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2월 2024 >>
1234567
891011121314
15161718192021
22232425262728
293031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뭇 벗님들의 하늘이 늘 함께 푸르기만을...
2016년 01월 09일 03시 54분  조회:3911  추천:0  작성자: 죽림

박석구 시작법 연재
 

'자, 떠납시다, 시의 여행을''

 

        
* 종이학

 

<대상인식>  
 당신의 아내는 날마다 학을 접습니다. 그래서 큰 병 안에는 날마다 수많은 학들이 쌓여 갑니다. 

 

 '아내는 왜, 학을 접는 걸까요?'

 당신의 의문이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당신은 오랜 생각 끝에 짧은 이야기 하나를 꾸며 봤습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 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들이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수많은 학들이 어둠 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나는 나의 가슴에 대고 물어 보았습니다.
 '아내는 왜,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
 '학은 얼마나 많은 밤을 저렇게 난 것일까?' 

 그래서 아내의 얼굴을 쳐다봤습니다. 

 피곤한 잠을 자고 있는 모습을 보니 가슴속을 아프게 파고드는 것이 있었습니다.

 그것은 미안함과 부끄러움이었습니다.

 나를 위해 자기를 버리는 아내의 삶에 대한 양심의 가책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아내가 학을 접는 까닭을 알았습니다.

 내가 나만의 하늘을 날고 싶듯이 아내도 아내만의 하늘을 날고 싶어서 그럴 거라고."

 이것은 종이학을 보고 상상한 이야기입니다.

 

<인식내용 정리>
①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이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② 수많은 학들이 어둠 속에서 하늘을 날고 있었습니다.

③ 아내는 왜,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요? ④ 학은 얼마나 많은 밤을 난 것일까요?

⑤ 아내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⑥ 피곤하게 자고 있는 아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⑦ 아내도 자신만의 하늘을 날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구성>
 ①을 1연, ②를 2연, ③과④를 3연, ⑤와 ⑥을 4연, ⑦을 5연으로 구성해 봅시다.

 연은 생각의 변화, 또는 사건의 변화, 시간의 변화, 장소의 변화 등에 따라 당신의 뜻대로 구분하 는 것입니다.

그리고 구성하기에서도 퇴고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들이 하늘을 난다.

 수많은 학들이
 어둠을 속에서 하늘을 난다.

 아내는 왜,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밤을 
 학은 난 것일까.

 피곤하게 잠이 든 아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내도 아내만의 하늘을 
 날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형상화, 퇴고>
 
 1연

 어느 날 잠에서 깨어나 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들이 하늘을 난다.

 1행의 '잠'은 어떤 잠일까요? 포근한 잠, 피곤한 잠, 시린 잠 중 어떤 잠입니까? '시린 잠'이 어울리겠지요? 

 당신은 그 '시린 잠 속'에서 어떻게 나왔습니까? '깨어나'를 문맥에 맞게 고치자는 것입니다. 다시 묻습니다. 시린 잠 속에서 어떻게 나왔습니다. 쫓겨 나왔겠지요? 언제나 쫓기듯 사는 시린 삶이니까. 바꿔 보면, '시린 잠 속에 쫓겨 나와'. 

 '보니'를 구체화하여 '눈을 떠보니'로 바꾸면 좋겠지요? 
        

 시린 잠 속에서 쫓겨 나와
 눈을 떠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들이 하늘을 난다.

 

 2연

 수많은 학들이
 어둠을 속에서 하늘을 난다.

 

 1행의 '수많은 학'이라는 시어는 구체화가 되지 않았습니다. 구체화하기 위해서는 숫자를 제시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수많은'이라는 시어를 구체화하기가 좋은 숫자는 무엇일까요

마리 만 마리나'라고 하면 되겠지요? 이런 때는 정확한 숫자를 제시하면 정감이 감소됩니다.  

 '학'은 1연에도 나오고 '천 마리나 만 마리나'라는 시어에 그 의미가 나타나 있으니까

 동어반복을 피하기 위해 생략합시다.

 

2행에서 '어둠 속에서' 학은 '어둠'을 어떻게 하며 날고 있을까요? 여기에서는 '어둠'은 부정적 현실을 나타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둠을 헤치며 하늘을 난다'로 바꿀 수 없을까요?

 천 마리 만 마리나
 어둠을 헤치며 하늘을 난다

 

 3연

 아내는 왜,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밤을 
 학은 난 것일까.

 

 1행의 '날마다'를 '날이면 날마다'로 반복해 의미를 강조시켜 봅시다. 나머지는 그대로 두어도 좋겠지요?

 

 아내는 왜, 날이면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밤을
 학은 난 것일까.

 

 4연

 피곤하게 잠이 든 아내를 보니
 미안한 마음이 든다.

 

 1행의 '피곤하게 잠이 든 아내를 보니'에서 당신은 아내의 어디를 봤습니다? '얼굴'을 봤겠지요? 

 어떤 맘으로 봤습니까? 미안한 마음으로 아내 몰래 아내를 보았지요?

'미안한 마음으로 아내 몰래 아내를 보는 것'은 결국 훔쳐보는 것이지요? 정리해 봅시다.

 '피곤하게 잠이 든 아내의 얼굴을 훔쳐보노라면'. 

 한 행이 너무 긴 것 같지요? 이런 경우에는 시어를 생략하는 방법과 행을 나누는 방법이 있습니다. 그런데 1차적인 것은 시어를 생략하는 것. 우선 '피곤하게'를 생략해 보면 어떨까요? 그렇다면'잠이 든 아내의 얼굴을 훔쳐보노라면'이 되겠지요? 그래도 긴 것 같지요? 이젠 두 행으로 나누어 봅시다.

 잠이 든 아내의 얼굴을
 훔쳐보노라면
 미안한 마음이 든다.

 3행의 '미안한 마음이 든다.'에서 '미안한 마음'은 어째서 가지게 됐습니까? 가난한 살림에 시달리게 해서 그렇겠지요? 당신만의 일을 위해 아내의 희생을 요구해서 그렇겠지요?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마음이 괴롭겠지요? 이 모든 것은 당신의 잘못이라는 생각이 들겠지요? 이것을 '자책'이라 합니다. 

 이 '자책'을 구체화하면 어떻게 될까요? 자책은 '내가 나를 꾸짖는 것'. 이것을 구체화하면 '내가 나를 물어뜯는다'로 변화를 주어  봅시다. 그렇다면, '나를 물어뜯는 나'로 바꿀 수 있겠지요?   
 

 잠이 든 아내의 얼굴을 
 훔쳐보노라면
 나를 물어뜯는 나

 4연

 아내도 아내만의 하늘을 
 날고 싶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시에서의 주인공은 '나'인 당신입니다. 아내는 '당신'이 되겠지요? 아내에게 속삭이듯 당신의 생각을 말해 보십시오. 될 수 있는 대로 줄여서 말하는 것이 좋습니다. 시의 생명은 압축에 있는 지도 모르니까.

 당신도 당신만의 
 하늘을 날고 싶겠지.

 이제 하나로 모아 읽어봅시다.

 시린 잠 속에서 쫓겨 
 나와 눈을 떠보니
 아내가 접어놓은 
 학들이 하늘을 난다.

 천 마리나 만 마리나 
 어둠을 헤치며 하늘을 난다.

 아내는 왜, 날이면 날마다
 학을 접는 것일까.
 얼마나 많은 밤을 
 학은 난 것일까.

 잠이 든 아내의 얼굴을 
 훔쳐보노라면
 나를 물어뜯는 나.

 당신도 당신만의 
 하늘을 날고 싶겠지.

 퇴고할 것이 있으면 퇴고해 봅시다. 삶과 마찬가지로 시도 언제나 미완성품입니다. 발표한 후에도 맘에 들지 않으면 고쳐야 합니다. 우리의 삶이 끝나는 날까지. 

 사람들은 저마다의 하늘을 가지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기만의 하늘을 고집하는데 있습니다. 우리 함께 손을 모아 빌어 봅시다. 당신의 하늘과 내 하늘이 언제나 함께 푸르기를…….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883 詩는 아름다운 우리 말의 보물창고 2016-01-08 0 4688
882 관념어와 상투어는 詩를 죽인다... 2016-01-08 1 4507
881 詩짓기에서 자기나름의 펌프질을 해라... 2016-01-08 0 3951
880 詩의 初心 닦기 2016-01-08 0 4057
879 詩는 인류가 남긴 최고의 문화예술 2016-01-08 0 3919
878 아마추어 詩人들 고쳐야 할 시작법 2016-01-08 0 4748
877 詩를 찾아가는 아홉 갈개 道 2016-01-08 0 4097
876 詩와 아름다운 우리 말의 숨결 2016-01-08 0 4581
875 詩는 사슴 따라 놀고, 칡범 따라 놀아야... 2016-01-08 0 3984
874 시짓기는 퇴고작업의 연속... 2016-01-08 0 3765
873 시짓기는 初心으로... 2016-01-08 0 4252
872 좋은 詩의 조건 - 10가지 2016-01-08 0 5468
871 시적 상상력을 구사하는 방법 2016-01-08 0 5544
870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1 2016-01-08 0 4545
869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2 2016-01-08 0 5802
868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3 2016-01-08 0 5337
867 시인 천상병과 그 사랑의 궤적 - 하늘에서 다시 만나면 큰소리 칠거예요... 2016-01-07 0 4840
866 시인 천상병 옛집, 생면부지 오지澳地마을로 이사하기까지... 2016-01-07 0 5302
865 시인 김소월과 그 사랑의 궤적 2016-01-07 0 7425
864 시인 李箱과 그 사랑의 궤적 - 금홍, 연심, 변동림..."레몬 향기 맡고 싶소..." 2016-01-07 0 8426
863 시인 유치환과 그 사랑의 궤적 - "사랑했으므로 나는 행복..." - " 내 죽어 바위가 되리라" 2016-01-06 0 7492
862 <<왜 사냐건 / 웃지요>> - 月坡와 李白 2016-01-06 0 4849
861 詩는 무력하기에 위대한것... 내가 詩가 된다는것... 2016-01-06 0 4253
860 시인 백석과 그 사랑의 궤적... "千億이 白石의 詩 한줄만 못해. 다시 태여나면 나도 詩 쓸거야..." 2016-01-05 0 9818
859 윤동주시인 선배와 그 후배 2016-01-05 0 4836
858 詩人을 만드는 9가지 비망록 2016-01-05 0 3766
857 그림은 읽는 것, 詩는 보는 것... 2016-01-05 0 3927
856 저항의 시인 - 윤동주 2016-01-05 0 4095
855 비움의 시인 - 김관식 2016-01-05 0 4490
854 꽃(花)의 시인 - 김춘수 2016-01-05 0 5086
853 문제의 시인 - 이상 2016-01-05 0 4533
852 혼백의 시인 - 서정주 2016-01-05 0 4053
851 永遠의 시인 - 구상 2016-01-05 0 4045
850 고독의 시인 - 김현승 2016-01-05 0 4736
849 저항의 시인 - 김수영 2016-01-05 0 4405
848 순수의 시인 - 김종삼 2016-01-05 0 4310
847 생명의 시인 - 유치환 2016-01-05 0 4354
846 안개의 시인 - 기형도 2016-01-05 0 4212
845 허무의 시인 - 이형기 2016-01-05 0 4927
844 동시와 박목월 2016-01-05 0 3795
‹처음  이전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4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