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석기】 오늘은 수정채집에 나서 보았다오 8월 중순도 고온이 지속되여 안도행 1박 2일 탐석을 강행할수가 없다. 그렇다고 8월 중순으로 잡아본 두만강수석회 집단탐석을 포기할수야 없지, 우린 언제부터 벼르던 수정채집에 나서보기로 했다.
8월 16일 오전 8시, 김봉세회장과 한태익, 박창호(인민공원), 나 그리고 아들애 다섯은 연길 버스북역에서 한 버스를 잡아타고 수정채집길에 올랐다. 수정으로 말할진대 대자연속 천연수정—광물체를 말하는데 인민공원님 박씨가 의례 선배님으로 된다.
인민공원님 박창호씨는 올해 59살, 1974년 연변농학원 졸업생, 졸업후 연길현 지신록장, 의란록장, 룡정종축장, 연변야생동물연구소를 이저리 돌다가 연길시 인민공원 동물수의로 뿌리내린 것은 1992년, 고급공정사, 그래서 인민공원 출신이라고 산악회에서나 수석회에서 닉네임 인민공원으로 통한다. 그러던 인민공원님이 2006년 12월 내부퇴직후 산에 도취되여 산행, 력사고적 답사, 수정채집, 송화석 탐석, 고물수집 등에 빠져 든다. 재직시절 그 옛날부터 고적이나 력사자료수집에 발목을 잡히더니 옛 연변지도와 일제침략자들이 남긴 해당자료에 따라 력사고적답사, 수정채집 등에 본격적으로 나선지도 이태가 잘된다. 와중에 한 골안의 산속에 자리잡은 옛 산지를 찾아내고 오늘은 사심없이 수석회동료들을 안내하여 수정채집에 나서보는것이다.
수석광 옛터는 연변의 한 깊숙한 골짜기 산비탈. 해볕이 직사하는 고온속에서 인적이 드문 산비탈을 찾다가 도중 휴식만도 2~3차. 끝내는 골안의 목적지에 이르니 지난세기 30년대인가 일제놈들이 경영하던 수정광 옛터이다. 벌써 저기에 꽤나 깊게 패운 길다란 광석홈이 나타나고 산비탈을 돌아가는 수메터너비의 옛길이 나타난다. 아마도 수정광으로 이어가는 광산길 같았다.
광산길을 따라 가고가니 인적이 전혀 닿지 않은 길에는 수풀이 우거지고 찐찐한 참나무 락엽이 수북히 깔려 옛스러움을 그대로 발산한다. 광산길 끝머리에 이르니 산비탈 중턱을 수십메터나 깊숙이 동강낸 수정광구가 모습을 드러낸다.
“오~호, 못된놈 새끼들이, 당년 연변을 짓밟고도 모자라 경제침략에 혈안이 되여 산간의 깊숙한 골짜기에까지 들이닥쳐 천연수정을 마구잡이로 싹쓸이 했구나.”
1982년 대학졸업후 전공을 조선족항일투쟁사로 잡은 력사학자인 나로서는 첫 마디에 된욕부터 나간다. 그럴 때 김봉세회장님이 광산길 웃구간 산비탈에 어지러이 널린 흰차돌속에서 어른 주먹만한 수정 한점을 주어든다.
“이런것이 수정인가?”
수정에 대해 일자무식인 나의 탄성이다. 뒤미처야 나는 이곳 대자연속 천연수정의 형성은 땅속 불그레한 흙과 관계된다는것, 동굴속 석회암 종유석처럼 흰차돌에서 형성되여 뾰족뾰족 자라난다는것, 종유석 모양의 수정은 각이 나며 끝머리가 연필 깎은것처럼 비스듬히 천연 6각형을 이룬다는것을 알았다.
정오를 앞둔 11시 반경, 우리의 수정채집이 열을 올리였다. 우린 저마다 옛 광구 홈차기 한구간씩 차지하고 옛 부스럭 흙무지를 뒤지기 시작했는데 초행자인 나로서는 두어구간 바닥을 파고들어도 주먹수정은 커녕 손가락만한 수정주도 주어들지 못했다. 땀이 비오듯하고 온몸의 힘이 김빠진 공이다.
(에라, 모르겠다. 오늘은 수정채집공부로다!)
나는 얼마전 연길시 고물시장에서 산 소형 손잡이 곡괭이와 군용삽 비슷한 소형삽을 팽개치고 수십메터 길이의 숲속수정광구를 발길이 가는대로 돌아보았다. 그사이 김봉세님, 인민공원님, 한태익님은 저저마다 주먹수정, 눈에 드는 수정들을 주어 들었지만 나라는 놈은 빈건덕지신세이다. 그래도 좋았다. 오늘은 수정채집공부렸다. 수석인들에게 있어서 이 재미도 별재미지.
점심참도 수석인들간의 이야기는 수석을 떠나지 못한다. 오늘의 화제는 인민공원님을 둘러싼 수정이야기. 그속에서 나는 인민공원님의 남다른 인생취미행보를 어느정도나마 더듬고 고개를 끄떡이였다. 퇴직후 취미목표를 갖고 살아가는 인민공원님이 돋보이기만 한다. 덕분에 우리 수석회에서는 지난 5월 연휴기간 첫 수정채집에 나서보고 오늘이 두번째행이다.
오후 수정채집이 다시 열을 올린다. 아들애는 나무그늘속에서 제놀음에 잡히고 나의 시야에 홈비탈에서 반짝이는 수정 한점이 안기여든다. 나만을 만나기 위해 수천수만년의 오랜 세월을 감내하며 기다려온 보석—수정이 아닌가?! 잇따라 인민공원님이 역사를 벌린 바로 웃 구간 수메터 길이의 좁은 너비공간에서 손가락 끝모양의 수정 여러 점이 련속 나를 빤히 쳐다본다. 수정을 알아보니 너도나도 나의 채집을 기다린다.
수정공부행이 헛손으로는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모양이다. 이런 개개의 작디작은 수정은 수정채집가들에게 있어서는 눈에 차는 수정들이 아니지만 수정채집 첫 행보의 나에게는 기쁨의 보물들이기만 하다. 연변 수정을 알게 한 꼬마수정들이 그지없이 고마울 뿐이다.
오후 4시경에 우린 산비탈 숲속길을 헤치며 귀로에 올랐다. 아들애의 떠진 걸음을 따르는 귀로이지만 미소가 함함이 피여나는 기쁨의 발걸음이 그리도 가벼울수가 없다.
“오늘은 수정채집에 나서 보았다오!”
온 세상에 소리소리 높이 지르고만 싶은 심경.
2008년 8월 16일, 연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