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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년 10월 09일 23시 17분  조회:3394  추천:0  작성자: 죽림


유의미孃 실종 사건에 대한 현장검증 / 함기석


『오렌지 기하학』, 함기석, 문학동네, 2012년, 62쪽


솔직히 이 시가 한 글자도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오래 다양한 시를 읽어 왔는데, 함기석 시인의 시는, 참 개념을 설명하기가 어렵고 모호합니다. 특히 이 시가 가장 그렇습니다. 제 능력으로는 시를 옮길 수가 없어 해당 페이지를 '사진'으로 찍어 블로그에 올립니다. 그렇다면 이 시는 어떻게 '분류'해야 합니까. 개념적으로 정의할 수 있는 단어는 있겠지만, 저에게 익숙한 것이 아니어서 곤욕스럽습니다.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 뿐입니다. 먼저 포스트모더니즘에 대한 문학적인 의미를 살펴보겠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에서 저자는 예언자나 현인의 권위를 더 이상 누리지 않는다. 기껏해야 그는 상호 텍스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자, 즉 다른 누군가의 텍스트를 끌어 모아 재분배하거나, 어디선가 비롯된 이미지와 경험을 취하는 – 레비 스트로스의 표현을 빌자면 – 브리콜뢰즈(bricoleur 손에 넣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이든지 이용해서 만드는 사람)로서 기능할 뿐이다.

브랜든 테일러,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 리얼리즘』 중에서


이 의미가 말하는 것은,  포스트모더니즘은 기존의 개념으로 정의될 수 없다’일 것입니다. 다만 이 문장에서 말하는 '기존의 개념의 정의'가 지칭하는 것은 ‘모더니즘’을 말합니다. 왜냐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의 정의'는 어떤 식으로든 존재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포스트모더니즘을 생각하면, 머릿속이 온통 혼돈으로 바뀝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개념이라는 것이 모호하고, 추상적이며, 구체적인 무엇인가를 지칭하지도 않습니다. 그림으로 치면, 피카소가 그린 괴상한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그러나 왜 포스트모더니즘이 탄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시대적 배경을 둘러보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탄생은 불행한 역사, 세계 대전과 함께합니다. 세계 제1차·제2차 대전이 상징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그것은 영원할 것 같았던 ‘기존 질서의 붕괴’입니다. 이 세계대전에서 일어난 끔찍한 학살, 무자비한 폭격, 타살은 인간의 문화를 근본적으로 되돌아보게 합니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문화란 바로 ‘모더니즘’입니다. 모더니즘이 상징하는 것은 ‘근대화, 산업화’로서, 인류를 발전시켰다고 자부한 1·2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것은 궁극적으로, 진보가 아닌 '파멸'이었습니다. 이러한 결과를 목격한 아도르노는 ‘계몽의 변증법’을, 한나 아렌트는 ‘악의 진부성(보편성)’을 말합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 '살바도르 달리'도 초현실주 작가입니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예술가들이 기존의 보편을 따를 수 있었겠습니까. 그렇다면 세기적 불행이 예술적 영감과 자극으로 다가온 것입니까. … . 이렇게 접근하면, 포스트모더니즘은 엄청난 곤란에 처합니다. 왜냐하면, 그와 같은 방법으로 해석하면 포스트모더니즘(다다이즘 큐비즘등의 다양한 부속물들은)은 피를 먹고 자라난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이와 같은 관점은 '결과론적인 시각'에 불과합니다. 함정으로 몰아넣기 위해 억지로 짜 맞춘 것과 같습니다. 이보다 불행을 인간의 날 눈으로 바라보고 ‘아포리아(Aporia)’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의 필연적(必然的) 의지로 바라보는 것이 적당합니다.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미분'과 '적분'적 틀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시가 난해한 까닭은, 기존의 틀을 깨고 새로운 틀에 맞춘 詩이기 때문입니다. '미분'과 '적분'적의 난해함도 익숙해짐으로써 극복할 수 있지만, 이 시는 '익숙해질 필요가 없는 시'이기 때문에 ‘쭉~’ 난해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이런 하나하나의 실험까지 익숙해질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특히 효율성의 관점에서). 굳이 이 시를, 함기석 시인의 시를 읽지 않아도 무방하고, 또한 이와 같은 시들은 함기석 시인의 시 중에서도 한 부분(다수의 시는 언어에 충실합니다)에 불과합니다. 시를 전공하시는 것이 아니라면, 이렇듯 시의 다양한 활용법이 있다는 것을 맛보기 하시고 '주류의 시'만 읽으셔도 충분합니다. 여기서 주류란 '언어'에 충실한 것으로, 이 또한 수많은 갈래를 가지고 있기에 비록 시인이라고 하더라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어에 익숙해지는 것'이 순서로서 먼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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