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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작법 정리
1.시의 행과 연
시의 구조는 행과 연을 나눠볼 수 있다. 행은 단어, 구, 절 또는 그것들의 연합으로 구성되고, 연은 하나의 행 또는 행의 연합으로 구성된다. 김춘수는 시의 행과 연이 이루워지는 이유를 세가지로 들고 있는데, 리듬의 단락, 의미의 단락, 이미지의 단락이 그것이다.
그 길에 아지랑이가 피듯 태양이 타듯 제비가 날 듯 길을 따라 물이 흐르듯 그렇게 그렇게
天然히
울타리 밖에도 花草를 심는 마을이 있다 오래오래 殘光이 부신 마을이 있다 밤이면 더 많이 별이 뜨는 마을이 있다
박용래,「울타리 밖」
이 시에 '天然히'가 한 연으로 놓여있는데 그만큼의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작품 속의 '天然히'는 앞과 뒤에 있는 각 연과 맞먹는 이미지의 중량을 작가가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2. 시의 형태와 행·연
시를 형태상으로 구분하면 정형시, 자유시, 산문시로 나누어진다. 이 중 정형시는 자유시나 산문시와 달리 형태가 우선하므로 그 형태로부터 작가가 자유로울 수 없다. 우리가 시조에서 보았듯 정형시는 틀이 우선하므로 행과 연은 그 틀을 벗어날 수가 없다. 그런 만큼 틀이 우선하고 작가의 의도는 그 다음이다. 정형시의 행과 연은 그 틀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어루만지듯 당신 숨결 이마에 다사하면
내 사랑은 아지랑이 春三月 아지랑이
장다리 노오란 터밭에
나비 나비 나비 나비
이영도, 「아지랑이」
이 작품은 정형시의 현대적인 모습으로 현대시조의 모습을 갖고 있다. 회화적인 형태로 시행의 리듬을 시조의 음수율에 기대기 보다, 음수율을 뒤로 숨기고 시각적으로 행을 배열하여 회화적 리듬을 살리고 있다. 이와는 달리 자유시는 틀에 우선하지 않는다. 행과 연은 작가의 의도에 맡겨져 있다. 자유시에서 우리가 리듬을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유사한 어구나 어절을 사용 때문인데, 리듬이란 반드시 정형의 틀에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3. 리듬과 행·연
Ⅰ. 외국 시와 우리 시의 정형율
정형시의 리듬은 압운과 율격을 기본으로 한다. 압운은 영시나 한시에서 볼 수 있는 바처럼 시행의 시작, 끝, 중간에 유사한 소리를 는 음절을 반복시키는 것이다. 그 반복은 단순한 소리의 반복이 아니라 엄격한 체계를 가진 소리의 반복이란 점에 유의해야하는데 우리의 언어는 첨가어로 음절 의식이 약해서 소리의 반복이 음수 또는 음보 단위로 형성된다. 그러니까 우리의 정형시에서는 압운 형태의 구조를 주장하기 어려운 것이다.
Ⅱ. 자유시의 리듬
자유시에서 리듬을 창조하는 데는 크게 세 가지의 방법이 있는데, 그 첫째가 전통적인 시의 율격을 적절하게 변형시켜 운용하는 방법이다.
별똥 떠러진 곳,
마음에 두었다
다음날 가보려,
벼르다 벼르다
인젠 다 자랐오
정지용,「별똥」
이 시를 2음보로 읽으면 우리의 전통 시가의 율격을 금방 느낄 수 있다. 2음보로 된 한 행을 각각 한 연으로 놓고 있어, 한 행 한 행에 여운이 감도는 효과를 느낄 수 있다 자유시에서 리듬을 살리는 둘째 방법은 전통적인 시가, 무가, 민요 등의 양식 또는 그 어투를 적절히 차용하는 것이다. 셋째는 동일한 형태소, 낱말, 이미지, 어절, 통사 및 그 형식의 반복이다.
4. 이미지와 행·연
Ⅰ. 이미지의 개념
문학적 용어로서 이미지는 대개 3가지의 의미로 사용된다. 첫째, 넓은 의미로 시나 그 밖의 문학 작품에서 축어적 묘사나 암시 또는 직유, 은유에 사용되는 보조관념들로 언급된 감각적 지각의 모든 대상과 특성들을 의미한다. 둘째, 좁은 의미로 시각적 대상이나 장면의 묘사만을 의미한다. 셋째, 비유의 보조관념들을 의미한다.
Ⅱ. 이미지의 강조와 행·연
나무마다 하나씩 마음을 걸어두고 노을을 받으며 드러눕는 그림자 돌아갈 것이 없는 빈 몸이다. 뒷산은 뒷산은 내 몸이다.
신달자,「뒷산」
이 작품은 감각적 특성보다 그림자→빈 몸→내 몸이라는 의미를 따라가다보니, 감각적 특성은 시행 속에 숨고, 의미의 단락을 분명히 하는 보다 논리화된 시행을 이룬 것이다.
Ⅲ. 이미지의 종류와 행·연
시에서의 이미지는 언어발달의 단계에 따라 정신적 이미지, 비유적 이미지, 상징적 이미지로 나누기도 하고, 관념에 봉사하느냐 아니하느냐에 따라 서술적 이미지와 비유적 이미지로 나누기도 한다. 정신적 이미지는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 등의 감각기관에 의해 이루지는 현상으로 두 개 이상의 다른 감각이 합해진 형태는 공감각이라 한다. 비유적 이미지는 비유의 보조관념, 상징적 이미지는 상징적 표현 그 자체가 이미지가 된다. 시의 행과 연은 이미지의 종류에 따라 달라지기보다, 첫째는 개별적 이미지 또는 이미지의 단락에 주어지는 작가의 강조에 따라 다르고, 둘째는 회화적 구성에 따라 달라진다.
Ⅳ.회화적 구성과 행·연
회화적 리듬은 그 특성상 시각적 형태로 강조된다. 시각적 형태를 드러내는 대체로 세 가지 방법이 사용되고 있다. 사실적 구성과 기하학적 구성, 그리고 기성품을 모방한 구성이 그것이다. 사실적 구성은 한 편의 시가 한 폭의 풍경화가 되도록 언어를 구사하는 방법이다. 언술형태로 보자면 묘사에 의존하게 되는 것이다. 기하학적 구성은 시행을 적극적으로 시각화하는 형태이다. 사실적 구성이 언어의 표현 방법에서 찾아진다면 기하학적 구성은 시행 그 자체의 배열에서 찾아진다. 기성품을 모방한 구성의 한 예로는 오규원의 시 「프란츠 카프카」에서의 식단표 형식을 빌어온 것을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5. 의미와 행·연
Ⅰ. 의미와 양태
시에서의 의미란 시 속에 묘사되어 있는 것 또는 진술되어 있는 것을 말한다. 묘사라 하더라도 서경적, 서사적, 심상적인 작품 구조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 있기도 하고, 그것들은 또 축어적으로 표현되어 있기도 하고 비유적으로 표현되어 있기도 한 만큼 그 의미의 가시적 양태는 다양하다. 진술 역시 독백적, 권유적, 해석적으로 드러나 있기도 하며, 서로 섞여 있기도 하다.
Ⅱ. 의미와 연의 기능
정형의 시행을 가진 형태가 아닌 모든 시에서는 연은 작가의 의도에 맡겨져 있다.
가느다란 갈비뼈가 가만히 만져지는 한 마리 참새의 여윈 가슴과 같다 햇볕이 오히려 춥다 마지막 술 한사발이 조금씩 조금씩 엎질러지고 있다
정진규,「봄이 올 무렵」
이 작품은 이미지 도는 의미의 단락을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산문적으로 엮고 있다. 그 의도 속에는 단락별의 이미지라든지 의미보다 그것들이 어울려서 얻어지는 전체적인 정서의 질량을 중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Ⅲ. 의미와 전형적 형태의 행·연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잘 있거라, 짧았던 밤들아 창밖을 떠돌던 겨울안개들아 아무것도 모르던 촛불들아, 잘 있거라 공포를 기다리던 흰 종이들아 망설임을 대신하던 눈물들아 잘 있거라, 더 이상 내 것이 아는 열망들아
장님처럼 나 이제 더듬거리며 문을 잠그네 가엾은 내 사랑 빈 집에 갇혔네
기형도, 「빈 집」
이 작품에서 보듯, 각 연은 시행의 다수와 관계없이 의식의 이동 단위로 연이 나누어져 있다. 그러니까, '사랑'을 잃었다는 지각(1연)→'잘 있거라'라고 인사하고 싶은 것들(2연)→'내 사랑'을 본 것(3연)→ 이런 의식의 편차와 단속(단절과 이어짐)이 연으로 구체화되어 있는 것이다.
Ⅳ. 양행 걸침과 행·연
양행 걸침이란 일상적 구문의 형태가 시행에서 의도적으로 분절되어 두 행에 걸치는 것을 두고 일컫는다. 즉 일상적인 구문과 시행의 구문이 동일하지만 행의 배열이 달라지는 것이다.
Ⅴ. 의미의 강조의 해체
김춘수는 산문시의 형태는 정서나 감각을 강조하기보다 의미의 논리적 연결이 요구되는 쪽에서 흔히 사용할 수 있는 시행의 배열 방법이라는 말을 했다. 그러나 어떤 특정한 시가 논리적 연결을 요구하고 있건 서사적 연결을 요구하고 있건, 또는 전체적 이미지를 강조하고 있건간에, 시행을 산문의 형태를 취한다는 것은 개별적인 리듬이나 이미지보다 전체적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Ⅵ. 일상적 표현 양식의 변용
시인이 편지, 일기, 메모 등의 일상적인 표현 양식의 틀을 빌리는 것은 독자에게 익숙한 그 틀이 시인이 의도하는 바의 내용, 그러니까 의미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적절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회화적 리듬을 살리기 위해 기성품의 틀을 빌리는 것과 유사하다.
10. 의도적 의미와 실제
1.작품과 의미 Ⅰ. 작품 속의 세 가지 의미
작품 속에는 작가가 의도한 의미가 있기 마련이다. 의도와 작품은 계획과 실제의 관계이므로 같을 순 없다. 습작기의 많은 사람들의 작품에 나타나는 불투명성은 의도와 실제의 괴리가 어떻게, 어디에서 발생하는가를 모르기 때문이다. 의도와 실제의 괴리 현상은 궁극적으로는 물론 시에 관한 이해부족에서 일어난다. 또한 인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미분화적 사고의 흔적이고, 해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미분화적 사고의 흔적이고, 해석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한 작품 속에 내재해 있는 의도적 의미, 실제적 의미, 해석적 의미를 구분해 생각해보지 못한 결과 이고, 표현의 측면에서 본다면 시적 언술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살리지 못한 결과이다.
Ⅱ. 전체적 불명확성과 인도
Ⅲ. 부분적인 불명확성과 의도
습작기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을 솔직히 표현하기만 하면 된다는 식으로 시적 표현을 이해하고 있으며 다소 애매한 것은 당연한 하다고 여기기도 한다. 그러니까 각종의 비유과 수사법에서 발생하는 애매성은 그것의 암시성, 다의성에 근거하지만, 자의적이고 자기 중심적 언어사용은 비유의 성립을 방해하고 의미 전달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잇지 못한 것이다. 시적표현은 그 장르적 특성, 즉 쉽게 말해 자신의 느낌을 짧은 문장 속에 구체화해야 하므로 한 언어가 가지고 있는 외연과 내포의 크기와 넓이, 문자적 의미와 비유적 의미의 연관 관계, 비유와 수사의 한계를 바르게 파악하고 사용해야 한다.
Ⅳ. 의도와 다른 세계
작자의 의도와 전체적으로 또는 부분적으로 달라지거나 불투명해지는 경우와는 달리, 작자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작품으로서는 그 자체가 살아 있는 예도 있다.
Ⅴ. 해석의 가능성과 표현의 방만성
작품의 의도적 의미와 실제적 의미, 해석적 의미는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것은 해석의 가능성 때문이지 표현의 방만한 자의성 때문은 아니다. 그러므로 작자는 의도하는 바의 의미와 표현된 의미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각가지 상이점과 문제점을 언제나 깊이 의식해야 한다.
2. 의도와 시작 과정
Ⅰ. 의도와 작품과의 거리
Ⅱ. 퇴고의 과정과 실제
한 사람의 시인이 한 편의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은 개개인의 기질에 따라 다르고, 또 개개의 작품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초고에 해당하는 원고로부터 거의 모두가 얼마간의 퇴고작업을 거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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