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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은 왜 조선족호칭을 싫어할까?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얼마 전에 한국학자들과 조선족학자들이 한국에서 조선족호칭에 관한 주재로 세미나를 열었는데, 한국학자들은 조선족호칭을 부정하려 하고 조선족학자들은 조선족호칭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서로 엇갈린 주장을 했고, 결국 아무런 결론이 없이 유야무야 하고 말았다.
요즘 들어 한국에서 가장 큰 신문인 조선일보가 또 조선족호칭에 대해 시비를 걸고 나섰다.
필자는 결론부터 말하자면 한국학자 및 언론인들이 조선족호칭에 시비를 걸거나 부정하려드는 태도가 옳지 않다고 본다.
먼저 한국인들의 주장요지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은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조선족이란 호칭 자체가 중국이란 대국에서 소외의 이념에서 폄하의 의미로 붙여진 것이므로 못 마땅하다는 것이다.
둘째 미국이나 일본에 간 우리 겨레를 재미동포, 재일교포라 부르는 것처럼 조선족이라 하지 말고 중국동포라 불러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인들의 이와 같은 주장은 하나는 조선족이 왜 조선족인가는 본질적인 문제를 떠나 대국에 대한 피해의식에서 출발하여 소외의 논리로 접근하려는 데서 기인 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조선’이란 명칭이 붙은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데서 기인되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럼 여기서 조선족의 유래를 간단히 살펴보자.
17세기 중반에 전체 중국을 장악하게 된 청 정부는 압록강과 두만강 인근 지역을 자신들의 발상지라 여기고 봉금령을 내렸다가 19세기 들어 짜리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하게 되자 봉금령을 풀고 인구의 이주를 허락하고 개간을 촉진했다. 19세기 60년대부터 조선의 조정의 부패무능과 자연재해에 시달린 백성들이 희망의 땅인 속칭 만주 땅에 이주하기 시작했고, 일제시대에 일부는 살길을 찾아 일부는 독립운동을 하러 만주에 갔다. 지금의 연변 땅은 주로 산동반도의 한족이 동북에 진출과 조선인이 공동 개발한 것이다.
통계에 의하면 조선인이 19세기 60년대부터 1949년 10월 01일 중화인민공화국 성립 이전까지 동북 3성과 내몽골지역에 정착하여 개간한 땅이 조선반도의 두 배나 된다. 그런데 토지소유권이 문제였다. 중화민국정부가 그 어마어마한 땅의 토지소유권을 조선인에게 줄 수 없다는 것이었다. 토지소유권을 갖지 못하면 조선인은 안식처를 잃게 되고 조선반도로 쫓겨 갈지 모를 위기에 직면하게 되었는데, 이 생사존망의 문제를 공산당이 해결해주었다. 즉 조선인이 공산당과 협력하여 항일에 나선다면 전승 후 토지소유권을 주겠다는 약속이었고, 공산당은 정권을 잡게 되자 약속을 지켰고, 1952년 09월 03일에 조선족자치정부까지 수립케 했다.
이렇게 조선인은 정치상 공식적으로 다민족국가의 한 개 민족으로 등록되었고, 중화인민공화국공민으로 되었고, 자체 민족 언어, 문자, 풍속습관 등을 지켜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므로 조선족의 역사는 미국이나 일본에 이민 간 우리 겨레처럼 남이 닦아놓은 터전에 발을 들여놓은 것과 본질적으로 다르게 스스로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당당하게 공민으로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서 미국이나 일본에 간 우리 겨레들은 그 거주국에서 정치적으로 하나의 ‘族’으로 등록되지 못했다. 그런데 한국학자와 언론인들은 중국에서 조선인이 하나의 ‘족’으로 등록된 것을 문제 삼고 있다는 것이다. ‘족’은 가족, 친족, 부족, 민족 등 같은 문화를 공유하고 살아가는 집단공동체에 사용하는 개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은 ‘조선족’이란 ‘족’은 정치적으로 소외의 이념에서 유래되었다는 엉뚱한 논리를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체 민족인 한족도 자신들을 하나의 ‘족’으로 말하는 것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중국에서는 인적사항을 적는 모든 등기부에 반드시 민족을 밝히는 칸이 있는데 조선족을 포함한 55개 소수민족만 적는 것이 아니라 주체민족인 한족도 반드시 적어야 한다. 결과적으로 말해서 중국은 56개 다민족국가이고 정치적으로 ‘족’을 사용하는 것은 민족마다 자신들의 문화를 갖고 의미 있게 살아가라는 뜻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단일민족으로 살아온 한국인은 복잡다단한 중국의 실정과 조선족의 유래를 살펴보지도 않고 피해의식으로 소외의 논리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것이다.
고려대 유명 00여교수는 조선일보 기고문에서 중앙에서 00프로를 진행하면서 음악회에 조선족을 포함한 기타 소수민족을 참여시킨 것을 “중국정부가 소수민족을 가면으로 끌어안는 척하는 쇼를 부리고 있고, 여기에 시키는 서방질하는 조선족이 불쌍해 마음이 씁쓸하다.”고 했다. 참 어이가 없는 발언이다. 중국에서는 거국적인 행사에 반드시 소수민족을 참여시키고 있다. 이는 중앙정부가 다민족국가를 다스리는데 있어서 필수적인 정책(전략)이다. 중국실정을 모르고 남의 일에 이렇쿵 저렇쿵 하면서 중앙정부와 조선족사이를 이간질하는 듯 한 발언을 삼가기 바란다.
다음 조선족은 조선시대부터 이주했고, 중국에서 확실하게 하나의 ‘족’으로 등록하고 민족 집단공동체로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조선인을 조선족으로 부르는 것이 뭐가 문제인가는 것이다. 한국인의 입장에서 중국동포라 불러도 무방하지만 왜 조선족호칭자체에 시비를 걸고 부정하려 하는지? 여기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만약 조선족이 ‘韓族’으로 등록되고 ‘韓族’으로 불리운다면 한국인은 문제 삼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일부 한국학자와 언론인들은 조선족호칭을 없애고 한인, 한민족, 한국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말도 안 되는 억지춘향의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필자는 한국인들이 조선족호칭을 싫어하는 본질적인 이유가 ‘韓’이 아닌 ‘朝鮮’이 붙여졌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1992년 08월 24일 한중수교 이전에는 조선족들이 한국을 남조선이라 부르다가 현재는 한국, 한국인이라는 말을 자연스레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한국인은 ‘조선’이란 개념을 싫어하다보니 조선족호칭에 대해서도 싫어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상대의 존재를 존중하고 조화롭게 살아가면 될 것을 왜 문제 삼고 떠들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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