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文人 지구촌

[이 아침 신선한 詩 한잔 드시소잉]- 정식
2016년 03월 18일 07시 03분  조회:3841  추천:0  작성자: 죽림

정식(正式)

                          이상

너는 누구냐 그러나 문 밖에 와서 문을 두드리며 문을 열라고 외치니 나를 찾는 일심(一心)이 아니고 또 내가 너를 도무지 모른다고 한들 나는 차마 그대로 내어버려 둘 수는 없어서 문을 열어주려 하나 문은 안으로만 고리가 걸린 것이 아니라 밖으로도 너도 모르게 잠겨 있으니 안에서만 열어주면 무엇을 하느냐 너는 누구기에 구태여 닫힌 문 앞에 탄생하였느냐

---------------------------------------------------------------------------------------------------------------

/시평;-

알파고가 왔습니다. 열흘 사이 우리 앞에 나타난 가장 뜨거운 외계어입니다. 너도 나도 알파고 얘기입니다.

택시 기사 분은 바둑을 잘 아는 손님이 말해줬다는 정보를 쉴 새 없이 들려주고는, 그런데 기계하고 왜 싸우냐고 합니다.

다양한 분석과 뉴스, 네티즌의 반응, 이세돌 기사의 화법도 생각 못한 것들이 많았습니다. 계속 찾아보게 되었지요(찾아보시길 권합니다). 오랜만에, 대립되는 흑과 백이 아니라, 흑과 백이 만들어가는 기발함, 아름다움, 심오함을 본 듯합니다.

생각 못한 시를 쓴 시인이 이상이죠. 1910년에 태어나 37년에 생을 마감한 그가 여전히 한국 현대시의 전위에 있는 까닭입니다. 지금도 형식, 내용 모두 난해하다는 평을 듣습니다. 이상의 많은 시가 그러하듯 이 시의 원문은 띄어쓰기를 안 합니다. 마치 알고리즘처럼 보이지요. 그러나 한 문장 한 문장 따라가면 이상만큼 선명한 시가 없어요. 바둑과 닮아 있죠. 한 수가 한 수를 뒤집는 방식입니다.

열어주려는 안의 나와 밖에서도 잠겨있는지 모르는 너가 있습니다. 너는 열라고 문을 두드립니다. ‘구태여’라는 단어는 여러 방향을 품고 있습니다. 단정적일 수도 있고 모험, 능청이 들어있기도 합니다. 계속 고수해온 것만이 기준이 아닙니다. 지금까지 없던 것, 즉 새로운 것은 생생한 ‘정식’이 되는 것이지요. 너는 누구기에 구태여 닫힌 문 앞에 탄생하였느냐? 지금까지 없던 종입니다!

알파고는 ‘인간이 생각 못한 수를 두었다’고 하지요. 인간도 인간이 생각 못한 수를 두면서 인간을 보여주지요. 인간을 돌파하며 인간을 갱신하지요. 개인적으로는 뉴스 헤드라인 중에서 ‘미안해 인간’에서, 아! 했지요. 알파고가 인간과 닮은 감정을 발설할 수 있다니요. 그 시간의 현실에 우리도 모르는 사이 우리가 곧 도착할 거라니요.

웰컴 알파고! 낙관도 비관도 아니죠. 생각의 대국이 시작되죠.

/ 이원 시인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2283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643 이승훈 시모음 2015-07-18 0 4297
642 <자본주의> 시모음 2015-07-18 0 4221
641 알기 쉬운 현대시 작법 2015-07-18 0 4345
640 김소월과 에이츠 2015-07-17 0 4546
639 좋은 시를 쓰는 王道 // 령혼을 노크해주는 글 2015-07-15 0 4481
638 표절과 령혼 2015-07-15 0 4435
637 표절은 작가자신의 령혼을 죽이는 자살행위... 표절은 독자들의 령혼을 죽이는 타살행위... 2015-07-15 0 4164
636 김억과 김소월 2015-07-14 0 5273
635 윤동주와 일본 시인 // 시문학의 흐름 2015-07-12 0 5085
634 한국 최초의 자유시 2015-07-12 0 3785
633 新體詩 시인 - 최남선 / 자유시 선구자 - 주요한 2015-07-12 0 4817
632 하이퍼텍스트 詩 들여다보기/현대시의 흐름/바이런시인 시모음 2015-07-09 0 5177
631 <<死愛>> 2015-07-09 0 4765
630 어둠의 아이들과 햇빛의 아이들이... 2015-07-09 0 5185
629 그 누구나 시의 전파자가 되는 날을 위하여... 2015-07-08 0 4015
628 우리 민족 문단 최초의 시인 2015-07-06 0 4218
627 우리 민족 문단 최초의 시선집 2015-07-06 0 4028
626 <<풀보다 먼저 눕고 먼저 울고 먼저 일어서는>> -"국민시인" 2015-07-05 0 4712
625 윤동주와 정지용, 리륙사와 로신 // <<향수>>와 <<추억>> 2015-07-04 0 6058
624 두 시인의 마음속 "고향"은...? 2015-07-04 0 4136
623 다시 알아보는 시인 백석 2015-07-04 0 4282
622 <소주> 시모음 / 김소월시인과 담배, 술, 진달래꽃 2015-07-04 0 5159
621 포스트/모더니즘시론의 력사 2015-07-04 0 4281
620 2015년 7월 4일자 한국 중앙일보 윤동주 시한편 등고해설 2015-07-04 0 4386
619 다시 알아보는 시인 조기천 2015-07-03 0 4864
618 전쟁과 화폐살포작전 / 짧은 시 모음 2015-07-03 0 5016
617 항상 취해 있으라... 2015-07-03 0 4379
616 <지렁이> 시모음 2015-07-01 0 4405
615 미친 시문학도와 싸구려 커피 2015-06-30 0 4263
614 체 게바라 시모음 2015-06-28 0 4475
613 파블로 네루다 시모음 2015-06-28 0 4417
612 <시인들이 이야기하는> 시모음 2015-06-27 0 4903
611 <夏至> 시모음 2015-06-22 0 4190
610 시를 설사하듯 쓰기와 시를 느린보로 쓰기와 좋은 시 다섯편 남기기 2015-06-22 0 4624
609 연변 작가계렬 취재 1 2015-06-22 0 4448
608 다시 읽는 우리 문학 2 2015-06-22 0 4738
607 다시 읽는 우리 문학 1 2015-06-22 0 4166
606 리임원 시집 출간 2015-06-21 0 4090
605 李仁老 漢詩 2015-06-20 0 6328
604 녀성詩 어디까지 왔나ㅠ... 2015-06-19 0 3782
‹처음  이전 37 38 39 40 41 42 43 44 45 46 47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