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옛 시조 모음 47 수 ▣▣▣
(청산은 나를 보고) - 나옹선사
청산(靑山)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명월(明月)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하네
욕심(慾心)도 벗어놓고 성냄도 벗어놓고
바람같이 구름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나옹선사 (1262-1342)
;고려 말기의 고승,
공민왕의 왕사.
(춘산에 눈 녹인 바람) - 우 탁
춘산에 눈 녹인 바람 건듯 불고 간 데 없다
저근듯 빌어다가 머리 우에 불리고자
귀밑의 해묵은 서리를 녹여 볼까 하노라
우 탁 (1262-1342)
; 고려 말기의 학자,
성리학에 뛰어남.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1268-1343)
; 고려 말의 학자, 시와
문장에 뛰어남.
(녹이상제 살찌게 먹여) - 최 영
녹이상제 살찌게 먹여 시냇물에 씻겨 타고
용천 설악 들게 갈아 두러 메고
장부의 위국충절을 세워 볼까 하노라
최 영 (1316-1388)
; 고려 말의 명장, 이성계에게 죽임을 당함
(가마귀 사우는 골에) -김정구
가마귀 싸우는 골에 백로야 가지 마라
성난 가마귀 흰 빛을 새오나니
창파에 좋이 씻은 몸을 더럽힐까 하노라
지은이가 정몽주의 어머니라고 하나,
연산군 때 김정구라는 설이 확실함.
(이 몸이 죽고 죽어) - 정몽주
이 몸이 죽고 죽어 일백 번 고쳐 죽어
백골이 진토 되어 넋이라도 있고 없고
님 향한 일편단심이야 가실 줄이 있으랴
정몽주 (1337-1392)
; 고려 말의 위대한 충신,
이방원에 의해 피살됨
(오백년 도읍지를) -길 재
오백년 도읍지를 필마로 돌아드니
산천은 의구한데 인걸은 간 데 없네
어즈버 태평연월이 꿈이런가 하노라
길 재 (1353-1419)
; 고려 말의 학자, 고려가 망하고
고향에 숨어서 살았다
(백설이 잦아진 골에) - 이 색
백설이 잦아진 골에 구름이 머흐레라
반가운 매화는 어느 곳에 피었는고
석양에 홀로 서서 갈 곳 몰라 하노라
이 색 (1328-1395)
; 고려 말의 학자, 조선 건국
후에 벼슬을 그만 둠.
(백두산 돌 칼 갈아 없애고) - 남 이
백두산 돌 칼 갈아 없애고
두만강 물 말 먹여 없애리
남아 나이 이십에 나라 평정 못할진대
후세에 뉘라서 대장부라 하리요
남 이 (1441-1468)
; 조선 초 훌륭한 장군, 간신
유자광의 모함으로 죽음.
(흥망이 유수하니) - 원천석
흥망이 유수하니 만월대도 추초로다
오백년 왕업이 목적에 부쳤으니
석양에 지나는 객이 눈물겨워 하노라
원천석 ( ? )
; 고려 말의 학자, 절개의 선비.
(눈 맞아 휘어진 대를) - 원천석
눈 맞아 휘어진 대를 뉘라서 굽다 턴고
굽을 절이면 눈 속에 푸르르랴
아마도 세한고절은 너 뿐인가 하노라
원천석 ( ? )
; 고려 말의 학자,
절개의 선비.
(오리의 짧은 다리) - 김 구
오리의 짧은 다리 학의 다리 되도록
검은 가마귀 해오라비 되도록
항복무강하사 억만 세를 누리소서
김 구 (1488-1543)
; 조선 전기 학자, 서예와
문장에 뛰어남
(고인도 날 못 보고) - 이 황
고인도 날 못 보고 나도 고인 못뵈
고인을 못봐도 예던 길 앞에 있네
예던 길 앞에 있거든 아니 예고 어쩔꼬
정 철 (1501-1570)
; 조선시대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내해 좋다 하고) - 변계랑
내해 좋다 하고 남 싫은 일 하지 말며
남이 한다 하고 의 아녀든 좇지 마라
우리는 천성을 지키어 생긴 대로 하리라
변계랑 (1369-1430)
; 고려 말 조선 초의 학자,
시와 문장에 뛰어남
(태산이 높다 하되) - 양사언
태산이 높다 하되 하늘 아래 뫼이로다
오르고 또 오르면 못 오를 리 없건마는
사람이 제 아니 오르고 뫼만 높다 하더라
<양사언 (1517-1584)
; 조선 전기 학자, 서예에 뛰어남.
(이런들 어떠하며) - 이방원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리
만수산 드렁칡이 얽어진들 어떠하리
우리도 이같이 얽어져 백년까지 누리리라
이방원 (1367-1422)
;이성계의 다섯 째 아들,
뒤에 태종 임금이 됨.
(샛별지자 종다리 떳다) - 김천택
샛별지자 종다리 떳다 호미 메고 사립 나니
긴 수풀 찬이슬에 베잠뱅이 다 젖는다
소치는 아이놈은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 넘어 사래긴 밭을 언제 가려 하느냐
김천택 (?-?)
; 조선 영조 때 가인, 평민출신의 가객으로
청구영언 등 많은 작품을 남김.
(강호에 봄이 드니) - 맹사성
강호에 봄이 드니 미친 흥이 절로 난다
탁료계변에 금린어 안주 삼고
이 몸이 한가 하옴도 역군 은이샷다
맹사성 (1360-1438)
; 세종 때의 대신, 효성이 뛰어나고
청렴한 관리임
(삼동에 베옷 입고) - 조 식
삼동에 베옷 입고 암혈에 눈비 맞아
구름 낀 볕뉘도 쬔 적이 없건마는
서산에 해 지다 하니 눈물겨워 하노라
조 식 (1501-1572)
; 조선 전기의 큰 학자, 초야에
묻혀 학문에만 전념함.
(강호에 봄이 드니) - 황 희
강호에 봄이 드니 이 몸이 일이 하다
나는 그물 깁고 아희는 밭을 가니
뒷 메헤 엄기난 약을 언제 캐랴 하나니
맹사성 (1360-1438)
; 조선 초의 훌륭한 재상,
청렴한 관리였음
(간밤에 불던 바람) - 유응부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 다 기울어 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하리오
유응부 (?-1456)
; 사육신의 한사람, 사육신은 세조에
의해 죽은 충신들임.
(가마귀 검다 하고) - 이 직
가마귀 검다 하고 백로야 웃지 마라
겉이 검은들 속조차 검을소냐
겉 희고 속 검은 이는 너뿐인가 하노라
이 직 (1362-1441)
; 고려 말 조선초의
학자
(대추 볼 붉은 골에) - 황 희
대추 볼 붉은 골에 밤은 어이 듣드리며
벼 벤 그루에 게는 어이 내리는고
술 익자 체 장수 돌아가니 아니 먹고 어이리
황 희 (1363-1452)
; 조선 초의 훌륭한 재상,
청렴한 관리였음.
(가마귀 눈비 맞아) - 박팽년
가마귀 눈비 맞아 희는 듯 검노매라
야광명월이야 밤인들 어두우랴
임향한 일편단심이야 변할 줄이 있으랴
박팽년 (1417-1456)
; 사육신의 한사람, 단종을 다시
모시려다 사형 당함
(수양산 바라보며) - 성삼문
수양산 바라보며 이제를 한하노라
주려 죽을진정 채미도 하는 것가
아무리 푸새엣 것인들 그 뉘 땅에 났더니
성삼문 (1418-1456)
; 사육신의 한사람, 단종을 다시
모시려다 사형 당함.
(이 몸이 죽어 가서) - 성삼문
이 몸이 죽어 가서 무엇이 될고 하니
봉래산 제일봉에 낙락장송 되었다가
백설이 만건곤할 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삼문 (1418-1456)
;사육신의 한 사람, 훈민정음
창제에 공이 큼.
(이런들 어떠하며) - 이 황
이런들 어떠하며 저런들 어떠하료
초야우생이 이러타 어떠하료
하물며 천석고황을 고쳐 무엇하료
이 황 (1501-1570)
;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한 손에 가시 쥐고)- 우 탁
한 손에 가시 쥐고 또 한손에 막대 들고
늙는 길 가시로 막고 오는 백발 막대로 치렸더니
백발이 제 먼저 알고 지름길로 오더라
(풍상이 섯거 친 날에) - 송 순
풍상이 섯거 친 날에 갓 피온 황국화를
금분에 가득 담아 옥당에 보내오니
도리야 꽃이온 양 마라 임의 뜻을 알괘라
송 순 (1493-1583)
; 조선 전기 학자, 벼슬 그만
두고 독서와 문장을 즐김
(청산은 어찌하여) - 이 황
청산은 어찌하여 만고에 푸르르며
유수는 어찌하여 주야에 긋지 아니는고
우리도 그치지 말고 만고상청 하리라
이 황 (1501-1570)
; 조선시대 최고의 학자, 도산서원에서
후진 양성함.
(철령 높은 곳에) - 정 철
철령 높은 곳에 쉬어 넘는 저 구름아
고신원루를 비삼아 띄워다가
님 계신 구중심처에 뿌려본들 어떠리
정 철 (1536-1593)
; 조선 선조 때의 문신 시인 사미인곡
속미인곡 성산별곡 등
가사집이 있다.
(청초 우거진 골에) - 임 제
청초 우거진 골에 자난다 누웠난다
홍안은 어디 두고 백골만 묻혔나니
잔 잡아 권할 이 없으니 그를 설어 하노라
임 제 (1549-1584)
; 조선 전기의 풍류남자,
문장에 뛰어남
(추강에 밤이 드니) - 월산대군
추강에 밤이 드니 물결이 차노매라
낚시 드리우니 고기 아니 무노매라
무심한 달빛만 싣고 빈배 저어 오노라
월산대군 (1455-1489)
; 조선 초기 성종임금의 형으로 34세에 요절한
불우한 왕손, 문장과 풍류가 뛰어남.
(국화야 너는 어이) - 이정보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춘풍 다 지나고
낙목한천에 네 홀로 피었나니
아마도 오상고절은 너뿐인가 하노라
이정보 (15??-?) ; 조선중기의
이름난 학자
(이화에 월백하고) - 이조년
이화에 월백하고 은한은 삼경인데
일지춘심을 자규야 알랴마는
다정도 병인냥하여 잠 못 들어 하노라
이조년 (1268-1343) ; 고려 말의 학자,
시와 문장에 뛰어남.
(초당에 일이 없어) - 유성원
초당에 일이 없어 거문고를 베고 누어
태평성대를 꿈에나 보려터니
문전에 수성어적이 잠든 나를 깨워라
유성원 (?-1456)
; 사육신의 한 사람, 당시에
집에서 자결했음
(한산섬 달 밝은 밤에) - 이순신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긴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 하던 차에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
이순신 (1545-1598)
; 조선 선조 때의 장군, 임진왜란 때
나라를 구하고 전사함.
<안면도 펜션에서>
(이고 진 저 늙은이) - 정 철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벗어 나를 주오
나는 젊었거늘 돌인들 무거우랴
늙기도 서러라커늘 짐을조차 지실까
정 철 (1536-1593)
; 조선대 문인, 송강
가사로 유명함
(짚방석 내지 마라) - 한 호
짚방석 내지 마라 낙엽엔들 못 앉으랴
솔불 혀지 마라 어제 진 달 돋아 온다
아희야 박주 산챌망정 없다 말고 내어라
한 호 (1543-1605)
; 조선대 명필 한석봉, 떡 장사
어머니 이야기가 유명함.
<안면도 해수욕장>
(장백산에 기를 꽂고) - 김종서
장백산에 기를 꽂고 두만강에 말 씻기니
썩은 저 선비야 우리 아니 사나이야
어떻다 인각화상을 누가 먼저 하리오
김종서 (1390-1453)
; 세종 때의 뛰어난 장군, 뒤에
수양대군에게 죽음.
(가노라 삼각산아) - 김상헌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
고국산천을 떠나고자 하랴마는
시절이 하 수상하니 올동말동하여라
김상헌 (1570-1650)
; 조선 인조 때의 절개 곧은 선비,
청나라에 항거한 삼학사
(윤집 오달재와).
<여름에 시원한 한산모시 침구류>
(천만리 머나먼 길에) - 왕방연
천만리 머나먼 길에 고운 님 여의옵고
내 마음 둘 데 없어 냇가에 앉았으니
저 물도 내 안 같아여 울어 밤길 예놋다
왕방연 ( ? )
; 사육신 사건 때 단종을 귀양지
영월까지 모셨던 사람.
(간밤에 불던 바람) - 유응부
간밤에 불던 바람 눈서리 치단 말가
낙락장송 다 기울어 지단 말가
하물며 못다 핀 꽃이야 일러 무삼 하리오
유응부 (?-1456)
; 사육신의 한사람, 사육신은
세조에 의해 죽은
충신들임.
<전어로 유명한 홍원항>
(마음이 어린 후이니) - 서경덕
마음이 어린 후이니 하는 일이 다 어리다
만중운산에 어느 님 오리마는
지는 잎 부는 바람에 행여 그인가 하노라
서경덕 (1489-1546)
; 조선 전기의 대학자, 평생을
벼슬하지 않고 학문만 함.
(장검을 빠혀 들고) - 남 이
장검을 빠혀 들고 백두산에 올라 보니
대명천지에 성진이 잠겼에라
언제나 남북풍진을 헤쳐 볼까 하노라
남 이 (1441-1468)
; 조선 초 훌륭한 장군, 간신
유자광의 모함으로 죽음.
(삭풍은 나무 끝에) - 김종서
삭풍은 나무 끝에 불고 명월은 눈 속에 찬데
만리변성에 일장검 짚고 서서
긴파람 한 소리에 거칠 것이 없에라
김종서 (1390-1453)
; 세종 때의 뛰어난 장군, 뒤에
수양대군에게 죽음.
(산은 옛 산이로되) - 황진이
산은 옛 산이로되 물은 옛 물이 아니로다
주야에 흐르니 옛 물이 있을소냐
인걸도 물과 같아야 가고 아니 오노매라
황진이 (15??-?) ; 조선중기의 이름난
기생, 시와 가무에 뛰어남.
<방화수류정 안에서 바라 본 석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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