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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남자를 위해 만들어졌다?
인류가 부권제사회에 진입한 이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남자는 주동이고 여자는 수동이요, 남자는 압박자이고 여자는 피압박자이요, 남자는 존귀하고 여자는 천함이요 ······ 등 이원론으로 흘러왔다. 그런데 동양과 서양은 이러한 이원론을 성립시킨 종교적, 철학적 근거에 분명히 차이가 있다.
먼저 서양의 종교적 근거를 살펴보자.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이 먼저 흙으로 아담이란 남자를 빚어 만들어 놓고, 그가 심심해 하니까 그를 잠들게 하고 갈비뼈 하나를 빼서 이브라는 여자를 만들어 짝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이 하나님의 <창세기>설화가 서양에서 선남후녀(先男後女)의 관념을 성립시킨 강력한 근거로 되어왔다.
우선 어학적으로 보면 영어에 중국어 女에 해당되는 말이 없다. 영어로 여자를 WOMAN이라 하는데 이는 사람이자 남자를 뜻하는 MAN 앞에 WO를 덧붙여 놓은 것에 불과하다.
이런 논리를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로서 아리스토델레스의 말을 들어보자. “여성은 어떠한 속성의 결여태이다. 우리는 여성이라는 성을 자연 상태의 결함으로밖에 간주할 수 없다.
<<신약성경>> 고린도전서 11장 7~9절에 다음과 대목이 있다.
남자는 머리에 베일을 덮을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남자는 하나님의 모습이며, 하나님의 영광의 거울이고, 이에 반해 여자는 남자의 영광을 드러낼 뿐이기 때문이다. 남자는 원래 여자로부터 나온 것이 아니라 여자가 남자로부터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자는 여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 아니라 여자야말로 남자를 위하여 창조된 것이다. 그러므로 여자들은 하나님의 사자들이 무서워서라도 그 머리 위에 그들을 초월하는 권위의 상징으로서 항상 베일을 덮고 다니는 것이 그들의 의무이니라.
현재까지도 천주교에서는 여신도들이 성당에서 베일을 쓰고 있다.
<<구약성경>>에 이브가 하나님이 따먹지 말라는 무화과를 뱀의 유혹에 의해 따먹었을 뿐만 아니라 아담을 먹게 함으로써 벌을 받아 에덴동산에서 쫓겨났다는 이야기가 있다.
서양에서는 이 이야기를 2천 동안 물고 늘어져 여자들을 압박해왔다. 즉 여자는 남자를 유혹하여 죄를 짓게 만든 원흉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의 음문은 죄를 창조하는 지옥의 문이므로 교회에서 설교를 받고 기도를 드릴 때 반드시 양다리를 꼭 오므려 음문을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월경이 불경하므로 월경 중의 여성은 교회의 출입을 금지시켰다. 또한 여자들을 마녀로 둔갑시켜 처벌했다.
이상에서 볼 수 있듯이 서양 여성사는 동양에 비해 훨씬 잔혹하고 처절했다. 서양의 여성해방은 겨우 1920년대 미국에서 여성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함에 따라 시작되었던 것이다.
다음 동양여성사를 살펴보면, 동양에서는 서양처럼 여자를 범죄의 원흉리라든가, 여자의 음문은 지옥의 문이라든가, 여자를 악마(혹은 마녀)로 취급해온 사례는 없었다.
그렇지만 동양에서도 여자를 천시하고 천대해왔으며, 남존여비사상을 음양이라는 철학적 근거에 의해 성립시켰다. 이에 관해서 <<중국의 남자와 여자>>의 저자 역중천은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우선 남자와 여자의 생리적, 심리적 특성에 근거하여 양의 성질은 굳세고 음의 성질은 부드러우며, 양의 특징은 동적이고 음의 특징은 정적이라는 개념을 설정하였다. 여기에는 물론 그 나름대로의 이치가 있기는 하다. 예를 들어 남성은 거칠고 열정적이니 이는 강(剛)이라고 할 수 있고 여성은 온화하니 이는 유(柔)라고 할 수 있으며, 남성은 싸우기를 좋아하니 동적이라 할 수 있고 여성은 내향적이니 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양은 강하고 동적이며 음은 유하고 정적이다. 이를 일러 “동적인 것과 정적인 것에는 상도(常道)가 있으니 강과 유가 판명된다.”고 하였다.
다음 음양의 범주를 확대하여 모든 영역에 이를 널리 적용시켰다. 예를 들어 하늘은 양이고 땅은 음이며, 해는 양이고 달은 음이라는 것이다. 하늘은 햇빛을 비롯하여 비와 이슬 등을 내려주니 이는 남자가 정액을 주는 것과 같은 이치이고, 땅은 동식물 등 만물을 낳으니 이는 여자가 분만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하였다. 또 햇빛은 강열하므로 양에 속하고 달빛은 부드러우므로 음에 속한다고 하였다.
그다음 철학적인 범주를 윤리학적인 범주로 전환시켰다. 예를 들어 철학적인 범주에서는 하늘이 위에 있고 땅이 아래에 있으므로 ‘천존지비(天尊地卑)’ 라고 했다. 천지의 관계도 이러한데 하물며 사람에게 있어서는 더욱 그렇다는 이야기다. 이리하여 하늘과 마찬가지로 양과 강에 속하며 동적인 남자는 존귀하고, 땅과 마찬가지로 음과 유에 속하며 정적인 여자는 비천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남존여비’의 논리이다. 따라서 강하고 동적인 자는 세상을 주름잡을 수 있지만 유하고 정적인 자는 다만 집안에서 빨래나 하고 밥이나 지을 수 있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이로부터 ‘남자는 바깥일을 주도하고 여자는 안의 일을 관장한다(男主外, 女主內).’는 말도 생겼다. 이렇게 하여 비천한 자는 고귀한 자의 통치를 받을 수밖에 없고, 유순한 자는 당연히 강건한 자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게 되었던 것이다.
20세기 인류의 큰 변화 중에 여성해방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남권중심사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또 남자와 여자의 포괄적인 평등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한 국가나 민족은 없다. 어쩌면 남자와 여자의 문제는 영원히 해결할 수 없는 과제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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