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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볼일 없는 걸림돌 아니라 좋은 리정표 되는 징검돌 되기"
2018년 04월 26일 00시 42분  조회:5362  추천:0  작성자: 죽림
조선족사회 민족우환의식 불러일으켜야
(ZOGLO) 2018년4월25일 
 
민족문화 파수군으로 활약하고 있는
채영춘 주당위 선전부 전임 상무부부장
자택에서의 채영춘.

조선족이 중화대가정에서 완강한 생명력을 과시하며 우수한 민족으로 거듭날 수 있은 것은 민족문화전통으로 특징지어지는 민족구심점의 형성에 있다.
 

하지만 조선족인구대류동에  따른 조선족사회의 해체, 조선족문화성채의 균렬이 가시화되고 있는 현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오늘날 중국조선족사회는 격변기의 새로운 시대적 높이에서 문화적자각에 의한 정신적 융합이 어느때보다 중요시되는 시점에 놓여있다.
 

본지는 오래동안 정치인, 언론인, 작가 등 신분으로 조선족문화의 창조자, 전파자, 파수군으로 전전해온 주당위 선전부 전임 상무부부장인 채영춘을 직격 인터뷰해 조선족구성원들이 갖춰야 할 문화자각 등에 대한 그의 소견을 듣고저 한다.-편집자

 

▶2010년 정년을 앞둔 시점에서 인터뷰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그때 재직과 퇴직은 단지 인생의 눈금일 뿐이라며 퇴직 후에 별 볼일 없는 걸림돌이 아니라 좋은 리정표가 되는 징검돌이 되겠다고 한 얘기가 생각납니다.어떤 계기나 동인에서 한 말씀이였는지요?
 

답:퇴직을 앞두고 전 주 부현급 간부 면접시험에서 조선족간부 우리 말 수준을 점검하는 수석시험관을 맡게 되였지요.그날 반수 이상의 조선족간부가 조선말을 전혀 모르거나 외국말을 구사하듯 비지땀을 흘리는 헤프닝을 연출했습니다.충격적이였죠.이날의 면접시험장을 두고 저는 계속 조선족문화 ‘점검관’,‘파수군’으로 돼달라는 무언의 주문으로 받아들이게 되였습니다.
 

자치주 주체언어인 조선말이 사멸된 자치주라면 더 이상 자치주라 할 수 없습니다.조선어교육, 조선문신문출판방송이 사라진 조선족사회라면 더는 조선족문화구심점이 될 수 없습니다.
 

이 일이 내가 퇴직후 할 일이 많을 것 같다고 직언한 계기와 동인입니다.

 

▶ 올해초 《연변일보》에 발표한 칼럼에서 민족사회의 국가충성도와 정치신앙 ‘검증문턱’에 대해 의미심장한 말씀을 하셨는데 조선족을 여기에 비춰볼 때 어떤 정의를 내릴 수 있을가요?
 

답:그 어떤 시대를 막론하고 지역과 민족 사회는 국가충성도와 정치신앙에서 무형의 ‘검증문턱’을 거치기 마련입니다.특히 변강에 위치한 소수민족지역은 더욱 그러합니다.
 

연변의 국가충성도와 조선족의 정치신앙급수는 얼마일가요? ‘영광스런 혁명투쟁사를 자랑하는 로혁명근거지’, ‘산마다 진달래 마을마다 렬사비’ 등 표현은 연변의 국가충성도를 단적으로 시사하는 가장 적합한 신분부호로서 25개 민족자치주 가운데서 단연 돋보이는 지역입니다.소수민족 지역의 가장 민감한 핵심포인트는 민족단결이라 할 때 연변은 국가로부터 5차나 전국 민족단결진보 선진집단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조선족의 정치신앙은 더구나 화려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불완전한 통계에  따르면 해방전쟁기간 연변지역의 참군인수 5만1000여명 가운데 조선족이 85%를 차지하며 항일전쟁과 해방전쟁에서 희생된 연변지역의 1만4700명 렬사가운데 조선족이 97%이상을 차지합니다.모택동 주석이 “공화국의 오성붉은기에는 조선족들의 선혈이 스며있다”고 한 절찬을 유력하게 받쳐주는 증거가 아닐 수 없습니다.
 

내가 연변의 국가충성도와 조선족의 정치신앙을 들먹이는 목적은 우리 조선족후세들이 지난 날 우리 선대들이 피로써 다져온 연변의 빛나는 형상과 조선족의확고한 정치신앙을 잘알고 전승하며 내고향 연변의 당당한 주인이 되라고 일깨워주기 위한데 있습니다.

 

▶ 그렇다면 오늘의 시대적 높이에서 어떻게 우리 민족의 력사의식을 다시 정립해야 하는 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답: 30여년 전 로세대 조선족지도자가 “연변 로혁명근거지 력사유산은 선대들이 후대들에게 남겨준 가장 값진 호신부”라고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습니다.그때만 해도 ‘호신부’의 절박함을 깨닫지 못했습니다.공화국의 공신들이 거의 다 저세상으로 떠나고 없는 오늘날 우리 민족의 력사의식은 새로운 시대적 높이에서 확실하게 정립돼야 합니다.
 

연변의 수많은 혁명력사유적지는 일제강점기 연변이라는 특정된 시공간에서 엮어지고 완성된 가슴 뭉클한 기억의 부호입니다. 조선반도의 일제식민지 통치 36년과 우리 나라의 항일전쟁 14년 세월은 끈끈히 밀착돼있습니다. 이 같은 배경에서 나타난 반일,항일 지사와 사건들 모두 어느 한 나라의 ‘전매특허’로 규제할 수 없는 특수한 성격을 띠였다는 것입니다. 문제는 반일항쟁의 종가-연변이 배출시킨 이 지역 영광과 자랑의 력사단면들이 우리가 아닌 이웃들에 의해 발굴되고 재현되고 흥행된다는 점입니다.우리는 부끄러워해야 합니다.우리 터전에 숨겨진 비장한 력사에 관심이 없고 쓰러져가는 종가의 울바자를 그냥 방치해둔다면 종가가 력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입니다.
 

거듭 강조하건대 중국조선족력사에서 이주초기 반일항일투쟁사는 우리 나라기 타민족에게서 류례를 찾아볼 수 없는 것입니다.그런데 우리가 이를 종가의 주도적인 관점에서 인식하지 못한다면 궁극적으로 중화민족 일원으로서의 떳떳함이 거세당하고 우리 조상과 후세에 씻을 수 없는 오욕을 남기게 될 것입니다.
 

우리 민족력사의식정립에서 중국조선족의식,중국과 반도의 변두리의식이 아닌 국가 실크로드 북향개방의 허브의식으로 뿌리내린 글로벌 시대의 애국,애족,애향 의식이 완벽히 정착돼야 우리 민족 력사의식 정립에서 흔들림 없는 종가의 당당함을 지켜나갈 수 있습니다.우리는 남의 땅에 와 사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개척하고 건설한 이 땅에서 나라의 인정을 받은 중국 소수민족 일원이라는 립지를 확실히 구축해야 합니다.

 

▶ 옳바른 력사의식의 정립은 조선족사회 구성원 모두의 문화자각으로 뒤받침되여야 하는 줄 압니다.이 면에서 우리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어떤 복안을 갖고 계시는지요.
 

답:우리 민족 력사의식 정립에서 주목해야 할 문제는 조선족 력사교육이 창백하다는 점이라고 생각합니다.오래동안 체계적인 민족사 입문서나 필독서가 결여했고 정규화되고 능률적인 교양시스템이나 플랫폼이 없었던 점을 우리는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이같은 상황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웃 나라와의 대응에서 우리의 주도적인 목소리를 낼 수 없고 우리의 력사의식이 제대로 설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며 우리는 그냥 이웃 나라의 력사 씨나리오에 맞춰 노래부르는 어리숙함을 되풀이하게 될 것입니다.
 

조선족의 파란만장한 력사는 중국땅에서 살고 있는 조선족구성원 모두가 잘알아야하는 것은 물론 기타 형제민족들에게도 알려야하는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문화적자각을 지닌 조선족기업계,문학계,미술계,출판계 리더들과 손잡고 두건의 중국조선족력사교육 프로젝트의 출범을 공식화했습니다.하나는 조선족100년 이주력사를 형상화하기 위한 조선족 중대력사제재 미술창작 프로젝트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족청소년을 대상한 중국조선족100년사 필독서 《중국조선족력사를 말한다》출판 프로젝트입니다.이 두건의 문화프로젝트는 단순히 조선족이 아닌 한족과 기타 민족을 념두에 두고 기획했다는 데 의미를 두었습니다.

 

▶ 몇년간 많은 글에서 조선족 구성원들의 민족우환의식에 대해 지적했는데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가요?
 

답:조선족은 과경천입 민족입니다.토착민족과 구별되는 이 호칭에는 가변적 요인이 함유돼있습니다.학계는 조선족의 특징을 이주로 평가하면서 영원히 높은데로 류동하려 하는 민족이라고 정의하지만 다른 일면 한곳에 정착하지 않고 움직이려는 가변성을 띤 것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오늘날 해외로무송출과 국내 대도시로의 진출 등 대이동이 글로벌화에 부응하는 조선족들의 관념변화를 이끌어내며 자치주외향성경제의 중요한 엔진으로 되고 있고 개방된 현대적리념에로의 전환을 부추키는 변혁의 긍정적에너지로 볼 수 있지만 수십만 조선족인구의 ‘탈연변’ 영구화 현실은 간과할 수 만은 없는 상황입니다.이 같은 인구류동 추세가 한계에 다다를 때 자치주 성채는 위기를 맞을 것이고 그 존재의미가 소실될 것입니다.
 

이 상황은 대학입시수험생이 10년 전의 5470명에서 지난해 1512명에 그친데서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무릇 조선족이라면 함께 고민하고 함께 풀어나가는 우환의식이 있어야합니다.
 

로무송출과 농촌공동화이대립통일의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포획하는 것은 자치주당정앞에 놓인 도전입니다.지 난해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귀향창업 만인계획’프로젝트와  ‘우수대졸생 천인계획’프로젝트는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겨냥한 자치주 당정의 정치혜안으로 구성된 멋진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연변성채의 본질적의미는 조선족집거지역이라는 물리적 수량개념을 떠나 조선족문화메카라는 정신적,사상적 구심점으로 정리된다고 생각합니다.연변성채만 반듯하게 지켜진다면 조선족사회의 미래는 밝을 것이라는 리치이기도 합니다.
 

연변성채를 지탱하는 힘은 당의 민족정책에 토대한 조선족문화의 건재에서옵니다. 조선족자치조례에 튼튼히 뿌리를 내리고 조선족언어문자를 핵으로 한 조선족사회 정신적융합만이 자치주다운 우리 글로벌 연변의 영원함을 지켜나갈 것입니다.이를 위한 조선족사회 지성인,엘리트들의 솔선수범이 요청되는 시점입니다.

 

▶ 정신적,사상적 구심점에 대해 얘기하셨는데요,그렇다면 우리 연변 성채의 정신적,사상적 구심점은 어떤 것들이 있을가요?
 

답:조선족 문화의 건재는 연변성채를 지탱하는 힘입니다.연변은 예로부터 ‘가무의 고향’ 축구의 고향’이란 미칭을 갖고 있었지요.그중 오늘 축구에 대해서 말해보려고 합니다.연변에서 축구는 민생이요 정치현상으로 단순히 스포츠의 게임시각으로 다뤄서는 안됩니다.
 

자치주구단이지만 지구촌 중국조선족들의 관심과 응원을 받고 있다는 점은 프로축구 어느 팀과도 구별되는 특이한 현상입니다.연변팀이 중국조선족축구팀으로 불리우는 리유이기도 합니다.
 

연변팀의 상징아이콘은 장백호랑이, 그 혼은 아리랑이 아닐가 생각합니다.연변팬들이 소리높이 열창하는 아리랑은 우리만의 특수카드로 국내외 시공간을 넘어 연변팀이 출전하는 모든 그라운드에서 연변선수들을 분발시키는 강심제로,전 지구촌 연변축구팬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메아리로 정착했습니다.
 

연변축구는 글로벌시대 물리적으로 흩어져있는 조선족을 공동체의식으로 결집시키는 사상적접착제이고 그 무엇으로도 대체 할 수 없는시너지효과 창출효자로서 자치주 당정과 전주 여러민족의 아낌없는 성원이 요청됩니다.

 

▶ 정치인과 더불어 언론인,작가,화가,서예가 등 무수한 미칭이 따르고 있습니다.다양한 ‘이름표’가 민족구성원으로서 책임적 자세와 인생목표를 위한 질주에서 비롯된 것인지요?
 

답:유년시절 화가의 꿈을 시작으로 세상을 관찰하고 재현하는 창조적 흥분에 눈을 뜨면서 거기다 작가였던 선친의 영향으로 문학세계에 대한 호기심도 한몫하여 그런대로 먼 인생행로의 출발을 위한 형상사유능력과 조형예술감각을 키웠지 않았나 생각합니다.그것이 밑거름으로 되여 출판사의 미술편집,문학편집에 입문할 수 있었습니다.대졸생도 아닌 나의 출판사 입사에 결정적 한몫을 한 것은1973년에 출판된 한권의 번역문 단행본 때문입니다.내용번역,장정디자인,삽화제작,표제글 등 ‘전 종목’ 모두를 제가 석권했었지요.
 

그후 잡지사와 방송국 등 언론기관,신문출판행정기관,대학연단,당선전 기관을 전전하면서 인생초창기에 눈뜨고 키웠던 형상사유능력과 조형예술감각은 줄곧 하나의 저력으로 나를 충동하여 새로운 분야에 입문할 때마다 나를 ‘창조적 긴장상태’에 몰입시켜 그 와중에서 삶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게 했던 것 같습니다.
 

돌이켜보면 항상 도전하고 그것이 주는 감동과 스릴 속에서 살고 싶은 충동이 나로하여금 ‘여러 우물을 파면서’  화가,작가로서의 자기 완성보다는 화가,작가의 좋은 시중군이나 벗으로서 자기 완성,민족문화의 파수군으로 되기 위한 자기 완성,전반 민족문화를 지켜주고 호소하는 데서 일종의 자기 가치를 실현하도록 부추겼는지 모르겠습니다.향후 계속 나만의 ‘창조적 긴장상태’에 올인할 것입니다.

 

▶ 본사 론설위원으로서 《연변일보》 및 애독자들에게 남길 말씀은요?
 

답:연변일보의 영욕은 조선족 민중의 운명과 직결됩니다.파란만장한 지난70년 세월 조선족 언론의 구심점으로,조선족사회 발전의 견인차로 자리매김해온 《연변일보》입니다.
 

조선족제1언론지의 새 기원을 열어가야 하는 오늘의 시점에서 ‘연변일보인’의 초심을 잊지 않은 정성과 슬기,근면과 창의력이 당과 정부의 배려,사회 여러 분야의 성원에 힘입어 찬란한 언론의 부흥으로 끈끈하게 이어지리라 확신합니다.
 

또 시종일관《연변일보》의 발전을 흔들림없이 지켜봐주고 지지와 성원을 아끼지 않는 지구촌 애독자들이 있어《연변일보》는 어려운 여건에서 건강한 행보를 거듭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우리 언론을 눈동자처럼 아껴온 몇세대 애독자들의 사랑과 격려의 마음에 심심한 감사의 마음을 전달합니다.

연변일보 리련화 기자 
 

[채영춘 략력]

연변지부생활잡지사 총편집, 신화사 《반월담》(조선문)잡지 주필, 연변TV방송국 국장, 주신문출판국 국장, 주당위 선전부 상무부부장, 연변대학 겸직 교수로 임직.

성당위 선전부와 성교육청으로부터 ‘고등학교와 신문단위 언론인 상호초빙 천인계획’에 선임, 중국작가협회 제7회 전국대표대회 대표로 당선.

수백편의 수필, 칼럼 발표, 일부는 《조선어문》 교과서에 수록.

에세이집 《래일도 연은 하늘에서 날 것이다》(2001), 《샘이 깊은 물》(2007), 수필집 《세월의 정》(2009, 한문), 에세이집《래일은 오늘에서 모양 짓는다》(2015) 등 출간.

제7회 진달래문예상 영예상, 제8회 진달래문예상 창작상 수상, 2017년 주당위, 주정부로부터 ‘주민족문화 전승발전’특출기여인물로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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