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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 - 력사는 력사이다... "선구자의 노래"의 내막?...
2018년 07월 13일 02시 39분  조회:4309  추천:0  작성자: 죽림

[필진]
겨레를 속여 온 친일노래 '선구자'

2006.01.04. 
 

[한겨레] 선구자에 얽힌 작곡가 조두남의 대 국민 사기극

이 나라의 국민으로 태어나서 "일송정 푸른 솔은 늙어 늙어 갔어도.."로 시작되는 조두남 작곡 윤해영 작시의 '선구자'를 불러보지 않은 사람은 별로 없을 것입니다. 노래말의 내용이 장엄하기도 하거니와 곡에 나오는 "말 달리는 선구자"는 바로 만주벌판을 누비던 독립투사를 연상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입니다. 민주화 시위현장에서 동지들끼리 어깨동무를 하고 이 노래를 부르면 은근히 콧등이 시큰해 졌던 기억이 민주화 시위에 참여했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기억 속에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가곡 선구자가 이렇게 자리매김 되도록 일조한 작곡가 조두남의 회고록이 완전히 날조된 것임이 드러난 것입니다.

조두남이 말하는 선구자의 진실

조두남의 회고록 '그리움'에 의하면 이야기는 1932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조두남이 목단강의 싸구려 여인숙에 기거하고 있을 때 윤해영이란 사람이 찾아와서 선구자의 가사를 주며 '우리 민족이 일제로부터 해방을 염원하고 민족의 구심점이 될 노래를 만들어 달라'고 부탁하며 가사를 전해 주었다고 기술하였습니다.

조두남이 그의 이름을 물으니 그는 자신의 이름이 윤해영이란 것을 밝히고는 홀연히 사라졌다고 기술하였습니다. 그 날 이후 조두남은 '윤해영의 행방을 여러 차례 수소문 했으나 끝끝내 찾을 수 없었노라'고 하여 그의 행적을 신비로 포장함으로서 자신의 선구자를 미화 하였습니다.

조두남의 회고가 거짓임이 드러나다

1932년 목단강의 싸구려 여인숙에 홀연히 나타나 조국을 위한 노래를 만들어 달라며 선구자의 가사를 전해주고 종적을 감춘 신비의 독립시인 윤해영을 조두남은 다시 만난 적이 없다고 했지만 그의 말이 거짓임을 입증하는 증인이 등장한 것입니다.

바로 중국 길림성에서는 꽤 알려진 음악가인 김종화씨입니다. 그는 조두남이 단장으로 있던 고려악극단원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였습니다. 그의 증언에 따르면 1944년 만주 흑룡강성의 녕안시의 녕안극장에서 있었던 조두남의 신작 발표회에 윤해영이 나타났을 뿐 아니라, 그날 발표된 곡 들이 선구자의 원작 이라 할 수 있는 '용정의 노래' 뿐 아니라 윤해영이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지었다는 '목단강의 노래' '산' '아리랑 만주'등의 신곡을 발표하였는데 그날 발표된 곡 대부분이 윤해영의 시에 곡을 붙인 것 이었다고 증언하였습니다. 즉, 선구자의 가사를 전해주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윤해영'은 계속해서 조두남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음이 드러난 것 입니다.

선구자의 작사자 윤해영

그런데 왜 조두남은 선구자의 작사자인 윤해영을 1932년 여인숙에서 만난 이후 다시는 볼 수 없었다고 거짓말을 해야 만 했을까요 ?

바로 윤해영이 당시 만주에서 가장 노골적으로 일제를 찬양하고 옹호하는 작품 활동을 하던 친일 시인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당시 일제가 만주침략을 노골화 하고 있을 때 자신들의 안위를 위해서 소극적으로 일제를 옹호하던 다른 문인들과 달리 그는 적극적이고도 열성적으로 일제를 찬양한 인물이었습니다. 그는 당시 만주 최대의 친일단체인 '오족협화회'의 간부로 활약하면서 '만주괴뢰정부'를 찬양하는 [낙토만주]를 공공연히 외친 유일한 문인이었던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조두남 자신도 '스파이와 오드르'라는 악극을 작곡하였는데 이 내용이 스파이가 설치니 일본인들은 조심하라는 내용이 담긴 친일 악극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조두남은 자신의 친일행적을 은폐하기 위하여 윤해영과의 관계를 숨길 수밖에 없었고 한 술 더 떠서 해방 이후 자신과 윤해영의 행적을 미화하기 까지 한 것입니다.

가곡 선구자 무엇이 문제인가?

가곡 선구자는 원곡이라고 할 수 있는 용정의 노래에서 비롯됩니다. 원래 용정의 노래는 만주를 떠도는 유랑민의 애환을 표현한 서정적인 노래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 광야에서 말 달리는 선구자 같은 내용으로 개작하면서 오늘날의 선구자가 되었다는 것인데.. 문제는 이 '선구자'라는 말이 독립투사를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었단 것입니다. 이러한 사실을 뒷받침해주는 증거로 윤해영이 만주괴뢰국을 찬양한 '락토만주'란 시에는 '선구자'란 말이 등장하고 당시 선구자가 어떤 의미로 쓰여 지던 단어였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오색기 너울너울 락토만주 꿈꾼다.

백방의 전사들이 너도 나도 모였네

우리는 이 나라의 복을 받은 백성들

희망이 넘치누나 넓은 땅에 살으리 (중략) ...

끝 없는 지평선에 오곡금파 금실렁

노래가 들리 누나 아리랑도 흥겨워

우리는 이 나라에 터를 닦는 선구자

한 천년 세월 후에 천야만야 빛나리

이 낙토만주에서 '선구자'란 말이 등장하는데 여기서 말하는 선구자란 독립운동을 하는 선구자가 아니라 만주국의 건국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을 선구자라 지칭한 것이며 당시 만주에서는 독립운동을 하는 사람들을 선구자가 아닌 '산사람'이라고 불렀다고 합니다.

또한 여기서 말하는 오족이란 일본. 조선. 만주. 몽골. 한족을 지칭하는 것으로 윤해영이 대동아공영권을 주장하는 일제의 나팔수였음을 증명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가 가곡'선구자'를 부르며 콧등이 시큰해야 할 이유가 없었으며 광야에서 말달리던 선구자를 동경해야 할 이유는 더 더욱 없었던 것입니다.

일찍이 문익환 목사님은 조두남의 선구자가 이러한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알았고 평생 '선구자'를 부르지 않으셨다고 합니다. 이제 우리도 '일송정 푸른 솔에..말달리는 선구자...'로 우리의 가슴을 비장하게까지 했던 이 노래가 지난 60년간 이 나라의 백성들을 속여 온 조두남에 의해 날조된 거짓 노래임을 인식하고 다시는 이 노래를 부르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얼마나 많은 다른 친일 매국노들이 자신들의 친일 반민족 행적을 은폐하기 위하여 애국자를 껍질을 뒤집어썼을까?" 하는 의문에 다시 한 번 가슴이 갑갑해 집니다.

PS : 이 글은 KBS 라디오에서 방송된 "사건과 인물(2005년 6월26일 방송)"의 내용을 토대로 작성하여 한토마에 올린 적이 있었지만 많은 분들이 보지 못한 관계로 다시 올립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필자, 기자가 참여한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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