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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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 전세에 우는 재한조선족들
2013년 10월 17일 08시 58분  조회:6756  추천:0  작성자: 김정룡
월세, 전세에 우는 재한조선족들
일부 악덕 주인들 체류만기 악용해
보증금 돌려 안 줘 고충 심각해
 
한국에 사는 조선족이 60만 명에 가깝다. 연길시 인구를 초과하는 숫자 거의 모두 월세방, 전세방을 구해 거주하고 있다. 내 집이 아닌 임시 세 들어 살다보니 여러 가지 고충이 많다.
한국부동산 계약은 내용이 아주 간단하다. 임대인과 임차인 인적사항이 있고 보증금 금액과 월세 액수 및 계약기간을 명시하는 것이 전부이다. 세 들어 살다보면 자질구레한 일이 많지만 계약에 명시되어 있지 않아 문제가 생기면 서로 책임을 상대에게 떠밀어 갈등을 빚기가 일쑤이다. 보일러가 고장 나면 수리비 혹은 교체비를 세입자가 부담하느냐 주인이 안느냐는 마찰을 비롯해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갈등을 많이 겪는다. 맘씨 고운 주인을 만나면 그나마 편히 살 수 있지만 시비도리에 밝지 못한 주인을 만나면 혼줄 날 정도로 맘고생이 심하다.
임대인과 임차인 사이 가장 큰 마찰은 보증금이다. 한국부동산법에 의하면 계약기간 만료 전에 임의적으로 보증금을 올릴 수 없다. 가령 올린다 해도 5%를 초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 주인은 10%~20% 마음대로 올린다. 임대인이 반발하면 살기 싫으면 집을 빼라고 닦달한다. 법정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시간 팔고 돈 팔고 수지가 맞지 않는다.
부동산법에 의하면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세입자가 집을 뺄 수 있다. 다만 1개월 전에 미리 주인에게 통보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이 법이 통하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 세입자는 법대로 하였으나 주인은 법을 지키지 않고 자기 맘대로 처리한다. 예를 들어 계약기간이 만료되든 1개월 전에 통보 받았든 주인은 새로운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다.
조선족 Y씨 여인은 3년 전 영등포구 봉천동에서 1,000만원 보증금 월 30만원짜리 세집을 구했다. 2년 전 딸애가 한국에 왔고 강남 00무역회사에 근무하고 Y씨 여인도 강남 00음식점에 근무하고 있어 1년 전 모녀 직장이 가까운 건대입구 근처에 이사 갔다. 그때부터 큰 문제가 생겼다. 봉천동 주인이 집이 나가든 안 나가든 1개월 이내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해 놓고는 3개월 지나도 새로운 세입자가 들어오지 않아 보증금을 돌려줄 수 없다는 막무가내였다. 6개월 될 즈음 보증금을 돌려받았지만 황당한 사건이 생겼다. 주인이 6개월 비여 있은 기간의 월세 값 30만원씩 6개월 치 180만원을 보증금에서 까고 송금했다. 이 사건은 현재 민사소송 중에 있다.
요 몇 년래 재한조선족의 소득이 증가하고 가족이 늘어남에 따라 전세에 사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전세 보증금은 보통 수천만원이다. 한국에서 번 돈 저축을 거의 털어 걸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상식적으로 전세 보증금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돌려받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제때 돌려받지 못하는 사례가 허다하게 발생하고 있고 또 보증금을 날려버리는 사례도 일부 나타나고 있어 발을 동동 구르게 만드는 사건도 일어나고 있다.
조선족 H씨는 4년 전 구로구 개봉동에서 5,000만원짜리 전세를 구했다. 1년 전 개인 사정이 생겨 중국에 돌아가려고 집을 빼겠다고 주인에게 통보했다. 그런데 주인이 사업이 부도나고 집도 경매에 들어가 돈을 돌려받을 수가 없어 조카에게 맡기고 귀국했다. 주인이 경제형편이 나아졌지만 본인이 아니고 조카한테 돌려줄 수 없다는 핑계로 아직까지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H-2비자 소지자가 30만 명에 이른다. 이들은 체류만기가 있는데 일부 주인들은 만기라는 약점을 잡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아 수많은 조선족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전세에 살던 만 55세 이상자들 중 3개월씩 임시 체류하고 귀국하는데 주인들이 이 약점을 잡고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사례도 허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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