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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지기-죽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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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시론 5
2015년 05월 20일 23시 42분  조회:4295  추천:0  작성자: 죽림

5.상징이냐 알레고리냐

 

상징과 알레고리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은 이 두 기법모두 이미지를 보여줄뿐 
직접 진술하지 않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취의가 생략되고 매재만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징과 알레고리는 다르고, 이 차이가 중요하다. 알레고리allegory 는 흔히 우유㝢兪, 우화偶話, 로 번역되고allegory는 그리스어로 
‘다른것’을 뜻하는 allos 와 ‘말하다’를 뜻하는 agoreuein 이 결합된 말이다. 따라서 알레고리는 어떤말 혹은 이미지가 그것이 아닌 다른 것을 의미 한다는 
뜻이고, 우화가 암시하듯이 이런 말하기는 상징과 다른 몇가지 특성을 보여준다. 
첫째로 상징이 사물이나 이미지에서 출발해서 관념에 이른다면 알레고리는 
거꾸로 관념에서 출발해서 이미지에 이르는 과정을 밟는다. 
둘째로 상징의 경우 이미지와 관념의 관계가 
1 : 다 로 나타 난다면 알레고리의 경우엔 1 : 1 로 나타나며 시간적 
계기성을 띠고 그런점에서 연속성을 띤다. 
셋째로 상징의 의미는 모호 하지만 알레고리의 경우엔 분명하고 교훈적이고, 
넷째로 알레고리는 이 교훈적인 것과 관계가 있지만 실화성을 띤다는 것이다 
( 좀더 자세한 것은 이승훈, 시작법, 탑 출판사.1988, 201-206면 참고바람). 
다음은 알레고리에 의한시.


그는 들어왔다. 
그는 앉았다. 
그는 빨강 머리의 이 열병은 바라보지도 않는다. 
성냥불이 켜지자 
그는 떠났다. 
ㅡ 아폴리네르,[시](오 증자 역)


‘그’는 시를 의미하고, 따라서 이 시는 시스기에 대한 시이며, 시쓰기 
혹은 시상이 전개되는 과정을 시간적 순서에 따라 노래한다. 
그러나 머릿속에 떠오른, 혹은 환각으로 나타난 시가 성냥불을 켜자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 다음과 같은 시도 알레고리의 기법에 의존한다.


태양신이라고 불리우던 루이14세는 
그의 통치 말기에 
종종 구멍 난 의자에 앉곤 했다 
지독히 어둡던 어느 날 밤 
태양신은 자리에서 일어나 
의자에 가 앉더니 
사라지고 말았다. 
ㅡ 프레베르,[일식](오 증자 역)

 

루이 14세를 풍자한 시로 일종의 교훈이 있고, 설화성도 있고, 
이미지가 시간적으로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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