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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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 송화강기슭에서 서리꽃향에 취하며...
2011년 02월 16일 22시 21분  조회:931  추천:27  작성자: 림금산

송화강기슭에서 서리꽃향기에 취하며...

                   
 

북국에 사는 재미중에 하나는 겨울이 너무나 좋은 계절이기 때문이 아닐가?

지난
1 12, 중국조선족소년보사 꼬마촬영기자단 일행 36명과 함께 유서깊은 송화강기슭으로 서리꽃촬영을 다녀온후부터 나는 북국의 겨울재미에 대하여 다시한번 감수를 더듬어보게 되였다.

그날
아침 7 30분에 연길시신문청사앞에서 호화관광뻐스에 몸을 실은 꼬마촬영기자들은 장춘-도문 고속도로에 올라 12일의 뜻깊은 려행을 시작하였다.


겨울철
캠프팀은 안도돈화경내에서 차창으로 백설속에 총총히 발을 묻은 봇나무숲을 흥분속에 구경했으며 교하길림구간에서는 차창밖의 옥야천리와 북국의 천리설원을 한눈에 안았다


12
시좌우에 길림시에 들어선 일행은 우선 송화호반에 자리잡은 주최스키장리조트
(朱雀滑雪山庄) 깊숙히 들어갔다.


1
시가 넘어 비록 늦은 오찬이였지만 송화호에서 갓잡아올린 큼직한 생선료리들이 입맛을 부쩍 돋구어주어 우리 연변에서는 맛볼수없는 신선한 오찬을 만포식하였다.

스키장에 들어서니 입구에는 개파리(狗爬犁) 개와 양을 한데 메운 개양파리(狗羊爬犁) 신기했다.
 

소학교 꼬맹이들이라 아직 스키탈줄은 모르고있었으나 누구라 없이 스키를 신고 일어설수는 있었으며 걸을수도 있어서 다행이였다.

여자애들은 많이는 썰매를 타고 산꼭대기에서부터 아래로 내리 흐르는데 첨엔 너무 무서워 소리질렀다. 연길시중앙소학교 리연친구는 너무 무서워 울음보까지 터뜨렸다.

금방까지 교실에서 교과서를 읽으면서 년말고시땜에 골머리를 앓던 애들이 신비한 북국의 빙설대자연속에 마구 쏟아져 딩구니 심신이 녹아나듯 기뻐날뛰였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짧디짧은 길림의 겨울밤은 벌써 서서히 내려앉았다. 애들은 조금 피곤해하는 모습들이였지만 우리는 길림의 야경을 하나라도 보이고 싶어 관광차가 계속 송화강기슭을 누비도록 했다.


송화강량켠에는
숱한 호화로운 야명주들이 반짝였다. 특별히 가로수마다에 달아놓은 수천만의 류성우등(
流星雨灯) 줄줄히 흰눈송이같은 빛을 자꾸만 휘뿌려주어 유난히 돋보였다.

가이드말에 의하면 이런 등불은 길림시에만 있는 독특한 야경이란다. 낮에는 서리꽃이 일경인데 밤에는 서리꽃을 볼수가 없으니깐 이런 등불로 서리꽃이 내림을 상징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길림시는 낮에도 밤에도 서리꽃축제가 계속하여 열리는 셈이다.


기슭의 모든 황홀한 가지각색 불빛들이 그대로 송화강강면에 쏟아져내려 강과 도시가 혼연일체를 이루면서 너무나 찬란했다.

, 강이 한복판을 가로 흐르는 그런 도시, 그런 도시의 시민들은 진짜로 복받은 시민들이다. 내가 알기로는 천진시(天津市), 무한시에도 도시사이로 강이 흐르고 , 한국의 서울시엔 한강이, 조선의 평양시엔 대동강이 흐르면서 많은 전설과 이야기를 쏟아준다.

우리가 사는 아름다운 변강도시 연길시도 부르하통하가 시중심에 흘러흘러 연길시민들도 복받은 시민으로 거듭나고 있다

 

저녁은 강북에 있는 호화로운 항공호텔(3성급) 행장을 풀어놓고 특색있는 중국료리를 기껏 배부르게 자시고 누구라없이 한결 푸근한 마음으로 일기도 쓰고 텔레비도 보고 촬영작품도 다시 점검하면서 조용하고 부드러운 길림의 밤을 보냈다.

이튿날은 유난히 맑고 투명한 날씨였다. 아침식사를 치르고난 일행은 곧추 송화강기슭으로 다그쳐 나갔다. 헌데 이게 웬일인가? 아니 글쎄 어제까지도 보이지 않던 송화강서리꽃(雾松) 아지가 휘여지도록 만발하게 피여난것이다.

송화강서리꽃은 겨울에만 길림송화강기슭에 피는 자연현상이란다. 송화호발전소에서 내보내는 더운 물과 차가운 송화강이 합쳐지면서 생기는 기류가 서로 부딪치면서 하얀 눈송이를 만들어서 기슭의 나무숲에 하얗게 매여달린단다. 허나 겨울이라도 아무날에다 피거나 송화강의 어느구간에나 피는것이 아니라 전문 피여나는 구간과 피여나는 시간대가 있단다. 하여 많은 관광객들이 신비한 서리꽃을 못구경하고 그저 돌아갈때도 있단다.


강설량이
크고 날씨가 특별히 추운 해에는 서리꽃이 만발하는 날수가 많단다. 한것은 서리꽃은 일정한 기후조건하에서만 형성되기때문이란다. 례하면 송화강안개의 습도가 높고 기온이 령하 20도좌우의 저온상태와 바람이 없고 눈이 안올때가 가장 좋은 날씨조건이란다.

그리고 촬영가들이 하루중 제일 좋은 촬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10시반사이란다. 그리고 밤중의 서리곷과 점심나절의 서리꽃도 버금으로 되는 괜찮은 촬영감이란다.


헌데
우리는 신이 내린 복을 받았는지아님 고사리손에 사진기를 받쳐들고 달려온 애숭이 꼬마기자들의 티없는 순진한 마음이 하늘을 감복시켰는지 무너지게 피여난 서리꽃향기속에 쉽게 포근히 안길수가 있어 무등 기뻤다

 

실로 만무과원의 흐드러지게 피여난 배꽃이라 할가? 아님 화단에 수없이 날아드는 흰꽃나비라 할가? 강량안에 이렇듯 매혹적인 은색세계를 펼쳐준 조화옹의 재간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수가 없었다.


나무아지를
살짝 건드려보면 하르르 내리꼰지는 숱한 눈송이거기다가 강가에 고즈넉히 정박해있는 눈을 들쓴 작은 쪽배들이 배경으로 되여주고 멀리 강건너 강남쪽을 눈주어 바라보면 서리서리 타래쳐 움직이는 자욱한 안개속에 수십층씩 되는 고층빌딩들이 배경으로 모습을 나타냈다 숨겼다하는품이 마치도 선경에 들어선듯한 느낌을 한껏 던져주었다.


꼬맹이들은
누구라 없이 미리 준비해간 사진기를 꺼내들고 은빛으로 아름다운 대자연의 극치를 렌즈에 담고 담았다.

길손들도 모두 달려내려와 아름다운 서리꽃을 구경했다.

길림성에서도 첫손 꼽힌다는 겨울풍경이 그야말로 우리 일행의 마음을 녹여주고도 남음이 있었다.

출발의 호각소리가 울리자 일행은 아쉬운 발걸음을 겨우겨우 옮기면서 아름다운 서리꽃경치를 다시다시 되돌아보았다.

뻐스를 타고 조금 움직이자 앞에 보이는 그리 높지않은 건물이 눈확에 안겨들었는데 가이드의 소개에 의하면 당년에 조선로동당총비서이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 김일성동지가 청소년시절에 다니던 육문중학교란다.


아늑하고
조용한 곳에 자리를 육문중학교는 주위에 소나무숲이 우거졌고 바로 남쪽에 역시 그림같이 아름다운 송화강을 마주하고 있었다.

안으로 교정울안에 깊이 들어가보자고 수발경비실에 련계하니 성외사판공청의 비준이 있어야한다기에 그냥 다시 돌아나오는 수밖에 없었다.

우리 일행은 유구한 불교도교, 유교 3교력사가 교차적으로 짙게 깔렸다는 길림시 북산공원에 들어섰다. 1924년에 건설되였다는 북산공원은 산과 사원과 묘군, 산아래의 련꽃늪 등으로 이름 높단다.


신비스런
기운이 내비치는 북산공원안은 추운 겨울이여선지 더구나 깨끗하고 조용하고 신령하였다.

관광객들도 그리 많지않았고 개파리에 메운 싱싱한 개들이 혀를 한발씩이나 내두루고 은빛으로 -깔린 눈길을 자주자주 핥고있었다.

아늑한 기운이 떠도는 약왕묘, 3황묘, 관제묘 붉은 청색의 고풍스런 사원들이 겨울해빛에 눈부신 빛을 발사하면서 북국의 고색적이고 웅숭깊은 이미지를 더욱 짙게 -- 풍겨주고 있었다


애들은
저마다 사진기를 휘둘러댔다. 거의 30분정도 여기저기로 뛰여다니며 찰칵대더니 나중엔 추워서 모두다 뻐스쪽으로 이동하였다.

그애들은 너무나 많은 겨울설경들을 구경하였고 너무나 많은 북국의 진솔한 겨울모습을 렌즈에 담았으며 너무나 진한 옛스런 력사와 새틋한 문명사를 마음에 담은 것이다


오후에
연길로 향발한 뻐스안은 쥐죽은듯한 고요속에 빠져버렸다. 이틀동안 흥분속에 분주히 돌아치던 꼬맹이들이 모두 아름다운 피곤에 골아떨어진게 분명하다. 애들의 고운 꿈을 실은 뻐스는 설원만리를 요리조리 지나 익은 저녁이 포근히 물든 연길시로 서서히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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