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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프랑스의 시인·외교관.
본명은 MarieRen-Auguste-Alxis Saint-Lger Lger.
1960년에 '시의 드높은 비상과 생생한 회화적 형상'으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보르도와 파리의 대학에서 공부한 뒤, 1914년에 외교관이 되었다. 중국으로 가서 상하이 주재 영사와 베이징 주재 서기관을 지냈으며, 1921년에는 동아시아 문제 전문가로 워싱턴 군축회의에 참가했다.
그 후 정치가인 아리스티드 브리앙의 비서(1921~32)가 되었으며, 1933년에는 대사급인 프랑스 외무부 사무국장에 임명되었다. 1940년에 비시 정권이 그를 공직에서 해임하고 프랑스 시민권까지 박탈하자, 미국으로 건너가 국회도서관에서 프랑스 문학 담당고문으로 일했고 1957년에 프랑스로 돌아왔다.
그가 정식으로 외교관이 되기 전에 발표한 초기 시로는 상징주의의 영향을 보여주는 〈찬가 Éoges〉(1911)가 있다. 그후에는 좀더 개성적인 표현 양식을 개발했다. 특히 정확함과 순수함 때문에 시인들의 찬사를 받고 있는 그의 시 언어는 매우 까다로워서, 일반대중에게는 별로 호소력을 갖지 못했다.
그의 시는 흔히 랭보의 시와 비교되었다. 그는 최면 상태에 빠진 듯한 환상을 기도서와 같은 운율과 특이한 어휘로 전달하고 있다. 초기 작품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장시인 〈원정(遠征) Anabase〉(1924)이다. 망명시절에 쓴 시 〈망명 Exile〉(1942)·〈바람 Vents〉(1946)·〈항로 표지 Amers〉(1957)·〈연대기 Chronique〉(1960)·〈새 Oiseaux〉(1962) 등에서 그는 매우 개성 있는 문체를 구사했다.
어떤 사람들은 생 종 페르스를 프랑스 국민정신의 화신으로 생각한다. 즉 지적이면서도 열정적이고, 삶의 비극을 깊이 인식하고 있으며, 완벽과 균형에 대한 예술가적 감각과 실무적 능력을 겸비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비교적 잘 알려진 그의 시 가운데 영어로 옮겨진 것은 〈나는 비둘기 나무 옆에 내 말을 세웠다〉·〈그리고 그대, 바다여〉·〈청동색 나뭇잎 아래서 수망아지가 태어났다〉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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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그리고 눈이 왔다,不在의 첫눈이, 꿈과 현실로 짠 엄청난 나비의 피륙들 위에. 온갖 고통은 다 기억 좋은 사람들에게 넘겨주고, 우리의 관자놀이에는 린네르 같은 시원함이 있었다. 그것은 아침, 새벽의 잿빛 하늘 아래 여섯 시 조금 전 잠시 머무는 항구에서처럼 침묵의 거창한 노래들의 벌떼를 풀어놓을 은총과 은혜의 터전 이었다.
그리고는 밤새도록 우리도 모르게, 깃털의 이 눈부신 활동 아래서, 넋의 폐허와 짐을 아주 높이 받쳐들고, 빛나는 곤충들로 구멍난 높다란 속돌의 도시들은, 제 무게도 잊은 채 자라나고 뛰어다기를 그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래서 기억도 확실찮고 이야기도 엉뚱한 곤충 들만이 이 일의 뭔가를 알았다. 이 어마어마한 일들에 정신이 끼어든 몫을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아무도 알아보지 못했다, 돌 박공 꼭대기에 이 명주 같은 시간의 첫 나타남을, 속눈썹의 스침 같은 이 연약 하고 하찮은 것의 첫 와닿음을. 청동 지붕 위에서도 크 롬강철 뾰쪽탑 위에서도, 흐린 사기 담벼락 위에서도, 두 꺼운 유리 기왓장들 위에서도, 검은 대리석 굴대 위에 서도, 화이트메탈의 박차 위에서도, 아무도 알아보지 못 했다, 아무도 흐려놓지 않았다.
뽑은 칼날의 첫 흥분 같은 이 갓난 숨결의 구름떼 를...... 눈이 오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이제 그 놀 라움을 말하겠다. 신령의 숨결에 사로잡힌 전설의 큰 올빼미처럼 제 깃털에 싸인 벙어리 새벽이 그 하얀 다알 리아 같은 몸뚱이를 부풀리고 있었다. 그리고 사방에서 낭비와 잔치가 우리에게 오고 있었다. 그래서 건축가 가 지난 여름 쏙독새 알을 우리에게 보여준 그 테라스 를 향해 인사하기를!
詩. /생종 페르스 Saint-John Perse
.............................................................................................................................. 우리는 낮은 곳에 있기에 눈을 감상하는 일이 호사스럽게 느껴질 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혹독한 군인 시절에도, 맵고 쓴 생활 전선의 아스팔트 위에서도 우리는 눈을 맞았고 그로인해 자연스레 일어나는 부드러운 감정까지 싸구려 취급하지는 말아야 하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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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생종페르스
비의 용수(榕树)는 거리에 뿌리 내리고
때이른 호수가의 탁한 물속의 벌레들,
산호의 혼인을 향해 솟아오르고
그물로 싸우는 투우사와 같이 벌거벗은 ‘사고’
공중의 뜰에서
헝클어진 녀인의 머리카락을 빗긴다.
파도의 웨침에 주제의 절박함을 노래하라 시여,
파도의 출렁거림에 도망하는 주제를 노래하라 시여
예언하는 처녀들의 허리에 지나친 애욕
밤에 황갈색의 늪에서 부화하는 금빛의 알
오 기만이여! 이같은 꿈의 기슭에도
나의 정돈된 잠자리
그곳에서 음란한 장미는 시로 선명히 자라
바퀴 되어 돌기 시작한다.
나의 비웃음인 무서운 주여, 여기에 있는 것은
짐승의 고기 맛에 김 뿜는 땅과 처녀수 밑의 과부의 점토,
잠 못 이룬 내 사내의 발에 다져진 땅이니
포도주처럼 가까이 가 냄새를 맡을 때
그 땅은 진정 기억의 상실을 시인할 것인가?
주여, 내 비웃음의 무서운 주여!
여기에 있는 것은
층을 이룬 바다의 겹쳐진 부분의 높은 모래언덕의
응답과 같은, 지상에서 표현되는 꿈,
여기 이곳에 있는 땅은 모두 씁쓸한 땅
새로 태어남의 시간,
그리고
알 수 없는 모음의 방문을 받는 나의 영혼.
생종페르스의 [비]를 읽노라면 무엇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시 행마다 거의 모두가 이질적인 이미지로 나열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이미지와 이미지 사이는 연계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단절되어 있고, 그런 단절들이 모여서 한 수의 시를 구성하고 있는 것이다. 시인은 독자에게 어떠한 통일적인 해석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의식의 흐름을 그림으로 그려놓고 있는 것이다. 프랑스의 외교관이었지만 시에서 그가 추구한 것은 어떤 윤리도, 사상도, 철학도 아니다. 그저 그의 영혼에 떠오른 이미지들을 집합하여 한 수의 시로 만들었을 뿐이다. 한국 태학당에서 출판한 생종페르스의 시집은 [이국의 여인에게 바치는 시]라는 제목으로 되었는데 모든 시가 다 이런 파편문체의 시, 즉 다선시다. [감각적 비실재성이란 말은 생종페르스 시에도 유용한 말이다. 그의 시를 내용상으로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독일의 석학 후고 프리드리히는 말하고 있다. 주문처럼 흘러나오는 생소한 이미지들이 나타났다가는 사라진다. 반짝이는 이미지들이 장엄한 소리를 내면서 독자를 아연해지게 한다. 그것은 상상력에 대한 자극이다. 이미지들은 조밀하게 배열되어 어느 한 이미지도 부정할 수도 없다. 영혼 속에서 끓고 있는 이미지들은 낯설고도 환각적이어서 이방의 나라에서 온 사물들의 움직임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덤으로 더...
요약 서정시의 특질을 모두 담고 있으면서도 산문처럼 보이는 짧은 글.
산문시란:=
산문시 형식은 자크 베르트랑(알로이시우스)의 〈밤의 가스파르 Gaspard de la nuit〉(1842)를 통해 프랑스 문학에 소개되었다. 베르트랑의 시는 그당시에는 별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그가 19세기말 상징파 시인들에게 미친 영향력은 보들레르의 〈소산문시 Petits Poèmes en prose〉(1869, 뒤에 〈파리의 우울 Le Spleen de Paris〉이라는 제목이 붙음)로 입증되었다.
산문시라는 명칭은 이 작품에서 유래한 것이며, 스테판 말라르메의 〈여담 Divagations〉(1897)과 아르튀르 랭보의 〈일뤼미나시옹 Illuminations〉(1886)은 프랑스에서 산문시를 확고하게 정착시켰다. 이밖에도 20세기로 넘어갈 무렵 산문시를 쓴 시인들로는 폴 발레리, 폴 포르, 폴 클로델 등이 있다.
독일에서는 19세기초에 횔덜린과 노발리스가, 19세기말에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가 산문시를 썼다. 20세기에는 프랑스의 시인 피에르 르베르디의 〈산문시 Poèmes en prose〉(1915)와 생종 페르스의 작품들에서 산문시에 대한 관심이 되살아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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