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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룡의 역사문화이야기 22
중국인이 반지를 ‘戒子’라 부르는 유래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고대중국인은 여성의 생리는 이칠 십사에 시작해서 칠칠 사십구에 끝난다고 보고 여성이 50대에 들어서면 여자구실을 상실하게 된다고 인식했다. 아울러 고대중국인은 여성의 생리주기가 달이 차고 이지러지는 주기와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생리를 ‘월경’이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여성에게 있어서 월경은 생명과도 같은 존재다. 왜냐하면 여성은 월경이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고, 월경이 있어야 성욕이 생기고 성생활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월경이 여성을 여성답게 만든 동시에 또 여성은 월경이 있어 천한 존재로 인식되었고 이에 따르는 금기도 많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원시인은 현대인처럼 패드(생리대) 사용이 없어 생리가 오면 가랑이에 피를 줄줄 흘리고 다녀야 했다. 원시인은 피를 보는 것이 죽음을 의미한다하여 생리 중에 있는 여성을 밖에 다니지 못하게끔 감금했다. 서양에 가까운 중동발 기독교에서 생리 중에 있는 여성을 교회출입을 금지시킨 현상도 이런 맥락에서 유래된 것이다. 즉 하나님이 피를 보면 안 되기 때문이었다.
여성의 생리에 대한 또 하나의 금기로서 생리 중에 있는 여성과 성생활을 삼가는 것이다.
고대원시인은 생리 중에 있는 여성과 교합하면 아이를 배는 확률이 높다고 인식하고 열심히 해댔다고 한다. 허나 인류가 문명시대에 진입한 이래 생리 중에 있는 여성과는 교합하지 않는 것이 상식으로 굳어져왔다.
일부 인류문화학자들은 일부일처제사회에서 생리 중에 있는 여성(부인)과의 교합을 금기시하는 ‘관습’이 축첩제와 기방출입 문화가 생겨나는 빌미를 제공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시시비비는 본문주제와 무관하므로 더 전개하지 않겠다.
아무튼 인류가 문명시대에 들어서 월경 중에 있는 여성과의 교합을 금기시하는 것만은 하나의 룰로 되어왔다. 그런데 보통 부부들은 여성이 생리가 오면 남편과 말할 수 있어 자연스레 교합이 금기될 수 있었으나 수천 명의 궁녀가 군집해 사는 궁전에서는 사정이 달랐다. 즉 궁녀들이 자신이 생리가 왔다고 대놓고 황제에게 말할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일개 궁녀가 하늘과 같은 존재인 황제에게 직접 대화할 수 없는 이유도 있겠고, 더욱이 여성들이 스스로 생리를 불결하게 여기고 아울러 불결한 생리를 감히 입으로 황제에게 폭로할 수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옛날 궁중 궁녀들이 생리가 오면 손가락에 은반지를 끼는 것으로 자신이 생리 중이라는 것을 황제에게 메시지를 보내는 방법이 생겨나게 되었던 것이다. 이로부터 알 수 있듯이 본래 여성이 반지를 끼는 것이 생리 중이기 때문에 교합을 할 수 없다는 금기의 뜻을 전달하는 메시지 도구였다. 고로 반지를 금기라는 의미의 ‘戒子’라 부르게 되었던 것이다.
옛날에는 반지가 금기의 뜻을 전달하는 메시지 도구였으나 언제부터인가 남녀와 연령을 불문하고 하나의 장식품으로 되어왔다. 그래서 사람들은 ‘戒子’를 아무렇게나 마구 착용한다. 특히 조선족들은 이 면에 대해 아무런 상식도 고려하지 않고 되는 대로 ‘戒子’를 끼고 다닌다.
필자가 장춘에서 공부할 때 있었던 일이다. 한 조선족 여학생이 약지(藥指)에 반지를 끼고 다녔다. 한족남학생이 나보고 “저 여학생이 결혼했는가?”고 물었다. “NO”라고 하니, “그럼 왜 약지에 반지를 끼고 다니는가?”고 토를 다는 것이었다. 뜻인즉 한족들은 약지에 반지를 끼는 것이 곧 결혼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얼마 전 한국 언론매체에서 00여성단체의 00여성이 ‘올케’의 어원이 오빠의 계집에서 유래되었다 하여 여성을 차별하는 이 호칭을 폐지해야 마땅하다는 주장을 내놓았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필자는 그 보도를 보고 너무 한심하게 느껴졌다. 왜냐하면 현대인이 사용하는 언어의 대다수가 옛날부터 전해온 온 것이고 또 그 어원을 따져보고 현대인의 시각으로 불합리하다고 인식하고 폐지해야 한다면 이 세상에 남을 언어가 별로 없게 되고 그 대안으로 새로운 명사를 지어낸다면 세상은 뒤주박죽이 될 것이다. 위에서 말한 ‘戒子’란 말도 폐지하고 다른 말로 예하면 ‘金環’, ‘銀環’으로 대체해야 할 것이다. 인사법도 자유로울 수 없다. 현대인은 악수가 가장 흔한 인사법이다. 그런데 악수는 호전적인 서양인이 자신이 손에 살상 무기를 갖고 있지 않다는 것을 상대에게 알리는 데서 유래되었던 것이다. 00여성의 주장에 따르면 악수란 인사법도 폐지해야 마땅하다.
지난밤에 중국고서를 읽다가 위 보도를 떠올리게 되어 오늘 낮에 ‘戒子’의 유래를 정리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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