해도 착하고 슬기롭게 긍적으로, 좀더 적극적으로 살아야한다는, 좀더 진실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주제. 당시는 광복과 동란의 시기였기에 살림형편이 지금처럼 그렇게 넉넉하지 못한처지 –“따뜻한 한잔 술과 한그릇 국을 앞에 놓고서도 마주오는 새해에 감사하라는 –락관적이고 진실함을 호소하는 아주 소박한 감정의 시이다. 오늘날 고기가 먹기싫고 술이 흔해 피해다니는 시기에 당시 간고한 년대에 우리 부모님들이 맞던 그 설을 생각하면서 이 시를 읽으면 참 눈물이 날가하고 감개가 무량합니다. 특히 -얼음장 밑에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이라든가 또 ---마지막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를 맞으라는 글발들은 진짜 소박하면서도 새해앞에 새틋한 느낌을 주는 좋은 시구들입니다.         신--김남조(金南祚 1927년~ )는 대한민국의 시인이다..경상북도 대구광역시에서 출생했으며 서울대학교 사범대학을 졸업하고 숙명여대 교수를 역임하였다..1950년 연합신문에 《성숙》 《잔상》으로 등단하였고 1953년 첫시집 《목숨》을 출판하면서...15권의 시집 륙속 출판. 평론문장도 아주 많음. 여류시인. 그럼 아래 김남조시인의 시 “설날아침”을 함께 감상하죠…   설날 아침 김남조   눈이 내린다 싸락눈 소록소록 밤새도록 내린다 뿌리뽑혀 이제는 바싹 마른 댓잎 위에도 내리고 허물어진 장독대 금이 가고 이빨 빠진 옹기그릇에도 내리고 소 잃고 주저앉은 외양간에도 내린다 더러는 마른자리 골라 눈은 떡가루처럼 하얗게 쌓이기도 하고 닭이 울고 날이 새고 설날 아침이다 새해 새아침이라 그런지 까치도 한두 마리 잊지 않고 찾아와 대추나무 위에서 운다 까치야 까치야 뭣하러 왔냐 때때옷도 색동저고리도 없는 이 마을에 이제 우리집에는 너를 반겨줄 고사리손도 없고 너를 맞아 재롱 피울 강아지도 없단다 좋은 소식 가지고 왔거들랑 까치야 돈이며 명예 같은 것은 그런 것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나 죄다 주고 나이 마흔에 시집올 처녀를 구하지 못하는 우리 아우 덕종이한테는 행여 주눅이 들지 않도록 사랑의 노래나 하나 남겨두고 가렴   림—해설—오늘날 시골의 설날아침은 먹을걱정, 입을걱정은 별로 없는줄 안다. 헌데 아기도 없고 돈이나 명예같은건 시골선 별로다 그저 장가못간 아우 덕종이한테 색시감 소식이나 혹은 정 안되면 사랑노래 한곡만이라도 까치야 남겨두고 가라. 오늘날 시골농가의 현실이다. 여자들은 다 시골서 빠져나가 어느 연해도시나 외국에나 가버리고 시골엔 덜먹 노총각밖에 없다. 설날에도 어딘가 좀 쓸쓸할수밖에 없는 풍경이다. 소박하고 진솔한 감정을 까치와 대화하는식으로 잘 풀어내려갔다…   신--다음 또 아침에 대한 시조를 함께 감상하시겠습니다/   시조             동창이 밝았느냐                             남구만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아니 일었느냐 재 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남구만: (1629-1711) 숙종때에 영의정이란 벼슬을 지냈다. 처사에 사사로움이 없고 , 매사를 공의에 따랐다. 문하에 글배우는 선비가 100명이 넘었다고 한다.   림—해설—이 시는 전형적인 평시조이다. 마지막 종장에 3,5,4,3,이다   여기서 동창—해돋는 동쪽으로 난 창문 노고지리—종달새 소치는 아이—소먹이는 아이 재너머—고개넘어, 사래긴 밭—이랑이 긴 큰 밭   동창이 밝아 하늘에서는 벌써 종다리가 떠서 지저귀는데 소 먹일 아이놈은 아직도 아니 일어났느냐. 농촌의 드바쁜 철에 늑장을 부리다가 재 넘어에 있는 그 큰 밭을 언제 다 갈려고 그러느냐..어서어서 일어나서 빨리빨리 부지런히 움직이여야 한다. 봄을 맞이한 농촌의 즐거운 비명이라고 할가? 생동하는 농촌을 보는듯 하다. 종달새는 옛적부터 부지런한 새로 전해 내려온다. 그래서 이른 새벽부터 창공을 날으며 명랑한 노래를 지저귄다. 이 시는 또 농촌의 소치는 아이뿐만 아니라 문하에 선비 100넘어둔 시인이 자기 제자들이 게으르지 말기를 념두에 두고 썼을수도 있다. 글 배우는 놈이 아침부터 일찍 일어 책을 펼쳐야지 그 많은 책을 언제 다 읽겠냐? 우리도 이젠 2010년을 다 보냈는데 거뜬히 아침을 맞는 심정으로 2011년 새해아침부터 일찍 서둘러서 새해의 많은 일들을 벌써 시작함이 옳지 않을가!!   신—네, 벌써 약속된 시간이 다 갑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솟아오르는 새해에 하시는 일, 뜻대로 되시고 만복을 받기를 삼가 빌겠습니다. 림선생님 수고많았습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그럼 희망찬 새해를 거뜬히 맞는 기분으로 노래한수 들어보겠습니다.      
100    2009년 한국시단의 좋은 시 댓글:  조회:719  추천:24  2010-12-31
문학살롱작가초대석 편집: 김철운 주임:  주필:  1.2010.11.9.16:002.    11.10.08:003.    11.10.23:00 2009년도 한국시단의 좋은시 신: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지난 주 작가초대석 시간에는 연변시가학회 부회장인 림금산시인을 모시고 옥천이 낳은 “향수”시인 정지용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오늘 이 시간에는 지난해 한국시단에서 우수한 시로 선정됐던 시들중에서 몇수만 골라 살펴보려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살펴본 시들에 비해 흐름이라든가 형식면에서 많이 다르지만 또 색다른 맛을 보이고있습니다. 오늘도 림금산시인님을 마이크앞에 모셨습니다. 선생님 안녕하십니까? 림: 네 안녕하십니까? 신: 오늘도 많은 수고를 부탁드립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림금산시인을 모시고 시단에서 명성이 높았던 김소월, 조명희, 윤동주, 심련수 등 유명시인들의 시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그 속에서 우리 언어로 된 시의 형성과 발전을 살펴보았고 조국애와 민족애를 살펴보았습니다. 이처럼 지나온 우리의 문학사를 살펴보는것도 좋은 일이지만 지금의 시단을 파악하는것도 홀시 할수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오늘은 2009년에 좋은 시로 평가를 받았던 한국의 우수한 시들을 선택하여 살펴보려하는데 먼저 어떤 좋은 시들이 있었는지 좀 소개해주실수없겠습니까? 림: 네 지난해에 평론가들에 의해 좋은 시로 평가받은 시들은 아주 많습니다. 그 가운데서 시간상 관계로 몇수만 례를 들어본다면 구석본시인의 “거울”, 허만아시인의 “순간”, 길상호시인의 “벽돌공장 그녀는”, 유강호시인의 “어머니의 발톱을 깎으며”, 김우수시인의 “붉은 거울”, 조동범시인의 “저수지” 등입니다. 신: 이런 시들은 전에 살펴보았던 우리 전통시들과 좀 다르다고 보아야지 않을까요. 물론 내용상에서도 그러하겠지만 형식, 구성상에서도 다른 점들을 보이고있지 않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되는데요? 림: 네 그렇지요…  내용상에서 전의 시들은 조국찾기와 저항정신이 위주였다면 지금은 고차원의 현대적수법으로 이 시대의 심층에서 신음하는 서민들을 아주 높은 예술수법으로 형상화하였습니다. 그리고 형식상에서는. 전의 많은 시들은 대부분 사실주의적으로 실생활을 아주 핍진하게 묘사했다면 요즘 시들은 많이는 더욱 탁하고 강하고 박력있고 상상을 썩 발휘하고 상징수법을 종횡무진하게 사용하고 있으며 선이 굵고 비약의 락차가 심하지요.. 아마 독자들의 감상수준도 2—30년대나 40-50년와 많이 달라진걸로 리해하셔야 할것 같군요.. 세월이 그만큼 많이 흘렀고 문학작품이나 예술에 대한 독자들의 기대치도 많이 달라졌다고 봐야할것 같기도 합니다.자가용, 비행기시대에 소수레 몰던 시대의 감정정서를 작품창작에 그냥 인입한다면 그것도 사실주의 원칙에 유배되겠지요. 소수레에 앉아 이랴 낄낄 소를 몰때는 코노래나 까투리타령 같은것이 제격이겠지만 자가용같은걸 몰고 고속도로로 질주하거나 비행기편으로 하늘우 구름속을 누빌때는 쟈즈음악같은 절주가 빠른 음악도 필요하겠죠…물론 형식면에서 말입니다.언어도 마찬가지라고 봅니다. 예전엔 부드럽고 깨끗하고 단일색이고 동그란 언어와 단순하고 말쑥한 사유가 필요했다면 요즘엔 각이 나고 빛이 튕기는 언어나 색상도 복합적이고 사유도 발상성사유가 많이 나타날법도 하겠죠…  . 신: 네 그럼 먼저 한국의 허만하시인의 시 “순간”을 살펴보겠습니다.  허만하시인이라고 한다면 산문도 많이 쓴줄로 알고있습니다. 하지만 문학적으로 살피자면 시를 먼저 꼽아야 겠지요. 기자들의 취재도 접수한 유명한 시인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간단히 소개해주시지요. 림: 네 1932년 대구 출생. 1957년 등단… 시집 “해조”, “비는 수직으로 서서 죽는다”, “물은 목마름쪽으로 흐른다”, “ 야생의 꽃”, “바다의 성분” 등 신: 네 시제목부터 좀 색다르다는 느낌을 주고있습니다. 그럼 허만하시인의 시 <순간>을 감상하겠습니다. 먼저 시작품을 감상하고 다음에 풀이해보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순간                                      허만하 고원이번쩍 번뜩이는 순간이 있다풀잎이 일제히 뒤집어지기 직전. 바다가 갑자기 고요해지는 순간이 있다.바다가 남몰래 자기몸을 씻는 때다씻을수록 명징해지는 푸른 물빛. 신: 네 허만하 시인의 시 <순간>이였습니다. 무언지 잡힐듯 말듯하는 시라고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림금산: 여기서 명징이란 단어는 자주 안쓰는 단어인데 깨끗하고 맑지다는 뜻입니다….시인이 가장 만나고 싶어하는 것은 사물이 자신의 본질을 현시하는 순간입니다. 현상 너머에 있는 감추어졌던 존재의 근원. 그것은 미묘한 틈이나 순간에 언뜻 드러날 뿐입니다. 고원이 번쩍 번득이는 순간이나 바다가 갑자기 고요해지는 순간, 숨죽이고 그것을 응시할때 만나는 장면은 존재의 맨 얼굴입니다. 바로 그때 드러나지않았던 풀잎의 뒤면이 일시에 반짝이고 바다의 속살이 내비칩니다.시인이 이토록 극미한 순간에 몰입하는 것은 가장 순수한 삶을 찾기위해서입니다 본질을 온전히 드러낼수 있는 삶, 또 그에 따른 언어, 본질을 온전히 드러낼수없는 언어의 근본적 한계를 벗어나, 말을 바꿔하면 본질을 드러낼수없는 인간삶의 한계를 절감하며 인간삶과 언어의 벼랑끝에서 잠시 만나게 되는 그 한순간을 포착하기 위해서입니다.인간에겐 본질을 가장 잘 나타내는 삶이 요청되고 시인에겐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언어가 요청됩니다.  신: 네 <순간>이라는 말을 빌어 인생을 잘 관조해본 한수의 좋은 시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계속하여 구석본 시인의 시 <거울>을 감상하겠습니다. 구석본시인 역시 좋은 시들을 많이 써낸 시인으로서 1985년에는 한국 문학상까지 수상한 시인이지요? 림: 네  구석본시인:  1949년 경북 칠곡 출생,  1975년 등단,  시집 <지상의 그리운 섬>, <노을앞에 서면 땅끝이 보인다>,<쓸쓸함에 관해서>. 영남대학교 문리대 국어국문학과 졸업했고…. 현재 \'시와 반시\' 주간.  대구교육대 겸임교수.  신: 네 그럼 계속하여 구석본시인의 시 <거울>을 감상하겠습니다. 이시도 2009년에  평론가들로부터 우수한 시로 평가받은 시입니다. 함께 감상하겠습니다. 거울             구석본 그가 거울을 본다거울속에 한남자가 죽어있다.죽은 남자가 웃는다 웃음이 죽었다좋은 아침이라고 죽는 남자가 말하자좋은 아침이 죽었다남자는 웃음과 좋은 아침의 죽음을 보지못한채붉은색 넥타이를 매고 향수를 뿌리고 로션을 가볍게 바르고는 다시 웃는다웃음이 두번 죽지만 남자는 여전히 보지못한다이번에는 휘파람을 분다휘파람이 핑그르 돌다가 죽어버린다남자는 쌓이고 쌓인그들의 죽음을, 남자의 죽음을, 오늘의 죽음을끝내 보지못한채 떠난다남자가 떠난후,시취가 향수처럼 한동안 맴돌다가 사라지자비로소 거울속에는 복제된 어제의 풍경들이 속속 살아나기 시작했다. 신: 네 구석본시인의 시 <거울>이였습니다. 거울밖에 있는 남자와 거울속에 있는 남자의 이야기속에서 무언가 쓰고있다고 생각되는데요.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림금산:거울을 매개로 한 이 시 역시 자의식으로 충만해 있습니다. 자의식은 언제나 균열을 일으키고 그 결과는 우울합니다. 거울밖 남자는 물끄러미 거울을 바라봅니다. 거울속의 세계는 죽음으로 가득합니다. 거울속의 남자는 죽어있습니다. 죽은 남자의 ‘웃음’이 죽어있고 그의 ‘좋은 아침’또한 죽어있습니다. 거울속의 세계는 웃음과 좋은 아침을 허락하지 않습니다. 거울밖의 남자는 “붉은 색 넥타이를 매고 향수를 뿌리고/ 로션을 가볍게 바르고 다시 웃는다” 거울밖의 남자는 거울 속 남자의 죽어버린 웃음과 죽어버린 좋은 아침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거울의 막을 경계로 하여, 거울속 남자와 거울밖 남자는 분리되어있습니다. 거울속에는 죽음이 쌓이고 쌓이지만, 거울밖 남자는 그것을 끝내 보지 못하고 떠납니다. 남자가 떠난 공간은 죽음의 공간이 됩니다. 그리하여 “시취마저 향수처럼 한동안 맴돌다 사라지”고 “거울속에는 복제된 어제의 풍경들이/속속 살아나기 시작”합니다. 거울속의 남자는 거울밖의 남자에게 버림 받은 것입니다. 아니 인식의 범주에 아예 들어서지도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삶의 실제는 영원히 거울밖으로 뛰쳐나올 수 없으며, 거울속에 감금당해야할 운명을 지닙니다. 잊혀진 거울속 공간(실제계)은 급기야 복제된 어제의 풍경들이 점령하기 시작합니다. 실제계는 거울속에서조차 설 자리가 사라지게 된것입니다. 그리하여 이제 거울밖의 남자(상징계)는 거울속 남자(실제계)를 영원히 만날수 없습니다. 거울밖의 남자는 거울의 반사면에 비치는 자신의 모습만을 마주할 뿐입니다. 따라서 거울의 경계는 상상계(혹은 상징계)와 실제계의 경계인것입니다. 말할수 있는것과 말할수 없는것의 경계, 즉 인식과 초월의 경계에서 시는 항상 실패하고 좌절합니다. 그러므로 거울속의 남자는 거울밖으로 나올수 없으며, 기다림의 대상인 ‘시인’은 결코 오지 않습니다. 시인은 영원히 지연되고 보유될 뿐이며, 불가능한 욕망은 불가능성속에서 스스로의 신비를 차곡차곡 쌓아갑니다.       해설—거울을 보는 한 남자가 있다. 아마도 출근을 준비하는듯. 거울속에 한남자가 죽어있다 그런데 그 남자는 쌓이고 쌓인 그들의 죽음을 남자의 죽음을 오늘의 죽음을 끝내 보지못한채 떠난다 그는 자신이 죽은자임을 알지못한채 넥타이를 매고 향수를 뿌리고 휘파람불며 출근한다 거울앞에서 그가 행하는 모든 것들은 죽음에 속한다자신이 죽었음을 자각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죽음이 어디 있겠는가기계의 부속품처럼 작동하는 대다수 오늘의 삶을 이 시는 죽음으로 파악한다.남자에게 단호히 죽음이 선고되는 배경에 대해 따로 제시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가 바로 이런 시대에 살고있기때문이다. 한국남자들은 죽지못해 산다.인정이 삭막해지고 절주가 기가 막히게 빠르고 팽이처럼 돌고 소처럼 일하고 기계부속품처럼 움직이는…하기야 거울앞의 나와 거울속의 나 사이에도 미세한 시차가 있다. 거울을 통해 우리는 언제나 미세한 과거를 보는것이니 그 역시 이미 흘러간 죽은 나일수도. 신: 네 거울을 빌어서 상상계와 실제계를 그려내고 또 그속에서 우리의 삶의 측면을 펼쳐본 한수의 좋은 시였습니다. 그럼 계속하여 길상호의 시 <벽돌공장 그녀는>을 감상하겠습니다. 먼저 길상호시인의 경력부터 살펴볼까요? 림: 네 길상호략력1973년 충남 논산 출생한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졸업2001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시집 “오동나무 안에 잠들다” “모르는 척” 신: 네 2001년에 등단을 했으니 시단에 발을 들여놓은지는 오래지 않지만 살펴보면 시집도 여러권 냈고 또 수상도 아주 많이 한줄로 알고있습니다. 림: 네 1973년 출생이니깐 올해에 37살입니다. 하지만 현대시동인상, 이육사문학상, 젊은시인상, 천상병시상 등 많은 상들을  수상했습니다. 아주 주목되는 시인이지요. 신: 그리고 길상호시인은  시 언어에서도 남다른 자기 의식으로 우리말을 능란하게 구사한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있는데요. 시 감상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벽돌공장 그녀는                 길상호 모래속에 사는 물고기세상 뭐 볼게 있냐고 질끈 아래우 눈섶 지퍼를 채우고모래 씹으며 사는 물고기물살의 부드러운 손길도 잊은지 오래푸른 물풀의 손짓도 잊은지 오래성긴 아가미로 시간을 걸러사각틀에 꾹꾹 다져넣다 보면수북이 쌓여가는 모래벽돌건드리기만 해도 허물어질 몸으로단단한 집 한번 지어보겠다고 지느러미 쉬지 않는 물고기몸에 박힌 모래알갱이해빛아래 반짝이는 비늘이라고애써 흔들리는 웃음 지어보지만낮잠 시간이 되면 아무 데서나무게를 못이기고 스르륵모래더미로 내려앉는 물고기 신: 네 길상호시인의 시 <벽돌공장 그녀는>였습니다. 이 시를 살펴보면 어려운 단어는 없는데 사유가 비약적이라고 보아야 할까 좀 리해하기가 힘드네요. 제목에도 <벽돌공장 그녀는>라고 해놓고 모래속에서 사는 물고기를 적고있지요. 그리고 물고기라고 하면 물에서 살아야 겠는데 모래를 씹으며 산다고 합니다.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림금산:모래속에 사는 물고기처럼 고단하고 쓰린 고생을 사는 여자가 있다. 세상을 향한 문을 닫고 오로지 모래벽돌을 쌓아올리기만 한다. 눈을 뜨면 쏟아져들어오는 모래처럼 세상살이는 따끔거리고 아프다. 그런 모래알로 모래벽돌을 쌓아 단단한 집을 짓겠다는 그녀의 꿈은 고통속에서 희망을 찾아가는 삶의 아이러니와 상통한다. 몸으로 파고드는 모래를 해빛 아래 반짝이는 비늘이라고 애써 위무하는 그녀의 웃음은 애처롭기만 하다. 자신의 희망이나 의지와는 달리 잦아드는 그녀의 몸을 시인은 외면하지 않는다. 애틋한 꿈보다 고단한 삶을 직시하는 건조한 눈길이 오히려 살뜰해 보인다.여기서 모래는 강변에 있기에 강을 쉽게 떠올리고 그녀를 강의 물고기로 상상했다. 마지막 너무 지쳐 모래처럼 무너져내려 아무렇게나 잔다고 했다. 또 몸에 붙어 반짝거리는 모래알을 고기비늘로 비유했는데 아주 타당한것이다.   신: 모래에서 사는 물고기를 글에 실어 최하층에서 살아가는 시민의 생활을 잘 보여준 한수의 시가 아니였는가 생각합니다. 그럼 계속하여 유강희시인의 시를 감상하겠습니다. 역시 평론가들의 높은 평가를 받은 시인이지요? 림: 네  유강희시인약력:1968년 전북 원주 출생1987년 “서울신문”등단시집”불태운 시집”, “오리막” 등------ 신: 네 유강희시인은 세상을 바라보는 순결한 눈과 치렬한 시 정신을 가진 분으로 불리우고있습니다. 특히 시적 현장이 농촌 농민이 많은데요. <어머니의 겨울>이라든가 <어머니의 발톱을 깎으며>와 같이 어머니를 등장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럼 유강희시인의 시<어머니의 발톱을 깎으며>를 감상하겠습니다. ------ 어머니의 발톱을 깎으며           유강희 햇빛도 뼛속까지 환한 봄날마루에 앉아 어머니 발톱을 깎는다 아기처럼 좋아서나에게 온전히 발을 맡기고 있는이 낯선 짐승을 대체 무어라고 불러야 할것인가 싸전다리 남부시장에서 천원주고 산 아이들 로봇신발구멍난 그걸 아직도 신고 다니는 알처럼 쪼그라든 어머니의 작은 발. 그러나짜개지고 터지고, 뭉툭하고 굽은발톱들이 너무도 가볍게톡톡 튀여 멀리 날아갈때마다나는 화가 난다봄이라서 더욱 화가 난다저 왱왱거리는 발톱으로 한평생 새끼들 입에 물어 날랐을그 뜨건 발알들 생각하면그걸 철없이 받아삼킨 날들 생각하면 신: 네 유강희시인의 시 <어머니의 발톱을 깎으며>였습니다. 어머니의 발톱을 깎는 아주 간단한 장면을 적고 또 아주 짧은 시이지만 긴 시를 읽은 느낌을 받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님들의 기구한 평생을 살펴본듯한 느낌이 들고요. 림; 해설—늙어 다시 철없는 아기가 된 어머니가 있다. “알처럼 쪼그라든 어머니의 작은 발”을 잡고 마루에 앉아 발톱을 깎는다. 아기처럼 좋아서 나에게 온전히 발을 맡기고 있는 이 낯선 짐승을 대체 무어라고 불러야 할것인가.이 낯선 짐승의 뜨거운 찬란함이 누군들 코날 시큰하고 가슴 미여지지 않겟는가? 그 발톱으로 물어날랐을 뜨건 밥알들과 그걸 철없이 받아삼킨 날들 생각하면 기막히다 못해 어찌 화가 나지 않겠는가? 터무니없는 패륜적(비도덕적 행위와 그에따른 상상) 상상력이 횡행하는 시대에, 인륜의 지당함(인간륜리도덕성의 지당함)을 외피(껍질)로 해서 진정성으로 안을 가득 채운(내용이 풍부하고 그리맨용, 감정내용, 정서내용 등) 이런 시편에 대해. 이의가 있을수 없다. 신: 네 2009년에 우수한 시중의 한수로 뽑힌 좋은 시였습니다. 계속하여 조동범시인의 “저수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조동범시인은 1970년 경기 안양에서 출생했고 서울예대. 한신대학교 문예창작과 졸업했고 중앙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박사과정을 마쳤습니다. 2002년 “문학동네”등단 했습니다. 시집 “심야 배스킨라빈스 살인사건”등이 있습니다. 먼저 시 <저수지>를 감상하겠습니다. 저수지                                    조동범 여자가 떠오른 것은 저물녘의 마지막 순간이였다.여자가 떠오른 순간 파문이 일었고, 파문을 따라 해넘이의 붉은 빛이 넘실댔다.여자가 떠오른 것은 바람이 잔잔해진 적막속에서였다. 다시 바람이 불었고, 바람을 따라 산 그림자가 서늘하게 내려앉았다.여자의 등은 단호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다.등을 돌린채 저수지의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바닥의 깊은 어둠을, 굽어보고 있다. 어둠을 훑는 여자의 시선을 따라 저물녘의 마지막 순간이 사라진다.여자는 무엇을 놓고왔는지, 하염없이저수지의 바닥을 바라보고 있다. 마지막까지 바라보아야 할것이 있던 것인지. 여자의 시선은 처연히 어둠을 헤집고 있다. 창백한 어둠속에 시선을 풀어 눈물을 뚝뚝, 흘리고 있다.쏟아지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여자의 양팔은 저수지의 바닥을 향해 있다. 무엇을 잡으려 했는지. 무엇을 건지려 했는지.뻗은 손의 끝은 힘없이 굽어 있고 수초처럼여자의 팔이 느리게 흔들렸다.여자의 신발이 발견되였다고도 하고 , 여자의 목걸이가 발견되였다고도 했다.저수지를 향하던 여자의 발자국따라 풀이 눕기도 하고 그녀의 구두가 남긴 무늬를 따라 숲의 어둠이 들어섰다고도 했다. 저물녘의 마지막순간과 해넘이의 산그림자가 사라지는, 계절이였다.아직, 눈을 감지못한것인지, 지금도 여자는 신: 네 조동범시인의 시 <저수지>였습니다. 여자의 죽움에 대해서 쓰고있는 시라고 생각되는데요. 기타 시들에 비해서 좀 색다른 점을 보이는 시입니다. 이 시를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림: 해설-조동범의 시에서는 추리소설같은 느낌이 난다. 범상치않은 사건의 흔적이 치밀하게 묘사된다. 이 시의 “저수지” 역시 한 여인의 주검이 자리한 사건의 현장이다. 냉철하게 묘사되는 현장검증같은 진술에는 긴장감이 넘친다. 감정이 섞이지 않은 냉담한 어조가 오히려 묘한 비장미를 일으킨다. ‘여자가 떠오른 것은 저물켴의 마지막 순간이였다” 에서 진술되는 시간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상징적으로 내포한다.”“저물녘의 마지막순간과 해넘이의 산 그림자가 사라지느 순간 그녀의 생도 마감되였던것이다.” “여자의 등은 단호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다.” 는 진술은 그녀의 삶을 암시한다. 하늘을 등진채 저수지의 바닥에 고정된 시선으로 그녀가 향한것은 무엇이였나. 처연한 눈길로 어둠을 헤집으며 쏟아지는 눈물을 닦지도 못하고 수초처럼 흔릴리는 팔로 힘겹게 붙잡으려 했던것은 과연 무엇이였나? 그녀가 보여주는 죽음의 형상은 욕망의 심연을 향해 몸부림치며 다가가는 현대적 삶의 음화이다.녀자 시체하나로 전반 사회의 침체와 욕망으로 꽉찬 이 사회의 갈앉는 모습을 상징했다… 신금철: 그럼 계속하여 김수우시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김우수 시인은 이번에 붉은 거울로 좋은 평가를 받고있지요? 림: 김수우 약력1959년 부산 출생1995년 “시와 시학”등단시집 “길의 길”, “당신의 옹이에 옷을 건다”, “붉은 사하라” 등 신: 네 그럼 먼저 김우수 시인의 시 <붉은 거울>을 감상하고 풀이해보겠습니다. 붉은 거울 김수우 거대한 등들이 너울거립니다. 포장마차 붉은 천막국물과 소주잔을 놓고 앉은 영혼들이 풀럭댑니다자정 넘도록혼불처럼 울렁이는 깊은 산마루들 오래된 사랑은 늘어난 빚돈만큼 아득하고처음 꾸는 꿈은 수취인 불명만큼 서러워 문득문득 오래된 것들이 처음처럼 돌아오는 바람속거대한 등을 가진, 꽃잎만한 아비들 하늘끝에서도 잘보이는 홍등입니다.먼데서 바라볼수록 살아, 깜박이는 한송이 산나리 아침이면우주를 전파상처럼 운영하기위해 온몸으로 울어야할유난히 붉은, 주전자같은 등들이 너울거립니다 신: 김우수시인의 시 <붉은 거울>이였습니다. 어떻게 풀이해야 할까요? 림금산: 이 시에는 두가지 등이 등장한다. 겨울 포장마차를 밝히는 붉은 등과 포장마차에 쭈쿠리고 앉아있는 아버지의 등이 그것이다. 초라하기 그지없는 아버지의 등을 포장마차의 붉은 천막이 감싸고 있고, 흔들리는 포장마차를 깊은 산마루들이 감싸고 있다.아버지의 영혼을 풀럭대고 포장마차의 등들은 너울대고, 산마루들은 혼불처럼 울렁인다. 소외된 위태로운 존재들이 서로를 감싸고 있는 애잔한 풍경이다. 그곳에서 꽃잎같은 연약한 아비들이 술잔을 기울이며 위로를 받는다. 아침이면 자신의 등에 우주와 맞먹는 생활의 무게를 지고 다시 가야할 아비들, 마지막 장면에서, 거대해야만 하는 그들의 등과 그들을 감쌌던 포장마차의 등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대비적으로 조화를 이룬다.)  잔뜩 구부러진 등으로 생활을 밝히는 등(등불)이 되기 때문이다. 신: 네 지금까지 2009년도에 현장비평가들에 의해 뽑은 우수한 현대시들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살펴본 현대시들을 돌이켜보면 총체적으로 어떻게 볼수있을가요? 림금산: 네 대부분 시들이 시내용면에서 평민들에 눈길을 돌렸다는 점….결코 풍족한 삶이 아닌 고달픈 삶을 영위해나아가는 서민들을 심층취재하여 시적상상을 썩 발휘하여 시화한 시들이라고 봅니다. 그리고 형식상에서 …..상징성이 강하고 상상이 기발하고 비약의 락차가 심하고 굴곡적이고 선이 굵직굵직합니다. 례하면 모래로 벽돌을 만든다하여 벽돌공 녀인을 모래와 싸우는 물고기로 상상한다든가…밤늦게까지 가정의 중임을 등에 지고 버티는 아버지의 등과 포장마차의 등 또 그것을 산의 릉선에 비유하고 … 녀자의 시체를 당시의 사회의 암흑면…죽어가는 이 시대상과 비교적으로 묘사…욕망에 꽉차 결국 욕망으로 망가지고 갈앉는 이 시대를 준렬히 비판하는 그 랭혹하고 예리한 시인의 눈빛 등이 그러하다고 생각합니다.진짜 오늘 감상한 시들은 고층빌딩이 즐비하게 늘어가고 자가용이 물결치며 질주하는 시대속에서도 살기위해 바둥거리는 최하층 서민들한테 필봉을 아끼지 않고 예리한 수술칼로 사회의 밑둥을 피터지게 수술하는 시의 힘과 시인의 량심을 다시 한번 강하게 느끼게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신: 네 오늘 문학살롱 작가초대석시간에는 연변시가학회 부회장 림금산선생님을 모시고 지난해에 한국에서 좋은 시로 평가받은 현대시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현대 시를 살펴보는 과정에 시인의 정신, 나아가서 감수성의 깊이와 넓이 형식상의 창조능력, 그리고 언어구사 능력에서 전통시와 좀 다른 면들을 찾아볼수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 오늘도 수고가 많았습니다. 림: 네, 신선생도 수고가 많았습니다. 신: 오늘 이시간이 우리의 시를 사랑하고 아끼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였다면 감사하겠습니다. 이시간 프로편집에 김철운이였습니다. --------- 노래 ---------인사
99    김치 1 댓글:  조회:521  추천:20  2010-12-04
김치1              맛갈스런 김치가 상에 오른다 주름이 부드러이 건너간 살결에 발그레 연지가 찍혀있다 가끔씩 진실하게 입연지도 진하다 독이 오르기 시작한 풋고추밭에 빛이 굴러간다 짤랑짤랑 노란 열매가 종을 울린다 마늘밭이 저기서 검푸르게 달려온다 맵싸하고 싱그런 다진 마늘냄새가 찬란하게 진동한다 목구멍으로 잘익은 얼큰한 태양이 자꾸 넘어간다…                                 2010. 8。 16
98    꽃꺾기 댓글:  조회:500  추천:27  2010-11-19
바탈서 꽃을 정히 꺾는데흰구름 한송이 어깨에살며시 내려와 속삭인다-꽃은 찬란하게 곱지만꽃을 꺾으면 별은 슬피 운대요언덕서 꽃을 감아안는데파랑새 한마리 어깨에 살랑 내려앉아 종알거린다- 꽃은 밤마다 이슬머금고 별을 향해 꿈을 속삭인대요우둠지서 꽃을 한껏 즐기는데바람이 살랑 어깨를 스치며 귀띰한다-꽃은 봄마다 맑은 눈빛으로이 세상에 향기를 빚어낸대요들판서 꽃을 키스하는데아지랑이 부드럽게 발목 감싸며 호소한다-님이여, 꽃이 한창 익을때우리들은 옷섶 여미며기믹힌 향기에 눈물 흘리자요.                     \"연변문학\" 2010년 제10호
97    겨울편지 댓글:  조회:785  추천:20  2010-11-19
하얀 하늘에서구름을 가루내여 뿌린다내 마음 바닥에 포근히 쏟아지는 백만송이 꽃이다어디선가 은은히노래소리 춤추고 젖빛으로 촉촉해 지는 아늑한 정원을나는 눈발차며 걷는다추워우는 나무에는 뽀송뽀송 열리는 님의 숨결한송이씩 터치면 따스히 흘러나오는 아름아운 목소리...               \"연변문학\" 2010년 제10호
96    (시) 김치 2 댓글:  조회:912  추천:17  2010-09-16
김치-2     통배추밭이 푸르게 펼쳐져 나를 부르면 김치독들이 해를 얹은 붉은 고추를 마신다 찰라, 하얗게 빛바랜 생마늘이 달려오고 동해에서 풀떡이던 생선액이 쏟아진다 하아얗게 눈이 부신 소금가루가 내려앉고 싱싱한 생강이 향기로 진동하면 두리상엔 솜씨잰 주부의 얼굴이 찬란하다
95    (시) 수석 10 댓글:  조회:895  추천:18  2010-09-16
수석 10   너의 발아래 엎드려 나는 아득히 높이솟은 너를 우러르며 나를 굽어본다   너의 기슭에 찰랑이며 나는 세월을 갈무리한 저 용용한 파도를 숙본다   아무리 게세찬 광풍폭우도 너는 쉬이 밀어버리고 아무리 거세찬 비구름도 너는 손쉽게 헤갈랐다   천년 만년을 살아온 너앞에서 한백년도 못살 내가 가증스럽다 그 한백년도 참하게 못살고 얼기설기 거미줄 느리며 막돌로 구을러 다니는 나는 내가 가석해 통곡한다…
94    (시) 그대의 고운 입으로 댓글:  조회:964  추천:20  2010-09-15
그대의 고운 입으로                  엇저녁 우린 다퉜습니다 그대의 고운 입으로 고추가루가 뿜겨나왔습니다   나의 입으로 푸른 뱀이 기여나왔습니다   육과 육이 맞붙었습니다 혼과 혼이 통곡했습니다   불이 일었습니다 번개가 쳤습니다   화약냄새가 지독했습니다   이튿날 아침, 둘다 곤혹속에 쓰러졌습니다   눈물은 말라붙어 얼룩지고 아파하는 그대곁에 나의 신음소리 심었습니다   아파하는 그대맘에 나의 더운 입김 불어넣었습니다   오, 미동도 하지않는 꽃가지 그 향기는 언제면 다시 치솟는 불길로 타오를가요?!
93    (시) 시가 앓는 봄 댓글:  조회:951  추천:31  2010-08-16
시가 앓는 봄           림금산   민들레는 돋아오를때부터쓴맛을 동반한다산자락 푸르른 미소에는 소나기를 품은 무너지는 구름이 비껴있다  봄은 이파리에눈물을 달고 나온다산새들아, 제발 좀 저리비켜라!너희들 날개밑에서 살지는 봄을 보기가 안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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