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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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느껴본 漢流
2010년 09월 16일 13시 04분  조회:5412  추천:46  작성자: 김정룡



서울에서 느껴본 汉流



중국이 세상에 널리 알려진 데는 유구한 역사, 사대 발명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많겠지만 그 가운데서 음식문화가 크게 한몫 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서 중국음식이 널리 알려진 것은 100년 전 인천에서 화교에 의해 출시된 자장면이 계기가 되었고, 그 후 1990년 북경아세아게임 전까지 한국인의 인식 속의 대표중국음식은 자장면이었다.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나들이에 나섰던 한국인은 대표적인 중국음식으로 알고 있던 자장면이 정작 본토인 중국엔 없더라, 혹은 있더라도 주목받는 음식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어 허탈했다. 아울러 중국은 음식천국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고 중국에 매력을 갖게 되었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기름기가 많고 향내가 짙은 중국음식에 적응이 어려우나 맛을 들이면 한식을 저리 가라하고 자꾸 찾게 된다.

대련에 상주해 있는 한국인 김모의 고백이다. “먹을 것이 풍성한 중국음식에 길들여져 중국에 영 눌러 살고 싶다.”

최근 몇 년 사이 중국에 주재했던 한국인들이 국내에 오면 가족을 데리고 중국음식점을 찾는 사례가 굉장히 많다. 가리봉시장 근처에 살고 있는 한국인 최 사장은 내국인이든 중국인이든 손님접대가 있으면 반드시 중국음식점을 찾는다. 특히 중국에서 살면서 양꼬치구이에 맛을 들인 한국인은 국내에 와서 조선족들이 운영하는 가게를 찾아 먹어야 시름 놓는다. 대림역 근처에 있는 丰茂양꼬치구이점은 80여 명을 수용할 수 있는 가게인데 금요일부터 일요일까지 한국인 손님이 삼분의 일을 차지한다고 한다. 동대문 부근에 있는 양꼬치구이가게도 한국인이 많이 찾는다는 사실이 매스컴을 탔다.

지난 8월 말경 KBS가 차이나타운으로 알려진 가리봉시장을 찾아 중국동포들의 삶의 현장을 <다큐3일>프로를 제작해 2TV를 통해 방송했다. 가리봉시장과 근처 중국음식점 및 중국식품가게는 중국에 있는 음식과 식품이 거의 다 있을 정도로 마치 중국의 어느 한 시장거리를 옮겨 놓은 듯하다. 삼거리에서 시장 쪽으로 약 30미터 들어가면 오른 편에 <사계흥면식점>이란 간판을 건 작은 테이블 네 개밖에 없는 가게가 소개되었다. 주인은 중국 길림성 길림시 출신이며 아들의 한국에서 대학원공부뒷바라지를 위해 열심히 하고 있다. 음식으로는 중국에서 아침식사로 즐겨먹는 유탸오(油条), 꽈배기, 순두부(豆腐脑), 평상시에 먹는 왕만두(包子), 진병, 찐빵, 만두, 자장면(面条) 등등 간단한 면식이 있다.

이 가게가 KBS방송을 타자 고객이 중국인 손님 일색이던 것이 한국인들이 찾기 시작하였다. 한국인들은 가게 밖에서 꽈배기나 만두를 많이 사 간다. 9월 2일 저녁 19시경 필자가 가게를 찾았을 때 네 개의 테이블 중 두 테이블이 한국인이었다.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두 남녀는 결혼할 연인사이이며 중국에 대해 관심이 커 무릇 중국과 중국인에 관련된 방송프로를 즐겨본다고 한다. <다큐3일> 프로를 보고 이 가게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필자가 거주지를 물으니 강원도 원주에서 일부러 이 가게에 밥 먹으로 먼 서울에 왔던 것이다. 다른 테이블의 남자 분은 역시 TV를 보고 경기도 평택에서 왔단다. 한국 손님들이 부추계란볶음, 자장면, 육면(肉面), 순두부를 먹고 나서 진짜 중국음식을 맛보아 기분 좋다고 고백한다. 가게 문을 나서자 간판을 배경으로 사진 찍고 가족에게 맛보이려고 음식을 사 갖고 떠났다.

중국 땅에서 韩流선전에 조선족이 큰 기여가 있었다. 필자는 서울 땅에서 汉流가 흐르고 있는 것을 실감하였고 汉流의 전도사역할을 우리조선족들이 맡고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뿌듯해났다.

韩流와 汉流,그 흐름에는 조선족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출처 중국동포타운신문 18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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