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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쟁이"들이여, 수필이라는걸 알고나 씁니껴?!...
2017년 05월 31일 00시 01분  조회:2508  추천:0  작성자: 죽림

수필의 내용과 특성
 

삼성문화사(三星文化社)에서 간행된 「국어대사전」을 보면 수필은 개념과 정의(正義)에 대해, 
"수필은 형식에 묶이지 않고 듣고 본 것, 체험한 것, 느낀 것 등을 생각나는 대로 쓰는 산문 형식의 짤막한 글, 또는 그러한 글투의 작품. 사건 체계를 갖지 않으며, 개성적, 관조적이며, 인간성이 내포되게 위트(wit), 유우머(humour), 예지로써 표현함. 상화(想華),만문(漫文), 만필(漫筆), 수필문, 에세이(essay)"라고 적고 있다. 

이것은 다시 말해 그 형식이 자유롭고 제한이나 구속성이 적으며 다양한 소재와 자유로운 사고(思考)에 바탕을 두고 쓰여지는, 짤막한 분량의 산문 문학이 바로 수필임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래서 흔히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씌어지는 글"이라고도 말한다. 
그리고 이 말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여 '수필은 마음 내키는 대로, 또는 생각나는 대로 종이에 써놓으면 되는 글'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심지어 심심풀이로 끄적거려 놓은 글을 수필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생각은 수필의 개념이나 본질을 잘 모르는 데에서 나오는 무지의 소치이다. 
또한 마음이 내키는 대로, 또는 심심풀이로 종이에 끄적거려 놓은 글은 어디까지나 낙서에 불과할 뿐 결코 수필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설령 그것이 마음 내키는 대로 아무렇게나 쓴 것이 아니라 나름대로 정성을 기울여 쓴 글이라고 해도 그 글 속에 수필로서의 문학성과 예술성, 수필로서 갖추어야 할 요소 등이 결여되어 있으면 이것도 결코 수필이라고 할 수 없다. 
단지 이것은 잡문에 불과한 글일 뿐이다.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 또는 경험 따위를 충분한 여과 과정도 없이 마구 나열해 놓은 글, 자신의 우월함을 과시해 놓은 글이나 어떤 개인적·이기적인 목적이 담겨 있는 글, 유명한 작가나 사상가 등의 경구나 말을 필요 이상으로 인용하며 짜깁기해 놓은 글, 다른 사람의 시나 소설 등에서 인용해 놓은 듯한 구절이나 아름다운 형용사가 나열된 글, 깊은 상념이나 사고(思考)과정도 없이 주관적인 견해나 생각, 편견, 또는 시시한 주변 얘기들을 아무렇게나 늘어놓은 글 등도 결코 수필이 될 수 없다. 

이러한 글들도 역시 잡문이나 낙서, 신변잡기나 자기 선전물, 또는 남의 글을 자기 것인양 도용해 놓은 '짜깁기 글'에 불과한 것이다. 

수필을 흔히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라고 하는 것은 결코 수필이 '아무렇게나 쓰면 되는 글'이라거나 '누구나 생각나는 대로 쓰면 되는 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수필의 자유로운 형식과 자유로운 사고의 표현, 또는 누구와도 친근한 문학임을 문학적인 표현으로 한 것일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말의 의미를 잘못 해석하고 있거나 잘못 생각하여 수필을 너무나 쉽게 쓸 수 있는 글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은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또한 수필을 쓰는 일을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여기(餘技)나 고상한 취미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는데, 이것도 아주 잘못된 생각이다. 
수필은 결코 무료한 시간을 달래기 위한 여기나 고상한 취미 정도가 될 수 없는 것이며, 그러한 사고방식을 갖고서는 수필다운 수필은 절대 쓸 수 없다. 

수필이 지닌 특성 또는 특질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형식의 자유와 소재의 다양성, 각각의 개성과 사고방식의 적나라한 노출, 자기 고백적 문학이며 작가의 현실적 체험을 표출한 문학이라는 것, 우리의 현실 생활과 밀접한 '생활 속의 문학'이라는 것,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고 누구에게나 친근한 문학이라는 것, 진실에 바탕을 둔 호소력과 감동이 강한 문학이라는 것 등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날렵하고 경쾌한 듯하면서도 진실의 무게가 실려 있고, 재치와 해학이 넘치며, 고상하고도 우아한 수필의 품위성을 지니고 있는 문학이라는 것도 수필이 지닌 특성이다. 

일찍이 수필가 피천득(皮千得)은 그의 수필 작품 「수필」에서, 

수필은 청자(靑磁) 연적(宴寂)이다. 
수필은 난(蘭)이요, 학(鶴)이요, 청초하고 몸맵시 날렵한 여인이다. 
수필은 그 여인이 걸어가는 숲 속으로 난 평탄하고 고요한 길이다. 
수필은 가로수 늘어진 페이브먼트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길은 깨끗하고 사람이 적게 다니는 주택가에 있다.…… 
수필은 한가하면서도 나태하지 아니하고, 속박을 벗어나고서도 산만하지 않으며,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날카롭지 않으나 산뜻한 문학이다.…… 

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이 글귀야말로 수필이 지닌 특성과 문학적 품위를 일목요연하게 잘 표현한 것이라 생각된다. 

특히 수필이 지닌 경쾌함과 함축미, 그리고 산뜻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이 선뜻 머리 속에 떠올려지도록 해주는, 멋진 글귀이다. 

이렇듯 수필에는 수필로서의 개념이나 본질, 수필만이 지닌 특성이나 개성이 엄연히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분명히 인식하고 그 내용을 명확히 안 다음에 수필을 읽거나 쓰는 것이 올바른 순서요 당연한 과정일 것이다. 

또한 그렇게 해야만 수필문학의 올바른 위상이 확립되고, 수필에 대한 편견이나 그릇된 자세도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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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싸움 
―김요일(1965∼)

달빛이 가르쳐 준 길을 따라,
당신을 안고 붉은 밤을 건너면,
곱디곱다는 화전(花田)엘 갈 수 있나요?

화전(花田)엘 가면
노랗고 파란 꽃그늘 아래 누워
지독히도 달콤한 암내 맡으며
능청스레 꽃싸움할 수 있겠지요?

당신은 새벽 별보다 찬란하게 웃고
나는 밤새 문신(文身) 그려 넣으며
환장할
노래를 부를 테지요

화전(花田)이면 어떻고, 화전(火田)이면 어때요
아침가리 지나 곰배령이면 어떻고,
별꽃 피는 만항재면 또 어때요
잃을 것 뺏을 것도 없는 빈 들에 가서
꽃집 지어 벌 나비 들게 하고
수줍은 미소에도 찰랑거리는 도라지꽃처럼
속살속살 지저귀며
하루만, 하루만 더 살아요


에로틱한 시다. 점잖은 나라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노골적으로 ‘암내를 맡자고’ 노래한 시인이 누가 또 있는가. ‘밤새 문신 그려 넣으며’ 격렬한 쾌락에 탐닉하고도 여전히 몸이 달아 화자는 ‘하루만, 하루만 더 살아요’ 유혹한다. 화전(花田)은 수색 근처 동네 이름인데, ‘당신’이 사는 곳인 듯하다. 아니면, ‘노랗고 파란 꽃그늘’이 ‘노랗고 파란 전등 빛’인 듯도 하니 홍등가를 뜻할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당신’은 홍등가인 화전, 즉 꽃밭의 한 꽃송이이겠다. 어쨌거나 ‘당신’은 화자와 쌍벽을 이루게 관능적인 사람이다. 보들레르가 잔 뒤발이라는 여인한테서 헤어나지 못했듯이, 화자도 ‘당신’에게 폭 빠져 있다. 그이의 뜨거운 몸을 빗대 ‘화전(花田)이면 어떻고, 화전(火田)이면 어때요’ 하다가 화자는 슬그머니 도시 한구석의 방에서 허허로운 자연으로 상상의 공간을 옮긴다. 
 

 

김요일은 관능과 쾌락에의 순수한 탐닉이라는, 우리 시단에서는 드물고 귀한 개성을 가진 시인이다. 그가 앞으로의 시에서도 자기의 취향과 자질을 이 시만큼 끝까지 밀고 나갔으면 좋겠다. 행여 가족이랄지 세간의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지 말고, 퇴폐에 이르도록 치달았으면 좋겠다. 시인 김요일만이 가진 탐미적 힘을 본때 있게 펼치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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