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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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중국동포활동실은 뭘 하는 곳일까?
2008년 03월 21일 16시 40분  조회:4745  추천:55  작성자: 김정룡

서울의 중국동포활동실은 뭘 하는 곳일까?

-김정룡 재한조선족칼럼니스트

연길시에는 골목마다 노인활동실이란 간판이 수 없이 걸려 있다. 들어 가 보면 노인들이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십중팔구는 젊은이들이 모여 마작을 논다. 통계수치를 보지 못해 그 수가 얼마인지는 모르겠으나 어림짐작해보아도 족히 수 백 곳이며 대다수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 연길시 노인활동실이 요 몇 년 사이에 한국에 ‘이사’ 왔으며 개칭 ‘중국동포활동실’이란 간판을 걸고 가리봉동, 가산동, 독산동, 대림동, 구로동, 봉천동, 신림동, 신대방동, 영등포, 건국대입구, 안산, 안양 등 조선족이 집결해 사는 곳에 퍼졌고 역시 대다수가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땅에서 중국동포활동실을 개설하는데 투자는 집을 맞는 보증금 1,000만원에서 2,000만 정도이고, 월세 30~60만원 정도, 마작기계를 수입하는 데 대당 100만원 들고 기타 비용을 다 합쳐봐야 200만원이면 된다고 한다. 수입은 기계 한 대 갖고도 밥벌이는 된다고 하니 3~4 대이면 수입이 짭짤할 것이다.

중국동포활동실은 마치 한국의 여느 기원처럼 푸른 혹은 노랑 종이를 붙여놓은 창문에 장기, 바둑, 마작이라고 써 붙이지만 실제로 장기와 바둑은 찾아보기 힘들고 기계마작만 갖춰져 있고 50대 초반이면 나이가 많은 편이고 20대부터 40대 사이가 많으며 실제로 돈 내기를 한다.

한국에 와서 돈 내기를 놀던 뭘 하던지 모두 나름대로의 자기인생을 살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싱거운 소리할 일이 아니지만 아래와 같은 사례를 들어보니 안타까운 맘을 금할 수가 없다.

연길시에서 온 장모(41세)는 2006년 재입국으로 중국에 가 1년 머무는 동안 1,000만원 가까이 썼고, 2007년 11월 재입국할 때 100만원을 들고 와 외국인등록증을 신청해놓고 취업교육수업을 기다리는 며칠 사이 친구 따라 00중국동포활동실에 갔다가 마작을 놀았는데 처음에는 300만원 땄고 이에 재미 들어 계속 다니기 시작했는데 요 4개월 동안 취업교육도 받지 않았고, 집도 맡지 않은 채 매일 마작 판에 붙어 있었고 친구와 친척들로부터 빌릴 만한 사람한테 모두 돈을 빌려 놀았는데 1,100만원을 잃었다고 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 타산인가고 물었더니 이미 발이 푹 빠졌는데 놀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고 나에게 되묻는 것이었다.

용정에서 시집 온 박모 여인(35세)은 2년 반 동안 열심히 다방을 운영하여 돈을 꽤 벌었다고 한다. 지난 구정에 우연히 친구 따라 00중국동포활동실에 가게 되었고 손이 근질거려 놀게 되었는데 1주 사이에 800만원을 땄고 이에 재미 들어 계속 놀기 시작한 것이 요 몇 달 동안 1,500만원을 잃었다. 한국인 남편이 마누라가 마작 판에 붙어 있으면서 가정생활에 등안 해 화가 나서 이혼을 제출했다고 한다.

듣는 소문에 의하면 현재 한국에서 일 년 내내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마작만 놀고 살아가는 조선족의 수가 꽤나 된다고 한다. 물론 중국동포활동실에 다니는 사람들이 전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전업으로 마작을 노는 것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수요가 많으니 공급이 생기고 따라서 중국동포활동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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