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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 앗차, 실수한 물건이 과학박물관에?!...
2017년 10월 11일 01시 05분  조회:5906  추천:0  작성자: 죽림

뒤집어진 도형

곡면은 위상 기하학(topology)이라는 수학 분야의 토대가 되었다. 위상 기하학은 20세기 중반(1925~1975년)에 수학의 발달에서 중요한 분야 중 하나가 되었다. 가우스와 리만이 보여줬듯이 곡면은 n차원의 공간에 존재하지만, 그들 자신은 2차원을 갖고 있을 뿐이다. 2차원의 면들을 비틀어서 3차원인 것처럼 보이는 도형으로 만들 수도 있는데 이 도형들은 신기하게도 안과 밖의 구분이 없는 이례적 현상을 만들어낸다.

《플랫랜드》의 표지 그림은 정사각형이 꿈에서 가보는 모든 곳을 보여준다.

플랫랜드
《플랫랜드: 다양한 차원 이야기(Flatland: A Romance of Many Dimensions)》는 에드윈 애벗이 1884년에 쓰고 삽화를 그린 소설로, 수학 이야기 안에서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계급 사회를 풍자하고 있다.

이 이야기의 해설자인 정사각형은 2차원 세계인 평면계에서 살고 있다. 그는 1차원 세계인 직선계를 꿈에서 방문하는데 직선계의 통치자는 2차원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정사각형에게 구가 찾아오지만 정사각형은 구의 세계에 직접 가보기 전까지는 3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완전히 믿을 수 없었다.

구의 세계를 방문한 이후에 정사각형은 구에게 3차원 이상의 세계가 존재할 수도 있다는 걸 알려주고 싶어 하지만 구는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평면계에서 3차원이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범죄 행위가 되었다.

또 다른 꿈에서 정사각형은 점계(Pointland)를 접하지만 점계의 통치자는 다른 세계가 존재한다는 것을 믿지 않는다.

이러한 아이디어의 가장 단순한 예는 뫼비우스의 띠이다. 뫼비우스의 띠는 종이 띠를 한 번 비튼 후 그 끝을 맞붙인 것이다. 이 종이 띠에는 면이 하나밖에 없다. 이 띠의 면을 손가락으로 따라가다보면 손가락을 떼지 않은 상태로 양쪽 면 모두를 통과하게 된다.

뫼비우스의 띠
뫼비우스의 띠

이러한 도형들로 인해 생기는 눈속임은(2차원이야 3차원이야?) M. C. 에셔가 그린 작품의 토대가 된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더 높은 차원이 필요한 이러한 원칙을 확장한 것이다. 클라인의 항아리는 수학적 모형에 따라 자신의 면과 반드시 교차하지만, 4차원의 공간에 존재할 때는 교차되지 않는다. 이 도형의 내부는 끊어지지 않고 바깥이 된다. 클라인의 항아리를 잘라서 두 개의 뫼비우스 띠로 만들 수 있다.

호주 서부에 있는 이스트 퍼스의 불가능한 삼각형
호주 서부에 있는 이스트 퍼스의 불가능한 삼각형

이 구조물은 꼭대기에서 틀어져 있다. 설계할 때 바라보도록 만들어진 두 지점 중 한 곳에서 촬영했다.

네덜란드 예술가인 에셔는 불가능한 면과 구조라는 아이디어를 가지고 몇 개의 그림을 그렸다. 펜로즈 삼각형은 스웨덴의 예술가인 오스카 로이터스바르드가 1934년에 최초로 그렸고, 1950년대에 수학자 로저 펜로즈에 의해 유명해졌다. 펜로즈는 이것을 ‘가장 순수한 형태의 불가능’이라고 불렀다.

펜로즈의 삼각형
펜로즈의 삼각형

사소한 실수
‘클라인의 항아리(Klein bottle)’라는 이름은 독일어의 ‘클라인 면(Kleinsche Fläche)’을 ‘클라인 병(Kleinsche Flasche)’으로 잘못 해석한 것이다. 이 이름은 독일에서조차도 그대로 굳어져 유리 공예가들은 문자 그대로 교차되는 부분이 있는 ‘클라인 병’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 런던 과학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이야기는 계속된다

불가능할 것으로 여겨졌던 기하학은 사실 그리 불가능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또한 시각적으로 나타낼 수 없다고 해서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란 사실도 밝혀졌다. 3차원의 공간을 평면의 지도로 나타낼 수 있었던 것처럼, 정말 필요한 것은 일관되고 확실한 방법이다. 특히 3차원 이상의 공간에서 이러한 것들을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좌표계를 사용하는 것이었다. 이 좌표계는 대수학을 이용해 수학적으로 연구하고 조작할 수 있었다.

대수학과 기하학은 17세기까지 상당 부분 상호작용해가며 각각 발달했다. 그 이후 두 명의 프랑스인이 놀라운 연구를 통해 대수학과 기하학을 접목시켰고 리만의 기하학과 또 다른 비유클리드 기하학이 만들어지는 데 필요한 도구를 제공했다.

클라인이란 이름의 한 수학자는 뫼비우스의 띠가 신성하다고 생각했다.
그는 말했다.
“두 개의 가장자리를 당신이 맞붙이면, 내 것과 같은 기이한 병을 당신도 가질 수 있을 텐데.”
– 무명의 사람이 쓴 5행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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