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zoglo.net/blog/kim631217sjz 블로그홈 | 로그인
시지기-죽림
<< 11월 2024 >>
     12
3456789
10111213141516
17181920212223
24252627282930

방문자

조글로카테고리 : 블로그문서카테고리 -> 문학

나의카테고리 : 보물 + 뒷간

[고향예술소식] - "흥부박"아, 나와 놀자...
2017년 06월 13일 01시 11분  조회:3441  추천:0  작성자: 죽림
우리 농경문화 혼 이어가는
아름다운 길목에서
(ZOGLO) 2017년6월12일 
 


박은 예로부터 우리 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될 생활도구로 널리 사용되여왔다. 물을 떠마시거나 술을 마실 때, 그리고 쌀을 퍼낼 때에도 우리 조상들의 손에는 어김없이 박이 쥐여져있었다. 박을 던지거나 밟아 깨뜨림으로써 잡귀를 쫓아내는 주술적 풍습도 가지고 있어 박의 크기는 작지만 쓰임새는 아주 컸다.

옛 문서에 의하면 신라의 시조 박혁거세 탄생신화에서도 박이 나오고 삼국유사 원효조도 바가지를 두드려 악기로 썼다는 기록이 있다. 얼마 전에는 ‘100년 애환이 깃든 바가지 기증식’을 통해 말로만 전해듣던 ‘쪽박 차고 두만강을 건넜다.’의 진정한 뜻을 알 수 있었으며 박은 그 자체의 실용성의 한계를 지나 민속신앙과 우리 중국조선족 이민사의 징표로까지 다뤄졌음을 증명할 수 있었다.

옛스러움이 묻어나는 박은 산업의 발전으로 플라스틱 제품에 밀려나 그 기능을 잃었고 재배 규모도 크게 줄었다. 초가지붕 우에 앉아있는 큰 박과 더불어 울타리에 주렁주렁 매달려있는 조롱박의 모습은 이젠 찾아보기도 힘들다.

우리들의 시야에서, 생활 속에서 점차 사라져가는 박에 새로운 생명을 부여하고 싶다는 화가 강빈씨를 지난 9일 그의 작업실에서 만났다.

건물이 즐비한 골목길을 돌아 찾은 그의 작업실에는 생활용품을 넘어 예술로 승화된 박 공예 민속품들이 곳곳에 전시되여있었다. 올망졸망한 조롱박, 표주박들은 조용히 한곳에 자리잡아 명장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 듯했다.

작업실 안방 병풍에 가까이 다가가 보니 감나무 밑에서 흥겨롭게 떡치는 놀부 부부, 상모를 흥겹게 돌구는 나그네, 곱게 비단 한복을 차려입고 탁주를 붓는 아낙네들의 모습이 생동하게 그려져 금방이라도 박을 뚫고 뛰쳐나올 듯했다. 전통형식보다도 만화로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그림들은 전래 동화 속 이야기를 속삭여 줄 것만 같았다.

평소 민속화에 특별한 애착을 갖고 있었다는 강빈씨는 룡정시 태양촌 출생이다. 그곳에서 자라난 그는 시골에 대한 감정이 뼈속 깊이 배여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일가? 그의 그림들을 둘러보면 절주 빠른 요즘 도시생활에서 볼 수 없었던 정답고 푸근한 시골생활을 잘 반영하고 있었다.

 

 

 

정성을 다해 만들어놓은 아름다운 박 공예품들이 제대로 인정받음으로써 전통의 맥이 끊어지지 않는다면 좋겠지만 때로는 우리들만의 자부심만으로 버티기에는 버거울 때가 많다. 박이 귀한 시대, 박 생산량이 점점 줄어드는 요즘에는 박을 구하기는 여간 쉽지 않다. 어디 그뿐인가! 강빈씨의 말에 의하면 박 공예는 얼핏 보면 쉬워보이지만 박 자체의 껍질이 치밀하고 둥글게 생겨 다른 공예보다 세밀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한다.

“기억 속에서 잊혀져가는 박에 다시금 생기와 활력을 불어넣어 공예품으로 재탄생하게 해 사람들의 향수를 끄집어내고 싶었어요.”

이렇듯 강빈씨가 박을 소박한 멋과 친근함을 주는 공예품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것은 우리 조상들이 박을 통해 기원했던 풍요로움과 따뜻한 정감을 현재 우리들 기억 속에서 다시금 더듬어보고픈 마음에서 비롯됐다.

색바래져가는 우리 민속공예품으로 고향의 순수한 정취를 내 곁으로 가져와 그것을 간직하고 지켜가는 것, 그의 아름다운 전통 계승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민미령 황련화 윤금희 기자


[필수입력]  닉네임

[필수입력]  인증코드  왼쪽 박스안에 표시된 수자를 정확히 입력하세요.

Total : 3117
번호 제목 날자 추천 조회
917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면 훨씬 더 많은 습작을 해야 한다... 2017-01-02 0 5304
916 그림을 상상으로 그린다? 그림은 고통속의 기억으로 그린다! 2017-01-02 0 4449
915 [쉼터] - 천재 화가 반 고흐의 귀는 왜 누가 잘랐을까?... 2017-01-02 0 7620
914 [쉼터] - "검은 악마"의 두얼굴을 가진 커피 2017-01-02 0 4391
913 [쉼터] - 명인들과 커피 중독자들 2017-01-02 0 4609
912 [쉼터 - 천재 작가들의 유별난 글쓰기 <<비법>> 2017-01-02 0 6013
911 [쉼터]중국인 해외에 나가지 않고도 명화들을 감상할수 있다 2017-01-02 0 4064
910 [쉼터] - 억만장자 평생 돈안내고도 평생 비행기 일등석 공짜... 2017-01-01 0 4840
909 "억"소리가 나는 中國발 축구선수영입료, 이건 아닌데 "악" 2016-12-31 0 5831
908 [쉼터] - 올해 축구는 메시의 해(년)???... 2016-12-31 0 3668
907 [쉼터] - 올해 축구는 호날두의 해(年)???... 2016-12-31 0 4309
906 고향문단소식 한토리 - 2017년 윤동주시인 탄생 백돐 맞는 해 2016-12-31 0 3313
905 [쉼터] - 겨울 "수은주"를 녹여주는 아름다운 천사들... 2016-12-31 0 3727
904 [쉼터] - 스포츠, 영양사, 그리고 우승비결 2016-12-31 0 3988
903 [쉼터] - 인젠 "우상화"는 전설적 이야기... 2016-12-31 0 3913
902 [쉼터] - "여러분, 난 지금 별을 마시고 있소..." 2016-12-31 0 5584
901 [쉼터] - 샴페인 기포 다량 빠지면 맛이 있다?... 없다!... 2016-12-31 0 3733
900 [쉼터] - 샴페인 기포가 크면 클수록 맛이 없다?... 있다!... 2016-12-31 0 5840
899 [쉼터] - "띠"의 기준을 알고 "사용" 잘 하기... 2016-12-30 0 3433
898 [쉼터] - 모든 "방문객님"들께서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2016-12-30 0 6002
897 [쉼터] - 세계에서 제일 높은 다리 2016-12-30 0 5392
896 [이런저런] - 돼지 화가 = 피그 +피카소 = 피그카소 2016-12-28 0 3752
895 [이런저런] - 돼지 화가 = 피그 +피카소 = "핀토" 2016-12-28 0 4762
894 우리 고향 연변에서도 "문학예술의 전당"이 있었으면?!... 2016-12-28 0 9217
893 [이런저런] - 고물차 몸값 = 6억 2016-12-27 0 3981
892 력사, 주의(主義), 그리고 공(空)... 2016-12-27 0 3927
891 [그것이 알고싶다]피아노연주자의 의자 등받이 있다?...없다!... 2016-12-27 0 4072
890 [쉼터] - 팔꿈치로 인생의 곡을 써가는 녀성 2016-12-27 1 6470
889 독일 군가 - 백합 세송이 2016-12-27 0 6610
888 44, 10000, 66 2016-12-27 0 5457
887 칭키스칸의 전설이 숨쉬는 차간호에서의 전통식 물고기잡이 2016-12-26 0 7058
886 [쉼터] - 칭키스칸 노래 2016-12-26 0 5494
885 [쉼터] - 작문써클선생님들께; 칭키스칸 명언 2016-12-26 0 5973
884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깃대종이란?... 2016-12-26 0 4260
883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에서 가장 초현실적인 장소 2016-12-26 0 4144
882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신비한 자연경관 2016-12-26 0 6072
881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지구상 특이한 동물 아시나ㅛ... 2016-12-26 0 6773
880 [록색문학평화주의者] - 세상에서 제일 작은 사슴을 아시나ㅛ... 2016-12-26 0 5084
879 로신과 평화의 비둘기 2016-12-25 0 3800
878 중국의 대문호 로신 노벨문학상을 거절했다?!... 2016-12-25 0 3761
‹처음  이전 51 52 53 54 55 56 57 58 59 60 61 다음  맨뒤›
조글로홈 | 미디어 | 포럼 | CEO비즈 | 쉼터 | 문학 | 사이버박물관 | 광고문의
[조글로•潮歌网]조선족네트워크교류협회•조선족사이버박물관• 深圳潮歌网信息技术有限公司
网站:www.zoglo.net 电子邮件:zoglo718@sohu.com 公众号: zoglo_net
[粤ICP备2023080415号]
Copyright C 2005-2023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