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李仁老 漢詩
2015년 06월 20일 22시 08분  조회:6389  추천:0  작성자: 죽림

 

 

 

이인로 1152(의종 6)~1220(고종 7) 고려 중기 무신집권기의 문인.

본관은 인주(仁州). 초명은 득옥(得玉). 자는 미수(眉叟), 호는 쌍명재(雙明齋). 평장사 오()의 증손으로 문벌귀족의 가문 출신이지만, 일찍이 부모를 여의고 화엄승통(華嚴僧統) 요일(寥一) 밑에서 자랐다. 1170년(의종 24) 정중부의 난을 피해 승려가 되기도 했다. 환속하여 1180년(명종 10) 문과에 급제한 뒤 문극겸의 천거로 한림원에 보직되어 14년간 사국과 한림원에 출입했다. 당시의 이름난 선비인 오세재·임춘 등과 죽림고회를 만들고 시와 술을 즐겼는데, 중국의 죽림7현(竹林七賢)을 흠모한 문학 모임이었다.

 

그의 문학세계는 선명한 회화성을 통하여 탈속의 경지를 모색했으며, 문은 한유의 고문을 따랐고 시는 소식을 숭상했다. 최초의 시화집인 〈파한집 破閑集〉을 저술하여 한국문학사에 본격적인 비평문학의 길을 열었다. 이 책에는 자작시가 많이 들어 있는데, 자작시만 들어 있는 것도 13화(話)에 이르고 있다. 또한 그는 용사(用事) 위주의 시론을 전개했다. 즉 시를 지음에 있어서 용사의 정묘함을 제일로 쳤으나, 그에 상응하는 여러 가지 요소가 갖추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험벽(險辟 : 뜻이 어렵고 잘 쓰지 않는 글자로, 이런 글자가 들어 있으면 시의 흐름이 매끄럽지 못함)한 용사는 배격했으며, 남의 문장을 본떠서 형식을 바꾸어도 새로운 뜻을 낼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좋은 시란 표현기교가 뜻을 따라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갈고 닦는 공을 더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 역시도 가식을 뜻하는 것이 아니며 천연미를 위한 것이라고 했다. 저서로 〈은대집 銀臺集〉 20권, 〈후집 後集〉 4권, 〈쌍명재집〉 3권, 〈파한집〉 3권을 저술했다고 하나, 현재 〈파한집〉만 전하며, 〈동문선〉과 〈보한집〉에 120여 편의 시문이 남아 있다.

 

 

李仁老 漢詩

 

1 崔太尉雙明亭(최태위쌍명정) - 李仁老(이인로)

최태위의 쌍명정에서

 

謂公巢許寓城郭(위공소허우성곽) : 소부와 허유와 같은 숨어사는 선비라 하려니 성안에 살고있고

謂公虁龍愛林壑(위공기룡애림학) : 기룡 같은 현달한 재상이라 하려니 자연을 너무 사랑했네

千金買斷數畝陰(천금매단수무음) : 천금으로 몇 이랑의 땅을 사서

碧瓦朱欄開小閣(벽와주란개소각) : 푸른 기와 붉은 난간 갖춘 작은 집을 지었네

淸風冷冷午枕凉(청풍냉냉오침량) : 맑은 바람 시원하고 낮잠은 시원하고

蒼雲陣陣空庭落(창운진진공정락) : 두둥실 떠 있는 푸른 하늘의 구름, 그림자 뜰에 드리우네

求閑得閑識閑味(구한득한식한미) : 한가함 찾아 한가함을 얻으니 한가한 맛 알아

舊遊不夢翻階藥(구유불몽번계약) : 지난 날 놀던 섬돌 약초 뒤집을 꿈꾸지 않으리

用東坡語寄貞之上人(용동파어기정지상인) - 이인로(李仁老)

동파의 말을 써서 정지 스님에게 부치다

歲律旣云暮(세률기운모) : 한 해도 이미 저무는데

凄風生戶牖(처풍생호유) : 찬 바람이 남쪽 창에 이는구나

竹窓燈火靑(죽창등화청) : 죽창의 등불 푸른 불빛

一叚有佳趣(일가유가취) : 한 가지 아름다운 풍취를

與君分一半(여군분일반) : 절반을 나누어 그대에게 보내주노니

愼勿輕受授(신물경수수) : 조심해 함부로 남에게 주거나 받지 마오

所與苟非人(소여구비인) : 줄 곳이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火迫當還取(화박당환취) : 부리나케 도로 받아 와야 합니다

 

 

2 早起梳頭效東坡(조기소두효동파) - 이인로(李仁老)

동파를 본받아 아침 일찍 일어나 머리를 빗으며

 

燈殘綴玊葩(등잔철숙파) : 등불이 꺼져가니 심지를 이어 주고

海闊涵金鴉(해활함금아) : 바다는 넓어 처음 뜨는 해를 머금었구나

默坐久閉息(묵좌구폐식) : 묵묵히 앉아 한참 숨을 참고

丹田手自摩(단전수자마) : 단전을 손으로 어루만지노라

衰鬢千絲亂(쇠빈천사란) : 쇠한 귀밑털 일천 실 어지럽고

舊梳新月斜(구소신월사) : 묵은 빗은 초승달이 비낀 듯 하도다

逐手落霏霏(축수락비비) : 손을 따라 소록소록 떨어지는 것이

輕風掃雪華(경풍소설화) : 산들바람이 눈을 쓸어버리는 듯 하구나

如金鍊益精(여금련익정) : 마치 금을 담금질하여 더욱 정한 것처럼

百鍊未爲多(백련미위다) : 백 번을 담금질해도 많다 할 수 없구나

豈唯身得快(기유신득쾌) : 어찌 몸만 가뜬하리오

亦使壽無涯(역사수무애) : 수명 또한 길어지는 것을

老鷄浴糞土(로계욕분토) : 늙은 닭은 거름 밭에 목욕하고

倦馬饇風沙(권마어풍사) : 피곤한 말도 모래에 장치는구나

此亦能自養(차역능자양) : 이것도 몸 수양하는 것이라 하는 것이라고

聞之自東坡(문지자동파) : 나는 동파에게서 들었노라

 

3 煙寺晩鐘(연사만종) - 이인로(李仁老;1152-1220)

연사에서의 저녁 종소리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 천 구비 구불어진 돌길 흰 구름에 가려있고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 바위 위 나무는 푸르고 황혼이 짙어가네

知有蓮坊藏翠壁(지유연방장취벽) : 부처님 극락세계 푸른 벽 속에 있음을 알고

好風吹落一聲鐘(호풍취락일성종) : 좋은 바람 불어와 종소리 울리네

 

4 山居 산거 산골

 

春去花猶在 춘거화유재 봄은 갔어도 꽃은 아직 남아있고

天晴谷自陰 천청곡자음 하늘 맑아도 골짜기엔 그늘 있어

杜鵑啼白晝 두견제백주 대낮에도 두견새 우는 것을 보니

始覺卜居深 시각복거심 깊은 산골에 사는 것을 깨닫겠네

 

5 題草書簇子(제초서족자) - 이인로(李仁老)

초서족자에 쓰다

 

紅葉題詩出鳳城(홍엽제시출봉성) : 단풍잎에 시를 써서 봉성 밖으로 보내니

淚痕和墨尙分明(루흔화묵상분명) : 눈물 자국이 먹에 얼룩져 아직도 선명하도다

御溝流水渾無賴(어구류수혼무뢰) : 궁중 개울 흐르는 물 도무지 믿지 못하나니

漏洩宮娥一片情(누설궁아일편정) : 궁녀의 한 조각 정을 바깥으로 흘려보내는구나

 

6 西塞風雨(서새풍우) - 이인로(李仁老)

서새의 비바람

 

秋深笠澤紫鱗肥(추심립택자린비) : 가을이 깊으니 구리때 연못에 자색 고기비늘 살찌고

雲盡西山片月輝(운진서산편월휘) : 구름 걷히자 서산에 조각달이 빛나는구나.

十幅蒲帆千頃玉(십폭포범천경옥) : 열 폭 부들 돛은 천 이랑 옥 물결 위에 떠있고

紅塵應不到蓑衣(홍진응불도사의) : 세상 티끌이야 도롱이 입은 사람에게는 이르지 않으리라

 

7 扈從放牓(호종방방) - 이인로(李仁老)

방방을 호종하며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 황금 대궐, 반쯤 걷은 주렴에 붉은 해가 비춰들고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렬) : 많은 선비 삼천이나 기러기처럼 떼 지어 모여들었다.

忽從丹陛姓名傳(홀종단폐성명전) : 총총히 붉은 뜰에 올라 성명을 전하고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 푸른 구름에 걸음을 걸으니 길도 넓어지는구나.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 봉을 토해 글을 만드니 값은 더욱 높고

畫蛇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 화사첨족 하다니 졸렬한 것 감추기 어려워라.

老手曾經百戰餘(로수증경백전여) : 익숙한 솜씨가 일찍 백 여 회 싸움 겪었는데

今怪吳牛虛喘月(금괴오우허천월) : 오나라 소가 보고 헐떡이는 것이 지금은 이상구나.

 

 

 

 

8 用東坡韻寄貞之上人(용동파운기정지상인) - 李仁老(이인로)

동파의 운으로 지정 스님에게

 

歲律旣云暮(세률기운모) : 일년이 이미 저물어

凄風生戶窓(처풍생호창) : 싸늘한 바람 문틈으로 찾아든다

竹窓燈火靑(죽창등화청) : 죽창에는 파란 등 불빛

一段有佳趣(일단유가취) : 한 줄기 아름다운 멋이 흐르네

與君分一半(여군분일반) : 그대와 절반 나누었으니

愼勿輕受授(신물경수수) : 쉽게 누구에게 주거나 받지 마소

所與苟非人(소여구비인) : 나누어 준 사람이 진실로 바르지 않으면

火迫當還取(화박당환취) : 화급히 따라가 찾아오소서

 

9 謾興(만흥) - 李仁老(이인로)

흥겨워서

 

境僻人誰到(경벽인수도) : 사는 곳 궁벽하여 누가 찾을까

春深酒半酣(춘심주반감) : 봄은 무르익고 술은 반이나 익었네

花光迷杜曲(화광미두곡) : 꽃 경치 두곡 마을인 듯 하고

竹影似城南(죽영사성남) : 대나무 그늘 성남 땅 같구나

長嘯愁無四(장소수무사) : 장형의 수무사를 길게 읊조리고

行歌樂有三(행가악유삼) : 맹자의 인생삼락 걸으며 노래하네

靜中滋味永(정중자미영) : 고요한 가운데 재미는 끝없으니

豈是世人諳(기시세인암) : 세상 사람들 어찌 이 즐거움 알겠는가

 

10 平沙落雁(평사낙안) - 李仁老(이인로)

 

모래톱에 내려앉는 기러기

水遠天長日脚斜(수원천장일각사) : 긴 강 높은 하늘, 햇살 비치고

隨陽征雁下汀沙(수양정안하정사) : 햇살 따라 기러기 모래톱에 내린다

行行點破秋空碧(행행점파추공벽) : 줄지어 날며 가을 푸른 하늘을 점점이 가르네

低拂黃蘆動雪花(저불황로동설화) : 나직하게 갈대밭 스치자, 눈꽃이 흩날린다

 

11 贈四友1(증사우1)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昔在文陣間(석재문진간) : 옛날에는 문인들 속에 이름을 다고

爭名勇先購(쟁명용선구) : 이름 다투어 용맹하게 먼저 날뛰었다

吾嘗避銳鋒(오상피예봉) : 나는 일찌기 날카로운 칼날을 피했지만

君亦飽毒手(군역포독수) : 그대 또한 독한 손에 지쳐버렸구나

如今厭矛楯(여금염모순) : 지금은 창과 방패 싫어하여

相逢但呼酒(상봉단호주) : 서로 만나면 술만 달라고 하노라

宜停雙鳥鳴(의정쌍조명) : 마땅히 두 새 울음 그치게 하고

須念兩虎鬪(수념량호투) : 모름지기 두 호랑 싸움을 조심하여라.

 

 

12 贈四友2(증사우2)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陶朱雖相越(도주수상월) : 도주는 월나라 제상이지만

一舸泛溟渤(일가범명발) : 넓은 바다에 조각배 하나 띄웠다네

安石在晉朝(안석재진조) : 안석은 진나라 조정에 있으면서

雅賞東山月(아상동산월) : 동산 달을 운치있게 즐기었도다

今我與夫子(금아여부자) : 오늘날 그대와 나

豈是愛簪紱(기시애잠불) : 내가 어찌 벼슬을 사랑하리오

散盡東海金(산진동해금) : 동해의 금을 모두다 흩어버리고

行採西山蕨(행채서산궐) : 서산의 고사리나 캐러 가리라.

 

13 贈四友3(증사우3)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 나는 겨우 술 몇 잔에 그치고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 그대는 반드시 한 섬 술을 마신다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 그러나 거나하게 취함에 이르러

至樂相與敵(지악상여적) : 아주 즐거워하기는 서로 다름없도다

兩臉若春融(량검약춘융) : 두 볼은 마치 봄이 무르익은 듯 하고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 일천 시름은 얼음인 듯 녹아버리는구나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 어찌 구태어 많고 적음 따질까보냐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 제각기 멋을 얻으면 그만인 것을.

 

14 贈四友4(증사우4)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 지둔 스님은 사안석을 따랐고

鮑昭愛惠休(포소애혜휴) : 포소는 시를 쓰는 혜휴를 사랑하였다

自古龍象流(자고룡상류) : 예부터 고승들은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 항상 귀인들과 한께 놀았도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 시와 불법이 서로 방해되지 않거니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 고금이 한 언덕이 되었도다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 원적광 빛속에 함께 있으니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 어찌 서로 이별할 근심 있으리오.

 

 

15 寶石亭(보석정) - 李仁老

 

 

石虎宮中有棘生(석호궁중유극생) : 대궐의 석호에는 멧대추나무 나 있고

銅駝陌上無人行(동타맥상무인행) : 번화했던 동타 거리엔 다니는 사람 하나 없네

危亭寶石半零落(위정보석반영락) : 우뚝한 보석정은 반이나 허물어지고

殘月依依照古城(잔월의의조고성) : 지는 달 희미하게 옛 성을 비추네

當時絲管盡悽咽(당시사관진처열) : 당시의 음악소리 한 결 같이 슬프고 목 메인데

泛泛金觴隨曲折(범범금상수곡절) : 물 위에 띄운 술잔 굽이 따라 오갔네

中流空惜魏山河(중류공석위산하) : 위 무후는 강 중류에서 공연히 산하를 아까워했고

醉鄕不管陳日月(취향불관진일월) : 진 후주는 술에 빠져 나라를 다스리지 않았다네.

 

16 扈從放榜(호종방방) - 李仁老

임금을 모시고 과거의 방을 붙이며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 주렴이 반만 걷힌 황금빛 찬란한 대궐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열) : 삼천 명 많은 선비 줄지어 늘어섰네

怱從丹階姓名傳(총종단계성명전) : 총총히 임금님 앞 계단에 나와 성명을 아뢰고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 청운의 뜻을 좇아 갈림길 밝히네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 아름다운 문장을 지으니 가치 더욱 높아지고

畫寫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 뱀을 그리는데 발 그리는 어리석음 감추기 어렵구나

老手曾經百戰餘(노수증경백전여) : 익숙한 솜씨 이미 백전의 노련한 사람들인데

今怪吳牛虛喘日(금괴오우허천일) : 시험날인 오늘은 오나라의 소처럼 헐떡이네.

 

17 續 行路難3(속 행로난3) - 이인로(李仁老)

 

顔巷枕肱食一簞(안항침굉식일단) : 안회는 누항에서 팔을 베고 한 바구니 밥을 먹었으며

東陵晝膳脯人肝(등릉주선포인간) : 동릉은 낮에 사람의 간을 회를 쳐서 먹었다

世間萬事眞悠悠(세간만사진유유) : 세상의 모든 일이 진실로 유유하여

直道由來作人難(직도유래작인난) : 곧은 길엔 원래 사람 노릇 어렵도다

我欲伸曲鉤斬曲几(아욕신곡구참곡궤) : 나는 굽은 갈고리를 펴고 굽은 책상을 베고자 하니

要須平直如金矢(요수평직여금시) : 바르고 곧기가 쇠 화살 같아야 하느니라

黃河正漲碧琉璃(황하정창벽유리) : 황하를 푸른 유리 같이 맑게 하여

不著一點秋毫累(부저일점추루루) : 추호의 더러움도 묻지 않게 하고 싶다.

 

18 煙寺晩鐘(연사만경) - 李仁老(이인로)

안개 낀 정의 저녁 종소리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 돌고 돈 아득한 돌 길, 흰 구름 속에 잠기고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 창창한 바위 숲에 어스름 짙어지네

知有運坊藏翠壁(지유운방장취벽) : 푸른 절벽에 절 하나

好風吹落一鐘聲(호풍취락일종성) : 때맞춘 바람에 종소리 울려온다.

 

 

 

 

 

 

19 遠浦歸帆(원포귀범) - 李仁老

먼 포구로 돌아가는 배

 

渡頭煙樹碧童童(도두연수벽동동) : 부두가 이내 낀 나무, 우뚝 푸르고

十幅編蒲萬里風(십폭편포만리풍) : 열 폭 엮인 부들에 멀리서 부는 바람

玉鱠銀蓴秋正美(옥회은순추정미) : 노어회, 순채국 가을에 별미네

故牽歸興向江東(고견귀흥향강동) : 돌아 갈 흥에 끌려 강동으로 향하는 배.

 

 

20 喜僧惠文得寺(희승혜문득사) - 李仁老(이인로)

혜문이 주지가 됨을 기뻐함

 

文也禪林秀(문야선림수) : 혜문이야 선문에서 뛰어난 인물

知名二十春(지명이십춘) : 알고 지낸지 이미 이십년

久聞詩摠好(구문시총호) : 시 잘 짓는 소문 이미 들었지만

爭及貌彌眞(쟁급모미진) : 풍모의 진실 됨에 어찌 미칠까

旣住靑蓮宇(기주청련우) : 이미 청련사의 주지가 되었으니

應分白氎巾(응분백첩건) : 당연히 흰 옷감이라도 나누어 주시겠지

通宵喜不寐(통소희불매) : 밤새도록 기뻐서 잠 못 자며

亦有玉堂人(역유옥당인) : 옥당의 친구 있는 줄 잊지 마오.

 

 

21 暮春(모춘) - 李仁老(이인로)

저무는 봄

 

老來心事向春慵(노래심사향춘용) : 늙어감에 심사가 봄에 더욱 게을러져

睡起空鷺落絮風(수기공로락서풍) : 벼들 꽃 흩는 바람에 자다가 공연히 놀라깨네

紅雨濛濛簾捲處(홍우몽몽렴권처) : 주렴 걷힌 곳에, 꽃비가 몽롱하고

靑陰漠漠鳥啼中(청음막막조제중) : 새들의 울음 속에 푸른 그늘 아득하다

 

22 用東坡語寄貞之上人(용동파어기정지상인) - 이인로(李仁老)

동파의 말을 써서 정지 스님에게 부치다

 

歲律旣云暮(세률기운모) : 한 해도 이미 저무는데

凄風生戶牖(처풍생호유) : 찬 바람이 남쪽 창에 이는구나

竹窓燈火靑(죽창등화청) : 죽창의 등불 푸른 불빛

一叚有佳趣(일가유가취) : 한 가지 아름다운 풍취를

與君分一半(여군분일반) : 절반을 나누어 그대에게 보내주노니

愼勿輕受授(신물경수수) : 조심해 함부로 남에게 주거나 받지 마오

所與苟非人(소여구비인) : 줄 곳이 진실로 그 사람이 아니면

火迫當還取(화박당환취) : 부리나케 도로 받아 와야 합니다.

 

23書天壽僧院(서천수승원) - (李仁老)

천수승원에 적다

 

待客客未到(대객객미도) : 기다려도 손님은 오지 않고

尋僧僧亦無(심승승역무) : 스님을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惟餘林外鳥(유여림외조) : 다만, 숲 밖의 산새 있어

款曲勸提壺(관곡권제호) : 간곡히 술 가져오라 권하고 있다.

 

24 竹醉日移竹1(죽취일이죽1) - 李仁老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古今一丘貂(고금일구초) : 진리는 고금이 같아

天地眞蘧廬(천지진거려) : 천지가 정말 같은 집이네

此君獨酩酊(차군독명정) : 그대는 혼자 취하여

兀兀忘所如(올올망소여) : 올올이 갈 곳을 잊었구나

江山雖有異(강산수유이) : 강산은 비록 다르나

風景本無特(풍경본무특) : 대나무 풍경이야 본래 다르지 않으리

不用更醒悟(불용갱성오) : 다시 술 깰 필요 없으니

操戈便逐儒(조과편축유) : 창 잡아 헛된 선비들 쫓아버리세.

 

25 竹醉日移竹2(죽취일이죽2) - 李仁老(이인로)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司馬賞客遊(사마상객유) : 사마천도 나그네로 떠돌고

夫子亦旅㝢(부자역여우) : 공자님도 천하를 떠돌았다네

新亭相對泣(신정상대읍) : 새 집에 와 서로 눈물 흘리니

數子眞兒女(수자진아녀) : 그대들 몇몇, 정말 아녀자구려

此君恥匏繫(차군치포계) : 박처럼 매달려 있는 것 부끄러워

所適天不阻(소적천부조) : 가는 곳이 어디라도 하늘은 막지 않네

何必登樓吟(하필등루음) : 어찌 반드시 누대에 올라 읊조려야하는가

信美亦吾土(신미역오토) : 진실로 아름다워라, 이곳도 내 살 땅이네

 

26 竹醉日移竹3(죽취일이죽3) - 李仁老(이인로)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 내야 마셔야 몇 잔에 그치지만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 그대는 마신다면 한 섬을 다 마시네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 당연히 거나하게 취하면

至樂相與敵(지락상여적) : 지극한 즐거움이야 서로가 맞수였지

兩臉若春融(양검약춘융) : 두 뺨은 봄기운처럼 무르녹고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 온갖 근심 얼음 녹듯 없어진다네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 어찌 반드시 많고 적음을 헤아리랴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 자기 주량에 따라 마시리라.

 

27 竹醉日移竹4(죽취일이죽4) - 李仁老(이인로)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 승려 지둔도 사안석과 교유하였고

飽照愛惠林(포조애혜림) : 포조도 승려 혜림을 좋아했다네

自古龍象流(자고룡상유) : 예부터 시인은 스님과 교류했고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 수시로 스님은 시인과 놀았다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 시와 불법은 서로 꺼리지 않았으니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 옛날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네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 다 같이 원숙하고 고요한 진리의 빛에 있으니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 어찌 자리 떠남에 근심하겠소.

 

28 用東坡韻寄貞之上人(용동파운기정지상인) - 李仁老(이인로)

동파의 운으로 지정 스님에게

 

歲律旣云暮(세률기운모) : 일년이 이미 저물어

凄風生戶窓(처풍생호창) : 싸늘한 바람 문틈으로 찾아든다

竹窓燈火靑(죽창등화청) : 죽창에는 파란 등 불빛

一段有佳趣(일단유가취) : 한 줄기 아름다운 멋이 흐르네

與君分一半(여군분일반) : 그대와 절반 나누었으니

愼勿輕受授(신물경수수) : 쉽게 누구에게 주거나 받지 마소

所與苟非人(소여구비인) : 나누어 준 사람이 진실로 바르지 않으면

火迫當還取(화박당환취) : 화급히 따라가 찾아오소서.

 

29 瀟湘夜雨(소상야우) - 李仁老(이인로)

소상강 밤비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추) : 한 줄기 푸른 물결, 양 언덕엔 가을 짙고

風吹細雨灑歸舟(풍취세우쇄귀주) : 강바람 불어오고, 돌아오는 배전에 가랑비 뿌리네

夜來泊近江邊竹(야래박근강변죽) : 밤에 강변 대숲에 배를 대니

葉葉寒聲總是愁(엽엽한성총시수) : 대나무 입에 떨어지는 찬 빗소리는 모두의 수심이네.

 

 

30 內庭寫批有感(내정사비유감) - 李仁老(이인로)

대권에서 비지를 쓰며

 

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 : 공작 병풍 깊숙하고 촛불 그림자 희미한데

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 : 잠자는 고운 원앙새 어찌 나누어 날겠는가

自憐憔悴靑樓女(자연초췌청루여) : 가련하다, 초췌한 청루의 여인이여

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 : 오랫동안 남 위해 혼수 옷만 짓는다네

 

 

31 續行路難1(속행로난1) - 李仁老(이인로)

속행로난

 

登山莫編怒虎鬢(등산막편노호빈) : 산에 올라서는 성난 호랑이의 수염 만지지 말고

蹈海莫採眠龍珠(도해막채면룡주) : 바다에 가서는 잠든 용의 여의주 구슬 캐지 마라

人間寸步千里阻(인간촌보천리조) : 인간의 잘못된 작은 한 걸음 천리를 망치고

大行孟門眞坦途(대행맹문진탄도) : 대행과 맹문 같은 험한 길, 오리려 평탄한 길

蝸角戰酣閙蠻觸(와각전감료만촉) : 작은 싸움에 오랑캐만 시끄럽게 한고

路岐多處泣楊朱(노기다처읍양주) : 갈림길 많아 양주도 울었다

 

32 續行路難2(속행로난2) - 李仁老(이인로)

 

我欲飇車叩閶闔(아욕표거고창합) : 나는 바람수레로 하늘의 문을 두드리고 싶고

請挽大河洗六合(청만대하세육합) : 은하수를 당겨다 우주를 씻어내고 싶소

狂謀謬算一不試(광모류산일불시) : 어리석고 잘못된 계산이라 한번도 시험하고 싶지 않고

蹄涔幾歲藏鱗甲(제잠기세장린갑) : 자국에 고인 물처럼 작은 일에 몇 년이나 마음 버렸던가

峨洋未入子期聽(아양미입자기청) : 산과 바다 같은 이상, 받아줄 종자기 같은 친구 없고

熊虎難逢周后獵(웅호난봉주후렵) : 웅호는 주후의 사냥 행열 만나지 못 하였네

行路難歌正悲(행로난가정비) : 행로난 노래는 정말 서글픈 것

匣中雙劍蛟龍泣(갑중쌍검교룡읍) : 갑속의 쌍검에 교룡이 우는구나.

 

 

33 續 行路難3(속 행로난3) - 이인로(李仁老)

顔巷枕肱食一簞(안항침굉식일단) : 안회는 누항에서 팔을 베고 한 바구니 밥을 먹었으며

東陵晝膳脯人肝(등릉주선포인간) : 동릉은 낮에 사람의 간을 회를 쳐서 먹었다

世間萬事眞悠悠(세간만사진유유) : 세상의 모든 일이 진실로 유유하여

直道由來作人難(직도유래작인난) : 곧은 길엔 원래 사람 노릇 어렵도다

我欲伸曲鉤斬曲几(아욕신곡구참곡궤) : 나는 굽은 갈고리를 펴고 굽은 책상을 베고자 하니

要須平直如金矢(요수평직여금시) : 바르고 곧기가 쇠 화살 같아야 하느니라

黃河正漲碧琉璃(황하정창벽유리) : 황하를 푸른 유리 같이 맑게 하여

不著一點秋毫累(부저일점추루루) : 추호의 더러움도 묻지 않게 하고 싶다.

 

34 江天暮雪(강천모설) - 李仁老(이인로)

강 하늘 저녁 눈

 

雪意嬌多著水遲(설의교다저수지) : 흩날리는 눈은 교태를 띠고 강물에 내리기 싫어하고

千林遠影已離離(천림원영이이이) : 온 숲에는 멀리 이미 그림자 어른어른

蓑翁未識天將暮(사옹미식천장모) : 도롱이 쓴 늙은이 날 저무는 줄 모르고

醉道東風柳絮時(취도동풍유서시) : 취하여 말하기를, 봄바람에 버들 꽃 날리는 때라 하네

 

35漁村落照(어촌낙조) - 李仁老(이인로)

어촌 저녁놀

草屋半依垂柳岸(초옥반의수류안) : 초가집 반쯤 걸친 버들 늘어진 언덕

板橋橫斷白蘋汀(판교횡단백빈정) : 외다리 가로 놓인 흰 마름 물가

日斜悠覺江山勝(일사유각강산승) : 저무는 햇살에 강산 더욱 아름다워라

萬頃紅淨數點靑(만경홍정수점청) : 맑고 푸른 만 이랑 물결 속, 몇 점의 푸른 산.

 

36杏花鸜鵒圖(행화구욕도) - 李仁老(이인로)

살구꽃 속의 구관조 새 그림

欲雨不憂春陰垂(욕우불우춘음수) : 올 듯 한 비는 오지 않고, 봄 구름만 자욱하고

杏花一枝復兩枝(행화일지복양지) : 살구꽃 한 가지 또 두 가지

問誰領得春消息(문수령득춘소식) : 누가 봄소식 받았는지 물어보니

唯有鸜之與鵒之(유유구지여욕지) : 오직 구관조와 구관조가 꽃가지에 있구나 .

 

37.山居(산거) - 李仁老(이인로)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 봄은 갔어도 꽃은 아직 남아있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 하늘 맑아도 골짜기엔 그늘 있어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 대낮에도 두견새 우는 것을 보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 깊은 산골에 사는 것을 깨닫겠네

 

38.

瀟湘夜雨(소상야우) - 李仁老(이인로)

 

一帶滄波兩岸秋(일대창파양안추) : 한 줄기 푸른 물결, 양켠 언덕 가을인데

風吹細雨灑歸舟(풍취세우쇄귀주) : 바람 불자 보슬비 가는 배에 흩뿌리네

夜來泊近江邊竹(야래박근강변죽) : 밤이 되어 江邊의 대나무 숲 가까이 배를 대니

葉葉寒聲摠是愁(엽엽한성총시수) : 잎마다 차가운 소리, 모두 다 수심일세.

 

39.

詠雪(영설) - 李仁老(이인로)

 

千林欲瞑已棲鴉(천림욕명이서아) : 온 숲이 저물어 갈가마귀 깃드는데

燦燦明珠尙照車(찬찬명주상조거) : 찬란히 반짝이며 수레를 비추는 눈

仙骨共驚如處子(선골공경여처자) : 신선도 놀랄 만큼 깨끗한 순수세상

春風無計管光花(춘풍무계관광화) : 봄바람도 저 꽃들은 어쩌지 못하네

聲迷細雨鳴窓紙(성미세우명창지) : 가랑비 소리인 듯 창호지를 울리고

寒引羈愁到酒家(한인기수도주가) : 추위에 시름은 주막으로 발길 끌어

萬里都盧銀作界(만리도로은작계) : 만리천지 은으로 만들어 놓은 세상

渾敎路口沒三叉(혼교로구몰삼차) : 뿌여니 동구 앞 세 갈래 길 덮였네.

 

 

40蟻(의) - 이인로(李仁老)

개미

 

身動牛應鬪(신동우응투) : 몸을 움직이면 소처럼 싸우게 되고

穴深山恐頹(혈심산공퇴) : 구멍이 깊으면 산이 무너질까 두려워하네

功名珠幾曲(공명주기곡) : 공명은 구슬이 몇 굽인가

富貴夢初回(부귀몽초회) : 부귀는 꿈이 처음 돌기 시작하는 것이라오.

 

41眼(안) - 이인로(李仁老)

不安劉琨紫(불안유곤자) : 유곤의 붉은 눈도 가지지 못했으니

何須阮籍靑(하수완적청) : 어찌 반드시 완적의 푸른 눈을 바리오

冥然在一室(명연재일실) : 어둑하게 한 방에 있으려니

萬事見無形(만사견무형) : 만사를 무형으로 보는구나.

 

42鼻(비) - 이인로(李仁老)

長作洛生詠(장작낙생영) : 낙생 서생들은 길이 코 맨 소리로 읊고

思揖隆準公(사읍륭준공) : 역이기가 융준공에게 읍하던 일 생각난다

何時郢中質(하시영중질) : 어느 때 영중을 바탕으로

一遇運斤風(일우운근풍) : 한 번 자귀질하는 장인을 만나보리오.

 

43讀韓信傳(독한신전) - 李仁老(이인로)

한신전을 읽고

 

王孫朝飢依漂母(왕손조기의표모) : 왕손이 아침도 굶어 빨래하는 노파에게 의탁하고

國士無雙心自許(국사무쌍심자허) : 나라에 둘도 없는 선비라 마음속으로 인정 받았네

不將一劒驚少年(부장일검경소년) : 단 한 칼로 아이들을 놀라게 하지 않고

還把千金購降虜(환파천금구강로) : 도리어 천금을 주어 항복한 포로를 구하였네

當時破齊足自王(당시파제족자왕) : 그 당시 제나라 쳐부술 때 스스로 임금 되기 충분했지만

可憐與噲生爲伍(가련여쾌생위오) : 가련하구나, 번쾌와 함께 같은 편이 되다니

從來鳥盡弓必藏(종래조진궁필장) : 종래부터 새를 다잡으면 활은 반드시 감추는데

不用追思蒯生語(불용추사괴생어) : 깊이 생각해 괴생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이라네.

 

44半月城(반월성) - 李仁老(이인로)

반월성

 

孤城微灣像半月(고성미만상반월) : 완만히 굽은 외로운 성, 반달을 닮고

荊棘半掩猩㹳穴(형극반엄성㹳혈) : 가시덩굴에 절반만 가려진 다람쥐 굴

鵠嶺靑松氣鬱菍(곡령청송기울념) : 곡령에는 푸른 소나무 기운이 울창하고

鷄林黃葉秋蕭瑟(계림황엽추소슬) : 계림의 노란 나뭇잎에 가을이 소슬하다

自從太阿倒柄後(자종태아도병후) : 이때부터 태아가 칼자루를 거꾸로 내 주었지

中原鹿死何人手(중원녹사하인수) : 중원의 사슴은 누구 손에 죽었는가

江女空傳玉樹花(강여공전옥수화) : 강 마을 여자들은 공연히 옥수화 곡조를 전하고

春風幾拂金堤柳(춘풍기불금제류) : 봄바람은 몇 번이나 김제의 버들가지를 흔들었나.

 

 

 

45山房(산방) - 李仁老(이인로)

산방에서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 봄은 가도 꽃은 피어있고

天晴谷自陰(천청곡자음) : 하늘이 맑으니 골짜기에 그늘이 진다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 대낮에 두견새 우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 비로소 내 사는 곳이 깊은 산속인 줄 알겠다

 

46讀陶潛傳戲成呈崔太尉(독도잠전희성정최태위) - 이인로(李仁老)

도잠전을 일고 장난삼아 최태위에게 주다

酒中有何好(주중유하호) : 술에 속에 좋은 것이 무엇이 있는가

此語近眞趣(차어근진취) : 이 말은 정말 진리에 가깝다네

可笑陶淵明(가소도연명) : 우스워라, 도연명은

無錢尙嗜酒(무전상기주) : 돈은 하나 없으면서 술만 즐기었다니

我性淡無欲(아성담무욕) : 내 성질 담박하고 욕심 없어

於物不見囿(어물불견유) : 어떤 사물에도 얽매이지 않노리

不醉亦不醒(불취역불성) : 취하지 않고 또한 깨어있지도 않아

徑到無何有(경도무하유) : 어느 사이에 무하유 이상 세계에 이르렀도다.

 

 

47 偶吟(우음) - 이인로(李仁老)

 

우연히 짓다

 

買斷煙林理小園(매단연림리소원) : 자욱한 안개 숲을 사팔아 작은 동산 관하니

南窓睡起負朝暄(남창수기부조훤) : 잠 깨어 남창에서 일어나 따스한 아침볕을 받는다

白頭不悔儒冠誤(백두불회유관오) : 선비되어 신세 그르친 것 흰머리 되어서도 후회 않아

尙把塵編敎子孫(상파진편교자손) : 오히려 먼지 앉은 책을 펴 들고 자손을 가르치노라.

 

 

 

 

48梅花(매화) - 이인로(李仁老)

매화꽃

 

姑射氷膚雪作衣(고사빙부설작의) : 고야산 신선 고운 살결에 눈으로 옷 지어 입고

香唇曉露吸珠璣(향진효로흡주기) : 향기로운 입술로 새벽 이슬에 구슬을 마시는구나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 속된 꽃술이 봄철 붉은 꽃에 물드는 것 싫어서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 신선 사는 요대 향해 학 타고 날아가려 하는구나.

 

49月季花(월계화) - 이인로(李仁老)

월계화

萬斛丹砂問葛洪(만곡단사문갈홍) : 선약 찾은 갈홍에게 만 곡의 단사를 묻노니

何年深窖小園中(하년심교소원중) : 어느 해 이 작은 동산에 땅 파고 감추었는가

芳根染晩雲霞色(방근염만운하색) : 꽃다운 뿌리가 저문 구름 노을빛에 물들어

故作仙葩不老紅(고작선파불로홍) : 짐짓 신선 꽃송이로 늙지 않는 붉음 만들었구나.

 

50野步1(야보1) - 이인로(李仁老)

들판을 거닐며

 

十里煙村際碧蕪(십리연촌제벽무) : 십 리 안개 낀 마을 푸른 들에 닿으니

獨遊仍佩紫微壺(독유잉패자미호) : 혼자 노닐다가 두자미처럼 술을 샀도다

雲拖雨脚斜陽外(운타우각사양외) : 구름은 사양 밖으로 빗줄기를 끌어가

掩却前山半有無(엄각전산반유무) : 앞 산을 덮어버려 절반이나 보일 듯 말 듯 하다.

 

52野步2(야보2) - 이인로(李仁老)

들판을 거닐며

 

郭外人家路盡蕪(곽외인가로진무) : 성 밖의 인가 거리마다 풀이 무성하고

隔林啼鳥勸提壺(격림제조권제호) : 숲 건너 우는 새는 술병 들라 권하구나

未成數句前山暮(미성수구전산모) : 몇 귀의 시도 짓지 못했는데 앞 산은 저무니

老覺詩情澁欲無(로각시정삽욕무) : 시정이 무디어 없어지려는 것 늙어서야 알겠다.

 

早53春江行1(조춘강행1) - 이인로(李仁老)

이른 봄 강을 걸으며

 

54花遲未放千金笑(화지미방천금소) : 꽃은 늦어 피어 천금 웃음 터뜨리지 않았는데

柳早先搖一搦腰(류조선요일닉요) : 일찍 핀 버들은 한 웅큼 허리를 먼저 흔드는구나

魚躍波間紅閃閃(어약파간홍섬섬) : 물고기는 물결 속으로 뛰어들어 붉은 빛 번쩍거리고

鷺飛天外白飄飄(로비천외백표표) : 하늘 가에 해오라기 날아 흰빛이 표표하구나.

 

 

55早春江行2(조춘강행2) - 이인로(李仁老)

 

이른 봄 강을 걸으며

碧岫巉巉攢筆刃(벽수참참찬필인) : 푸른 봉우리는 우뚝 솟아 붓끝을 세운 듯

蒼江杳杳漲松煙(창강묘묘창송연) : 짙푸른 강은 아득히 소나무에 안개 자욱하구나

暗雲陣陣成奇字(암운진진성기자) : 어두운 구름은 뭉게뭉게 이상한 글자 만들고

萬里靑天一幅牋(만리청천일폭전) : 만 리의 먼 푸른 하늘은 한 폭의 그림이로구나.

 

56燈夕1(등석1) - 이인로(李仁老)

 

등불 켜진 저녁

風細不敎金燼落(풍세불교금신락) : 바람이 잦아들어 금불똥을 떨어지지 않더니

更長漸見玉蟲生(경장점견옥충생) : 밤이 깊으니 차츰 촛불 심지가 생기는구나

須知一片丹心在(수지일편단심재) : 한 조각 붉은 신하의 마음을 알아야

欲助重瞳日月明(욕조중동일월명) : 순임금 겹눈동자는 일월 같은 밝음을 도우려함이네.

 

 

57燈夕2(등석2) - 이인로(李仁老)

 

등불 켜진 저녁

谷寒未放金鶯囀(곡한미방금앵전) : 골짜기 차가워 황금빛 꾀꼬리 지저귀지 못하고

風峭難敎海燕來(풍초난교해연래) : 바람이 사나워서 바다제비 오기 어렵게 하는구나

須信帝城春色早(수신제성춘색조) : 모름지기 믿나니 제성에는 봄빛이 일러서

銀花千樹徹宵開(은화천수철소개) : 수많은 나무의 은빛 꽃들이 밤 새워 피겠구나.

 

 

58書豐壤縣公舍(서풍양현공사) - 이인로(李仁老)

 

풍양현 공사에 적다

峯下人家陽朔境(봉하인가양삭경) : 봉우리 밑의 인가들은 양삭의 경계인데

雲間鷄犬武陵源(운간계견무릉원) : 구름 사이의 닭과 개 소리는 무릉도원이로다

使君不許黃牛佩(사군불허황우패) : 사군은 도둑되는 것을 허락하지 않나니

喜見風前麥浪翻(희견풍전맥랑번) : 바람 앞에 물결치는 보리밭 보는 것을 기뻐하노라.

 

59內庭寫批有感(내정사비유감) - 이인로(李仁老)

 

내정에서 비지를 쓰면서

孔雀屛深燭影微(공작병심촉영미) : 공작 병풍 깊숙한 곳에 촛불 그림자 희미하고

鴛鴦睡美豈分飛(원앙수미기분비) : 원앙 잠든 모습 행복한데 어찌 나누어 날겠는가

自憐憔悴靑樓女(자련초췌청루녀) : 스스로 불쌍하구나, 초췌한 청루의 처녀가

長爲他人作嫁衣(장위타인작가의) : 늘 남을 위해 시집갈 옷만 지어 주는 처지임을.

60 宿韓相國書齋(숙한상국서재) - 이인로(李仁老)

한상국 서제에 묵으며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 흐르는 두 갈래 물길 제비 꼬리 갈라 놓고

三山杳杳駕鰲頭(삼산묘묘가오두) : 아득한 세 개의 산들은 자라머리를 타고 있구나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 후일에 비둘기 장식 지팡이 짝하기를 허락하면

共向蒼波狎白鷗(공향창파압백구) : 우리 함께 푸른 물결 향하여 흰 갈매기 벗하리라.

 

61燈夕(등석) - 이인로(李仁老)

 

관등하는 저녁

電鞭初報一聲雷(전편초보일성뢰) : 번개채찍에 처음 우뢰소리 나자

春色先凝萬歲杯(춘색선응만세배) : 봄빛이 먼저 만수술잔에 엉기는구나

銀燭影中寒漏永(은촉영중한루영) : 은촛불 그림자 속에 누수는 차갑고

玉簫聲裏暖風催(옥소성리난풍최) : 옥피리 소리속에 따스한 바람 제촉하는구나

仙桃帶露枝偏重(선도대로지편중) : 이슬을 머금은 복숭아는 가지가 무겁고

瑞莢含煙葉盡開(서협함연엽진개) : 연기를 머금은 상스러운 명협은 잎 활짝 피었다

輦路月明絲管沸(련로월명사관비) : 수레가는 길에 달이 밝고 온갖 풍악 들끓는데

翠蛾爭唱紫雲回(취아쟁창자운회) : 궁녀들 자운곡을 다투어 부르는구나.

 

62傷杜相宅(상두상댁) - 이인로(李仁老)

 

두 제상의 집을 슬퍼하며

 

藥階會賞謝公苔(약계회상사공태) : 작약꽃 뜰에서 제상인 사공의 이끼를 감상했을 때

金鼎親調傅說梅(금정친조부설매) : 부열의 매실을 금 솥에서 친히 조리했었다

自許披雲開日月(자허피운개일월) : 구름을 헤치고 해와 달을 열라 스스로 허락했건만

時稱無地起樓臺(시칭무지기루대) : 누대 지을 땅 없다고 사람들 말했었다

炎州忽被蒼蠅弔(염주홀피창승조) : 염주에서 문득 파리 떼를 조상함을 보았단 말인가

華表難逢白鶴回(화표난봉백학회) : 화표로 돌아오는 백학을 만나기 어렵겠구나

新壁未乾三易主(신벽미건삼역주) : 새 벽이 마르기도 전에 세 번이나 바뀌는 주인

一聲隣笛不勝哀(일성린적불승애) : 이웃집 한 가닥 피리소리에 슬픈 마음 이길 수 없도다.

 

63送朴察院赴西都留臺(송박찰원부서도류대) - 이인로(李仁老)

 

서도 유수로 부임하는 박찰원을 보내며

 

百雉城盤九仭巖(백치성반구인암) : 아홉 길 암벽 위에 백 가퀴 둘린 성

繞城流水碧恬恬(요성류수벽념념) : 성을 둘러 흐르는 물 푸르고 잔잔하도다

垂楊古驛煙迷路(수양고역연미로) : 수양버들 늘어선 옛 역은 연기에 길이 아득하고

隔岸人家水拍簷(격안인가수박첨) : 강 건너 인가엔 물이 처마 끝에 닿은 듯 하도다

往事如波山獨在(왕사여파산독재) : 지난일은 물결같은데 산만 호로 남았고

夕陽聞笛淚應霑(석양문적루응점) : 석양에 피리소리 들으면 눈물을 금치 못하리라

風霜十月乘驄去(풍상십월승총거) : 바람서리 치는 10월에 총마 타고 그대 가리니

始覺寒威倍舊嚴(시각한위배구엄) : 추위가 지난 번보나 갑절이나 엄함을 비로소 깨닫도다.

 

64飮中八仙歌(음중팔선가) - 이인로(李仁老)

음중 팔 신선을 노래하다

 

長齋蘇晉愛逃禪(장재소진애도선) : 장재하는 소진은 선으로 달아나기 좋아하고

脫帽張顚草聖傅(탈모장전초성부) : 모자 벗은 장전은 초서로 성인이로다

賀老眼花眠水底(하로안화면수저) : 하지장은 눈이 아찔하여 물속에서 잠자고

宗之玉樹倚風前(종지옥수의풍전) : 최종지는 옥수가 바람 앞에 기대고

汝陽日飮須三斗(여양일음수삼두) : 여양왕 진은 하루에 반드시 술 서말은 마셨고

左相晨興費萬錢(좌상신흥비만전) : 좌상 이적지는 새벽부터 만전을 썼도다

太白千篇焦遂辯(태백천편초수변) : 이태백의 시 천 수와 초수의 웅변

八人眞箇飮中仙(팔인진개음중선) : 여덟이 참으로 술 마시는 신선이로구나.

 

65韓相國江居(한상국강거) - 이인로(李仁老)

한상국의 강변 거처

鑿破雲根構小樓(착파운근구소루) : 바위를 뚫어 작은 다락을 얽어놓으니

江山無限入簾鉤(강산무한입렴구) : 무한한 강산이 발 갈퀴에 들어오는구나

謝公不惜千金費(사공불석천금비) : 사공은 천금 비용도 아끼지 않았고

范相應將一舸遊(범상응장일가유) : 범제상이 응당 쪽배 타고 노닐 것 이니라

二水溶溶分燕尾(이수용용분연미) : 두 강물이 금실금실 제비꼬리처럼 갈라지고

三山杳杳隔鼇頭(삼산묘묘격오두) : 세 산은 가물가물 자라머리처럼 떨어져있구나

他年若許陪鳩杖(타년약허배구장) : 지팡이 뒤를 따르기를 다른 해에 허락하면

共向滄洲狎白鷗(공향창주압백구) : 함께 바다로 가서 갈매기와 친하겠습니다.

 

66崔尙書命樂府送耆老會侑歡(최상서명악부송기로회유환) - 이인로(李仁老)

최상서가 악사들을 기로회에 보내어 놀이를 돕다

白髮相懽笑語開(백발상환소어개) : 백발노인들 모여 서로 즐기며 담소하니

只餘風月侑金盃(지여풍월유금배) : 오직 남은 바람과 달이 금빛 술잔을 권하는구나却愁軒騎悤悤散(각수헌기총총산) : 도리어 수레와 말탄 손님 총총히 헤어질까 근심되어

故遺笙歌得得來(고유생가득득래) : 피리와 노래를 일부러 덩실덩실 보냈구나

醉倒始知天幕闊(취도시지천막활) : 유령은 취해 넘어져 하늘 막이 넓은 줄 알았고

歸時爭見玉山頹(귀시쟁견옥산퇴) : 비틀거리며 돌아갈 때, 옥산이 무너짐을 다투어 보았도다

夜闌草屋眠初覺(야란초옥면초각) : 밤 깊어 초갓집에서 자다가 깨어나니

正似瑤臺曉夢回(정사요대효몽회) : 신선 사는 요대의 새벽 꿈결에서 깨어난 듯 하도다.

 

67 拾栗(습률) - 이인로(李仁老)

 

밤을 주우며

 

霜餘脫實亦斕斑(상여탈실역란반) : 서리 뒤에 터진 염매 반짝거리고

曉濕林間露未乾(효습림간로미건) : 새벽 습한 숲엔 이슬 아직 마르지 않았다.

喚起兒童開宿火(환기아동개숙화) : 어린아이 불러 묵은 불씨 헤쳐 보니

燒殘玉殼迸金丸(소잔옥각병금환) : 옥 껍질 다 탄 재에 황금 탄환 터진다.

 

 

68梅花(매화) - 이인로(李仁老)

매화꽃

 

姑射氷膚雪作衣(고사빙부설작의) : 고야산 신선 고운 살결에 눈으로 옷 지어 입고

香唇曉露吸珠璣(향진효로흡주기) : 향기로운 입술로 새벽 이슬에 구슬을 마시는구나

應嫌俗蘂春紅染(응혐속예춘홍염) : 속된 꽃술이 봄철 붉은 꽃에 물드는 것 싫어서

欲向瑤臺駕鶴飛(욕향요대가학비) : 신선 사는 요대 향해 학 타고 날아가려 하는구나.

 

69題草書簇子(제초서족자) - 이인로(李仁老)

 

초서족자에 쓰다

紅葉題詩出鳳城(홍엽제시출봉성) : 단풍잎에 시를 써서 봉성 밖으로 보내니

淚痕和墨尙分明(루흔화묵상분명) : 눈물 자국이 먹에 얼룩져 아직도 선명하도다

御溝流水渾無賴(어구류수혼무뢰) : 궁중 개울 흐르는 물 도무지 믿지 못하나니

漏洩宮娥一片情(누설궁아일편정) : 궁녀의 한 조각 정을 바깥으로 흘려 보내는구나.

 

 

70題草書簇子(제초서족자) - 이인로(李仁老)

 

초서족자에 쓰다

 

紅葉題詩出鳳城(홍엽제시출봉성) : 단풍잎에 시를 써서 봉성 밖으로 보내니

淚痕和墨尙分明(루흔화묵상분명) : 눈물 자국이 먹에 얼룩져 아직도 선명하도다

御溝流水渾無賴(어구류수혼무뢰) : 궁중 개울 흐르는 물 도무지 믿지 못하나니

漏洩宮娥一片情(누설궁아일편정) : 궁녀의 한 조각 정을 바깥으로 흘려 보내는구나

 

71西塞風雨(서새풍우) - 이인로(李仁老)

서새의 비바람

 

秋深笠澤紫鱗肥(추심립택자린비) : 가을이 깊으니 구릿대 연못에 자색 고기비늘 살찌고

雲盡西山片月輝(운진서산편월휘) : 구름 걷히자 서산에 조각달이 빛나는구나.

十幅蒲帆千頃玉(십폭포범천경옥) : 열 폭 부들 돛은 천 이랑 옥 물결 위에 떠있고

紅塵應不到蓑衣(홍진응불도사의) : 세상 티끌이야 도롱이 입은 사람에게는 이르지 않으리라.

 

72 扈從放牓(호종방방) - 이인로(李仁老)

 

방방을 호종하며

半簾紅日黃金闕(반렴홍일황금궐) : 황금 대궐, 반쯤 걷은 주렴에 붉은 해가 비춰들고

多士三千雁成列(다사삼천안성렬) : 많은 선비 삼천이나 기러기처럼 떼 지어 모여들었다.

忽從丹陛姓名傳(홀종단폐성명전) : 총총히 붉은 뜰에 올라 성명을 전하고

縱步靑雲岐路闊(종보청운기로활) : 푸른 구름에 걸음을 걸으니 길도 넓어지는구나.

吐鳳成文價益高(토봉성문가익고) : 봉을 토해 글을 만드니 값은 더욱 높고

畫蛇着足難藏拙(화사착족난장졸) : 화사첨족 하다니 졸렬한 것 감추기 어려워라.

老手曾經百戰餘(로수증경백전여) : 익숙한 솜씨가 일찍 백 여 회 싸움 겪었는데

今怪吳牛虛喘月(금괴오우허천월) : 오나라 소가 보고 헐떡이는 것이 지금은 이상구나.

 

73憩炭軒村二老翁携酒見尋(게탄헌촌이로옹휴주견심) - 김극기(金克己)

 

탄헌촌에 쉬는데 두 첨지가 술을 가지고 찾아 와서

 

幽尋荒草徑(유심황초경) : 잡초 우거진 길을 그윽히 찾아나서

下馬繫枯柳(하마계고류) : 버들가지에 말을 매어놓았다네

何處白頭翁(하처백두옹) : 어디 사는 늙은인지

竝肩來貿貿(병견래무무) : 어깨를 나란히 터벅터벅 걸어오네

山盤獻枯魚(산반헌고어) : 소반에는 마른 고기 올렸고

野榼供濁酒(야합공탁주) : 물통에는 막걸리 채워 있져있다네

荒狂便濡首(황광편유수) : 골목에서 미친 듯이 정신없이 취해 떨어져

笑傲虛落間(소오허락간) : 오만함을 비웃는 듯이 빈 곳에 처하도다

雖慙禮數薄(수참례수박) : 비록 예절에는 보잘 것 없어도

尙倚恩情厚(상의은정후) : 그 정의 두터움은 오히려 고맙도다

倒載赴前程(도재부전정) : 거꾸로 말을 타고 앞길 말리니

村童齊拍手(촌동제박수) : 마을 아이들 일제히 손뼉을 친다.

 

74

贈四友1(증사우1)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昔在文陣間(석재문진간) : 옛날에는 문인들 속에 이름을 다고

爭名勇先購(쟁명용선구) : 이름 다투어 용맹하게 먼저 날뛰었다

吾嘗避銳鋒(오상피예봉) : 나는 일찌기 날카로운 칼날을 피했지만

君亦飽毒手(군역포독수) : 그대 또한 독한 손에 지쳐버렸구나

如今厭矛楯(여금염모순) : 지금은 창과 방패 싫어하여

相逢但呼酒(상봉단호주) : 서로 만나면 술만 달라고 하노라

宜停雙鳥鳴(의정쌍조명) : 마땅히 두 새 울음 그치게 하고

須念兩虎鬪(수념량호투) : 모름지기 두 호랑 싸움을 조심하여라.

 

75贈四友2(증사우2)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陶朱雖相越(도주수상월) : 도주는 월나라 제상이지만

一舸泛溟渤(일가범명발) : 넓은 바다에 조각배 하나 띄웠다네

安石在晉朝(안석재진조) : 안석은 진나라 조정에 있으면서

雅賞東山月(아상동산월) : 동산 달을 운치있게 즐기었도다

今我與夫子(금아여부자) : 오늘날 그대와 나

豈是愛簪紱(기시애잠불) : 내가 어찌 벼슬을 사랑하리오

散盡東海金(산진동해금) : 동해의 금을 모두다 흩어버리고

行採西山蕨(행채서산궐) : 서산의 고사리나 캐러 가리라

 

76贈四友3(증사우3)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我飮止數杯(아음지수배) : 나는 겨우 술 몇 잔에 그치고

君飮須一石(군음수일석) : 그대는 반드시 한 섬 술을 마신다

及當醉陶陶(급당취도도) : 그러나 거나하게 취함에 이르러

至樂相與敵(지악상여적) : 아주 즐거워하기는 서로 다름없도다

兩臉若春融(량검약춘융) : 두 볼은 마치 봄이 무르익은 듯 하고

千愁盡氷釋(천수진빙석) : 일천 시름은 얼음인 듯 녹아버리는구나

何須校少多(하수교소다) : 어찌 구태어 많고 적음 따질까보냐

且得適其適(차득적기적) : 제각기 멋을 얻으면 그만인 것을.

 

77贈四友4(증사우4) - 이인로(李仁老)

 

네 친구에게

 

支遁從安石(지둔종안석) : 지둔 스님은 사안석을 따랐고

鮑昭愛惠休(포소애혜휴) : 포소는 시를 쓰는 혜휴를 사랑하였다

自古龍象流(자고룡상류) : 예부터 고승들은

時與麟鳳遊(시여린봉유) : 항상 귀인들과 한께 놀았도다

詩法不相妨(시법불상방) : 시와 불법이 서로 방해되지 않거니

古今同一丘(고금동일구) : 고금이 한 언덕이 되었도다

共在圓寂光(공재원적광) : 원적광 빛속에 함께 있으니

寧見別離愁(녕견별리수) : 어찌 서로 이별할 근심 있으리오.

 

 

78暮春(모춘) - 李仁老(이인로)

저무는 봄

 

老來心事向春慵(노래심사향춘용) : 늙어감에 심사가 봄에 더욱 게을러져

睡起空鷺落絮風(수기공로락서풍) : 벼들 꽃 흩는 바람에 자다가 공연히 놀라깨네

紅雨濛濛簾捲處(홍우몽몽렴권처) : 주렴 걷힌 곳에, 꽃비가 몽롱하고

靑陰漠漠鳥啼中(청음막막조제중) : 새들의 울음 속에 푸른 그늘 아득하다.

 

79 山居(산거) - 李仁老(이인로)

산에 살며

 

春去花猶在(춘거화유재) : 봄은 갔는데 꽃은 아직 남아 있고

天晴谷自陰(천晴곡자음) : 하늘은 개었어도 골짜기는 어둑하구나

杜鵑啼白晝(두견제백주) : 두견이 한낮에도 구슬피 우니

始覺卜居深(시각복거심) : 비로소 깨달았소, 내가 깊은 산에 사는 걸을

 

煙寺晩鐘(연사만종) - 이인로(李仁老)

연사에서의 저녁 종소리

 

千回石徑白雲封(천회석경백운봉) : 천 구비 구불어진 돌길 흰 구름에 가려있고

巖樹蒼蒼晩色濃(암수창창만색농) : 바위 위 나무는 푸르고 황혼이 짙어가네

知有蓮坊藏翠壁(지유연방장취벽) : 부처님 극락세계 푸른 벽 속에 있음을 알고

好風吹落一聲鐘(호풍취락일성종) : 좋은 바람 불어와 종소리 울리네

 

竹醉日移竹1(죽취일이죽1) - 李仁老(이인로)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古今一丘貂(고금일구초) : 진리는 고금이 같아

天地眞蘧廬(천지진거려) : 천지가 정말 같은 집이네

此君獨酩酊(차군독명정) : 그대는 혼자 취하여

兀兀忘所如(올올망소여) : 올올이 갈 곳을 잊었구나

江山雖有異(강산수유이) : 강산은 비록 다르나

風景本無特(풍경본무특) : 대나무 풍경이야 본래 다르지 않으리

不用更醒悟(불용갱성오) : 다시 술 깰 필요 없으니

操戈便逐儒(조과편축유) : 창 잡아 헛된 선비들 쫓아버리세.

 

竹醉日移竹2(죽취일이죽2) - 李仁老(이인로)

 

죽취일에 대를 옮겨 심으며

司馬賞客遊(사마상객유) : 사마천도 나그네로 떠돌고

夫子亦旅㝢(부자역여우) : 공자님도 천하를 떠돌았다네

新亭相對泣(신정상대읍) : 새 집에 와 서로 눈물 흘리니

數子眞兒女(수자진아녀) : 그대들 몇몇, 정말 아녀자구려

此君恥匏繫(차군치포계) : 박처럼 매달려 있는 것 부끄러워

所適天不阻(소적천부조) : 가는 곳이 어디라도 하늘은 막지 않네

何必登樓吟(하필등루음) : 어찌 반드시 누대에 올라 읊조려야하는가

信美亦吾土(신미역오토) : 진실로 아름다워라, 이곳도 내 살 땅이네.

 

 

 

贈四友(증사우) - 李仁老(이인로)

 

 

 

昔在文陣間。

 

爭名勇先購。

 

吾甞避銳鋒。

 

君亦飽毒手。

 

如今厭矛楯。

 

相逢但呼酒。

 

宜停雙鳥鳴。

 

須念兩虎闘。

 

右詩友林耆之

 

 

 

옛날 문진 사이에 있을 때,

 

이름과 용맹 다퉈 앞장섰네.

 

나는 일찍이 예봉을 피했으나,

 

그대는 또 독수를 당했구나.

 

오늘 같은 모순이 싫어,

 

만나면 그냥 술이나 부르세.

 

마땅히 두 새 울음을 그치고,

 

모름지기 두 호랑이 싸움 생각하세.

 

- 이 시는 벗 임기지에게 -

 

 

 

 

 

陶朱雖相越。

 

一舸泛溟渤。

 

安石在晉朝。

 

雅賞東山月。

 

今我與夫子。

 

豈是愛簪紱。

 

散盡東海金。

 

行採西山蕨。

 

 

 

右山水友趙亦樂

 

 

 

도주는 비록 월나라 재상이지만,

 

큰 배를 발해 바다에 띄웠네.

 

안석은 진나라 조정에 있으나,

 

우아하게 동산의 달을 감상했네.

 

지금 나는 그대와 더불어,

 

어찌 이 비녀(관모)와 인끈을 아끼리오.

 

동해의 금을 다 흩뿌리고,

 

서산의 고사리나 캐러 가세.

 

- 위 시 산수는 벗 조역락에게 -

 

 

 

 

 

我飮止數杯。

 

君飮須一石。

 

及當醉陶陶。

 

至樂相與敵。

 

兩臉若春融。

 

千愁盡氷釋。

 

何須較少多。

 

且得適其適。

 

右酒友李湛之

 

 

 

나는 몇 잔 마시고 그쳤지만,

 

자네는 무려 한 섬을 마셨네.

 

마땅히 취하여 도도하게 되었는데,

 

즐거워야 하건만 서로 적이 되었구나.

 

양 뺨은 봄빛과 같이 융성하니,

 

천 가지 근심 얼음처럼 풀어지리.

 

어찌 잠깐이라도 많고 적음을 견줄까,

 

또 갈 곳을 알았으면 그게 그곳이네.

 

- 이 시는 술 벗 이담지이게 -

 

 

支遁從安石 지둔은 안석을 따랐고,

鮑昭愛惠休 포소는 혜휴를 아꼈네.

自古龍象流 예부터 용상(高僧)의 부류는

時與麟鳳遊 때로 기린과 봉황을 더불어 놀았네

詩法不相妨 시법은 서로 방해할 수 없지만

古今同一丘 예나 지금이나 같은 한 언덕.

共在圓寂光 함께 원적의 빛에 있으면서,

寧見別離愁 이별의 근심을 편안히 보네.

右空門友宗聆이 시는 공문(禪家)의 벗 종령에게

 

次張學士未開牡丹 - 李仁老

장학사의 모란이 피지 않고를 차운하여

春寒勒却小園花: 봄추위가 동산에 꽃피는 것을 억제하니

舞蝶遊蜂欲戀何: 춤추는 벌 나비 그리워한들 어이하리

楚雨未飄三峽暮: 삼협 저문 날에 초나라 비 안 내린 듯

吳娃尙阻五湖波: 오호 물결에 오나라 미인 길이 막힌 듯

苦遮丹口晨粧嬾: 빨간 입술을 꼭 다무니 새벽 단장 게으르고

深鎖紅房睡味多: 붉은 방을 꽉 잠그고 단잠만 자는구나

自是含嬙呼不出: 애교의 수줍음으로 불러도 안 나오는 게지

豈緣銷瘦却羞他: 여위어 대하기 부끄러운 때문이야 아니겠지

 

雪用東坡韻 - 李仁老

동파의 눈을 운으로 사용하다.

霽色稜稜欲曉鴉: 빛 개고 환해지니 갈가마귀 새벽을 바라고,

雷聲陣陣逐香車: 뇌성이 요란하니 香車를 버리네.

寒侵綠酒難生暈: 綠酒에 한기 드니 무리가 되기 어렵고,

威逼紅燈未放花: 홍등은 위엄 잃어 꽃을 피기 어렵다.

一棹去時知客興: 한 번 배 저어 가니 나그네 흥을 알겠고,

孤烟起處認山家: 외로운 노을 일어나는 곳에 山家 있음을 알겠네.

閉門高臥無人到: 문 닫고 높이 누워도 사람 오지 않으니,

留得銅錢任畵叉:머물러 동전 벌어 그림이나 그리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43 이승훈 시모음 2015-07-18 0 4350
642 <자본주의> 시모음 2015-07-18 0 4258
641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2015-07-18 0 4398
640 김소월과 에이츠 2015-07-17 0 4576
639 좋은 시를 쓰는 王道 // 령혼을 노크해주는 글 2015-07-15 0 4540
638 표절과 령혼 2015-07-15 0 4472
637 표절은 작가자신의 령혼을 죽이는 자살행위... 표절은 독자들의 령혼을 죽이는 타살행위... 2015-07-15 0 4214
636 김억과 김소월 2015-07-14 0 5325
635 윤동주와 일본 시인 // 시문학의 흐름 2015-07-12 0 5123
634 한국 최초의 자유시 2015-07-12 0 3816
633 新體詩 시인 - 최남선 / 자유시 선구자 - 주요한 2015-07-12 0 4865
632 하이퍼텍스트 詩 들여다보기/현대시의 흐름/바이런시인 시모음 2015-07-09 0 5216
631 <<死愛>> 2015-07-09 0 4833
630 어둠의 아이들과 햇빛의 아이들이... 2015-07-09 0 5241
629 그 누구나 시의 전파자가 되는 날을 위하여... 2015-07-08 0 4074
628 우리 민족 문단 최초의 시인 2015-07-06 0 4305
627 우리 민족 문단 최초의 시선집 2015-07-06 0 4116
626 <<풀보다 먼저 눕고 먼저 울고 먼저 일어서는>> -"국민시인" 2015-07-05 0 4763
625 윤동주와 정지용, 리륙사와 로신 // <<향수>>와 <<추억>> 2015-07-04 0 6098
624 두 시인의 마음속 "고향"은...? 2015-07-04 0 4171
623 다시 알아보는 시인 백석 2015-07-04 0 4316
622 <소주> 시모음 / 김소월시인과 담배, 술, 진달래꽃 2015-07-04 0 5198
621 포스트/모더니즘시론의 력사 2015-07-04 0 4361
620 2015년 7월 4일자 한국 중앙일보 윤동주 시한편 등고해설 2015-07-04 0 4416
619 다시 알아보는 시인 조기천 2015-07-03 0 4887
618 전쟁과 화폐살포작전 / 짧은 시 모음 2015-07-03 0 5035
617 항상 취해 있으라... 2015-07-03 0 4418
616 <지렁이> 시모음 2015-07-01 0 4541
615 미친 시문학도와 싸구려 커피 2015-06-30 0 4331
614 체 게바라 시모음 2015-06-28 0 4532
613 파블로 네루다 시모음 2015-06-28 0 4464
612 <시인들이 이야기하는> 시모음 2015-06-27 0 4924
611 <夏至> 시모음 2015-06-22 0 4213
610 시를 설사하듯 쓰기와 시를 느린보로 쓰기와 좋은 시 다섯편 남기기 2015-06-22 0 4686
609 연변 작가계렬 취재 1 2015-06-22 0 4478
608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2015-06-22 0 4781
607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2015-06-22 0 4238
606 리임원 시집 출간 2015-06-21 0 4104
605 李仁老 漢詩 2015-06-20 0 6389
604 녀성詩 어디까지 왔나ㅠ... 2015-06-19 0 3828
‹처음  이전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