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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 최대 명절인 설이 다가옵니다. 벌써 고향 갈 생각에 마음이 바쁜 사람들이 많은데요. 음력 정월 초하루인 설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날', '새해에 대한 낯섦' 등을 뜻합니다.
설날의 기록은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요. 오랜 세월 추석과 함께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명절로 꼽혀 온 설날이, 한동안 우리 역사에서 ‘실종’되었다는 사실, 아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이 새해 달력에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설 연휴. 그러나 설이 연휴는 커녕 휴일도 아니었던 때가 있었습니다. 설날을 설날이라 부르지 못하던 시절이었습니다.
“양력을 쇠는 것이 '근대화'다”
바로 일본강점기의 일입니다. 1896년 일제는 태양력을 실시하면서 민족문화 말살정책의 일환으로 음력설을 양력설로 대체하였고 '신정(新正)' 쇠기를 강요했습니다.
해방 후에도 '신정 우선'은 사라지지 않았고, 신정에 대비해 '구정(舊正)'이라는 이름이 생겼죠. 두 번 설을 쇠는 것은 산업화 시대에 낭비라는 이유로 음력설은 휴일로 복원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음력설을 지냈습니다. 매년 음력설에 지금과 마찬가지로 ‘민족 대이동’이 일어났으며 많은 가정에서 조상에게 차례를 지내고, 세배를 주고받으며 떡국을 해 먹었죠.
설날의 공휴일 지정 여부를 놓고 논란이 계속되던 중, 정부는 1985년이 되어서야 설날을 하루 휴일로 지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때도 ‘설날’ 대신 ‘민속의 날’이라는 이름이 대신 쓰였습니다.
설날이 ‘구정’과 ‘민속의 날’이 아니라 ‘설날’이라는 이름을 되찾은 것은, 일본강점기에 이름을 빼앗긴지 약 90년만인 1989년의 일입니다. 이후 1991년 설부터 3일 연휴제가 시행되었습니다.
‘구정’은 이처럼 아픔이 숨겨진 이름이지만 여전히 설날을 ‘구정’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건, 설날이 그 위상을 박탈당한 동안에도 사람들이 꿋꿋이 설 명절을 지켜냈다는 것이겠죠.
이번 설에도 성인의 42%가량이 ‘1박 이상 고향 방문 계획이 있다’고 합니다.* 가족, 친지와 함께하는 명절, 어렵게 되찾은 설날의 이름과 그 의미를 되새기며 뜻깊게 보내시기 바랍니다. (*출처: 한국 갤럽)
///(서울=연합뉴스) 전승엽 기자·김지원 작가·장미화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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