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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이경욱 기자 = 다리가 8개 달려있고 송곳니와 채찍과 같은 꼬리를 달고 있는 거미 조상이 발견됐다.
이 거미는 1억 년 전 백악기 동남아시아 열대우림을 기어 다녔을 것이다.
'키메라라크네 잉지'(Chimerarachne yingi)라는 이름이 붙은 이 거미는 호박 속에 갇혀 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대자연이 마치 이 작은 공포의 거미 조상을 세상으로부터 떼어내려고 한 듯하다.
두 연구팀이 미얀마의 호박 판매시장에서 이 거미가 들어 있는 호박 4개를 발견해 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등이 5일(현지시간) 전했다.
연구팀에 참여하지 않은 영국 런던 자연사박물관 무척추동물 고생물학자 그렉 에지콤브는 "거미 조상 호박의 보존 상태가 놀랄 정도로 완벽하다"며 "거미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무척 생소한 특징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조상 거미는 거미는 아니지만 수백 년간 생존했던 고대 거미들의 친척이라고 할 수 있다.
암놈이 수놈을 잡아먹는 미국산 독거미인 '블랙 위도'(black widow)와 독이 없는 큰 거미의 일종인 '헌츠맨 스파이더'(huntsman spider)와 비슷한 이 거미의 뒷부분에는 실을 뽑아내는 '방적(紡績)돌기'(spinneret)가 있다.
이 거미 수컷은 머리 부분에 정액을 암컷에게 전달하는 주사기로 쓰였음 직한 2개의 촉수를 갖고 있기도 하다.
오늘날 거미와는 달리 이 거미는 전갈과 비슷하지만 긴 채찍 모양의 몸통에 독이 없는 '전갈부치류'(whip-scorpion)이나 '큰전갈'(vinegarroon)에서 볼 수 있는 긴 꼬리를 달고 있다.
이 거미는 길이가 불과 2.5㎜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체구가 무척 작다.
하지만 몸길이의 거의 2배에 이르는 꼬리를 달고 있는 게 특징이다.
꼬리는 전갈부치류에서 볼 수 있는, 산을 내뿜는 무기라기보다는 감각 기관과 흡사하다.
한 연구 참여자는 "꼬리가 안테나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거미가 멸종된 꼬리 달린 거미의 친척인 '우라라네이다'(Uraraneida) 그룹에 속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늘날 거미들과는 달리 우라라네이다는 질척질척한 복부 대신 배 쪽에 몸을 보호하는 각질 '판'(plate)가 있다.
판 끝 부분에는 거미줄을 뽑아내는 기관이 있다.
연구팀은 우라라네이다가 이 거미의 가장 가까운 조상이라고 믿고 있다.
하지만 이 거미 조상이 우라라네이다와 가까운 친척인지, 아니면 오늘날 거미와 더 가까운지 분류하는 것은 좀 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5일 발행된 학술지 '자연 생태와 진화'(NEE)에 2건의 논문으로 다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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