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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思愛와 그리고 그림과...
2016년 04월 03일 23시 08분  조회:5309  추천:0  작성자: 죽림

사랑시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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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 오지 않는 사람 - 김남조 


가고 오지 않는 사람이 있다면 
더 기다려 줍시다. 
더 많이 사랑했다고 
부끄러워 할 것은 없습니다. 
더 오래 사랑한 일은 
더군다나 수치일 수 없습니다. 
요행이 그 능력 우리에게 있어 
행할 수 있거든 부디 먼저 사랑하고 
많이 사랑하고 
더 나중까지 지켜주는 이 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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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 유미성 


그 사람의 눈물을 보았습니다 
그래서 붙잡지 않았습니다 

흔한 이별의 핑계들로 
나를 달래려 들었다면 
난 절대로 그 사람을 
쉽게 떠나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설령 그 사람의 눈물이 거짓이었다고 해도 
난 괜찮습니다 

정말로 이별에 가슴 아픈 사람은 
이별의 순간에 해야 할 말이 생각나지도 
그 어떤 말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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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같은 사랑 - 유미성 


낮에도 별은 뜨지만 
눈부신 태양빛에 가려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듯이 

나 언제나 당신 곁에 서 있지만 
수많은 사람들에 가려 
당신위 눈에 보이지 않나 봐요 

나, 
밤마다 뜨고 지는 별이 아니라 
늘 당신 곁에서 떨어지지 않는 
그림자 같은 사랑인데 

당신은 보이는 것들만 믿으려 하시는군요 
마음 속에 담아두고 보여지 못하는 사랑은 
끝내 외면하려 하시는군요 

나 그렇게 당신의 그림자 같은 사랑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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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이가 당신이예요 - 김용택 


나의 치부를 가장 많이 알고도 나의 사람으로 남아 있는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사람일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 사람이 당신입니다 
나의 가장 부끄럽고도 죄스러운 모습을 통째로 알고 계시는 
사람이 나를 가장 사랑하는 분일 터이지요 
그분이 당신입니다 
나의 아흔아홉 잘못을 전부 알고도 한점 나의 가능성을 
그 잘못 위에 놓으시는 이가 나를 가장 사랑하는 이일 테지요 
그이가 당신입니다 
나는 그런 당신의 사랑이고 싶어요 
당신의 한점 가능성이 모든 걸 능가하리라는 것을 
나는 세상 끝까지 믿을래요 
나는, 
나는 당신의 하늘에 첫눈 같은 사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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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 - 이정하 


비를 맞으며 걷는 사람에겐 우산보다 
함께 걸어줄 누군가가 필요한 것임을. 
울고 있는 사람에겐 손수건 한 장보다 
기대어 울 수 있는 한 가슴이 
더욱 필요한 것임을. 
그대를 만나고서부터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그대여, 지금 어디 있는가. 
보고 싶다 보고 싶다 
말도 못 할 만큼 
그대가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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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을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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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 도종환 


저녁 숲에 내리는 황금빛 노을이기보다는 
구름 사이에 뜬 별이었음 좋겠어 
내가 사랑하는 당신은 
버드나무 실가지 가볍게 딛으며 오르는 만월이기보다는 
동짓달 스무날 빈 논길을 쓰다듬는 달빛이었음 싶어. 
꽃분에 가꾼 국화의 우아함보다는 
해가 뜨고 지는 일에 고개를 끄덕일 줄 아는 구절초이었음 해. 
내 사랑하는 당신이 꽃이라면 
꽃피우는 일이 곧 살아가는 일인 
콩꽃 팥꽃이었음 좋겠어. 

이 세상의 어느 한 계절 화사히 피었다 
시들면 자취없는 사랑말고 
저무는 들녁일수록 더욱 은은히 아름다운 
억새풀처럼 늙어갈 순 없을까 
바람 많은 가을 강가에 서로 어깨를 기댄 채 

우리 서로 물이 되어 흐른다면 
바위를 깎거나 갯벌 허무는 밀물썰물보다는 
물오리떼 쉬어가는 저녁 강물이었음 좋겠어 
이렇게 손을 잡고 한세상을 흐르는 동안 
갈대가 하늘로 크고 먼 바다에 이르는 강물이었음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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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만나고 싶다 - 김재진 


나를 이해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다. 
사소한 습관이나 잦은 실수, 
쉬 다치기 쉬운 내 자존심을 용납하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직설적으로 내뱉고선 이내 후회하는 
내 급한 성격을 받아들이는 
그런 사람과 만나고 싶다. 
스스로 그어 둔 금 속에 고정된 채 
시멘트처럼 굳었거나 대리석처럼 반들거리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헤치고 
너를 만나고 싶다. 
입꼬리 말려 올라가는 미소 하나로 
모든 걸 녹여버리는 그런 사람. 
가뭇한 기억 더듬어 너를 찾는다. 
스치던 손가락의 감촉은 어디 갔나. 
다친 시간을 어루만지는 
밝고 따사롭던 그 햇살. 
이제 너를 만나고 싶다. 
막무가내의 고집과 시퍼런 질투, 
때로 타오르는 증오에 불길처럼 이글거리는 
내 못된 인간성을 용납하는 사람, 
덫에 치여 비틀거리거나 
어린아이처럼 꺼이꺼이 울기도 하는 
내 어리석음 그윽하게 바라보는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내 살아가는 방식을 송두리째 이해하는 
너를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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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그리워질 때 - 원성스님 


보고 싶은 만큼 나도 그러하다네. 
하지만 두 눈으로 보는 것만이 다는 아니라네. 
마음으로 보고 
영혼으로 감응하는 것으로도 
우리는 함께일 수 있다네. 

곁에 있다는 것은... 
현실의 내 곁에 존재하지는 않지만 
우리는 이미 한 그늘아래, 저 달빛을 마주 보며 
함께 한 호흡을 하며 살고 있다네. 

그리하여 이 밤에도 나는 한 사람에게 글을 띄우네. 
그리움을 마주 보며 함께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네. 
두 눈으로 보고 싶다고 욕심을 가지지 마세. 
내 작은 소유욕으로 상대방이 힘들지 않게 
그의 마음을 보살펴주세. 
한 사람이 아닌 이 세상을 이 우주를 끌어안을 수 있는 
넉넉함과 큰 믿음을 가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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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 이정하 


창가사이로 촉촉한 얼굴을 내비치는 햇살같이 
흘러내린 머리를 쓸어 올려주며 이마에 입맞춤하는 
이른 아침같은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부드러운 모카 향기 가득한 커피 잔에 
살포시 녹아가는 설탕같이 부드러운 미소로 하루시작을 
풍요롭게 해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분분히 흩어지는 벗꽃들 사이로 
내 귓가를 간지럽히며 스쳐가는 봄바람같이 
마음 가득 설레이는 자취로 나를 안아주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메마른 포도밭에 떨어지는 봄비 같은 간절함으로 
내 기도 속에 떨구어지는 눈물 속에 숨겨진 사랑이 
다른 사람이 아닌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내 삶 속에서 영원히 사랑으로 남을.. 
어제와 오늘.. 아니 내가 알 수 없는 내일까지도 
함께 할 수 있는 사람이 당신이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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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 김재진 


남아 있는 시간은 얼마일까 
아프지 않고 
마음 졸이지도 않고 
슬프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온다던 소식 오지 않고 고지서만 쌓이는 날 
배고픈 우체통이 
온종일 입 벌리고 빨갛게 서 있는 날 
길에 나가 벌 받는 사람처럼 그대를 기다리네 
미워하지 않고 성내지 않고 
외롭지 않고 지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까닭 없이 자꾸자꾸 눈물만 흐르는 밤 
길에 서서 허염없이 하늘만 쳐다보네 
걸을 수 있는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바라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한 
사랑할 날이 얼마나 남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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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 - 유미성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애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보고싶다는 말보다 
더 간절한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사랑하는 연인들의 
호기심 어린 눈동자를 벗어나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숨어 있던 
그대만을 위해 쓰여질 
그 어떤 말이 
있을 줄 알았습니다 
그대만을 위한 
아주 특별한 고백을 
할 수 있기를 바랬습니다 

하지만 난 
오늘도 여전히 그대에게 
사랑한다는 말밖에는 
다른 말을 찾지 못했습니다 

보고 싶다는 말밖에는 
그 어떤 그리움의 
말도 찾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늘 
언제나 
그대에게 쓰는 편지의 시작은 

사랑하는... 
보고싶은... 

하지만 그 마음 너무나도 
따뜻한 그대이기에 

그대를 위해 쓰여진 
내 평범한 언어들은 
그대 마음속에서는 ..별이 됩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시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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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날의 편지 - 이해인 


모랫벌에 박혀 있는 
하얀 조가비처럼 
내 마음속에 박혀 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어떤 슬픔 하나 
하도 오래되어 정든 슬픔 하나는 
눈물로도 달랠 길 없고 
그대의 따뜻한 말로도 
위로가 되지 않습니다 

내가 다른 이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 없듯이 
그들도 나의 슬픔 속으로 
깊이 들어올 수 없음을 
담담히 받아들이며 
지금은 그저 
혼자만의 슬픔 속에 머무는 것이 
참된 위로이며 기도입니다 

슬픔은 오직 
슬픔을 통해서만 치유된다는 믿음을 
언제부터 지니게 되었는지 
나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랑하는 이여 
항상 답답하시겠지만 
오늘도 멀찍이서 지켜보며 
좀 더 기다려 주십시오 

이유없이 거리를 두고 
그대를 비켜가는 듯한 나를 
끝까지 용서해 달라는 
이 터무니 없음을 용서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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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 도종환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조용히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자연의 하나처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서둘러 고독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고 
기다림으로 채워간다는 것입니다 
비어 있어야 비로소 가득해지는 사랑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아침을 맞는다는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것은 
몸 한 쪽이 허물어지는 것과 같아 
골짝을 빠지는 산울음소리로 
평생을 떠돌고도 싶습니다 
그러나 사랑을 흙에 묻고 
돌아보는 이 땅 위에 
그림자 하나 남지 않고 말았을 때 
바람 한 줄기로 깨닫는 것이 있습니다 

이 세상에 사는 동안 모두 크고 작은 사랑의 아픔으로 
절망하고 뉘우치고 원망하고 돌아서지만 
사랑은 다시 믿음 다시 참음 다시 기다림 
다시 비워두는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사랑으로 찢긴 가슴은 
사랑이 아니고는 아물지 않지만 
사랑으로 잃은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찾아지지 않지만 
사랑으로 떠나간 것들은 
사랑이 아니고는 다시 돌아오지 않지만 

비우지 않고 어떻게 우리가 
큰 사랑의 그속에 들 수 있습니까 
한 개의 희고 깨끗한 그릇으로 비어 있지 않고야 
어떻게 거듭거듭 가득 채울 수 있습니까 

영원히 사랑한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으로 다시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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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샹송 - 이수익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풀잎되어 젖어 있는 
비애를 
지금은 혼미하여 내가 찾는다면 
사랑은 또 처음의 의상으로 
돌아올까 
우체국에 오는 사람은 
가슴에 꽃을 달고 오는데 
그 꽃들은 바람에 
얼굴이 터져 웃고 있는데 
어쩌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얼굴을 다치면서라도 소리내어 
나도 웃고 싶은 것일까 

사람들은 
그리움을 가득 담은 편지 위에 
애정의 핀을 꽂고 돌아들 간다 
그 때 그들 머리 위에서는 
꽃불처럼 밝은 빛이 잠시 어리는데 
그것은 저려오는 내 발등 위에 
행복에 찬 글씨를 써서 보이는데 
나는 자꾸만 어두워져서 
읽질 못하고, 

우체국에 가면 
잃어버린 사랑을 찾을 수 있을까 
그 곳에서 발견한 내 사랑의 
기진한 발걸음이 다시 
도어를 노크하면 
그 때 나는 어떤 미소를 띠어 
돌아온 사랑을 맞이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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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울 수 없는 얼굴 - 고정희 


냉정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얼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불 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무심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징그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부드러운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그윽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따뜻한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내 영혼의 요람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샘솟는 기쁨같은 당신이라 썼다가 지우고 
아니야 아니야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하는 당신이라 썼다가 
이세상 지울 수 없는 얼굴이 있음을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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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 도종환 


풀잎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별빛 하나를 
사랑하는 일도 괴로움입니다. 

사랑은 고통입니다. 
입술을 깨물며 다짐했던 것들을 
우리 손으로 허물기를 몇번 
육신을 지탱하는 일 때문에 
마음과는 따로 가는 
다른 많은 것들 때문에 
어둠 속에서 울부짖으며 
뉘우쳤던 허물들을 
또다시 되풀이하는 
연약한 인간이기를 몇 번 
바위 위에 흔들리는 대추나무 그림자 같은 
우리의 심사와 
불어오는 바람 같은 깨끗한 별빛 사이에서 
가난한 몸들을 끌고 가기 위해 
많은 날을 
고통 속에서 아파하는 일입니다. 

사랑은 건널 수 없는 강을 
서로의 사이에 흐르게 하거나 
가라지풀 가득한 
돌 자갈밭을 그 앞에 놓아두고 
끊임없이 피 흘리게 합니다. 

풀잎 하나가 스쳐도 살을 비히고 
돌 하나를 밟아도 
맨살이 갈라지는 거친 벌판을 
우리 손으로 
마르지 않게 적시며 가는 길 입니다. 

그러나 사랑 때문에 
깨끗이 괴로워해본 사람은 압니다. 
수없이 제 눈물로 
제 살을 씻으며 
맑은 아픔을 
가져보았던 사람은 압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고통까지를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그런 것들을 
피하지 않고 간다는 것입니다. 

사람이 서로 살며 
사랑하는 일도 그렇고 
우리가 
이 세상을 사랑하는 일도 그러합니다. 
사랑은 
우리가 우리 몸으로 선택한 고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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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랑 - 도종환 


그대의 이름을 불러보고 싶어요 
짐짓 아무렇지도 않은 목소리로 
그대와 조금 더 오래 있고 싶어요 
크고 작은 일들을 바쁘게 섞어 하며 
그대의 손을 잡아보고 싶어요 
여럿 속에 섞여서 아무렇지도 않은 듯 
그러다 슬그머니 생각을 거두며 
나는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꽃이 피기 전 단내로 뻗어오르는 찔레순 같은 
오월 아침 첫 문을 열고 하늘을 바라보는 
마음 같은 이것이 사랑임을 알아요 
그러나 나의 사랑이 그대에게 상처가 될까봐 
오늘도 말 안하고 달빛 아래 돌아와요 
어쩌면 두고두고 한번도 말 안하고 
이렇게 살게 되지 생각하며 혼자서 돌아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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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사랑은 그 사람뿐입니다.(10-401) 류영동 어느 해 겨울날에 꽁꽁 언 내 가슴에 따뜻한 온기로 걸어오신 불꽃같은 사랑님 까만 어둠 속 공간에 불빛으로 밝히시고 내게 참사랑이 무엇인지 몸과 마음으로 느끼게 하시며 매일 황홀한 사랑환희가 무엇인지를 알게 했다. 첫 만남부터 역 문 앞에서 성큼성큼 나를 향해 손을 흔들며 다가오던 그 천사의 웃음 미소로 내 사랑님이심을 금방 알게 하시는 그 고운 자태 사랑스런 모습을 어찌 내가 잊을까. 작은 몸짓하나에도 내 눈길에 가고 하얀 덧니까지 정겹게 하며 웃는 미소하나에도 내 가슴이 따사롭게 사랑의 불길로 녹이며 단절되고 얼었던 문을 활짝 열어서 맞이하게 하신 그 사랑님이시여. 지치지 않을 사랑 어떤 잘못도 다 나만 위한 사랑으로 허물까지 덮어서 내 곁에 머물게 하고 싶은 간절한 갈망으로 나는 지금 그 겨울에 만난 사랑님만 마음과 몸을 드리고 싶은 외길 사랑마음으로 살아간다. 언제 어디서도 무엇을 하고 무엇을 먹어도 함께 하고 싶은 사람 살아서도 죽어서도 다시 태어나도 함께하고 싶은 사람 그 이상도 그 이하도 그 사람뿐이요 하늘아래 땅위에 아무도 대신 못한 내 사랑은 오직 그 사람뿐입니다.(15.2.15.)
    • 초동문학초록향기 동인지로 함께하는 카페(초동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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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8 순수의 시인 - 김종삼 2016-01-05 0 4242
847 생명의 시인 - 유치환 2016-01-05 0 4312
846 안개의 시인 - 기형도 2016-01-05 0 4172
845 허무의 시인 - 이형기 2016-01-05 0 4891
844 동시와 박목월 2016-01-05 0 3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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