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詩人 대학교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년 10월 07일 00시 28분  조회:2323  추천:0  작성자: 죽림
국경과 언어 넘어선 '인간성' 탐구…
이시구로의 문학세계
(ZOGLO) 2017년10월6일 
가즈오 이시구로 [AP=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김계연 기자 = "좋은 소설이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세계 전역의 독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삶의 비전이 담긴, 그렇지만 상당히 단순한 소설이라고 나는 믿는다. 대륙을 넘나들지만 세계의 어느 후미진 구석에서도 단단히 뿌리 내릴 수 있는 인물들을 품고 있는 그런 소설 말이다."

2017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일본계 영국 작가 가즈오 이시구로(63)의 말이다.

이시구로는 잊혀지고 왜곡된 기억을 복원해 보편적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작가다. 실제 벌어진 사건들을 종종 등장시키지만, 역사에 직접적 개입을 자제한 채 철저히 인간성 자체에 초점을 둔다. SF소설의 형식을 차용하더라도 배경이나 소재에 무게를 지나치게 싣지는 않는다. 민족과 언어를 넘어서 인간의 보편적 정서에 호소하는 작가이고 싶다고 그는 말한다.

1954년 11월8일 일본 나가사키에서 태어난 이시구로는 영국 국립해양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한 아버지를 따라 1960년 영국으로 이주했다. 켄트대에서 철학을, 이스트앵글리아대에서 문예창작을 공부한 이시구로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기도 했고 사회복지사로 일한 경력이 있다.

이시구로는 1982년 발표한 첫 소설 '창백한 언덕 풍경'이 주목받으면서 전업작가 생활을 시작했다. 영국에 거주하는 일본 출신 중년 여인 에츠코의 시선을 통해 전후 일본의 황폐한 풍경을 묘사한 작품이다. 나가사키 원폭 투하를 언급하긴 하지만 전쟁이나 폭격을 묘사하지는 않는다. 다만 과거를 회상하고 싶지 않다며 딸에게 일본 이름을 붙이기 반대했던 에츠코의 기억을 파고든다.

이시구로는 이 소설로 위니프레드 홀트비 기념상을 수상했다. 이후 1980년대에 발표한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 '남아 있는 나날' 등 3편으로 동시대 영국 문학계를 대표하는 작가로 자리매김한다.

가즈오 이시구로 [민음사 제공]

1986년작 '부유하는 세상의 화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제국주의에 가담해 선동적 작품을 그렸던 늙은 화가 마스지 오노의 회고담이다. 딸의 결혼을 앞두고 과거의 인물들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전범'이었던 옛 행적이 하나둘 드러난다. '남아 있는 나날'에선 영국의 한 저택 집사로 평생을 보낸 스티븐스가 주인의 호의로 6일간의 생애 첫 여행을 떠나면서 과거가 복원된다. 그의 인생과 기억에도 두 차례 세계대전 사이 1930년대 유럽의 역사가 얽혀 있다.

영화화 되기도 한 '남아 있는 나날'로 1989년 부커상을 수상한 이시구로는 배경과 인물이 서로 다른 세 작품을 두고 "같은 책을 세 번 썼다"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 배경과 사건은 본질이 아니다. 그는 "직업적인 면에서 소모적인 삶"을 사는 인간을 통해 "한 개인이 불편한 기억과 어떻게 타협하는지" 그린다고 설명한다.

1995년작 '위로받지 못한 사람들'에서 이시구로는 새로운 실험에 나선다. 과거와 현재·미래가 없는 초현실적 가상 도시를 배경으로, 유명 피아니스트가 성공을 위해 버려야 했던 가치들을 되살리려 하지만 실패하는 과정을 담담하게 서술했다. 현대인의 쓸쓸한 자화상이기도 한 이 소설은 '카프카적'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첼튼햄상을 받았다.

이시구로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때때로 인간은 틀릴 수도 있는 신념을 전력으로 붙잡고 자기 삶의 근거로 삼는다. 내 초기 작품들은 이런 인물들을 다룬다. 그 신념이 결과적으로 잘못된 것이었다고 할지라도 환멸에 빠져서는 안 된다. 그건 그저 그 탐색이 어렵다는 걸 발견한 것뿐이고, 탐색을 계속해야 한다는 의미인 것이다."

20년 전 부모의 실종사건을 파헤치는 한 사립탐정의 이야기인 '우리가 고아였을 때',(2000), 복제인간의 삶을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성찰한 '나를 보내지 마'(2005), 최근작인 '파묻힌 거인'(2015)까지 이시구로의 작품 대부분이 국내에 번역돼 있다.

'창백한 언덕 풍경'과 '부유하는 세상들의 화가' 등을 옮긴 김남주 번역가는 "서양문학을 번역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이야기가 우리와는 문화와 역사가 다른 지식과 비판을 갖춘 독법이 필요한 남의 나라 이야기라는 것을 잊는 순간이 있다. 이시구로의 작품은 이런 면에서 인간 공통의 보편성에 기초해 읽는 이를 무장해제시킨다"고 말했다.

그는 "이시구로의 작품에 내재된 것은 문학적 계산이나 포석이 아니라 오히려 적절히 분비되는 재능인 것 같다. 이런 미묘한 표현 방식을 지닌 작가가 있다는 것은, 해야 할 말보다 훨씬 많은 말이 넘치는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커다란 행운"이라고 덧붙였다.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1570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770 하늘은 시간의 진리가 투사되는 진실의 장소이다... 2017-10-10 0 2391
769 "시계초침이 거꾸로 돌고 돈다"... 2017-10-09 0 2321
768 시창작에서나 시감상에서나 모두 고정관념 틀을 깨버리는것 2017-10-09 0 2296
767 시인은 시를 천연덕스럽게 표현할줄 알아야... 2017-10-09 0 3152
766 난해함을 극복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익숙해지기... 2017-10-09 0 3394
765 대추 한알속에 태풍 몇개, 천둥 몇개, 벼락 몇개... 2017-10-09 0 3681
764 "시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0시의 바깥세계로 날아간다"... 2017-10-09 0 2018
763 "우리 한글이야말로 시를 위한 최적의 언어입니다"... 2017-10-09 0 2215
762 "글자들이 권총을 쏜다"... 2017-10-09 0 2281
761 문학은 국경과 언어의 장벽을 넘어서 인간성을 써라... 2017-10-07 0 2323
760 올해 노벨문학상 주인 나타나다... 2017-10-07 0 2079
759 고향에서 들었던 소리가 음악을 낳다... 2017-10-06 0 2076
758 [고향문단소식] - 룡정엔 문사 - 송몽규 고택과 유택이 있다... 2017-10-02 0 2129
757 윤동주 = "병원" =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2017-10-01 0 2499
756 불멸의 시인 - 윤동주와 불멸의 문사 - 송몽규의 판결문 2017-09-30 0 2811
755 윤동주네 기숙사에는 "팔도 사투리"가 욱실욱실하였다... 2017-09-30 0 2036
754 불멸의 문사 - 송몽규를 재다시 알아보기... 2017-09-30 0 3154
753 일본 포스트모던 시인 - 테라야마 슈우시 2017-09-27 0 1860
752 [이런저런] -마광수님, 인젠 님과의 인터뷰를 지옥에가 할가ㅠ 2017-09-26 0 2215
751 글을 개성적으로 쉽게 쓰는데 목표를 두고 열심히 습작하기... 2017-09-26 0 2063
750 마광수님의 "윤동주연구" = 한국 최초 "윤동주 시 장편논문" 2017-09-26 0 1932
749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ㄹ)... 2017-09-24 0 2019
748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냐고요"?!... 2017-09-22 0 2033
747 "나는 가끔 주머니를 어머니로 읽는다"... 2017-09-22 0 1894
746 러시아 시인 - 네크라소프 2017-09-22 0 3417
745 마광수님, "창조적 불복종"때문에 저세상 길 택했을가... 2017-09-21 0 2166
744 마광수님, 력사앞에서 님의 "문단유사" 알아보기 2017-09-21 0 2268
743 마광수님, 오늘도 이 시지기-죽림은 님땜에 잠을 설칩니다... 2017-09-21 0 2017
742 "시계란 시계는 다 오후 다섯시였다"... 2017-09-20 0 1889
741 동시를 "하이퍼"로 써도 됨둥... 아니 됨둥(ㄷ)... 2017-09-19 0 2248
740 마광수님, 사라는 "사라"땜에 님께서 등천길 가신걸 알가ㅠ... 2017-09-19 0 2431
739 시가 언어이지만 시인은 그 언어의 장벽을 넘어설줄 알아야... 2017-09-19 0 2561
738 시는 메마르고 거친 세상을 뛰여넘는 행위예술이다.. 2017-09-19 0 1974
737 음유시인은 그 누구도 길들일수 없는 짐승이며 악마라고?!... 2017-09-17 0 2037
736 프랑스 음유시인 - 조르주 무스타키 2017-09-17 0 1968
735 반전을 노래한 음유시인- '밥 딜런' 대표곡 2017-09-17 0 3086
734 [시문학소사전] - "음유시가"란?... 2017-09-17 0 3230
733 섬과 파도 2017-09-17 0 2008
732 미국 시인, 환경운동가 - 게리 스나이더 2017-09-17 0 2330
731 시를 쓰는데는 음악과 그림이 아주 많이 도움이 된다... 2017-09-16 0 1899
‹처음  이전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